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새벽 후기 - namsan saebyeog hugi

네티즌 김 아무개 씨는 새벽시간 남산 소월길을 드라이브하던 중 황당한 일을 겪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승용차로 소월길을 지나던 중 잠시 길가에 차를 세웠는데 한 여성이 덥석 차 안으로 들어와 그에게 윤락을 권했다. 처음에는 평범한 윤락녀로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어딘가 어색함을 느꼈다. 가냘프면서도 거친 목소리와 굵직한 손마디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알고보니 그는 트랜스젠더였다. 김 씨는 황급히 그를 내보내고 차를 돌렸지만 황당한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커뮤니티 게시판 곳곳에 올라온 여러 성풍속 관련 사연들 중에서는 이러한 ‘남산 소월길’ 이야기들이 곧잘 등장한다. 남산 하얏트호텔을 지나는 소월길 일대는 예전부터 윤락 트랜스젠더들의 유명 집결지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새벽 <일요신문>은 남산 소월길 일대를 찾아가 봤다. 소월길로 오르기 위해 탄 택시에서도 이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다. 새벽시간 남산 하얏트호텔에서 곧잘 손님들을 기다린다는 택시기사 임 아무개 씨는 “소월길 일대는 예전부터 유명했다. 힐튼호텔 일대서부터 남산도서관까지는 일반 여성 접대부들의 성매매 호객이 벌어지는데 거기서 조금만 넘어서면 트랜스젠더들의 모습이 하얏트 호텔 일대까지 이어진다. 보통 우리는 이들을 ‘길녀’라고 한다. 나도 이들을 찾는 손님을 여러 번 태워다 준 적이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 택시를 타고 소월길을 오르던 중 화려한 치장을 한 여성 몇몇이 거리를 배회하고 있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기자가 소월길에 도착한 시각은 새벽 1시가 넘어서였다. 꽤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몇몇 트랜스젠더들은 서로간의 간격을 유지한 채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탐방을 하는 도중에도 차에 올라타는 트랜스젠더 몇몇이 눈에 띄었다.

기자는 손님을 가장해 버스정류소 안에서 바람을 피하고 있던 트랜스젠더 오 아무개 씨(51)에게 접근해봤다. 작은 체구에 50세쯤 되어 보였다. 그는 다소 거친 목소리를 내뱉으면서 차에서 일을 치를 경우, 5만 원이며 모텔이나 자신의 집에서 일을 치를 경우는 10만 원이라고 화대를 못 박았다. 화대를 건네받은 그는 영업장소인 자신의 원룸으로 기자를 안내했다. 오 씨는 이 일대에서 1년가량 경력을 가진 신참에 속했다. 그는 “젊었을 때는 이태원 고급 트랜스 바에서 스트립 댄서로 활동했다. 아무래도 스트립 댄스는 나이 먹고는 할 수 없는 영업이었다. 시간이 지나 자연스럽게 일을 할 수 없게 되었고, 술집을 전전하다 결국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이곳을 찾는 손님은 20대에서부터 50대까지 다양하다고 한다. 또 영업장소 형태에 따라 저렴한 카섹스는 보통 장소제약 관계로 유사성행위로 일을 끝내지만, 집안에서 영업이 이루어지면 본격적인 성관계도 가능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의 취향 역시 그들만큼이나 독특하다고 한다. 그는 “나는 37세에 성전환 수술을 받은 완전한 트랜스젠더다. 하지만 우리들 중에는 아직 호르몬제만 맞고 가슴과 윤곽 성형만 한 채, 성전환 수술을 하지 않은 반쪽짜리 트랜스젠더들도 많다. 심지어 아예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은 여장남자들도 있다. 특이한 것은 손님들이 오히려 이러한 애들을 더 좋아한다는 것이다. 손님들 대부분이 일반인과는 전혀 다른 성적 특이성향을 가져서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기자가 만난 또 다른 트랜스젠더 지 아무개 씨(31)는 아직 성전환수술을 하지 않은 반쪽짜리 트랜스젠더였다. 20대 시절 호르몬제 처방과 가슴 성형수술을 했다는 그는 겉모습만 보면 거의 완벽한 여성의 모습이었다. 이 지역 일대에서 그는 비교적 젊은 나이와 일반여성 뺨치는 외모 덕에 소위 A급으로 통했다. 그는 “난 일부러 성전환 수술을 하지 않았다. 손님들이 나와 같은 반쪽짜리 트랜스젠더를 더 좋아한다. 완전한 트랜스젠더들 보다 성적으로 더 흥미를 갖는 손님들이 대부분이다. 영업실적은 일반 트랜스젠더보다 우리가 훨씬 좋다”고 했다.

그 역시 앞서 오 씨의 경우처럼 이태원 일대의 고급 트랜스 바에서 일한 경력이 있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 유명 바에서 일을 했다는 그는 잦은 음주와 2차 영업에서 벌어지는 손님들의 횡포 때문에 일을 그만뒀다고 한다. 그는 “트랜스 바 영업은 업주에 속해있어 자유롭지 못하고 특히 손님들 술시중이 너무 힘들다. 소월길 일대 매춘영업 자체는 순전히 개인영업이기 때문에 비교적 자유롭다. 다만 벌이가 적기 때문에 젊은 애들은 보통 트랜스 바에 머문다”고 설명했다.

실제 소월길 일대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트랜스젠더 대부분은 30~40대 이상의 고령자들이었다. 젊은 시절 기본 50만~60만 원을 호가하는 고급 트랜스 바에서 세월을 보내다 나이를 먹고 마지막에 흘러들어 오는 곳이 소월길 영업이라는 것이다. 이들에게는 자신의 몸을 이용해 말년 영업을 할 수 있는 최후의 장소인 셈이었다.

소월길 일대에서 트랜스젠더 매춘영업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는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꽤나 깊은 역사를 가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곳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한 트랜스젠더는 “이 지역 일대가 예전 남사당패의 일부 단원들이 남색을 즐기는 사람들을 상대로 영업을 했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고 귀띔했다.

아직까지 소월길 일대는 성매매 단속의 사각지대로 남아있다. 모든 영업자체가 차량 이동이나 트랜스젠더들의 자취방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성매매 영업을 하고 있는 트랜스젠더 대부분도 가끔씩 출몰하는 순찰차만 피하면 될 뿐 단속에 대한 두려움이 전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법 당국의 특별한 조치가 필요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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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새벽 후기 - namsan saebyeog hu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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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람 누구냐!? 몇 초만에 외국 관광객 놀래킨 ‘남산 소월길 여성’

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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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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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새벽 후기 - namsan saebyeog hugi

외국인들이 한국에 방문했을 때 찾게되는 대표적인 여행지들이 있습니다. 서울에서는 랜드마크로 통하는 남산서울타워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케이블카를 타고 남산서울타워에 올라 서울의 풍경을 담기도 하고 자물쇠를 걸어 추억을 만들기도 하죠. 또한 야경을 감상하기에도 좋으며 명동과도 가까워 필수적인 여행 코스로 알려져있습니다.

남산 새벽 후기 - namsan saebyeog hu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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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외국인들이 놀라는 광경 또한 마주할 수 있습니다. 남산서울타워 근처 남산 소월길을 지나게 된다면 한국인들 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놀라곤 하는데요. 과연 남산 소월길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남산 소월길,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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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남쪽 숭례문에서 시작해 용산구 한남동까지 이르는 소월길은 산책하기 좋은 곳으로 알려졌습니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도심 속에서 벗어난 듯한 풍경들로 봄이면 꽃이, 가을에는 단풍이 아름다운 곳입니다. 남산 타워와 이태원을 찾는 외국인들까지 많은 이들이 방문하는 곳으로 유명한 명소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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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소월길은 밤이 되면 완전히 다른 풍경으로 변하게 되는데요. 야심한 새벽에 여성들이 길가에 서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이 여성들은 트랜스젠더로 불법 성매매를 하기 위해 소월길에 서있는 것인데요. tv조선에서 방영된 프로그램의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생계를 위해 이곳에 나와 이러한 일을 하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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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 유흥업소에서 일하지 못하게 되자 생계가 끊기게 되어 생계형 성매매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트랜드젠더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시선에 의해 평범한 일을 할 수 없어 택할 수 있는 직업이 한정되어 있다는 말도 덧붙였는데요. 소월길에서 이루어지는 불법 성매매는 사실 오래전부터 이어져왔습니다.

오래 전부터 호객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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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소월길 불법 성매매에 관련한 기사는 2011년에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얏트호텔 주변 남산 소월길 일대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화려한 치장을 한 여성들이 서있다는 것인데요. 이는 아직까지도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이 여성들은 거리를 지나는 승용차를 두고 호객 행위를 하기도 하고 멈춰있는 차량에 무턱대고 탑승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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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간 버젓이 성매매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별다른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이 주로 서있는 근처 호텔 관계자는 이와 같은 민원 역시 들어오고 있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기사 인터뷰에 따르면 거리에 나서는 트랜스젠더들은 자신의 생계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으며 성전환 수술비를 벌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폭력 일어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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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남산 소월길의 트랜스젠더가 심한 폭력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10대 청소년들이 트랜스젠더를 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았는데요. 이들은 트랜스젠더들이 피해를 당해도 신고를 할 수 없다는 점을 두고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신고를 할 수 없을 것 같은 이들을 두고 혐오 범죄를 저지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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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총 5회에 걸쳐 폭행을 했으며 240원 가량을 챙긴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후 2014년에도 10대 청소년들이 트랜스젠더를 폭행하고 금품을 갈취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들 역시 불법 성매매로 생계를 유지하는 트랜스젠더들이 신고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해 범죄를 저지른 것이죠.

혐오 시선 거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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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성전환수술을 한 트랜스젠더의 대부분은 유흥업소에 종사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소월길이 수십 년간 성매매 장소가 되어버린 것 또한 관련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성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그들은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다는 것이 결코 변명이 될 수 없는 일이라는 것도 사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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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트렌스젠더 여성이 숙명여대 신입학전형에 최종 합격했습니다. 트랜스젠더 여성이 여대에 합격한 사실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으나 학내 반발에 결국 입학을 포기하였습니다. 2018년 스페인에서는 트랜스젠더 여성이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참가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각자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더 이상의 혐오 시선은 거둬져야 할 사회적 문제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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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훈 기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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