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가다 기술 추천 - nogada gisul chucheon

내가 봐도 그게 상식(?)적인 선택일 것 같긴 했다. 모든 이가 입을 모아 철근공 추천하는 이유, 현장에서 가뭄에 콩 나듯 보이는 젊은 노가다꾼이 대부분 철근공인 이유, 간단하다. 돈 많이 주고, 기술 배우기 쉽고, 상대적으로 일 편하니까. 이왕 기술 배우기로 마음먹었으면, 그런 기술 배우는 게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선택이니까.           

차근차근 살펴보자. 2019년 기준, 철근공 일당은 225,000원이다. 현장마다 조금 다르긴 하다만, 어쨌든 아파트 현장에서는 제일 많이 받는다.

내가 알기로 노가다판에서 일당 제일 많이 받는 기공은 내장 목수다. 인테리어 목수라고도 부르는 사람들. 보통 25만 원 정도 받는다고 한다. 한옥 짓는 목수도 그 정도 받는 거로 알고 있다.

일정 수준의 디자인 감각이 필요한 내장 목수, 이제는 몇 남지도 않아 장인으로 대우받는 한옥 목수, 그다음 정도가 철근공이니까 단순 기공 중에서는 일당이 제일 많은 거다.

심지어 철근 쪽에는 '판떼기 팀'이라고 따로 있는데, 이 팀에 속한 철근공들은 한 달에 천만 원씩도 가져간다. 판떼기 팀은 일당으로 받는 게 아니라, 한 판에 대한 인센티브, 즉 아파트 한 세대에 대한 단가를 계산해 돈을 받는다. 쉽게 말해, 철근 엮은 만큼 돈을 주는 거다. 그래서 일을 좀 빡세게 하긴 하는데, 그래도 한 달에 천만 원이니까 눈 딱 감고 해볼 만한 거다.           

철근은 배우기도 쉽다. 기술이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별것도 아니다. 그 기술이 쉬우냐 어렵냐 하는 문제는, 그 기공이 다루는 연장 가짓수만 봐도 알 수 있다. 철근공이 가지고 다니는 연장은 딱 두 가지다. 갈고리(결속선[실처럼 아주 가는 철사]으로 철근 엮을 때 쓰는 연장. 정식명칭은 결속핸들이다.)와 줄자. 말하자면 철근공은 갈고리만 다룰 줄 알면 되는 거다. 숙련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잡부도 하루면 배울 수 있다.

연장이 단출하다 보니 출퇴근할 때도 간편하다. 다른 공정 기공들은 묵직한 연장 가방이며, 무식하고 큰 연장 등을 주렁주렁 들고 다니는데, 철근공은 허리춤에 갈고리와 줄자만 딱 차고 다닌다. 참고로 갈고리 사이즈는 딱 과일 깎는 칼 정도다.           

작업 방식이 간단해 일도 상대적으로 편하다. 이건 그 공정에서 다루는 자재와 부속 자재 종류만 봐도 알 수 있다. 철근공은 건물의 뼈대를 만드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다른 거 필요 없다. 철근과 결속선만 있으면 된다.

작업 방식은 이렇다. 바닥이든, 옹벽이든, 기둥이든 바둑판처럼 철근을 가로, 세로로 쭉 깐다. 혹은 가로, 세로로 쭉 세운다. 그다음, 철근과 철근이 교차하는 부분에 결속선을 대고 갈고리로 엮는다. 이게 끝이다. 정말 이게 끝이다.   

물론, ‘철근공’ 편에서 얘기한 것처럼 날씨 영향도 많이 받고 허리 숙이고 작업할 일이 많긴 하다만, 다른 공정처럼 무거운 걸 계속 날라야 한다거나 위험하고 거친 작업 할 일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안전사고 위험도 상대적으로 덜하다. 난 아직, 철근공이 작업하다 다쳤단 얘긴 못 들어봤다.      

철근공, 정리해보자. 일당 225,000원으로 노가다꾼 중에서 제일 많은 편인 데다가, 기술 배우기 쉽고(기술 배우기 쉽단 얘기는 빨리 기공이 될 수 있단 얘기다. 철근공은 보통 6개월에서 1년만 배우면 기공 단가 받는다.), 상대적으로 일 편하고 위험하지 않으니까 몸 상할 일도 적다.

그러니, 상식 있는 사람이면 철근 배워야 하는 게 맞다. 근데도 난, 형틀 목수 일 배우고 있다. 푸하하하하하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은 한 번이니까    

직영 잡부 시절, 고민 끝에 기술을 배우기로 결심했다. 소장을 찾아갔다.

“소장님, 저 기술 배워보려고요. 처음에는 그냥 머리나 식힐 겸, 용돈이나 벌 겸 노가다판에 왔던 건데 생각보다 적성에도 잘 맞고,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한 번 해보려고요.”

“이 쉐끼 이거!!! 기껏 일 가르쳐놨더니 가겠다고? 그래! 젊은 놈이 잡부 일 하면 뭐하냐~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기술 배워야지. 뭐 배우려고?”

“목수 일이요…….”

“뭐, 뭐???? 형틀 목수???? 왜??????”

“재밌을 거 같아서요. 하하.”

“이거 완전 또라이네? 얌마, 일을 재미로 하냐? 내가 노가다판만 20년이여. 니가 지금 형틀 목수 일이 얼마나 힘든지 몰라서 그러나 본데, 너 골병 나.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철근 배워. 너 목수 배우겠다고 하면 안 보내줄 거니까 그런 줄 알어.”     

그때 소장은 전혀 뜻밖이라는 듯 날 위아래로 훑으면서 엄청나게 흥분했다. “뭐 이런 놈이 다 있냐?”는 말을 몇 번이나 반복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러고는 정말로 날 안 보내주려고 했다. 난 몇 날 며칠 소장을 따라다니며 애걸복걸했고, 겨우 그 현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소장은 마지막에 이렇게 말했다.      

“니가 굳이, 구태여, 꼭 목수 일을 배우고 싶다니까 보내주긴 하는데, 목수 일은 엄청 위험해. 현장에서 안전사고 터지면 거의 목수여. 그러니까 가서도 늘 몸조심해. 너 성격 급하다고 직영 일하듯 뛰어다니고 서두르면 무조건 다친다. 니 몸 다치면 너만 손해니까 천천히 하나씩 하나씩 해. 알았어?”

“네~ 감사합니다.(웃음)”     

그렇게 난, 형틀 목수가 됐다. 아직 기술을 다 배운 건 아니니, 지금은 그냥 꼬마목수라고 보면 된다. 우리팀에서도 난 그냥 “어이~ 막내~”로 통하니까. 하하.

모든 사람 조언을 무시하고, 소장 말까지 쌩까고 오직 재미 하나만 보고 형틀 목수를 택한 자의 삶이 어떤지는 다음 편에서 풀어보도록 하자. 잠깐, 눈물 좀 닦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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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노가다 기술 배운다면 뭐가 좋을까요?작성자wildbill조회34228추천1

전기
용접
도배
타일
목공
조적
미장
바닥
기타

신기하게도 다 두자네요..

사실 오늘 친구들과 한잔하다가 노가다 기술중
전기와 타일 두가지로 좁혀졌는데 뭐가 더 유리 할지..

노가다 기술 추천 - nogada gisul chucheon

노가다를 처음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제일 궁금한 게 바로 업종에 대한 정보가 아닐까 싶다. 보통 인력사무소를 통해서 처음 시작하는 사람도 있고, 온라인 소개소를 통해서 입사하는 경우도 있다.

 

필자는 인력사무소를 통해서 일을 하다가 운이 좋게도 전공이 되어 팀장이 됐고, 주로 아파트 골조를 작업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건설 업종의 전망과 실체를 알려주려고 한다. 지역과 시기에 따라서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고, 필자가 직접 겪었던 업종이기에 참고하길 바란다.

 

 

 

 

 

건설업 업종 추천

 

1. 철근공

 

철근공은 일단 기가 굉장히 세다. 보통 연세들이 많아서 꼰대들도 상당히 많이 있다.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금까지 막일을 하면서 철근만큼 기가 센 업종은 보질 못했다. 또한, 필자가 20대 중후반에 초보로 들어가 시작했을 때 젊은 놈은 딱 필자 한 명뿐이었다.

 

보통 나이대가 40세 이상은 된다. 30대 중반도 막내로 취급당할 수 있다. 그렇기에 막내로 들어가게 되면 정말 개고생을 한다. 결속을 하는 것보다 철근 나르는 일이 주 업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초보분들이라면 철근 직영으로 먼저 들어가서 기본부터 배우는 걸 추천한다.

 

아파트 철근 직영은 보통 한국사람들이 많다. 세대 작업을 진행하는 팀은 보통 로터리 팀으로 외국인들이 많고, 시공 기간이 짧은 상가나 빌딩 등을 시공하는 팀들은 한국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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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작업은 결속 속도가 빠르면 좋다.

 

요즘에는 아파트에서도 세대를 시공하는 팀이 한국 사람들이 많이 보이더라. 특히 노동조합원에 가입하여 일하는 건 절대 반대한다. 어딜 가나 욕먹고 일을 제대로 배우고 싶다면 차라리 직영으로 들어가서 일하는 게 백배 천배 낫다.

 

작업 속도도 느리고, 하려는 의지도 별로 없고, 참 먹을 시간은 아주 칼 같으며, 퇴근 시간 또한 칼 같다. 대충 하루를 버리고 일당이나 벌 사람들은 노동조합에 가입해라. 그게 아니라면 직영으로 시작해서 차근차근 기초부터 배워서 로터리 팀을 걸쳐서 팀장을 하거나, 소장까지 넘보길 바란다.

 

보통 철근 직영 단가는 12만 원부터 20만 원까지 존재한다. 로터리 팀은 14만 원 정도부터 25만 원까지 형성되어 있다. 물론 로터리 팀은 물량에 따라서 일당이 바뀔 수 있다.

 

필자는 상가를 위주로 다니는 로터리팀에 들어가서 14만 원부터 시작했다. 팀장 말로는 16만 원이라는데 세금을 하루에 2만 원씩 제외한다고 한다. 개똥 같은 소리다. 요즘같이 이런 양아치 팀장들이 존재한다면 다른 팀을 찾아보길 바란다.

 

 

 

 

 

2. 타설공

 

인력사무소에서 시작했지만, 타설공으로 근무한 기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일단 단가부터 시작하자면 인력사무소에서 나가도 보조로만 15만 원을 받는다. 조공이 일당이 세다는 건,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굉장히 고된 업종이다.

 

오전에 타설을 일찍 시작한다 해도 8~9시 이후에 시작한다. 9시 이전에는 공구 준비와 작업을 위한 물품들이나 밑 작업을 시작한다.

 

필자는 바이브레이터를 잡았는데, 올리고 내리고를 수없이 반복한다. 웬만하면 한 사람이 주로 작업하기 때문에 팔이 정말 튼튼해진다. 초보라면 바이브레이터의 엔진만 들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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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여름에 쪄죽는다.

 

기간이 좀 되신 전공분들은 미장이나, 바이브레이터, 펌프카 호스를 맡게 된다. 타설공은 솔직히 이렇다 할 기술이 필요 없다. 현직 타설공들이 발끈하실 수 있겠지만, 필자가 느낀 바로는 그렇다. 보통 감으로 작업을 많기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신경 쓰고 조금만 지나면 그 감을 찾을 수 있다.

 

점심시간은 레미콘 차가 계속 들어오게 되면 휴식을 정해진 시간에 따라 할 수가 없다. 또한, 팀원들끼리 바꿔가며 식사를 하고, 교대하여 작업한다.

 

가장 외적으로는 더러워질 수 있는 업종이긴 하나, 초보자분들이 가장 쉽게 할 수 있고, 초보 단가도 고가이기 때문에 은근히 하는 분들이 많다. 타설공이 꼭 타설만 하는 건 아니고 기타 잡부 역할도 한다.

 

초보 단가는 위에서 말했듯이 15만 원 정도부터 시작하고 전공들은 20만 원 이상을 받는 분들도 많다. 가장 빠르게 전공 단가를 받을 수 있는 업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필자는 15만 원부터 19만 원까지 6개월 걸렸다. 참고로 팀장이 좋은 분이라 다행이라 생각한다.

 

 

 

 

 

3. 전기 골조

 

필자가 현재 종사하고 있는 업종이며, 골조를 타고 있다. 전기를 제대로 배우고 싶다면, 직영으로 들어가서 기초부터 배우는 걸 추천한다. 보통 전기를 배우기 위해서 골조팀에 들어오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잘못된 방향이다.

 

골조팀도 내부 입선을 하긴 하지만, '전기 좀 만졌다'라고 말할 수 있는 작업이라면 지하부터 마감까지 한 번은 해봐야 한다. 골조는 현실적으로 전기를 겉핥기 식으로 배우는 거다.

 

일반적으로 전기 직영으로 입사하게 되면, 단가는 11만 원부터 18만 원 정도까지 형성되어 있다. 18만원 급은 직영 반장급으로 거의 모든 전기를 혼자 어르고 달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 가끔씩 소장급으로 능력이 특출 나신 분들도 있다. 그런 분들 밑에서 배우면 아파트 전기는 다 배운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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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조의 꽃 스라브 작업,

 

전기 골조는 전기 작업에서도 가장 고된 작업이다. 외부에서 일하며 더위와 추위에 싸우는 건 물론이고, 허리와 무릎이 골고루 안 좋아진다. 하지만 전기 직영보다 단가는 좋다.

 

현재 우리 팀원들은 최소 15만 원에서 23만 원까지 받고 있다. 내가 골조를 배웠던 이유도 바로 일당이 세기 때문이었다. 골조 팀장을 하게 되면 한 달의 천, 이천만 원은 기본적으로 가져간다고 보면 된다.

 

오랜 기간 동안 건강 관리하면서 노후 생활을 할 때까지 꾸준히 직장을 다니고 싶은 분들이라면 직영을 하시고, 짧은 기간에 바짝 벌고, 팀장까지 노려 팀을 꾸리고 싶은 분들이라면 골조를 배워라.

 

전기를 만지는 사람 대부분 골조를 기술도 아니라면서 우습게 보는 경향도 있다. 하지만, 남들보다 고생하고 초보가 오래 버티지 못하는 작업이기에 더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전기를 배우고 소방 팀장을 하고 있지만, 전기 팀장이 훨씬 연봉이 좋다. 최소 연봉 1억을 생각한다면 골조 팀장을 목표를 삼고 시작하길 바란다.

 

 

 

 

 

끝으로

 

지금까지 더 다양한 업종들을 겪었지만, 그중에서 추천할 만한 업종을 추려보았다. 필자가 겪지 못한 업종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싶지만, 웬만하면 생생한 후기로 정보를 전달해주는 것이 초보자분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