북한 사투리 종류 - bughan satuli jonglyu

남쪽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2012 국민여행 실태조사'를 발표했는데요. 전국 16개 시·도를 대상으로 한 이번조사에서 남쪽 사람들이 꼽은 최고의 여행지는 바로 ‘제주도’입니다.

제주도에는 돌, 바람, 여자... 세 가지가 많다하여 ‘삼다도’라고 하는데요.

삼다도 제주에도 없는 것이 있으니 도둑이 없다고 합니다. 섬이라는 지역적인 특성 때문이기도 하겠죠. 한 마디로 제주도에서 나쁜 짓을 하면 도망갈 곳이 바다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는 제주도 사람들의 사투리는 정말 알아듣기가 힘들답니다.

북에서 오신 분들도 처음에 언어 때문에 겪었던 고충과 얘깃거리들이 많이 있는데요. 남북 청년들이 함께하는 인권모임 ‘나우’의 지철호, 김강남 씨와 함께 말에 대한 얘기 해볼게요.

권지연 : 오늘도 훈훈한 두 청년과 함께 합니다. 철호 씨, 강남 씨 옆 자리에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지철호 , 김강남 : 네. 안녕하세요.

권지연 : 저는 처음에 북한 사투리 들었을 때 정겨웠고 그전부터 한번 들어보고도 싶다는 생각도 했었어요. 북에 계신 분들은 서울 말씨를 처음 들어보면 어떤 느낌인가요? 서울말은 왠지 좀 얌체 같다는 얘기도 듣거든요.

김강남 : 서울말을 들으면 친절해 보이는데, 저는 듣기 좋아요.

지철호 : 저는 처음에 들었을 때 간사하게 들리더라고요. 남자는 남자답게 말해야하는데 털이 서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어요.

어느 나라에나 그 지역마다 말의 특색이 다 다릅니다. 그 중에서도 의사소통의 불편을 덜기 위해 표준어를 정하는데요. 북에서는 평양말이 표준어이듯 남쪽의 표준어는 서울말입니다.

지철호 : 북한에 있다면 그 말 그대로 써도 되지만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이 사람들과 살아가려면 그 사람들의 정신을 아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서울말을 해야 하는 거죠.

하지만 오랜 시간 습관이 되어있는 말투와 억양을 바꾼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어떤 사물을 지칭하는 단어 자체가 다른 경우도 허다합니다.

지철호 : 저는 태국에 있을 때부터 남한 말씨를 따라한다고 했는데 그게 너무 웃기는 겁니다. 친구들이 자꾸 놀려서 그 때부터 한국말 많이 하려고 노력했는데 지금도 많이 남아있네요.

권지연 : 조금이 아닙니다. 아직 많이 남아 있습니다. (웃음)

남쪽에는 이런 사투리를 고쳐주는 학원도 있습니다. 표준어를 구사하는 것은 좀 더 세련되고 전문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에 대학생, 구직자, 승진을 앞 둔 직장인 등이 이런 학원을 찾습니다. 성공을 위해 말을 잘 하는 것이 필수인 시대! 사투리를 고치는 학원뿐 아니라 말 잘하는 법을 알려주는 스피치 학원, 목소리를 다듬어주는 학원도 생겼습니다.

권지연 :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등 지방에서 온 분들은 대부분 서울에 오면 표준어를 배우려고 노력들을 많이 합니다. 사투리를 쓰는 분들은 요즘 스피치 학원에서 사투리를 고치기 위해 많이 노력하더라고요. 북에서 오신 분들도 이런 스피치 학원을 많이 다니나요?

지철호 : 저희 형을 통해 들었는데 그런 분들이 꽤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형도 저번에 한 번 갔었는데 재미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거기서 알려주는 방법이 있는데 그대로 따라하니까 서울말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한 번 가보고 싶습니다.

김강남 : 배울 사람이 많을 것 같아요. 특히 남자보다도 여자들은 더 예민하잖아요. 여자들은 90%가 원할 것 같아요. 저는 지금도 사투리를 많이 쓰고 있고 굳이 바꿀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연히 한국말로 따라가 주면 좋은 것이지만 어색하게 섞인 말로 하는 것보다는 내 고향 소리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별로 바꾸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그런데 기분 나쁠 때도 많죠. 중국 사람인가 하는데 나 북한에서 왔다고 당당하게 말합니다. 앞으로 통일되면 수많은 사람들이 사투리를 쓸 텐데 상관없습니다. 그리고 저도 처음에 안 고치려고 한 것은 아니었어요. 남한에 와서 처음엔 경상남도 조선소에서 일했습니다. 서울말도 잘 못 알아듣겠는데 경상남도에 가니까 정말 못 알아듣겠더라고요. 너무 혼동되고 그래서 그냥 포기하게 되더라고요.

어찌됐든 철호 씨와 강남 씨는 아직도 사투리를 씁니다. 구수하고 정겹지만 서로 의미하는 바를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죠.

권지연 : 그 사투리를 쓰는 사람끼리의 오고가는 정이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사투리를 정말 배우고 싶어요. 그래도 서로 말이 달라서 생겼던 불편함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처음에 저도 이 방송을 시작했을 때 원고를 쓰면 북에 계신 분들이 못 알아듣는다고 선배들이 북쪽 말로 다 바꿔 주더라고요. 예를 들어 크림이 아니라 살결 물, 야채가 아니라 남새라는 말들... 저도 처음 배웠거든요.

지철호 : 그런 거 많죠. 북에서는 그냥 빵집이라고 하는데 여기서는 베이커리라고 하고 북에서는 ‘괜찮다’는 말은 ‘일없다’는 말을 많이 씁니다.

권지연 : 남쪽에선 ‘일 없다’ 하면 무직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지는데요.

지철호 : 그렇죠. 그런데 북에서는 그렇게 표현합니다. 그리고 또 우리 고향 같은 경우는 러시아나 일본 발음도 많아요. 그래서 ‘쓰레빠’라고 하는데 여기서는 ‘슬리퍼’라고 하잖아요. 처음에는 여기 와서 너무 혼돈이 됐었어요. 우리는 옷도 상의면 상의, 하의면 하의라고 하는데 여기는 점퍼, 후드 티 종류가 너무 많아서 그냥 “이게 얼마예요?”라고 묻게 됩니다. 그리고 북에선 남새나 소채라고 하는데 남쪽에서는 채소, 야채라고 하고... 많이 달라서 이런 거 외우는 것도 정말 힘들었어요.

권지연 : 이런 것들 때문에 생기는 재밌는 일도 많은 것 같아요.

지철호 : 북한 사람들끼리는 말을 다 알아듣는데 한국 사람들과 얘기할 때는 내 말을 못 알아듣는데 고개를 끄덕이는 것 같고 그렇죠. 지난번에 맥주 마시러 갔는데 북한 같은 경우는 고기에 뼈가 붙어 있는 것을 삭뼈라고 합니다. 그런데 삭뼈로 된 반찬 달라고 하니까 못 알아듣는 겁니다. 그래서 알고 보니까 북에서 말하는 삭뼈를 남쪽에서는 오돌뼈라고 하더라고요.

권지연 : 삭뼈라는 말은 저도 처음 들어봅니다.

지철호 : 그러니까요. 저도 남쪽에 온 지 꽤 됐는데도 아직도 그렇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투리를 고치기 위해 노력하지만 지나친 교정 열기가 자칫 사투리 고유의 정체성마저 흔들고 있는 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사투리는 한 지역의 고유한 가치와 정이 깃든 언어이기 때문에 보존해야 전통문화라는 것이죠.

남쪽의 국립국어원에서도 사투리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국립국어원에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 중 가장 비중 있는 업무가 바로 사투리를 조사하는 업무이고 2004년부터 남한내 9개 권역별 사투리를 조사하기 시작해

현재 약 1천5백개의 항목으로 나눠 지역 언어를 조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엔 사투리 교정 열기에 반하는 현상으로 텔레비전에 연속극, 희극 방송마다 사투리가 나오는 사투리 전성시대이기도 합니다. 저 역시 사투리의 매력에 푹 빠져있는 사람이죠.

권지연 : 그리고 서로 말을 못 알아듣는 경우가 있으니까 알아가는 의미에서 서로의 말을 배울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럼 저는 북한 사투리를 배우고 두 분은 서울말을 배우고 어떠세요?

지철호, 김강남 : 좋아요.

권지연 : 그런데 저의 훈련은 고될 겁니다.

지철호 : 각오하겠습니다.

권지연 : 저도 북한 사투리 배울 거라고 생각하니까 기대가 되는데요.

지철호 : 어려우실 겁니다. (웃음)

권지연 : 두 분과 함께하는 사투리 공부 정말 재밌을 것 같고요. 두 분께 저도 표준어 공부 확실하게 시켜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서로 조금씩 조금씩 알아간다면 통일이 되도 좀 더 즐겁지 않을까요?

지철호 : 많이 즐겁죠.

권지연 : 이왕 말 나온 김에 한마디 배워볼까요? ‘밥 많이 먹어’를 북한 말로 하면요?

김강남 : ‘밥 많이 먹소!’

권지연 : ‘밥 많이 먹소!’

김강남 : 느낌이 안 나는데요? (웃음)

권지연 : 다음 시간에 좀 더 훌륭한 사투리를 구사하도록 할게요. 오늘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철호, 김강남 : 감사합니다.

표준어를 강요하기보다 서로를 존중하고 알아가려는 노력이 이제 우리에게 필요해보입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 말에서부터 시작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청춘만세>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권지연 이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톡톡 북한이야기에서는 북한의 각 지역 사투리와 발음에 대해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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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말 하면 TV에서 소개되는 거센 억양의 ‘사투리’가 떠오릅니다.

남한에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사투리가 있는 것처럼 북한에도 지역마다 사투리가 있습니다.

각 지역 사투리의 차이점과 발음에 대해 알아봅니다.

북한 사투리, 어떻게 다를까?

북한의 사투리 하면 함경도, 평안도, 황해도 사투리를 꼽을 수 있습니다.

북한 TV에서 소개한 토막극 <우리말을 옳게 살려쓰자>에선 평안도 사투리를 쓰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소개됩니다.

작업 현장에서 부하직원이 기다려야 할지, 아니면 그냥 내려갈지 묻자 “내레 가지 뭐”라고 대답한 주인공.

‘내가 가겠다’는 뜻으로 말했지만, 이 말을 ‘내려가라’고 이해한 직원은 그냥 현장에서 철수합니다.

사투리 때문에 일에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을 담고 있는 이 토막극은 사투리를 쓰지 말고 표준어인 문화어(평양말)를 쓰자고 강조합니다.

온감자? 언감자!!

탈북민 김주성씨는 분명 ‘떡’ 덩어리’라고 발음했는데 남한 사람들은 ‘똥’ 덩어리’라고 듣는 상황을 겪었다고 합니다.

대다수의 탈북민은 ‘어’ 와 ‘오’ 발음, ‘우’와 ‘으’ 발음의 구분을 힘들어합니다.

‘끌’을 ‘꿀’로 발음하고, ‘언감자’를 ‘온감자’로 발음하는 것입니다.

발음에 어려움을 겪는 탈북민들을 위한 국립국어원(www.korean.go.kr->배움마당->온라인강의->새터민발음교육) 강의도 있습니다.

남과 북 언어이질화 문제는?

1960년대 남한의 대한뉴스와 영화를 보면 탈북민들이 북한방송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분단 직후 남북한 표준어는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분단 이후 남한에선 외래어와 신조어, 축약어가 생기고, 남북한의 사회, 문화, 관습의 차이로 사용하는 어휘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남북한 말의 차이를 줄여가기 위해 현재 남북한 국어학자들이 함께 ‘겨레말큰사전’을 만들고 있습니다.

분단이 장기화되면서 언어이질화를 걱정하지만, 남북이 함께 만나서 이야기 하면 소통의 어려움은 크지 않습니다.

언젠가는 통일이 돼서 남북한 팔도 사투리를 함께 들을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