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해외 현지인 가이드 투어를 중개하는 여행 플랫폼으로 출발한 마이리얼트립은 2020년 1월 월 거래액(총 판매액)이 520억 원에 달했으나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그해 4월 10억 원 수준으로 급락했다. 하루에도 1만 건 이상 잡히던 예약이 40건 언저리를 맴돌던 위기 상황. 하지만 마이리얼트립은 이 상황을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았다. 해외여행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국내로 빠르게 전환한 것. 새로운 챌린지를 풀어가는 방식이 트레이닝되어 있는 스타트업이기에 가능했다. 해외 랜선 투어 상품을 발 빠르게 출시한 것은 물론 ‘제주도에서 n박 하는 여행자’를 타깃으로 한 상품을 개발하는 등 피보팅을 하는 동시에 투자금을 활용해 신사업 전략을 이끌어갈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는 데 주력했다. 항공·숙박·투어·액티비티·렌터카·커뮤니티까지 모든 버티컬 서비스를 하나로 연결하는 슈퍼앱(*)으로서 여행에 관련된 모든 것을 서비스하려면 능력 있는 개발자와 디자이너들이 합류해 마이리얼트립의 아이덴티티를 잃지 않으면서도 고객을 위한 직관적인 UI 디자인을 디벨롭해야 했기 때문이다. 수많은 테스트를 거쳐 사용자 경험 디자인을 강화하고 자사 서비스를 국내 여행지에 집중한 덕분에 일 평균 예약 건수는 금세 2600건으로 회복했고 여행 상품 구매율도 덩달아 높아졌다. 마이리얼트립은 지난 3월 월 거래액 320억 원에서 5월 600억 원으로 무려 두 배 가까이 뛰며 역대 최고 월 거래액을 경신하기에 이른다. 기업 가치(EV)는 기존 2000억 원의 3배인 7000억 원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제 유니콘 기업으로 진입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 단일 앱 안에서 여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한 앱. 마이리얼트립이 투자한 오-피스 2호점. 사진 김한얼 한편 마이리얼트립은 투자에도 뛰어들었다. 3월 키즈 여행 플랫폼 ‘동키’ 운영사 아이와트립을 인수해 영유아 등 자녀가 있는 가족 단위 여행 서비스를 특화한 데 이어 제주에서 시작한 워케이션 스타트업 ‘오-피스’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해 눈길을 끌었다.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는 “재택과 유연 근무 트렌드에 맞춰 일과 여행을 병행하는 워케이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워케이션 시장을 성장시키는 데 힘쓰고 고객들에게 최적화된 공간을 제공하도록 아낌없이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트래블 에브리데이’를 회사 비전으로 내걸고 일상 속에서 여행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서비스를 고도화 중이다. 5월에 마이리얼트립에 합류한 디자이너 조나단 정은 CXO라는 직책을 맡고 있다. 기업의 총체적 서비스를 고객 경험 중심으로 향상시키는 역할이다. 앞으로 마이리얼트립이 디자인 전략에 더욱 사활을 걸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 단순히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것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리디자인하겠다는 포부로도 읽힌다. 지난 7월 13일 워케이션은 물론 ‘한 달 살기’ 등 한 지역에서 장기 체류를 희망하는 이들을 위한 맞춤형 여행 서비스 ‘롱스테이’를 론칭했다. 웹사이트에 접속해 롱스테이 탭을 누르면 ‘제주도, 치앙마이, 바다 근처, 아이와 함께’ 등 다양한 콘셉트의 상품이 테마별로 묶여서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나열된다. 마이리얼트립의 롱스테이 서비스는 앞으로 발리·다낭, 강원·남해·여수 등 지역을 차츰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myrealtrip.com (좌) 마이리얼트립 CXO (우) 마이리얼트립 전략기획팀 팀장 “ 워케이션은 요즘 워커들이 어떻게 일하고 소통하는지 보여주는 일종의 나침판이다.” 마이리얼트립 롱스테이의 방향성에 대해 설명해달라. 이나영 코로나19 초기에 국내 여행 중심으로 한 차례 피보팅을 한 것이 성공적이었고 엔데믹을 향해 가고 있는 지금 또한 마이리얼트립에게 중요한 기회다. 여행업의 패러다임이 또 한 차례 바뀔 텐데 이와 관련한 신사업 중 하나로 롱스테이 서비스를 기획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아무래도 워케이션의 특성상 시차가 큰 지역은 기피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유럽이나 미주보다는 동남아 지역의 숙박 서비스를 롱스테이에서 먼저 오픈했다. 물가가 저렴하기 때문에 장기 체류를 하더라도 가격 부담이 덜하면서 안전하고 여러모로 검증된 곳들이다. 여가 시간이 많아지고 여행지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데이터를 가지고 메가트렌드로서 워케이션을 예의 주시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시도해볼 수 있는 일은 앞으로도 많을 것 같다. 지난 7월 론칭한 장기 체류 맞춤형 여행 서비스 ‘롱스테이’. 최근의 워케이션 현상을 어떻게 보고 있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마이리얼트립의 워케이션 추천 스폿 G 님만 치앙마이 호텔 지난 3월 오픈한 순백의 미니멀한 외관이 특징인 호텔로 치앙마이의 로컬 건축 회사가 디자인했다. 총 25개 객실과 넓은 공용 작업 공간을 갖추고 있다. 특히 건물 중정에 조성한 야외 수영장이 이 호텔의 백미. 유선형을 강조한 디자인과 천장을 없애 탁 트인 전망이 호텔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며 수영 마니아인 노매드 워커들을 유혹한다. gnimmanchiangmai.com 크로스 바이브 치앙마이 디셈 갤러리와 디자이너 숍이 몰려 있는 치앙마이의 님만헤민 인근에 위치한 이곳은 일단 가성비 면에서 합격점을 줄 만하다. 50만 원이 채 되지 않는 월 이용료로 수영장 선베드에 누워 휴식을 취하는 호사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수영장과 마주한 대형 월에 식재한 식물, 특이한 방식으로 적재한 호텔 주위의 붉은 벽돌, 호텔의 아이덴티티 컬러로 공간 곳곳에 적용한 짙은 그린 컬러가 눈에 띈다. myrealtrip.com/products/BNB2049 발리 몬티고 리조트 스미냑 디지털 노매드족의 성지로 도심 곳곳에서 코워킹 스페이스를 쉽게 찾을 수 있는 발리. 그중에서도 스미냑은 복합 관광 주거 지역으로 평화로운 전원 풍경과 힙한 숍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지역이다. 곳곳에 이국적인 조각으로 벽면을 장식한 말리 몬티고 리조트 스미냑은 8월 8일까지 일과 휴식에 집중할 수 있는 올인클루시브 패키지를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인다. montigoresorts.com-bali.com 원루프 제주 서울에도 거점 오피스 3곳을 둔 스타트업 원루프앱이 운영하는 곳이다. ‘다채로움을 발견하는 워케이션’이라는 슬로건 아래 일과 일상의 균형을 제시한다. 제주의 구도심 주택가에 위치해 있는데 점토 벽돌, 알루미늄 시트 등으로 모던한 분위기를 빚어냈다. 1층과 옥상의 마당이 내외부를 교차시켜 제주라는 장소성을 환기시킨다. 2019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신진 건축사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lab.oneroof.co.kr/jeju 헤이, 서귀포 주소 제주도 서귀포시 태평로 363 2019년 오픈한 ‘헤이, 서귀포’는 합리적인 가격을 선호하는 스마트 트래블러를 위한 곳으로 30여 년 된 오래된 호텔을 리모델링해 옛것과 새것이 공존하는 분위기다. 여행을 테마로 큐레이션한 라이브러리 ‘헤이, 북스’를 비롯해 애견동반룸, 요가실,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레트로보이즈 등 다양한 편의 시설을 즐길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