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강신재「젊은 느티나무」 그에게서는 언제나 비누 냄새가 난다. ● 출전 :『젊은 느티나무』, 1994 소담출판사 ● 작가 – 강신재 : 1924년 서울에서 태어나 1949년『문예』에 소설을 발표하며 등단. 소설『임진강의 민들레』『오늘과 내일』『파도』등이 있으며, 한국문학가 협회상, 여류문학상, 중앙문화대상, 예술원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2001년 5월 작고함. ● 낭독 – 소설을 두고 ‘풍속의 역사’라는 말을 할 수 있습니다. 개인의 삶이 모여 기록이 될 때 역사가 되는데 소설은 특히 희로애락에 흔들리는 삶의 다양한 양태를 담아냅니다. 2007. 1. 31. 문학집배원 성석제 무단복사를 막기 위해 마우스 드래그 및 우클릭 금지가 설정되어 있습니다. 살아 있는 동시대의 문학으로 읽는 한국문학전집 지난 세기 격동의 역사와 함께 우리 문학을 둘러싼 여러 가지 환경들이 변화에 변화를 거듭해오면서 한국 현대 문학이 출발한 지 어느덧 한 세기를 넘어섰다. 그동안 우리 문단에서 꽃피웠던 작품들을 엮고 묶는 수많은 시도들이 있었으나 대개의 경우 당대적인 가치와 의미에만 머물러 특정한 문학관에 입각하거나 단순한 문학적 집성 차원에 머물고 만 나머지, 명실 공히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문학전집이 부재하는 실정이다. 1995년에 100권의 규모로 근·현대 작가를 망라했던 동아출판사의 한국소설문학대계를 비롯하여 해방 이후 수십 종의 한국문학전집들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였다. 1970년대부터 출간되기 시작한 개별 작가들의 전집 역시 비슷한 운명이거나, 명목에 불과한 시도로 끝나고 말았다. 개중에는 자료의 집성으로 후대의 연구에 기반을 제공한 경우도
있었지만, 몇몇 주요 작가에만 지나치게 치중된 나머지, 연구의 편향성만 더했을 뿐 알려지지 않은 작가·작품의 발굴 및 소개와 고른 평가에는 크게 미흡했던 것도 사실이다. 문학과지성사에서 이번에 발간된 ‘한국문학전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크게 다섯 가지이다. 1. 전체 목록을 미리 확정하지 않고 유연하게 구성하였다. 2. 원본 작품을 토대로 엄밀하게 텍스트를 확정했다. 김동리, 「혼구(昏衢)」에서 학숙은 나지막하나마 또렷한 목소리로 마침내 그것을 승인하였다. 수정 후 ▼ 학숙은 나지막하나마 또렷한 목소리로 마침내 그것을 승인하였다. 수정 근거 수정 전 ▼ “학숙아.” 수정 후 ▼ “학숙아.” 염상섭, 「삼대」에서 수정 전 ▼ “들어가선 무얼 하나. 출출한데 나가세그려. 그년의 하숙 노파의 눈칫밥 먹으러 하숙에 기어들어가고도 싶지 않은데…… 군자금만 대게, 내 좋은 데 안내를 해줄게!” 수정 후 ▼ “들어가선 무얼 하나. 출출한데 나가세그려. 그년의 하숙 노파의 눈칫밥 먹으러 들어가고도 싶지 않은데…… 군자금만 대게, 내 좋은 데 안내를 해줄게!” 그러나 조의관으로서 생각하면 이때껏 자기가 쓴 돈은 자기 부친이 물려준 천 냥에서 범용한 것이 아니라 자수로 더 늘린 속에서 쓴 것이니까 그리 아깝지도 않고 선고(先考)의 혼령에 대하여도 떳떳하다고 자긍하는 것이다. 수정 후 ▼ 그러나 조의관으로서 생각하면 이때껏 자기가 쓴 돈은 자기 부친이 물려준 천 량에서 범용한 것이 아니라 자수로 더 늘린 속에서 쓴 것이니까 그리 아깝지도 않고 선고(先考)의 혼령에 대하여도 떳떳하다고 자긍하는 것이다. 3. 작품에 곁들인 충실한 해설과 꼼꼼한 주(註)이다. 4. 현대어 맞춤법과 띄어쓰기로의 변환 작업을 들 수 있다. 염상섭, 「삼대」에서 그런 소리를 웨 날더러 하니? 너 아버니한테 가서 무슨 소리든 시원스럽게 하렴! 어빠! 어빠야. 너 어빠 보고 싶다고 했지? 할아버니께 또 있는 말 없는 말 쏘삭이는 것은 어쨌든지 간에…… 수정 후 ▼ 그런 소리를 왜 날더러 하니? 너 아버지한테 가서 무슨 소리든 시원스럽게 하렴! 오빠! 오빠야. 너 오빠 보고 싶다고 했지? 할아버지께 또 있는 말 없는 말 쏘삭이는 것은 어쨌든지 간에…… 5. 저작권과 관련된 사항이다. 현재 몇몇 작가의 경우 독점 계약으로 단 한 출판사에서만 출간되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여러 출판사에서 무분별하게 쏟아져 나오는 작품도 있다. 후자의 경우에는 원본 확정이나 책의 편집에 있어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안고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정식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채로 불법, 무단으로 출간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전자의 경우에는 한번 확정된 텍스트가 오랜 세월 수정·첨가되지 않은 상태로 출간된 나머지 잘못된 판본이 정본인 양 읽히기도 하는 실정이다. 이번에 출간되는 문학과지성사의 ‘한국문학전집’은 저작권이 유효한 작가는 개별 저작권자와 접촉하여 문지판의 차별성과 우월성에 대한 설명과 함께, 독점 계약의 오류를 지적하고 우수한 한국 문학 작품의 대중화에 한몫을 할 것임을 약속하고 정식 계약을 체결하여 진행하였다. 월북 작가의 경우도, 북한의 유족들과 연락을 취해 정식 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였다. 이번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은 독자들이 최대한 접근하기 쉽고 읽기 편한 전집이 되도록 여러모로 신경을 썼다. 그중에 또 주목할 만한 특징은 현대적이고 세련된 장정을 들 수 있다. 판형은 최대한 문고판에 가깝게 만들어 휴대하기 간편하도록 했으며, 최근 발행된 단행본 소설집 못지않은 표지 디자인을 위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진작가의 작품들을 엄선하여 곁들였다. 이갑철, 임영균, 배병우, 구본창, 이희상 등 당대의 내로라하는 작가들이 이번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의 표지에 사용될 사진을 흔쾌히 협조해주었으며, 그런 작업을 기획하는 과정에 경기대학교 미술학부 박영택 교수가 적극 참여해주었다. ■ 근간 목록 ※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은 계속 출간됩니다. 한국문학전집_31 1950, 60년대 대표적인 한국 여성작가 강신재의 중단편 가운데 10편을 엄선한 작품집. 세계와 불화하는 여성 정체성의 문제를 현실적이고 심리적인 차원에서 바라보고 이를 감각적으로 이미지화하는 데 탁월했던 강신재는, 예의 서정적인 문체와 관조적 시선, 지적인 분석력으로 ‘비누 냄새’ 나는 풋풋한 사랑 이야기에서 끈끈한 ‘점액질’의 어두운 욕망에 이르기까지 운명의 폭력성과 존재론적 한계를 줄기차게 탐문했다. 「젊은 느티나무」에서 시작해 「점액질」에 이르기까지의 강신재 소설의 여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 강신재는 갈등을 강조함으로써 서정적 합일을 추구하는 진정한 아이러니스트이고, 여성의 불행에도 민감한 따뜻한 휴머니스트이며, 사랑의 불가능성을 염려하는 생래적 로맨티스트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강신재 소설의 감각적이면서 수동적으로 보이는 서정적 여성들은 세계의 다양성을 경험하는 데에 더 적합한 유동적 주체이고, 불행한 운명을 타고난 인간들의 비극은 세계의 부조리나 폭력을 문제 삼는 효과적 장치이며, 감각적인 언어는 리얼리티를 위한 가면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젊은 느티나무」나 「점액질」 중 하나만 읽으면 강신재 소설의 절반만 읽은 것이 된다. 강신재 소설은 초현실주의보다는 입체파에 더 가까운 소설이기 때문이다. ―김미현, 작품 해설 「비누 냄새와 점액질 사이의 거리」에서 강신재 지음192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932년 함경남도 청진 천마소학교에 입학하였으나 부친이 사망하면서 서울로 다시 이사해 1937년 덕수소학교에 재입학하였다. 경기여고를 졸업하고 1943년 이화여전 가사과에 입학한 뒤 2학년 때 결혼과 동시에 중퇴하였다. 1949년 김동리의 추천으로 단편소설 「얼굴」과 「정순이」를 『문예』에 발표하면서 문단에 등장하였다. 이후로 단편소설 「안개」(1950), 「부두」(1954), 「절벽」(1959), 「젊은 느티나무」(1960), 「이브 변신」(1965) 등 많은 작품을 발표하였다. 작품 초기에는 주로 남녀간의 애정을 감각적이고 회화적인 수법으로 다루었으며 그 뒤로 장편소설 『임진강의 민들레』(1962), 『파도』(1963), 『명성황후』(1994) 등을 통해 사회의식과 현실의식이 담긴 작품을 발표하면서 다양한 소설세계를 펼쳐 보였다. 1959년에는 죽음을 앞둔 한 여성의 비극을 그린 「절벽」으로 한국문인협회상을, 1967년에는 『이 찬란한 슬픔을』로 제3회 여류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이 외에도 1984년 중앙문화대상, 1988년 예술원상을 받았으며, 한국문인협회 소설분과 위원, 한국여류문학인회 회장,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및 소설가협회 대표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하였다. 2001년 숙환으로 타계, 천안공원묘원에 안장되었다. 김미현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같은 과 대학원 졸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