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터키행진곡 감상 - mochaleuteu teokihaengjingog gamsang

Piano Sonata No.11 in A, K.331 -"Alla Turca"
Wolfgang Amadeus Mozart, 1756 ~ 1791 


소나타 11번 A 장조(K. 331)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작곡한 피아노 소나타로 마지막 악장의 특징에 따라 터키행진곡(Turkey March)이라고도 불린다. 작곡 시기는 정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으나 1783년경 빈이나 잘츠부르크에서 작곡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며, 시기는 그보다 훨씬 전인 1778년, 장소는 파리나 뮌헨이라는 설도 있다. 1783년 경의 빈은, 빈을 점령한 터키군을 폴란드의 얀 3세 소비에스키의 지원으로 합스부르크 군주국이 물리치고 나서 100주년이 되는 행임 악장의 터키 행진곡은, 이러한 세태를 반영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악장 구성은 소나타 형식의 관례를 깨뜨린 자유로운 것이며 제1악장이 변주곡, 제2악장이 미뉴에트, 끝곡이 ‘터키풍으로’라는 주가 적혔다. 터키의 군대 행진곡을 연상케 하는 음악으로 정확한 작곡 연대는 미상이다.

모차르트 터키행진곡 감상 - mochaleuteu teokihaengjingog gamsang
Mozart: The Piano Sonatas

제1악장 Tema (Andante grazioso) con variazioni

주제와 6개의 변주곡으로 구성된다. 주제(악보 1)는 우아하고 사랑스런 취향의 것이다. 단순한 두도막 형식의 것으로 반복된다. 제1변주는 오른손이 16분음표로 분할되며, 제2변주는 왼손이 세잇단음으로 반주되고 오른손이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한다. 제3변주는 a단조이며 16분음표의 악상이며, 제4변주는 다시 A장조로 돌아가서 오른손이 반주를, 왼손은 높은 음부와 낮은 음부를 번갈아 친다. 제5변주는 아다지오. 음표는 더욱 세분되고 섬세한 악상이 전개된 뒤 Allegro 4/4의 밝고 쾌활한 제6변주로 끝난다.

제2악장 Menuetto

이 미뉴에트는 규모가 크고 D장조의 트리오도 기교적이며 복잡하다.


제3악장 Alla turca. Allegretto

a단조로 2/4. 유명한 「터키 행진곡」(독주곡)의 주제로 시작하고 이것이 반복된다. 이윽고 A장조의 부차 주제(악보 3)가 흐르는 것 같은 경과구를 끼고 반복된 뒤 a단조의 주제로 돌아간다. 이어 부차 주제가 변주되어 재현하고 코다에 들어간다. 그러나 여기서는 부차 주제의 반주형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이국적이고 화려한 악장으로 론도풍이기도 한다.

건반으로 되살아난 위풍당당 터키 군악대

어떤 이는 “어릴 때 모차르트로 시작해서 죽을 때 모차르트로 끝난다”고 하였고, 위대한 피아니스트 아르투르 슈나벨은 “아이가 치기에는 너무 쉽고, 어른이 치기에는 너무 어렵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는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의 본질을 꿰뚫고 있는 것이다.

언뜻 단순하고 밝게만 보이지만 물 흐르듯 무리 없이 전개되는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의 흐름 속에는 수많은 희로애락의 수수께끼가 숨겨져 있다. 이 소나타를 연주하는 피아니스트는 그 희로애락의 수수께끼를 투명하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오로지 자신이 걸어온 인생과 철학 속에서 아픔을 넉넉히 포용할 수 있는 연주자의 관용이야말로 청중에게 그 감동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미소 띤 얼굴로 차가운 눈물을 흘리는 듯한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의 모순을, 인생의 경륜으로 맞이할 때만이 성공적인 연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차르트 예술세계에서 건반악기는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어린 시절 모차르트가 친숙했던 악기는 쳄발로와 클라비코드였고, 어른이 돼서야 포르테피아노를 알게 되어 이 새로운 악기의 성능이나 특성을 염두에 둔 다양한 장르의 피아노곡들을 쓰게 된다. 모차르트의 피아노 연주솜씨가 어려서부터 대단했던 것을 미루어볼 때 모차르트는 스스로 표현하길 원했던 많은 요소들을 명확하게 피아노 건반 위에 남겨 놓았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1775년 뮌헨에 머물며 쓴 연작을 비롯해 만하임, 파리 여행 때의 작품, 빈 시기의 작품은 피아노란 악기의 표현력을 능숙하게 발휘한 작품들이다.

이 곡은 모차르트가 1778년 파리로 음악여행을 하던 중 작곡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잘츠부르크에서 1783년 작곡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터키풍의 론도로 되어 있는 마지막 제3악장 `터키 풍으로' 때문에 `터키 행진곡'으로 알려지기도 한다. `터키 행진곡'이란 이름이 붙은 곡으로는 베토벤의 `터키 행진곡'도 있다. 극음악 `아테네의 폐허'의 4번째 곡인 오케스트라 곡에서 터키 군악대가 행진곡을 연주하면서 지나가는 장면을 묘사한 곡이다. 또한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제5번의 제3악장에서도 당시 유럽에서 유행했던 터키풍의 선율을 묘사했고, 모차르트 오페라 `후궁으로부터의 도피'에서도 터키의 이국적인 매력과 풍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오스만 터키 제국은 세계 최초로 군악대를 정규병과로 개설한 국가였다. 오스만 군대의 군악대를 `메흐테르(mehter)'라고 부르는데, 메흐테르 군악대의 음악은 리듬, 형식, 악기 편성이 유럽 음악과는 많이 달랐으며, 팀파니와 비슷하게 생긴 큰북과 같은 타악기를 적극적으로 쓰면서 다이내믹하고 힘찬 소리를 만들어냈다. 위풍당당한 모습과 위협적인 음악으로 오스만 터키가 유럽을 침공할 당시 유럽인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 터키 군악대의 음악이 18∼19세기에 걸쳐 빈을 중심으로 유럽에 퍼져 폭넓게 유행했고, 음악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터키 스타일을 모방하는 붐이 일어났다.

이 곡은 피아노 소나타이지만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구성의 모음곡 형식이다. △제1악장 Andante grazioso 독일 민요에서 유래된 선율로 된 주제와 6개 변주형식으로 되어 있다. 어느 선율 하나 버릴 것 없이 매력적이면서 뒤로 갈수록 차츰 기교의 수준이 높아진다. 제1주제는 훗날 맥스 레거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모차르트 주제에 의한 변주와 푸가'에 사용되기도 했다. △제2악장 Menuetto e Trio 미뉴에트가 힘차게 출발하면서 일반적인 소나타의 특징과 다르다. △제3악장 Alla Turca-Allegretto 장식음을 아낌없이 이용하면서 A단조와 A장조를 훌륭하게 대비시키면서 마지막 코다에서 적절하게 소나타를 마무리 짓는다.

■ 들을만한 음반 : 발터 기제킹(피아노)(EMI, 1953); 마리아 조앙 페레스(피아노)(DG, 1990); 릴리 크라우스(EMI, 1958); 머레이 페라이어(피아노)(CBS, 1991); 잉그리드 헤블러(피아노)(Denon, 1986)오재원〈한양대 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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