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코즈마케팅 - ottugi kojeumaketing

오뚜기, '호감' 통했나 … 착한 일 '독립운동' 빼고 다 해봐'

착한기업' 오뚜기가 청와대에 초청된 것으로 알려지며 이 기업과 관련된 미담들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오뚜기는 1969년 故 함태호 전 회장이 '풍림상사'라는 명칭으로 독립 창업한 기업이다. 1973년 현재와 같이 상호를 바꾼 이후로 한국 토종 기업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다국적 기업과 맞서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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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뚜기의 미담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함태호 전 회장은 기업이 일정 궤도에 올라서면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지론을 실천해 대표적인 '노블리스 오블리주' 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장학사업과 학술연구 지원사업 시행을 위해 1996년에 오뚜기 재단을 설립해 2016년까지 687명의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또한 1992년 7월부터 한국심장재단을 통해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들을 후원했으며 11개 관계사도 동참해 매월 23명의 심장병 어린이들의 수술비를 지원하고 있다. 그렇게 함태호 회장은 2016년 7월 기준 4242명의 어린이에게 새로운 생명을 제공했다.

결국 함태호 전 회장은 2011년 국민 식생활 개선을 통해 국가사회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훈받았다.

그러나 오뚜기 측은 이에 대해 "부풀려진 내용이 많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비정규직 사원 전환'의 경우 실제로 과장이 있었다. 오뚜기는 정규직 사원만을 뽑기에 비정규직으로 전환될 사원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었다. 이는 "사람을 비정규직으로는 쓰지 말라"는 함태호 전 회장의 유지 때문이었다.

오뚜기의 판매전략은 코즈마케팅 기법의 승리라는 평가도 있다. 코즈마케팅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즉 CSR이 중시되면서 생긴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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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로고


오뚜기가 27~28일 이틀간 청와대에서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대화에 초청을 받아 화제다. 초청된 기업 중 중견기업은 오뚜기가 유일하다.

청와대는 지난 23일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대화 일정을 전하며 오뚜기는 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 중 하나이고, 최근 미담 사례가 있어 특별 초청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소식에 네티즌들뿐 아니라 기업들까지 오뚜기가 착한 기업의 대명사로 ‘갓뚜기(God과 오뚜기의 합성어)’가 될 수 있었던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 상속세 성실 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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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준 오뚜기 회장


가장 먼저 화제가 된 미담은 함영준 오뚜기 회장(58)이 부친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에게 오뚜기 주식을 상속받으면서 낸 1,500억원대의 상속세다. 지난해 9월 함 명예회장의 별세 후 함 회장이 상속받게 된 오뚜기 주식은 총 46만5543주로 오뚜기 전체 주식의 13.53%, 금전적 가치는 당시 주가 기준 3500억원으로 평가됐다.

상속세·증여세 관련 법 조항에 따르면 30억원 이상 상장 주식에는 증여세 50%가 붙는다. 함 회장은 약 1500억원을 세금으로 내야 했다는 얘기다. 함 회장은 원칙을 지켰다. 1500억원 가량의 상속세를 성실 납부한 것이다. 이후 5년에 걸쳐 나누어 내기로 하고 지난해 12월 주식 전량을 상속받아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2. 25년간 이어진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용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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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는 한국심장재단과 결연해 1992년 7월부터 25년째 심장병 어린이의 수술비용을 후원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매달 5명씩 후원했지만, 인원을 점차 늘려 현재는 매달 23명을 후원한다.

2016년 12월까지 혜택을 받은 심장병 어린이만 4357명에 이른다. 오뚜기는 새 생명을 얻은 어린이와 그 가족에게 매년 오뚜기 가족 요리 페스티벌 초청과 공장 견학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3. 98.84%의 높은 정규직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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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오뚜기는 ‘사람을 비정규직으로 쓰지 말라'는 함 명예회장의 경영철학 아래 높은 정규직 고용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되는 시점에서 오뚜기의 이러한 행보는 눈에 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분기보고서 기준 오뚜기의 전체 직원 3099명 중 36명만이 기간제 근로자로 비정규직 비율이 불과 1.16%에 그친다. 전체 사원 중 정규직만 98.84%인 셈이다.


4. 협력업체와의 상생

협력업체들과 상생하는 자세 또한 화제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오뚜기의 주문자 생산방식(OEM)을 칭찬하는 게시물이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다. OEM이란 주문자가 요구하는 제품과 상표명을 바탕으로 하청업체가 완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뜻한다.

해당 게시물을 작성한 네티즌은 "예전에 잠깐 법인 영업했을 때 다른 기업들의 OEM 업체는 발전이 없거나 사세가 죽어가는 느낌이었다"라며 "반면 오뚜기 협력업체만큼은 계속 신 기계가 들어오고 직원들도 안 바뀌는게 신기하더라. 직원에게 물어보니 오뚜기는 아무리 어려워도 협력업체들에게 물품값을 제값으로 쳐준다더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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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오뚜기의 협력사들의 충성도도 매우 높아 이탈률이 없는 편"이라며 "오뚜기가 번 돈으로 신설비에 투자해서 경쟁사 대비 우월한 물품을 납품한다. 오뚜기에서 OEM을 남발해도 문제가 안 된다"라고 전했다.

오뚜기는 건면시장에서 나오는 모든 제품을 OEM을 통해 생산하고 있다. 오뚜기의 참치캔은 OEM으로 생산 방식이 바뀌며 전년 대비 매출액도 69%가량 상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5. 21년간 지속된 장학금 지원

오뚜기는 1996년 함 명예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오뚜기재단을 통해 장학사업, 학술진흥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오뚜기재단은 1997년 5개 대학 14명의 장학금 지원을 시작으로 2016년 12월까지 약 700여명에게 총 40억 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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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삼성서울병원 연구기금 협약식에서 권오정 삼성서울병원 원장과 이강훈 오뚜기 사장(오른쪽)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09년에는 오뚜기 학술상을 제정해 연 2회 한국식품과학회와 한국식품영양과학회를 통해 식품산업 발전과 인류식생활 향상에 기여한 공로가 큰 식품관련 교수 2명을 선정하여 상금 6000만원을 시상해오고 있으며, 2016년 12월까지 총 15명에게 시상했다. 또한, 2013년부터 식품 분야를 연구하는 연구자에게도 연구비를 지원하여 총 22명에게 10억여원의 연구비를 지원했다.


6. 석봉 토스트 미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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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소스


석봉 토스트에 소스를 무상 제공은 가장 대표적인 오뚜기의 미담 중 하나다. 2004년 출간된 김석봉 씨의 자서전 '석봉 토스트, 연봉 1억 신화'에 나온 이야기로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다시 주목 받았다.

10여년 전 무교동 코오롱빌딩 앞에서 스낵카 '석봉토스트'를 운영하던 김석봉 씨는 3년 만에 연봉 1억원을 달성한 노점상 신화의 주인공으로 노숙자와 어려운 이웃에게 토스트를 무료로 나눠주는 선행을 베풀었다.

곧 석봉토스트는 입소문을 타며 언론의 취재도 이어졌고 당시 SBS '아름다운 세상'에서 그가 불우이웃을 돕는 사실이 집중 조명됐다.

방송 며칠 뒤, 한 중년 남성이 그를 찾아와 "토스트에 어디 소스를 쓰느냐" 묻자 김석봉 씨는 오뚜기 제품을 쓰고 있다고 답했고 그는 자신을 오뚜기 식품에서 나왔다고 소개하며 "방송을 보고 우리 사장님이 감동을 받으셨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데 도움을 드리고 싶다. 소스를 무상으로 제공할 테니 앞으로도 좋은 일 많이 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다. 김석봉 씨는 실제로 오뚜기 마요네즈 등의 소스를 10년 동안 무상으로 받았다 한다.


7. 10년간 라면 가격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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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진짬뽕 라면


오뚜기는 유일하게 라면 가격을 지난 2008년 이후 10년째 같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2008년 2월 농심이 라면값을 100원 올린 데 동참한 것이 마지막 인상이다. 농심과 삼양 등 라면 업계에서 가격 인상에 나설 동안 오뚜기는 인상에 동참하지 않았다.

지난 2월 라면 가격을 동결 결정 당시 오뚜기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라면 가격 인상을 놓고 계속해서 의견을 나눠왔는데, 물가가 오르면서 소비자 가격 부담감이 커진 상황을 우선 고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오뚜기는 이러한 미담을 바탕으로 올해 처음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50대 브랜드인 ‘2017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식음료 기업 중 국내 대표 브랜드에 선정된 기업은 오뚜기가 유일하다.

아시아경제 티잼 최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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