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 지오그래픽 넷플릭스 - naesyeoneol jiogeulaepig nespeulligseu

‘1강’ 넷플릭스 꺾을 수 있을까
6개 브랜드에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더해 차별화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스타. 그야말로 ‘어벤져스’ 같은 여섯 개 핵심 브랜드로 무장한 디즈니플러스가 온다. 《겨울왕국》 《토이스토리》 같은 디즈니·픽사의 애니메이션, 마블스튜디오의 어벤져스 시리즈, 루카스 필름의 스타워즈 시리즈 등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지식재산권(IP)은 모두 디즈니의 손에 있다. 여기에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다큐멘터리, 스타라는 브랜드를 통해 제공할 지역별 오리지널 콘텐츠까지, 친숙한 IP와 새로운 콘텐츠를 양손에 쥔 디즈니가 11월12일 한국에 상륙한다. 디즈니플러스의 한국행은 무엇을 의미할까. 왜 디즈니플러스만이 넷플릭스의 유일한 경쟁자로 거론되는 걸까. 뒤늦게 한국에 진입한 디즈니플러스가 과연 OTT 시장의 판도를 뒤집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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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연합

디즈니-넷플릭스, 협력관계에서 경쟁자로

디즈니플러스가 넷플릭스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 논하기 전에 알아둬야 할 역사가 있다. 디즈니는 왜 디즈니플러스를 만들었을까. ‘콘텐츠의 왕국’ 디즈니가 직접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을 만든 배경에는 넷플릭스의 성장이 있었다. 본래 디즈니와 넷플릭스는 협력관계였다. 마블 코믹스의 등장 인물을 주연으로 한 《제시카 존스》 《아이언 피스트》 등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돼 인기를 끌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디즈니 영화를 넷플릭스에 연간 3억 달러(약 3500억원)에 공급하는 계약도 맺었다. 콘텐츠 유통 플랫폼 넷플릭스의 성장세는 무서웠다. 실제로 넷플릭스가 디즈니 시가총액을 뛰어넘기도 하면서, 업계에서는 “스트리밍이 미국 최고 가치의 미디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디즈니가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을 위한 콘텐츠 공급자에 머무를 수 있다는 위기 의식. 그것이 디즈니가 OTT 플랫폼을 만들어낸 이유였다. 디즈니는 2019년 자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며 넷플릭스에 대한 영화 배급 중단을 선언했다. 여기에 21세기폭스 인수에 성공하면서 할리우드 6대 스튜디오 중 하나인 20세기폭스 영화 스튜디오와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20여 개 채널을 확보했다. 영화 《아바타》 《엑스맨》 《데드풀》 《판타스틱4》는 물론 심슨 가족 애니메이션도 품에 안았다.

미국 매체 쿼츠는 이로써 디즈니플러스가 약 7000편이 넘는 TV 프로그램 에피소드와 500편의 영화 콘텐츠를 확보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디오·DVD 온라인 대여 사업으로 시작해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확장한 ‘콘텐츠 수집자’ 넷플릭스, ‘콘텐츠 제작자’에서 스트리밍 사업자로 영역을 넓힌 디즈니와의 경쟁구도는 이때부터 그려졌다. 그리고 디즈니플러스가 출범한 지 2년째 되는 날, 한국에서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의 전쟁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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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은 콘텐츠의 힘…‘마블민국’의 충성도

디즈니의 경쟁력은 압도적인 콘텐츠다. 디즈니가 보유한 IP는 방대하고, 전 연령대를 아우른다. 마블, 픽사,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각각의 영상 프랜차이즈를 독자적으로 서비스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의 문화적 취향을 충족시킨다. 애초에 콘텐츠 기업이다. 세계적인 인기 콘텐츠를 계속 생산해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폭스를 인수하는 등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계획을 끊임없이 그려내면서 팬들의 관심을 유도했고, 그것은 디즈니플러스 출시 이후 폭발적인 가입을 이끌었다.

디즈니플러스 출시 첫날 가입자는 1000만 명. 오는 2024년까지 최소 6000만, 최대 9000만 명의 가입자를 유치하겠다던 디즈니플러스는 출시 2년 만에 약 1억160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하면서 콘텐츠 명가로서의 저력을 보여줬다. 넷플릭스에 이어 글로벌 OTT 중 두 번째로 많은 가입자 수다. 넷플릭스보다 저렴한 구독료도 디즈니플러스의 무기다. 한국에서 월 이용료는 9900원. 연 이용료는 9만9000원이다. 아이디 하나로 최대 4명까지 동시접속이 가능해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디즈니는 한국에서도 폭발적인 힘을 보여줄 수 있을까. 지난 1월 정보통신 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가 1만원 내외의 요금제를 출시할 경우 전체 OTT 유료 이용자의 19%가 이용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넷플릭스 이용자의 31%가 디즈니플러스에 관심을 나타냈다. 20~30대 남성은 마블, 10~30대 여성은 디즈니애니메이션을 선호했다. 50대 이상의 남성은 내셔널지오그래픽, 여성은 21세기폭스에 관심을 보였다. 디즈니에 많은 연령대의 기호를 충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가 있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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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겨울왕국》의 올라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실제로 한국은 디즈니 콘텐츠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 한국은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겨울왕국》의 티켓을 가장 많이 팔아준 나라다. 《겨울왕국2》는 한국 개봉 애니메이션 역대 흥행 1위의 기록을 세웠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보는 애니메이션이 디즈니와 픽사의 것이다. 특히 마블 작품들은 한국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준다. 일명 ‘마블민국’ ‘마블의 빅마켓’이라 불릴 정도로 한국 팬들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 조응한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1400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모았는데, 자신이 좋아하는 히어로를 한 명 이상 볼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관람 욕구가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 히어로들이 디즈니플러스라는 OTT에 모인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완다비전》 《팔콘 앤 윈터솔져》는 MCU의 새로운 페이즈 문을 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사례로 주목됐다. 《완다비전》은 2022년 개봉할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인 더 멀티버스 오브 매드니스》와 연결된다. 마블의 팬이라면 외면할 수 없는 공고한 플랫폼이다.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글로벌 OTT 사업자의 콘텐츠 IP 전략과 시사점’ 리포트를 통해 “디즈니는 영화 중심의 세계관 전개가 가질 수 있는 흥행의 리스크를 안정적인 구독 기반 OTT를 통해 해결하면서, 팬덤의 지속적인 관여를 높일 수 있는 팬덤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디즈니플러스에 맡기고 있다. 디즈니 IP의 세계관을 온전히 누리고자 하는 팬덤이라면, 디즈니플러스의 구독을 포기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디즈니가 한국 오리지널 제작에도 나선 이유

그러나 디즈니 콘텐츠가 전부여서는 안 된다. 충성도 높은 팬덤을 보유한 작품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물론 중요하지만, 지금은 OTT 각축전으로 인해 오리지널 콘텐츠가 넘치는 시기다.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넷플릭스의 행보에 답이 있다. 넷플릭스는 《하우스 오브 카드》 《종이의 집》 등 자체 콘텐츠를 통해 전 세계적 OTT로 올라섰지만, 한국에서 구독자가 증가한 데는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의 영향이 컸다. 2017년 《옥자》, 2019년 《킹덤》, 2020년 《스위트홈》을 제작할 때 이용자 상승세는 두드러졌다. 넷플릭스는 K콘텐츠를 통해 1차로 한국의 구독자를 늘리고, 다른 국가에 오리지널로 해당 콘텐츠를 공개하면서 해외 구독자를 확보하는 공식을 적용해 왔다.

여기에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의 자존심을 지켜주면서 일종의 신드롬까지 만들어냈다. 《지옥》 《고요의 바다》 《지금 우리 학교는》 등 다양한 한국 콘텐츠도 공개를 앞둔 상황.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넷플릭스가 《D.P.》를 시작으로 그동안 부족했던 오리지널 콘텐츠들을 쏟아내는 이유는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진출로 경쟁이 치열해질 것에 대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제 넷플릭스도 디즈니를, 디즈니도 넷플릭스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디즈니는 콘텐츠를 만들어낼 힘을 가지고 있다. 이미 디즈니플러스는 10월14일 열린 APAC 콘텐츠 쇼케이스에서 국내 작품 7편을 포함한 아태 지역 신규 콘텐츠 20여 편을 선보였다. 제이 트리니다드 월트디즈니컴퍼니 아태 지역 DTC 사업총괄은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한국은 전 세계 시청자들을 한류 문화의 힘으로 완전히 사로잡았다.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론칭과 더불어 한국의 창조적 우수성을 전 세계 시청자에게 선보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내세운 작품이 제작비 500억원 규모의 대작으로 알려진 《무빙》이다. 강풀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무빙》은 《킹덤》 시즌2의 박인재 감독이 연출한다.

오리지널 콘텐츠인 《너와 나의 경찰수업》 《그리드》 《키스 식스 센스》와 예능 《런닝맨》의 스핀오프 프로그램, 블랙핑크 데뷔 5주년을 기념하는 다큐멘터리 《블랙핑크: 더 무비》도 공개한다. 디즈니플러스는 2023년까지 아시아 지역에서 50개 이상의 오리지널 작품을 제작해 독립적인 라인업을 갖추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성민 교수는 “넷플릭스의 아시아에서의 성공에 한국 드라마의 기여가 높았다는 인식에서 디즈니도 한국 콘텐츠 제작에 나선다는 것이다. 자체 IP 기반의 팬덤 플랫폼이라는 디즈니플러스의 정체성을 고려할 때 다소 의외의 전략이 아닐 수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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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디즈니컴퍼니는 10월14일 APAC 콘텐츠 쇼케이 스에서 《무빙》 《너와 나의 경찰수업》 등 디즈니플러스 가 공개할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들을 소개했다.ⓒ연합뉴스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경쟁도 시작될 것”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상륙 파장은 OTT 업계에만 그치지 않을 예정이다. 지난 2018년 IPTV 업계 최초로 넷플릭스와 독점계약을 체결했던 LG유플러스는 이번에도 디즈니와 IPTV 독점계약과 모바일 제휴를 맺었다.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출시일에 맞춰 제휴 요금제를 출시한다. KT도 모바일 제휴 계약을 체결하면서 디즈니플러스와 손잡았다. LG유플러스 가입자는 2018년 4분기 401만9000명에서 올 2분기 517만3000명까지 늘어났다. 가입자 증가에 넷플릭스라는 OTT 플랫폼과의 제휴 여부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얘기다. 디즈니플러스와의 계약 체결 역시 향후 가입자 증가와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디즈니플러스 역시 국내 통신사와의 제휴를 통해 단기간에 자리 잡을 수 있는 ‘윈윈’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하나의 파장은 이커머스 업계에서 체감될 수 있다. 이미 넷플릭스는 미국에서 넷플릭스숍을 열고 이커머스 사업에 진출했다. 넷플릭스 영화나 드라마 IP를 활용한 상품을 다양하게 구매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최근에는 미국 유통업체 월마트와 함께 운영하는 넷플릭스 허브에서 《오징어 게임》의 트레이닝복 등 자체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상품 판매도 중요하지만 넷플릭스 드라마와 영화에 대한 팬들의 애정을 굳건하게 하는 데 진정한 가치가 있다”고 언급했다. 독점 콘텐츠로 확보한 IP를 바탕으로 선전할 수 있는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하나의 소재를 서로 다른 장르에 적용해 파급효과를 노리는 마케팅 전략) 체계를 구축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디즈니야말로 여기에 강점이 있다. 다양한 IP와 캐릭터 상품은 이미 디즈니의 성공 DNA다.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상륙을 기점으로 디즈니가 IP를 활용한 상품들의 유통을 늘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호겸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구독경제전략연구센터장 겸 연구교수는 “큰 맥락에서 OTT 시장을 봐야 한다.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진출은 단순히 콘텐츠 업계뿐만 아니라, 파생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넷플릭스 허브는 콘텐츠 유통업체인 넷플릭스가 자체 IP를 활용해 굿즈를 판매하는 이커머스 시장까지 진입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다. 이미 IP에 강점을 지닌 디즈니플러스는 이커머스 시장, 유통시장까지 진입할 수 있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을 수 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의 경쟁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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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를 맞이하는 토종 OTT의 자세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으로 업계 1위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어마어마한 IP를 쥐고 들어온다. 여기에 애플TV 등 글로벌 OTT도 한국 콘텐츠를 제작하기 시작하면서 상륙을 예고했다. 조급해진 것은 국내 OTT들이다. ‘미드는 넷플’이라는 공식은 일찌감치 깨졌다. 글로벌 OTT들이 한국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그 성공 방정식을 입증하면서 국내 OTT의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을까. 넷플릭스가 한국에 들어왔을 때, 한국 콘텐츠 업계는 아직 작은 시장인 OTT 시장에 주목하기보다 콘텐츠 제작을 위한 수단으로 넷플릭스를 활용했다.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이미 제공했기 때문에 자사 OTT에 콘텐츠를 독점으로 공급하면서 경쟁력을 높이기 어려워진 것이다. 《디즈니 플러스와 대한민국 OTT 전쟁》의 김종원 저자는 “현재처럼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OTT도 성장하길 원한다면 이것은 욕심이다. 콘텐츠 스스로 플랫폼이 되겠다고 선언하는 순간 콘텐츠는 자신이 만든 플랫폼에 배타적으로 묶여 있어야 한다. 답은 디즈니플러스가 보여줬다. 국내 OTT인 웨이브와 왓챠에서 디즈니 콘텐츠를 이용하지 못하게 계약을 해지했다”고 언급했다.

이미 국내 경쟁력 확보를 위한 플랫폼 통합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그가 제시한 것은 아시아 진출을 위한 플랫폼 전략이다. 그는 “넷플릭스를 통해 확인된 한류 콘텐츠의 세계 공감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최소한 오리지널 확대와 아시아 지역 OTT 플랫폼 진출이 병행돼야 성공할 수 있다. 아시아 각국의 통신회사나 글로벌 스튜디오와의 제휴가 필연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국내 OTT들의 움직임은 어떨까. 국내 OTT끼리의 합종연횡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해외 방송사 혹은 국내 플랫폼과의 협업이나 계약을 통해 영향력을 넓히는 모양새다. 2019년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와 지상파 3사 합작법인 푹의 합병으로 탄생한 웨이브는 지난 7월 미국 HBO와 대규모 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을 통해 HBO의 《왕좌의 게임》 《왓치맨》 《언두잉》 등 주요 콘텐츠를 1년간 제공하게 된다. 8월에는 미국 NBC유니버설 스트리밍 서비스인 피콕 오리지널 시리즈의 국내 독점 공개 계약도 체결했다. 2025년까지 1조원을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투자할 계획도 밝혔다.

티빙은 최근 이사회에서 기존 주주인 CJ ENM과 JTBC스튜디오, 네이버 등을 대상으로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티빙은 ‘혈맹’ 네이버와의 협력을 통해 콘텐츠를 확장하는데, 웹툰·웹소설 IP를 주무기로 삼는다. 올해 티빙은 24개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였다. 최근 분사 1주년을 맞아 2023년까지 국내에서만 800만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고, 라인과 협업해 아시아·미국·유럽 등 세계 10개국 이상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글로벌 OTT들과의 대결을 예고했다.

KT는 OTT 서비스 시즌을 그룹 내 콘텐츠 사업을 총괄하는 KT스튜디오지니의 자회사로 편입시키고, 스튜디오지니에 1750억원을 유상증자했다. 스튜디오지니는 이달 말 오리지널 《크라임 퍼즐》을 시작으로 연간 20여 개 타이틀의 드라마를 제작해 선보이고, 2025년까지 1000개 이상 규모의 IP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전호겸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구독경제전략연구센터장은 “드라마와 예능 등 막대한 콘텐츠가 있는데도 글로벌 OTT에 콘텐츠 경쟁력이 밀린다는 것은 플랫폼만의 색깔이 없다는 것이다. 단순히 투자금액을 늘리는 ‘규모의 경제’로 향하지 말고, 자사만의 콘텐츠,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에는 없는 콘텐츠를 도입해야 한다. 틈새시장을 잡아 이용자를 록인시키는, ‘넘버 원’ 전략이 아닌 ‘온리 원’ 전략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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