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로스쿨 유학 - ilbon loseukul yuhag

한국서 대학 나온 후 일본 로스쿨 졸업한 ‘일본 변호사 1호’ 김영민씨

일본 10대 로펌인 기타하마 법률사무소(北浜法律事務所)에 다음달 김영민씨(31·사진)가 입사한다. 그는 성균관대 법학과와 게이오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일본변호사연합회에 등록된 변호사 중에 한국에서 대학을 나온 일본변호사 1호가 되는 셈이다.

일본은 2004년 로스쿨을 시작해 한국보다 5년 앞서 있다. 로스쿨 제도는 미국을 제외하면 세계에서 단 두 나라만 채택했다.

일본 내각은 지난 8월 회의를 열어 로스쿨제도를 재검토하는 ‘법조인 양성제도 관계 각료회의’를 설치했다. 1년간의 조사를 통해 로스쿨 제도 변경 방식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김씨는 로스쿨 제도를 먼저 채택한 일본이 이러는 데는 이유가 있고, 로스쿨 1기생이 막 법률시장에 나온 한국에도 타산지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신사법시험은 성적까지 공개
변호사 자격증 따도 취업경쟁
한국 변호사 합격률 85%와 큰 차
일 연수생들 “한국 로스쿨 부럽다”

일본 로스쿨 유학 - ilbon loseukul yuhag

일본은 지난해까지 구사법시험과 로스쿨 졸업생만 응시토록 한 신사법시험이 같이 있었다. 올해부터는 구사법시험을 없애고 대신 로스쿨을 졸업하지 못한 사람도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기회를 주는 신사법시험 예비시험을 시작했다. 로스쿨 졸업생과 예비시험 합격자가 함께 신사법시험에 응시하는 구조다.

올해 신사법시험에는 8387명이 응시해 2102명(25.1%)이 최종합격했다. 로스쿨 졸업생은 8302명이 도전해 2044명(24.6%)이 붙었지만, 예비시험 합격자 95명 중에는 58명(68.2%)이 합격했다. 합격률은 예비시험 통과자들이 로스쿨 전체 1위인 히토쓰바시대(50.9%), 2위 교토대(47.6%), 3위 게이오대(45.5%)보다 훨씬 높았다.

하지만 신사법시험 응시 자격을 주는 예비시험 합격자의 정원은 95명으로 적다. 합격자수가 가장 많은 주오대 로스쿨은 202명(합격률 35.7%)이 붙었다. 합격자수 2위인 도쿄대도 응시자 472명 중에 194명(41.1%)이 합격했다. 당장 정원이 적은 예비시험 문호를 확대하라는 주장이 나왔다. 로스쿨 제도가 정말 필요한 것인지, 필요하다 해도 이 상태로 괜찮은지 논란이 생겼다. 한국에서는 올해 경희대·아주대 로스쿨이 합격률 100%로 1위를 기록했다. 그 외에도 상당수가 95% 이상이다.

김씨는 성균관대 4학년이던 2007년 일본로스쿨을 준비해 2008년 졸업과 동시에 게이오대 로스쿨에 입학했다. 일본 로스쿨에는 2개 과정이 있다. 2년 과정은 등록금도 절약되고 신사법시험 합격률도 높아 경쟁이 치열하다. 김씨는 “일본어에 능숙한 편이지만 당장 법률시험까지 쉽지 않다고 생각해 3년 과정에 들어갔다”며 “일본 학생들은 2년 과정에 들어가기 위해 재수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로스쿨 입학과 동시에 3~4년간 그야말로 무한경쟁이 시작됐다. 신사법시험 합격률이 25%대로 낮은 데다, 한국과 달리 신사법시험 성적도 공개된다. 이 시험에 붙으면 다시 사법연수원에 들어가 1년간 자비로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때도 성적이 나온다. 이렇게 변호사 자격증을 손에 쥔 뒤에는 새로 배출된 2000여명과 치열한 취업 경쟁을 벌였다.

김씨는 “일본 연수생들 사이에서는 한국의 로스쿨 제도를 부러워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법학과를 없앤 점,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75% 이상 보장하고, 공공기관과 기업이 채용토록 한 점 등을 꼽는다는 것이다. 그는 “이 정도는 돼야 로스쿨에서 다양한 공부가 가능하다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반대로 높은 합격률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최근 한국의 로스쿨생 연수를 받은 일본 오사카의 한 로펌 관계자는 “수준 이하였다”고 낮은 평가를 매겼다. 합격률이 높은 한국의 로스쿨 교육이 내실은 갖추지 못했다고 본 것이다. 김씨는 곧 새로운 비자를 받아야 한다. 로스쿨 때는 유학비자를 받았는데 연수소에 들어가자 문제가 됐다. 학생도 아니고 변호사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출입국관리소가 고민 끝에 문화활동 비자를 줬다. 보통 학술 연구자에게 주는 비자다. 이제 취업과 동시에 새로운 비자를 받는다.

일본 정부는 고도인재 비자를 검토하고 있다. 어려운 시험이기 때문인지 일본에서는 구사법시험 출신과 신사법시험 출신을 달리 보지 않는다.

김씨는 앞으로 도쿄와 오사카를 오가며 기업법무와 공정거래 분야를 전문적으로 개척할 예정이다. 기타하마 법률사무소의 지원으로 몇 년 안에 미국 로스쿨로 연수를 떠날 계획도 있다. 그는 “일본에서는 변호사들도 아주 세밀한 전문분야를 가지고 있다. 앞으로 여러 나라의 회사법을 성실히 배워서 국제 기업법무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도서관 붙박이 싫어 넓은 세상 찾아 짐 쌌다…한국 대학 출신 1호 일본변호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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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입력 2013-01-25 17:41 | 최종수정 2013-01-25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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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팅! 글로벌 한국인 (2) 김영민 오사카 기타하마법률사무소 변호사

교환학생 시절 日변호사 결심…게이오大 로스쿨서 미친듯 공부

일본 학생들도 붙기 힘든 시험…졸업과 동시에 통과해

자원·에너지 소송 전문가 꿈

뚜렷한 목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공부 잘하는 문과 고등학생에게 세상이 내미는 선택지는 단순했다. 남들 가는 대로 법대(성균관대)를 택했다. 가야 할 길은 분명했다. 공부를 하고, 고시를 보고, 법조인이 되고…. 그러나 그 생활에 스며들진 못했다.

어느날 눈에 띈 게시물. 교환학생 모집공고였다. 해당 학교는 일본 고베(神戶)대학교. 운명인 듯 원심력이 작용했다. 머리를 노랗게 물들이고 다닐 정도로 강한 개성도 역마살을 부추겼다. 어릴 때부터 일본 대중문화에도 관심이 많았다. 일본 만화책과 만화영화, 음악 등을 모두 좋아했다. 머릿속에 연수계획이 그려졌다. 군대부터 해결하기로 했다. 복무하면서 짬을 내 일본어 자격시험 1급도 땄다. 제대 후 다시 찾은 학교. 이미 도서관 붙박이가 된 친구들을 뒤로 하고 미련 없이 가방을 쌌다. “그래, 일단 나가보고 다시 생각하자.”

일본 10대 로펌 중 하나인 오사카 기타하마(北浜)법률사무소에서 이달부터 근무하기 시작한 김영민 변호사(32). 일본변호사연합회에 등록된 회원 중 한국에서 대학을 나온 일본변호사는 그가 1호다.

약속장소에 나타난 김 변호사는 양복에 꽂혀 있는 변호사 배지를 손으로 가리며 쑥스러워했다. “받은 지 얼마 안 된 탓에 너무 반짝거리네요.” 왜 하필 일본이었느냐고 먼저 물었다. “그냥 하다 보니….” 싱거운 대답이 돌아왔다.

“3학년 때 고베대학 법학과에서 1년간 단기연수를 했습니다. 그곳에서 친구들을 사귀면서 자연스레 일본변호사 시험 제도를 알게 됐죠. 덤으로 아직 한국 대학 출신자 중에는 일본변호사가 없다는 사실도 얻어 들었고요.”

한국에 돌아와서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했다. 일본 주요 대학의 로스쿨에 합격하는 것이 1차 목표였다. 학교별로 각양각색인 선발 기준부터 꼼꼼히 챙겼다.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이 선 서너 곳에 원서를 내 모두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최종 선택은 일본의 사립 명문인 게이오대.

일본 로스쿨은 2년 과정과 3년 과정 두 종류로 나뉜다. 2년짜리는 학부에서 법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주로 간다. 비법학 전공자도 지원은 가능하지만 별도로 치러야 하는 법학 소양시험을 통과하기 힘들다. 3년짜리 코스는 기초적인 법학과목부터 가르친다. 김 변호사는 법대를 나오긴 했지만 3년 과정을 선택했다. 일본어로 된 법학 소양시험을 따로 준비하는 것이 시간상 오히려 손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08년부터 시작한 로스쿨 생활. 역시 공부는 만만치 않았다. 꽤 한다고 생각했던 일본어였지만 그래도 외국어였다. “로스쿨에서는 독해와 작문 실력이 필수입니다. 일반적인 일본어 회화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평균적인 일본인보다도 훨씬 빨리 읽고 쓸 수 있어야 합니다. 학기말 시험 때 문제지를 받아들고 황당했습니다. 문제 하나당 지문이 A4용지 10장을 넘었습니다. 한두 시간 안에 그걸 다 읽어내고 또 그 분량만큼의 답안을 써내야 합니다. 일본 로스쿨을 생각하는 후배가 있다면 이것부터 꼭 알려주고 싶습니다.”

졸업반인 3학년이 되자 불안감이 엄습했다. 일본은 로스쿨 출신자의 변호사 시험 합격률이 낮기 때문이다. “게이오 로스쿨의 정원이 240명쯤 되는데 이 중 50% 정도만 변호사 시험을 통과합니다. 그것도 일본에서 법대를 나온 학생들이 주류인 2년 과정을 포함한 수치입니다. 3년 과정 졸업생의 합격률은 30%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게이오니까 이 정도지 다른 곳은 훨씬 더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물론 한 번 떨어진다고 끝나는 것은 아니다. 다음해 다시 도전해도 된다. 하지만 외국인 학생에겐 여러 가지 부담이 크다. “일본 로스쿨은 아직 외국인을 받아들일 준비가 덜 돼 있습니다. 변호사 시험에 바로 붙지 않으면 비자부터 문제가 생깁니다. 졸업하고 6개월 정도밖에 연장이 안 됩니다. 어쩔 수 없이 한국에 다시 들어가야 되죠. 아직까지는 이래저래 외국인에겐 불리한 조건입니다.”

이를 악물고 공부한 덕에 2011년 졸업과 동시에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다. 그 뒤 1년간은 사법연수원 생활을 했다. 이곳에서도 경쟁은 치열했다.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사법연수원에서도 성적에 따라 5% 정도는 탈락합니다. 끝까지 긴장하게 만드는 시스템이죠. 연수원 기간 중 월급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도 한국과 다른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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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학 출신 1호 일본변호사라는 특이한 경력 덕분에 직장은 비교적 쉽게 얻었다. 김 변호사의 관심 분야는 기업이다. “일반적인 민·형사 사건보다는 공정거래법과 노동법 등 기업 관련 분야를 맡고 싶습니다. 법률 지식뿐만 아니라 일본 기업의 문화와 실무도 꾸준히 익혀 나가려고요. 일본에서는 변호사들도 아주 세밀한 전문 분야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자원·에너지 분야에 흥미가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최근에야 관련법이 정비될 정도로 미개척 분야여서 더 관심이 가는지 모르겠네요.”

일본 로스쿨은 法적성시험 후 학교별 논술…히토쓰바시大 사시 합격률 1위

일본은 한국보다 5년 빠른 2004년부터 로스쿨 제도를 시행했다. 학비는 사립대가 국립대보다 비싸다. 한국의 연세대와 곧잘 비교되는 일본 게이오대 로스쿨의 연간 학비는 180만엔(약 2200만원)가량이다. 이 중 30만~40만엔 정도는 정부에서 보조해준다.

로스쿨 입학전형은 한국과 비슷하다. 법학적성시험(LEET)을 친 뒤 각 학교별 논술시험을 거친다. 논술은 과학, 예술 등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문제가 나온다. 와세다대의 경우에는 거의 LEET 성적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반면 일부 지방대학은 아예 LEET 성적을 반영하지 않는 곳도 있다.

일본도 초기에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기존 사법시험 제도를 병행했다. 매년 사법시험 합격자 수를 줄여 나가다 2011년 완전 폐지하고, 작년부터 새로운 사법시험 제도를 마련했다. 예전의 시험과 구별하기 위해 ‘신사법시험’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시험에는 원칙적으로 로스쿨 졸업생만 응시할 수 있도록 했다. 대신 ‘예비시험’이라는 별도의 제도를 신설했다. 로스쿨을 다니지 못한 사람들은 이 예비시험을 통과해야만 신사법시험에 도전할 자격이 주어진다. 매년 로스쿨 졸업생과 예비시험 합격자가 함께 신사법시험에 응시하는 구조다.

작년 신사법시험에는 8387명이 응시해 2102명이 최종 합격했다. 합격률은 25.1%. 이 중 로스쿨 졸업생은 8302명이 도전해 2044명(24.6%)이 통과했다. 예비시험 합격자 85명 중에서는 58명이 시험에 붙었다.

로스쿨별로는 히토쓰바시대의 합격률이 50.0%로 1위를 차지했고 교토대(47.6%)와 게이오대(45.5%)가 그 뒤를 이었다. 일본 내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도쿄대는 472명이 응시해 194명(41.1%)이 합격했다. 상당수 로스쿨의 합격률이 90%를 웃도는 한국과는 차이가 크다.

사법시험을 통과한 사람들은 모두 1년간의 사법연수원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렇게 최종적으로 변호사 자격증을 손에 쥔 사람은 매년 2000명 정도. 작년에 사업연수원을 졸업한 변호사 가운데 400명가량은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

오사카=안재석 특파원

일본은 우리나라랑 다르게 대학이 로스쿨 달라하면 다 줘버려서, 변호사시험 합격율이 25퍼센트밖에 안되죠. 그런데 외국인임에도 한번에 합격했다니 대단하네요ㄷㄷㄷ근데 예비시험은 있어봤자 거의 의미없는 숫자네요. 2000명 합격자 중 50명밖에 안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