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3번 예시 - gyeonghuidae 3beon yesi

대학 진학을 위한 자기소개서 작성 시즌이 왔다. 대입 자기소개서는 상위권 학생들이 선호하는 인서울 대학들이 요구하는 중요 서류다. 인서울 대학들은 숫자에서 글자로 입시 패러다임을 바꾼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해 학교생활기록부에 담긴 수험생의 성적(숫자)과 학교생활(이력)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인재를 선발한다. 때문에 학생부에 미처 담아내지 못한 수험생 자신의 강점과 성향 등을 보완하는 '가이드북'이 자기소개서인 셈이다. 충청헤럴드는 김진환 콩코디아국제대학 진로진학센터장(전 성균관대 입학상담관)의 도움말로 5회에 걸쳐 2022학년도 상위권 대학 합격을 위한 자소서 작성법을 소개한다. 글 싣는 순서는 ①대입 자소서 작성포인트 ②변경된 자소서 문항 양식 ③공통문항1번 작성전략 ④공통문항2번 작성전략 ⑤대학별 자율문항 순이다.

경희대 3번 예시 - gyeonghuidae 3beon yesi
자기소개서 3번 대학별 자율문항은 대학들의 '바람'이 반영된 문항으로 주로 지원자의 '발전 가능성'을 파악하는 자료다. [충청헤럴드 권성하 기자]

[충청헤럴드 권성하 기자] "자율문항, 필요 시 대학별로 지원 동기, 진로계획 등의 자율문항 1개를 추가하여 활용하시기 바랍니다.(띄어쓰기 포함 800자 이내)"

대입 자기소개서의 3번 문항은 대학별 자율문항이다. 올해 자소서 작성 문항수가 줄면서 기존의 4번 문항이 3번이 됐다.

상위권 대학은 공통문항 1번, 2번과 함께 대학의 '바람'을 반영한 자율문항을 추가로 받는다. 주로 '발전 가능성'을 평가하는데 문항의 내용은 대학마다 조금씩 다르다.

자율문항은 대부분 지원동기나 학업계획, 진로계획 등이 포함된다. 수험생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노력과 경험을 공통문항 1번과 2번 항목보다 더욱 구체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문항이라 생각하면 된다.

다만 지원 대학의 교육 환경과 철학 등을 고려해서 작성해야 한다. 무슨 생각으로 지원했고, 어떤 진로계획을 세우고 있는지를 묻는 항목인 만큼, '왜 이 학과(부)에 지원하는지?', '반드시 이 학과(부)에 진학하고 싶은지?'라는 질문에 대답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지원자로서는 왜 해당 대학과 전공학과에서 자신을 뽑아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드러낼 기회여서 공통문항에 담지 못했던 자신의 개성과 전공적합성, 발전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공통문항에 담지 못한 자신의 특성을 강조해야

독서 문항을 활용하는 서울대를 제외하면 대부분 대학들은 지원 동기를 묻는다. '지원 동기의 타당성' 평가 항목과 연계된 문항이다.

지원자로서는 지원 동기지만, 대학의 평가자 입장에서는 지원자의 진로 고민과 교과 학습 노력을 확인하는 부분이다. 지원자의 노력이나 학업 의지, 이를 통한 배움과 진로 구체화 과정 등을 통해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원 학과에 관한 관심을 교내 활동과 자신이 선택한 교과목, 비교과 활동 등을 통해 표현하고, 학습과 활동을 통해 자신이 배우고 느낀 점 위주로 작성할 필요가 있다.

거창한 진로계획을 밝히며 '~을 하겠다', '~을 할 것이다' 등과 같은 선언적 문장으로 그치지 말고, 지원자 자신이 진행했던 심화 주제탐구 활동을 중심으로 전공적합성과 발전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으로 진로를 위해 노력했던 과정을 담는 것이 좋다.

인서울 주요 대학 가운데 경희대, 동국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연세대, 홍익대 등은 자율문항의 질문 표현만 다를 뿐 전년도 문항과 동일한 '지원하게 된 동기와 지원하기 위해 노력한 과정'을 쓰도록 했다.

서울시립대의 경우는 학부 인재상을 고려해서 작성하도록 해 학과 홈페이지에서 학부별 인재상을 미리 확인한 뒤에 작성해야 한다. 시립대가 아니더라도 각 대학의 인재상을 지원 대학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뒤 자소서 자율문항을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울대는 독서 활동 경험에 관해 쓰도록 했는데 지원자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을 3권에서 2권으로 줄인 만큼 자신이 읽었던 책 중에서 지원 학과와 밀접한 관련이 있거나 자신의 특성을 잘 보여줄 수 있는 도서를 선정해서 작성해야 한다.

중앙대만 기존 문항과 달라졌다. 공통문항에서 드러내지 못한 '지원자의 우수성'을 보여 줄 수 있는 사례를 기술하도록 했다. 학생부 기재 내용 가운데 지원자의 우수성을 보여줄 수 있는 사례를 공통문항 1번과 중복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구체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작성해야 한다.

그 외 대학들도 대학별 문항을 통해 공통문항에서 미처 기술하지 못한 지원자의 우수성을 드러내면서 지원 동기와 노력한 과정을 '배우고 느낀 점'을 바탕으로 작성하면 된다.

공통문항 1번에서 자신이 관심을 두고 있는 진로를 기술했다면, 자율문항에서는 지원 학과에 관한 관심과 진로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를 바탕으로 지원 동기를 진정성 있게 보여주고, 진로계획은 해당 전공을 중심으로 실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기술하면 좋다.

경희대 3번 예시 - gyeonghuidae 3beon yesi
2022학년도 서울시립대 자소서 가이드북에 실린 자율문항 사례다. 자신이 왜 이 학과(부)에 지원했는지 지원 동기를 구체적으로 잘 작성했고, 단순히 이 공부를 하고 싶다고 어필하는 것이 아니라 이 전공을 공부하기 위해 본인이 실제로 했던 활동이 무엇이었는지 작성함으로써 설득력을 높였다. [충청헤럴드 권성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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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대가 소개한 우수 사례다.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갖춰야 하는 역량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그러한 역량을 함양하는 데 필요한 학과의 커리큘럼을 연계해 서술했다. [충청헤럴드 권성하 기자]

기재 금지항목, 표절, 허위사실, 대리 작성 → '불합격' 처리

대입 자기소개서는 공교육 내에서 이루어진 활동을 작성해야 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자기소개서 유의사항을 지키지 않으면 서류평가에서 '0점' 처리된다.

자소서 작성에 앞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내용은 '기재 금지' 항목이다.

공인 어학성적이나 수학·과학·외국어 교과에 대한 교외 수상실적을 기재하면 불합격 처리된다. 또 지원자 본인의 강점을 부각하기 위해 작성하는 것이므로 지원자의 성명, 출신 고교, 부모의 실명을 포함한 사회적·경제적 지위를 암시하는 내용은 기재해선 안 된다. 해당 규칙을 위반한 자소서는 지원자가 의도성을 가지지 않았더라도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게된다.

제출된 자기소개서의 표절과 대리 작성, 허위사실 기재, 기타 부정한 사실 등이 발견되면 불합격 처리되며 합격한 뒤에도 입학이 취소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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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후 대화고 교사

여름방학 이후 자소서를 작성하고 교정할 시간은 매우 촉박하다. 특히 대학별 3번 자율문항(이후 3번 문항)을 제대로 마무리 못하고 시간에 쫓겨 부실하게 제출하는 수험생이 많다.

3번 문항은 지원동기·학업계획·진로계획·독서활동 등을 800자 이내로 작성하는 문항이다. 예를 들어 성균관대의 3번 문항은 ‘성균관대와 해당 모집단위에 지원하게 된 동기와 관련해 본인의 노력을 구체적으로 기술해주시기 바랍니다’이다. 이 문항은 지원자의 학업에 대한 열정과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다. 또한 진로가 변경됐다면 여기에 기술하는 것이 무난하다.

서울대의 3번 문항은 독서활동이다.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 두 권을 선정하고 선정 이유를 단순한 내용 요약이나 감상이 아니라 읽게 된 계기, 책에 대한 평가, 자신에게 준 영향을 중심으로 기술해야 한다. 독서활동에서는 자기주도적 도서선별 능력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새빨간 거짓말, 통계>를 읽고 어떤 점을 느꼈다고 쓰기보다는 코로나19 관련 신문기사를 읽은 후 통계의 오류에 호기심이 생겨 이 책을 읽었다고 기재하면 자기주도적 도서선별 능력이 더 돋보인다. 그 다음엔 관련 독서 이력을 확장하는 것이 좋다. <새빨간 거짓말, 통계>를 읽은 뒤 <통계의 미학>, <괴짜 통계학>과 같은 책으로 관련 분야에 대한 끊임없는 독서활동을 한 후에 대학 새내기들이 많이 보는 ‘기초 통계학 분야 책’으로 독서 이력이 점프하는 식이다.

제대로 된 독서활동을 한 지원자를 싫어하는 대학은 없다. 다만 읽지 않은 책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책을 목록에 넣은 경우 면접을 통해 검증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서울대 도서 선정은 전공과 관련된 교양도서와 심화도서 그리고 융·복합적 능력이 돋보이는 다양한 분야의 지적 호기심과 관련된 도서로 두 권을 선별하는 것이 좋다.

지원동기는 대학과 모집단위를 선택한 이유가 구체적으로 드러나도록 작성해야 한다. 특히 전공분야에 대한 학업역량과 포부가 드러나야 한다. 상투적이고 거창한 지원동기보다는 모집단위에 지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준비한 과정을 중심으로 서술해야 한다. 지원한 전형에 대한 이해도 필수다. 또한 지원동기는 대학 입학 후의 학업계획과 진로계획을 염두에 두고 쓰는 것이 좋다. 거기에 대학의 인재상을 녹여낼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자신이 대학에서 원하는 인재라는 점을 보여주면 된다. 서울시립대처럼 모집단위 인재상을 바탕으로 작성하도록 하는 대학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학업계획 및 진로계획을 세울 때는 먼저 대학에 입학한 후 무슨 공부를 하고 싶은지, 진로를 실현하기 위해 대학에서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보는 것이 좋다. 그 후 교육과정, 전공세부영역, 취득 가능 자격증, 대학원과정, 졸업 후 진로, 취업 등의 정보를 학과 누리집을 통해서 찾아본다. 학업계획을 세울 때는 단순한 학년별 교육과정을 나열하거나 대학생으로 해보고 싶은 일을 언급하기보다는 대학 입학 후 정말 해보고 싶었던 관심 전공분야 공부 계획을 교육과정을 토대로 구체화해야 한다. 졸업 후 진로계획은 지나치게 과장되거나 막연한 포부가 아닌 학업계획의 연장선상에 있어야 하며 장기적인 미래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대학 평가자들의 자소서 3번 문항 선호도는 높다. 1번 문항은 학습방법을 바꿔 성적을 올린 경험을 쓰거나 활동 과정을 나열할 뿐 진정성 있는 활동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교내활동도 학생부종합전형이 10년을 훌쩍 넘어서면서 학교마다 대동소이해졌다. 2번 문항은 새로운 스토리텔링이 별로 없다. 평가자들이 3번 자율문항을 중요하게 활용하는 이유다. 이 문항은 대부분 지원동기를 필수로 기재해야 하며 더불어 학업계획, 진로계획, 전공을 준비하기 위해 노력한 과정을 주로 묻고 있어서 지원자의 포부와 미래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을 볼 수 있다. 요컨대 평가자는 자소서 문항에서 지원자의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발전가능성을 종합적으로 두루 살펴보고 있으며 대학과 모집단위에 대한 충성도 역시 중요하게 확인하고 있다. 대학의 니즈(Needs)가 가장 잘 반영된 항목이라 할 만 하다.

하지만 이화여대, 건국대, 숙명여대 등 3번 문항이 없는 대학의 자소서에는 평가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지원동기를 확인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지원동기에 영향을 준 활동을 1번 항목 안에 녹여 낼 것을 권한다. 2번 문항은 공동체 역량을 쓰는 항목이라 지원동기를 풀어내기가 마땅치 않다. 서울대 3번 역시 단순한 독서감상문이 아닌 지원동기에 대한 서사가 드러나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