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기계공학과 직무 - samseongjeonja gigyegonghaggwa jigmu

Q3. 기계공학 전공은 취업에 유리한 과라고 들었습니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산업의 70%는 제조업이라고 하더라고요.
약을 만들 때도, 과자를 만들 때도 기계가 있어야 하잖아요?
수요는 항상 많은 전공인 것 같습니다.
처음 전역하고 원서를 쓸 때 대기업 중심으로 15군데 정도 지원했는데
1곳만 빼고 전부 기계공학 관련 직무 선발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취업이 어려운 과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친구들의 경우에도 본인의 전공 자체를 뽑지 않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그리고 학교에서 배웠던 전공 지식들이 없으면
실무에 와서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그만큼 대학교 전공 지식과 실무의 연관성이 높은 과라는 뜻이고
이 점이 취업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게 아닐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있는 KB 군을 만난 건 ○○지자체에서 운영한 청년취업 지원 교육과정에서다. 기계공학을 전공했고, 입사를 희망하는 회사는 대기업이었다. 그중에서도 전공에 맞춰 자동차 산업군의 기업 위주로 준비하고 있었다. 학부 재학 시절 전공 프로젝트 경험은 주로 자동차와 관련된 내용 위주였다. 그런 KB 군이 교육과정에 나오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에 관한 강의를 듣고서 입사 희망 1순위를 반도체 기업, 2순위는 자동차 기업으로 진로를 정했다.

기계공학이나 자동차공학을 전공한 취업준비생은 대부분 자동차나 기계 관련 대기업, 발전 관련 공기업을 위주로 준비한다. 이들의 학부 시절 프로젝트나 인턴십을 보면 전공과 관련된 경험이 대부분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19년부터 공채를 폐지하고 수시 채용으로 신입사원 선발 방식을 바꿨다. 따라서 사업부별로 수시 채용을 진행하다 보니 아무래도 경험이 없는 졸업생보다는 유경험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할 수밖에 없다. 이는 취업 시장에 큰 변화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관점에 따라 취업준비생들에게 장단점이 상존한다.

KB 군은 반도체로 진로를 결정했지만 자동차 기업에 대한 미련이 있었다. 반도체 기업을 준비하는 중에 수시로 모집하는 자동차 기업에 지원해서 최종 면접까지 올라갔다. 최종 면접에 합격하기 위해 함께 면접 대비 점검을 했다. 과연 학부 전공 시절 자동차와 관련된 프로젝트 등 지원하는 기업과 유관한 경험 위주로 내용 정리가 잘 되어 있었다. 하지만 면접의 높은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고 다시 실패했다. 

BS 군은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서 현직으로 근무 중이다. 졸업한 후 자동차 부품을 제조하는 중견 기업에서 생산관리 직무를 수행했다. 반도체와는 조금도 관련이 없는 기업이었다. 1년 넘게 근무하고 나서 자신의 미래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퇴사하고 새로운 진로를 탐색하던 중, 필자의 케미칼 산업 강의를 듣고 취업전략 코칭을 받기로 했다. 강의를 듣던 중에 생각하지도 않은 삼성전자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코칭을 희망했다. 

지원하는 산업과 기업에 관련된 스토리를 준비하라

최근의 트렌드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기계 계열 전공자들이 반도체 산업으로의 지원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경우 산업을 바꾸어 반도체 산업과 기업으로 오고자 하는 이유를 분명하게 정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분명히 반도체 기업에서도 설비나 공정 엔지니어로 기계 계열 전공자 수요가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부 생활은 주로 자동차나 로봇 등 반도체와는 관련이 없었기 때문에 왠지 지원 동기를 어떻게 정리할지 막막하다는 게 취업준비생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럼 반도체의 ‘반’자도 모르던 KB 군과 BS 군은 어떻게 삼성전자의 반도체 엔지니어가 될 수 있었는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자동차 산업 외에는 관심도 없다가 갑자기 반도체 산업으로 진로를 바꾸고,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합격하기까지의 경과를 알아보면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KB 군은 인턴 경험도 전혀 없고, 학부에서는 대부분 자동차와 관련한 프로젝트만 진행했다. 자동차 기업에서는 최종 면접에서 몇 번 탈락 경험이 있다. 자세히 관찰해보니 답변할 때 눈에 두드러지게 띄는 단점이 있었다. 본인의 생각이 체계적으로 정리가 안 되는 데다가 답변하는 모습에서 조금도 자신감을 느낄 수 없었다. 생각 정리가 안 된다는 것은 상대방이 원하는 해답을 내기가 어렵다는 뜻과 같다. 게다가 말할 때 시선 처리가 서툴러서 면접 위원이 호감을 느끼기에는 부족한 점들이 있었다.

일단 진로를 반도체로 정한 이상, 삼성전자 합격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해서 해결책을 만들기로 했다. 우선 다음과 같이 To do 리스트를 도출했다.

    1. 반도체 8대 공정 학습 및 실습

    2. 삼성전자에 들어가야 하는 동기 정리

    3. 학부 시절 소재 정리 및 분석

    4. 반도체 중견 기업 인턴 경험

이미 졸업한 상태였기 때문에 반도체 기업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산업과 관련된 필수 지식을 알아야 했다. 이 부분은 국비로 지원되는 교육과 실습 과정을 활용하였다. 지원 동기를 정리하기 위해서는 산업뿐만 아니라 기업과 직무까지 세세하게 탐색하고 분석해야 한다. 과거 학업과 경험을 바탕으로 본인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강점과 장점을 키워드 위주로 정리하도록 했다. 또한, 장비를 다뤄볼 수 있는 반도체 관련 중견 기업의 인턴십을 찾아 지원하도록 했다. 다행히 한 중견 기업 인턴십에 합격하여 조직 생활을 하면서 반도체 관련 경험도 쌓게 되었고, 본인의 약점이었던 의사소통 역량도 강화할 수 있었다. 약 6개월의 인턴 생활을 통해 반도체 공정에 대한 지식은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었고, 다양한 부서와 협업을 하면서 업무 역량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되었다. 기계공학 전공이 어떻게 반도체 산업에 이바지할 수 있는지, 삼성전자에서 어떤 직무를 담당할 수 있는지도 알게 되었다고 했다. 현실적인 지원 동기도 자연스레 정리되었다고 했다. 그 결과 하반기 삼성전자 공채에서 합격하여 지금도 현직으로 잘 근무하고 있다.

중고 신입은 이전 직장에서 퇴사한 사유가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BS 군도 마찬가지였다. 기존에 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삼성전자에 입사하겠다는 의지 하나만으로 시작했지만, 무엇부터 시작할지 방향을 못 잡고 있었다. 일단 자기 분석부터 시작했다. 

    1. 학교/전공/학점/나이

    2. 직장 경력/담당 업무/내용/역량/장점

    3. 퇴직 사유

    4. 반도체 관련 지식 및 경험

앞에서 알아본 KB 군과는 점검 내용이 다르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BS 군은 산업 분야는 다르지만, 현직 경험이 있었다. 직장에 다니다가 1년 남짓해서 퇴사했다는 것은 신입사원 채용담당자 관점에서 마뜩잖은 일이다. 퇴사는 신입사원으로 채용하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는 사안이다. 혹시 조직에 적응하기 어려운 사람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생기기 때문이다. 최종 면접이 끝난 후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니 면접 위원이 전 직장에서 왜 퇴사했는지만 집중적으로 캐물었다고 했다. 당연하다. 

코칭을 하면서 여러 가지 내용을 살폈다. 학점은 그리 높지 않았다. 3점대 초반이었다. 나이도 다른 지원자 대비 2살 정도 많았다. 입사하게 되면 3~4살 어린 선배와 일을 하게 되는 경우도 예상했다. 장점이라고 할만한 점은 조직 생활 경험이었다. 문제 해결 능력과 일 처리 역량은 다른 지원자 대비 강력한 무기가 될만했다. 퇴직 사유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물론 BS 군은 정말 본인의 미래를 생각해서 회사를 관뒀다고 했지만, 그 결심을 뒷받침할 만한 논리가 전혀 없었다. 그저 희망 사항으로 얘기하기만 했다. 만일 이 수준으로 면접에 간다면, 어떤 면접 위원도 통과시켜줄 수 없는 수준이었다. 나이도 있고, 현직 경험이 있는 덕분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방향에서 진로 지도를 했다. 반도체 관련 지식은 8대 공정을 온라인으로 학습하는 수준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다음은 퇴직 사유에 대해 주고받은 대화 내용이다.

    - 잘 다니던 회사는 왜 나왔니? 사람들과 무슨 갈등이라도 있었나?

    - 그런 건 아니고요, 계속 다니다 보면 제 앞날이 뻔할 것 같아서요.

    - 면접 위원이 보면 조직 부적응자가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는데...

    - 진짜예요, 지금도 같이 근무했던 사람들하고 호형호제하는 사이고요, 최근에도 만나서 저녁 식사도 

      같이하고 그랬어요.

    - 그거야 면접 위원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지.

    - 진짜 회사를 왜 그만뒀냐고 질문하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 반드시 물어볼 건데 설득력이 없으면 꽝이다. 구체적인 이유와 명확한 목적의식이 전달되지 않으면

      안 될 거야. 너에게는 다른 내용보다 이것만 물어볼 수도 있으니까.

기업은 모든 일에 목표를 정하고 그에 따른 계획을 세우고 실행한다. 목표를 달성하는 일 이외의 것에는 시간과 자원을 절대로 투입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기업에서 일하는 모든 직원은 자신의 업무 목표를 스스로 관리하고 평가를 받는다. 팀장들이 선호하지 않는 직원의 유형이 바로 목표 의식이 없이 일하는 사람이다. 이런 직원은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도 약하고, 동기부여도 잘 안 되어 업무 성과가 저조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기업은 적극적이면서 센스도 있고, 목적의식이 분명한 사람을 선발하기 위해 면접을 시행한다. 퇴직 사유를 분명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생각과 관점을 바꾸는 질문을 했다.

    - 퇴사를 결정하게 된 직접적인 동기는 무엇이었는가?

    - 전 회사는 어떤 동기로 입사를 결정하게 되었는가?

    - 전 회사 경험을 잘 표현할 키워드 세 개만 꼽는다면? 

    - 업무수행 시 발휘한 본인의 역량 중 강점은 무엇인가?

    - 회사에서 업무 역량 및 성과 평가 결과는 어떠했는가?

BS 군의 경우에는 지원 동기보다 퇴사 사유에 대한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설명이 더 중요했다. 면접 위원은 경력이 있는 지원자의 업무수행 역량과 대인관계 역량을 높이 산다. 다만 조직에 적응하는 능력이 검증되어야 지원자를 뽑을지 말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지원자가 전달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면접 위원도 동기를 부여받는다. 잘 구성된 자기소개는 지원자뿐만 아니라 면접 위원에게도 큰 영향을 끼친다. 정보를 나열하지 말고 제대로 된 스토리로 전달해야 한다. 면접 위원이 관심을 두고 기억할 만한 내용으로 정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