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 차 대전 이 일어난 다면 - segye 3 cha daejeon i il-eonan damyeon

세계 3 차 대전 이 일어난 다면 - segye 3 cha daejeon i il-eonan damyeon
▲ 김승호 전태일을따르는사이버노동대학 대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6일 미국 NBC뉴스와 화상 인터뷰를 하면서 “3차 대전이 이미 시작됐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2일 알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파멸적인 핵전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우리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러시아를 물리적으로 공격해 3차 세계대전을 시작하거나 국제법을 위반한 나라가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대전이라는 말을 언급하면 사람들은 내용을 들어보기도 전에 손사래부터 친다. 세계대전이 일어나면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 살상무기로 인류가 절멸될지도 모르는데, 어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라고.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는 그 가능성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빈곤의 세계화>라는 저서로 유명한 미셸 초수도프스키 교수는 2011년 <제3차 세계대전 시나리오 - 핵전쟁의 위험>이라는 책을 펴내 전쟁위험을 경고한 바 있다.

그러면 지금 세계대전의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냉전은 자본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 간의 대결전이었다. 그 둘은 근본적으로 적대적이라서 그 전쟁이 전면화할 경우 상호 절멸전으로 될 가능성이 농후했다. 바로 이런 점이 역설적으로 전쟁억지 작용을 했다. 냉전 해체 후 찾아온 신자유주의 세계화 시대에는 많은 전쟁이 있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서구제국주의 세력에 의해 약소국들을 신자유주의 세계화 질서에 복종시키려는 목적하에 저지른 일방적 침략전쟁이었다. 제국주의는 이 침략을 정당화하고자 테러방지와 부르주아 인권과 부르주아 민주주의를 보편적 가치로 내세웠다. 이런 유형의 전쟁으로는 1999년 나토의 세르비아 공습, 2001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략, 2011년 나토의 리비아 공습, 2014년 미국의 시리아 공습 등을 들 수 있다. 이처럼 제국주의는 강력한 전쟁 억제력이 없는 한 항시 전쟁을 정치의 수단으로 휘두른다.

그러면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은 어떤가. 이 전쟁은 약소국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대국 러시아의 침략이라는 외양을 띠고 있다. 그러나 이 전쟁은 실은 두 강대국인 러시아와 미국 사이의 전쟁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 가입 저지를 전쟁의 명분으로 삼고 있다. 이런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미국·나토 세력은 이 전쟁을 파시스트 러시아와 자유민주주의 우크라이나 사이의 이념전쟁으로 호도하고 있다. 이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측이 자신들을 민주세력으로 추축국들을 파쇼세력으로 규정한 것에 비견된다.

우크라이나 지배계급은 소련 해체 후 공기업을 사유화한 올리가르히(신흥재벌)이며 이들이 정치권력까지 행사하고 있다. ‘가스 공주’로 불린 2004년 오렌지혁명의 주역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나 2014년 ‘시민혁명’ 후 집권한 ‘초콜릿 킹’으로 불리는 전 대통령 페트로 포로셴코나 모두 재벌이며, 이들이나 현 대통령 젤렌스키나 모두 친 서방세력이다. 자칭 이 민주세력들에 의해 2015년 ‘비공산화법’이 공포됐다. 이 법에 따르면 공산주의 사상을 장려한 자는 징역에 처하고, 소비에트 상징물을 금한다. 신나치주의자들은 전쟁에 결합해 ‘독립전사’로 승격된다. 그런데도 국내 한 진보언론은 젤렌스키 정권을 스페인 내전 당시 파시스트 정권에 맞섰던 인민전선 정부에 견주면서 우크라이나에 국제의용군을 보내자고 선동하고 있다.

1차 세계대전은 전형적인 제국주의 상호 간의 전쟁, 영국·프랑스·러시아 등 협상국과 독일·오스트리아·이탈리아 등 동맹국 사이의 식민지 쟁탈전이었다. 전쟁의 이런 성격은 레닌의 <제국주의론>에서 잘 밝혀져 있다. 반면 똑같은 제국주의 간 전쟁인 2차 세계대전은 민주주의와 파시즘의 전쟁으로 포장됐다. 하지만 연합군측이 사회주의 소련과 동맹을 맺은 점을 제외하면 미국·영국·프랑스 등 선발 자본주의국들이 후발 독일·이탈리아·일본과 식민지를 놓고 벌인 영토쟁탈전이었다. 스페인 내전에서 이웃 영국·프랑스는 파시즘과 민주주의 사이에서 중립을 지켰을 뿐이다.

그러면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아·미국 전쟁의 성격은 무엇인가. 냉전은 분명히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이념전쟁이었다. 그러나 1·2차 세계대전은 본질적으로 제국주의 상호 간 전쟁이었다. 그런데 냉전에서 자본주의가 승리했으나 승자는 다른 자본주의를 지배하는 제국주의로서의자본주의였다. 서구제국주의는 동구·소련 해체 당시 고르바초프와 옐친에게 러시아의 산업화를 지원하겠다고 한 약속을 저버렸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데서 나아가 체제를 전환한 이전 사회주의 나라들에 대해, 약소국은 지배하에 두고 강대국은 견제했다. 이 지점에서 러시아는 체제 전환한 자본주의 강대국 중국과 이해관계가 일치했다. 이런 배경에서 미·유럽 블록에 맞서 중·러 블록이 형성됐고, 세계시장 지배를 둘러싸고 이 두 자본주의 블록 사이에 각축전이 벌어지게 됐다. 특이한 점은 냉전 시절 사회주의 국가였거나 반제국주의 편에 섰던 3세계 나라들의 일부가 중·러 블록에 가담하고 있는 사실이다. 이것이 이 대립을 신냉전으로 착시하게 한다.

한편 선발 제국주의가 패권·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는 현실자본주의는 구조적인 장기대불황을 맞이하고 있다. 이 장기대불황으로 가뜩이나 쇠퇴하고 있는 선발 제국주의의 패권·주도권이 더욱 약화하고 있다. 반면 중·러 블록은 경제력과 군사적 능력이 계속 발전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선발 제국주의 세력은 자본주의로 체제를 전환한 강대국 중·러를 경제적으로 더욱 견제하면서 정치·군사적으로도 더욱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이렇게 상승하는 세력과 하강하는 세력이 점점 날카롭게 대립하는 형국이르모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는 말처럼 세계대전으로 치달을 위험성은 매우 현실적이다.

전태일을따르는사이버노동대학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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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2일 스웨덴 고틀란드섬 동쪽 영공을 침범하는 러시아 전투기들의 모습. 사진 AP 뉴시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이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파멸적인 핵전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핵전쟁은 한쪽이 이기고 다른 한쪽이 지는 싸움이 아니다. 무승부도 없다. 모두가 죽는, 그래서 모두가 지는 싸움일 뿐이다. 핵보유국의 외교장관이 가져야 할 핵전쟁에 대한 인지적 감수성을 의심케 하는 말이다.

미국과 러시아가 미사일 폭격기 잠수함 등 가능한 모든 핵 투발 수단을 동원해 상호 핵공격을 했을 때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불과 몇 시간 안에 전 세계 주요 대도시 30개가 말살되고 최소한 1억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다. 이 수치에는 방사능 낙진으로 인한 사상자는 포함되지 않았다. 또 2주 이내에 방사능 재와 연기가 지구 상층부 대기로 유입돼 지구의 온도가 10도 떨어지면서 핵겨울이 시작되고 인류는 전멸의 위기에 처할 수 있다.

미국과 러시아는 냉전 해체 이후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과 신(新)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을 통해 전략핵무기를 감축해왔으나 여전히 각각 1550개 정도의 핵탄두와 700개 정도의 투발 수단을 갖고 있다. 전술핵무기는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는지 알 수도 없다. 핵전쟁은 핵 강국 간 상호 확증 파괴에 대한 공포에 의해 방지되고 있을 뿐이다. 한쪽 편이라도 정상인이라면 누구나 갖는 공포를 갖지 않는다면 인류를 전멸 위기로 몰아갈 수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으로 거부권을 가진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의해 예외적으로 핵 보유를 인정받은 5개국이기도 하다. 국제 질서는 바로 이들 핵보유국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나라들이 독자적 핵 보유를 포기하면서 NPT 체제에 협조하는 것은 이들 5개국이 인류 앞에서 책임 있는 자세를 갖는다는 전제 없이는 성립할 수 없다. 특히 미국 러시아 중국은 최초의 핵 공격에서 살아남아 반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최강의 핵보유국이다. ‘파멸적인 핵전쟁’ 같은 말이 러시아 외교장관의 입에서 또다시 나와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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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핵전쟁 발언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외무장관의 입에서도 나왔습니다.

미국 국무장관과 국방 장관이 우크라이나 수도를 방문하고 러시아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데 이어 나온 말인데, 3차 세계 대전의 위험까지 언급 하면서 위협했습니다.

박진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시뻘건 불길이 치솟고, 역 건물에서 시커먼 연기가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옵니다.

폴란드 국경에서 100여 킬로 떨어진 우크라이나의 크라스네역을 포함한 다섯 군데 기차역을 러시아군이 폭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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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미국 블링컨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면담하고 우리 돈 4천억 원이 넘는 군사지원을 약속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 미국 국무장관]
"전쟁이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겠지만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독립이 푸틴 정권보다 오래갈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알고 있습니다."

폴란드로 돌아간 블링컨 국무장관은 sns에 기차역에서 찍은 기념사진을 올리고 "키이우 전투가 승리했다는 분명한 증거를 봤다" . "푸틴은 실패했다"고 썼습니다.

미국 최고위층이 우크라이나엔 명백한 지원 의사를, 러시아에는 경고 메시지를 날린 데 대해 러시아도 강한 위협으로 맞섰습니다.

러시아 외무장관은 "핵전쟁 위협이 있으며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는 일주일 전 핵탄두 열 개를 탑재할 수 있는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며 위력을 과시했습니다.

서방은 러시아가 이번 전쟁에서 소형 핵폭탄 같은 대량 살상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우려해왔습니다.

미국을 위시한 서방국가의 무기 지원이 증가하는 것에 대해 러시아는 "사실상 나토가 러시아와의 전쟁에 참여한 것"이라며 "3차 세계대전의 위험도 실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을 만난 이후에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찾아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날 예정입니다.

MBC뉴스 박진주입니다.

영상편집: 고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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