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의료 전망 - milae uilyo jeonmang

“멀지 않은 미래에 국가의 경계가 없는 ‘클라우드 종합병원’이 만들어질 것이다. 이 속에서 교육, 연구, 임상시험 등이 진행될 것이다. 이것이 미래 의료의 길이 아닌가 싶다.”

분당서울대병원 전상훈 교수(흉부외과)는 최근 개최된 ‘제12회 글로벌 헬스케어&의료관광 콘퍼런스(메디컬 코리아 2022)’에서 진행된 ‘메타버스를 통한 글로벌 헬스케어 전략’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가상세계 속에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시스템을 일컫는 메타버스는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도 이를 활용한 다양한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전상훈 교수는 이날 ‘미래 의료 에코시스템과 메타버스’란 발표를 통해 메타버스가 어떻게 실제 의료에 접목될 수 있는 지 등에 대해 소개했다.

전 교수는 먼저 최근의 의료 트렌드에 “과거에는 병원에서 질환을 치료하고 수술하는 게 의료였지만, 지금은 건강검진 등을 통해 스스로 개인의 건강을 유지, 관리하게 유도하는 효율적인 방법을 도모하고 있다. 여기에 위험요소 조차 만들지 말자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과거에는 CT 등과 같은 장비를 우수하게 만들고자 하는 의료 기술에 조점이 맞춰졌다면, 최근에는 서비스, 플랫폼 형태로 비즈니스 모델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 이 때의 플랫폼은 의료인이나 병원에 집중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에 더해 예측, 예방에 기반한 헬스케어시스템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AI, 빅데이터, 네트워크 등의 발전을 꼽았다.

전 교수는 “이런 기술의 발전. 여기에 환자 시민의 참여를 통해 문화의 진화를 이뤄가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메타버스는 최근 가장  뜨거운 키워드”라며 “아직 (메타버스에 대한) 개념 정리가 안됐지만 그 흐름은 거스를 수 없다. 범용 복합 기술에 XR(확장현실)이라는 핵심시술이 융합되면서 새로운 경험 디자인이 만들어질 것이고, 헬스케어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WHO에서 주창하는 ‘유니버설 헬스 커버리지’는 개인이나 커뮤니티가 재정 어려움 업이 예방, 치료, 재활 등 생애 전주기 관리를 받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세계적 의료 격차는 여전히 크다. 메타버스는 이러한 격차를 해소하는 가장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교수는 단적인 예로 심폐소생술 교육을 들었다. 과거에는 수련생들이 강당에 모여 동영상을 보고 몇번 실습 해보는 정도였지만, 메타버스를 이용하면 수련생이 마네킹에 직접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가상 환경 속에서 가상의 환자, 인공지능 강사, 도움을 요청할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 수련생의 훈련 데이터는 빅데이터로 관리돼 교육 프로그램을 개선하는 중요한 툴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러한 메타버스 기술은 실험실, 중환자실, 감염병 관리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접목될 수 있으며, 현재 각종 시술 교육, 재활 분야에서의 메타버스 활용 기술이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전 교수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암 환자들이 항암 주사를 맞을 때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메타버스 기술을 개발 중이며, 현재 거의 완성단계에 이르렀다고 전하기도 했다.

전 교수는 또 메타버스 기술이 글로벌 의료 교육과, 원격의료 등에도 활용돼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병원이 구축되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교수는 “결국, 국가 간 경계가 없는 종합병원이 만들어져 이 안에서 교육, 연구, 임상시험 등이 진행될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IT, 의료가 뛰어난 만큼 이 둘이 잘 접목되면 이러한 세계적 흐름 속에서 리더십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