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커레이 넘버 텐 차이 - taengkeolei neombeo ten chai

정말 오랜만에 올리는 칵테일이다. 집에 있는 베이스 주류들과 각종 재료들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어느정도 새로운 칵테일

들을 많이 시도해 보았지만 그것도 갖고 있는 재료로는 한계에 부딪혀 새로운 칵테일을 만들고 있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은 오랜만에 갖고 있는 재료로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칵테일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

탱커레이 no.10 구입시에 케이스에 쓰여있던 바로 그 '탱커레이 넘버텐 티 토닉' 이다. 동시에 케이스에 티백도 함께 4개 끼워 넣어

주었으니 고맙지 아니한가?

- 재료 : 탱커레이 no.10 진 (30ml), 티백, 얼음 적당량, 토닉워터 (적당량)

- 방법 : 빌드(build)

사실 다른 진을 써도 상관은 없을지 몰라도, 칵테일 이름이 '탱커레이 넘버텐 티 토닉' 이기 때문에 재료는 '탱텐' 으로 하겠다.

위에 자세히 방법이 쓰여있어 설명이 필요없을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생략하면 섭하지...

탱커레이 넘버 텐 차이 - taengkeolei neombeo ten chai

먼저 티백을 넣은 글라스에 탱텐 30ml (1oz)를 채워 넣어준다. 30 초동안 차를 우려내고 그 뒤에 얼음을 채워 준 뒤...

적당량의 토닉워터를 부어 넣어준다. 맛을 보고 좀 독하다 싶으면 더 넣어주고 그런식으로 한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간만에 동영상, 이전에도 토닉워터 따르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올렸었는데, 왠지 나는 토닉워터를 따를 때 나는 소리가 좋은가

보다 여름이 다가오니 기념으로 다시 찍어 보았다. 

그 뒤에 잘 저어주면 완성! 저을 때 티백 줄이 꼬이니 신경쓰도록 하자! 근데 생각해보면 이거 진토닉이랑 차이가 별로 없잖아!?

라는 생각이 드는데,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여 다 마시고 일부러 진토닉을 한번 만들어서 비교를 해 보았다.

당연하지만 색부터 살짝 다르다. 차가 우려졌으니 다를수밖에... 당연히 맛도 차이가 난다. 내가 사용한 차는 배 향이 나는 그런 차

였는데, 솔직히 배향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차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향이 느껴졌다. 그러나 솔직히 그 과정의 귀찮음을 생각했을 때

진토닉과 둘을 놓고보면 나라면 진토닉을 마실 것같다. 아무리 미세한 맛 차이가 있다고 해도 그것은 신경써서 느끼려고 하지 않으면

잘 감지하기 어려울 정도인듯 하다. 간만에 칵테일 두잔을 연달아 마셨더니 알딸딸하다는 후문이다.

국내에 정식으로 들어오지 않는 술을 구하려면 당연히 외국에 나가서 사오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평소 외국에 나갈 일이 없다면 오직 무엇인가 원하는 것을 사오기 위해 직접 나가는 것은 꽤 부담스러운 일이로군요. 그래서 평소에는 그야말로 인터넷 검색으로 원하는 물건의 사진만 보며 버티다가(..) 외국에 나갈 일이 있는 사람에게 부탁하는 것이 최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진의 상표 중 하나인 탱커레이, 그 중에서도 특히 이 탱커레이 넘버 10은 우리나라에는 정식 수입되지 않는 술입니다. 진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언젠가 꼭 한 번 마셔보겠다 벼르던 물건이었습니다만, 이번에 신양수 님의 도움으로 이 병을 직접 손에 잡아보는 날이 왔습니다. 그야말로 예상 외의 득템이라 할만큼 실물을 보는 순간 퍼져가는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겉으로는 어땠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속으로는 마치 갖고 싶던 장난감을 손에 넣은지 약 10초가 경과해서 흥분이 최고조에 달한(?) 어린애와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탱커레이 넘버 텐 차이 - taengkeolei neombeo ten chai

탱커레이 넘버 10입니다.
팔각형으로 각이 진 길쭉한 녹색 유리병에 깔끔하게 전면 라벨 외의 글씨들은 병 자체에 인쇄된 독특한 멋이 있군요.

탱커레이 넘버 텐 차이 - taengkeolei neombeo ten chai

저 No.Ten이라 쓰여있는 부분은 금속 라벨로 되어있습니다만 카메라 플래시 반사 때문에 하얗게 나왔습니다.

탱커레이 넘버 텐 차이 - taengkeolei neombeo ten chai

저번에 소개했던 탱커레이 오리지날과 비교... 롱다리(?)로군요.
그리고 전에 했던 이야기의 재탕입니다만 이 탱커레이 넘버 10은 본래의 탱커레이 진에 비해 시트러스, 즉 감귤류의 재료를 첨가해서 만든 진으로 마티니 시장을 고려해서 출시한 상품이라 합니다. 이 진은 출시된지 약 8개월 여만에 증류주 컨테스트의 상을 휩쓸었고 2001년에는 증류주, 즉 스피릿(spirit) 중에서는 처음으로 ISC(International Spirits Challenge) 상을 받기에 이르렀다 하는군요. 과연 이러한 명성과 시트러스 향이 첨가된 탱커레이의 맛은 어떨까 매우 궁금했었습니다.

탱커레이 넘버 텐 차이 - taengkeolei neombeo ten chai

뒷면... 일본에서 구입하신 것이라서인지 역시 수입 정보 표기 라벨이 일본어로 되어있군요. 항상 한글 라벨만을 보다가 이렇게 다른 나라 언어로 쓰인 것을 보니 왠지 신기합니다. 그나저나 원산지 이기리스(イギリス)라... 어떻게 하면 영국이기리스가 되는지 예전부터 궁금했습니다;

용량 750ml에 알코올 도수가 47.3도... 오리지날 탱커레이와 용량과 도수가 같습니다. 저 위에 나란히 놓은 두 개의 병이 같은 용량이라... 처음 봤을 때는 넘버 10쪽이 좀 더 클 것이라 생각했는데 똑같았군요;

탱커레이 넘버 텐 차이 - taengkeolei neombeo ten chai

어쨌든 중요한 것은 맛!
잔에 한 잔 따라 가만히 향을 맡으니 풍겨오는 산뜻한 레몬이나 라임과 같은 시트러스 향... 무심코 계속 향을 맡다가 입에 슬쩍 흘려넣으니 탱커레이 진 특유의 찌릿~하게 찌르는 듯한 날카로움과 향기로운 감귤류의 향과 맛이 퍼져가고... 결코 달콤한 술은 아님에도 매우 달콤하게 느껴지는 맛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이 자체만으로도 베르뭇이 극히 소량 포함되고 레몬 유분을 짜넣은 마티니와 같은 맛이 납니다. 차게 해서 마시면 특히나 멋진 맛이 날 것 같군요.

탱커레이 넘버 텐 차이 - taengkeolei neombeo ten chai

내친김에 이걸 이용해서 마티니를 만들었습니다.
평소 자주 만드는 비율은 진과 엑스트라 드라이 타입 베르뭇의 비율을 5:1로 만들었습니다만, 이 진을 쓰면 베르뭇은 적으면 적을수록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11:1... 진을 55ml, 베르뭇을 5ml만을 넣어 만들고 올리브 대신 길게 벗겨낸 레몬 껍질을 썼습니다.

탱커레이 넘버 텐 차이 - taengkeolei neombeo ten chai

레몬 껍질은 보통 작은 조각을 슬쩍 잔 주변에서 눌러 짜주면 껍질에 포함된 향기나는 유분이 퍼집니다만, 이렇게 길게 잘라 일부러 잔에 가까이 대고 짠 후 껍질로 잔 주변을 슥슥 훑어준 후 잔에 떨어뜨리면 특히나 레몬의 향이 잔을 한가득 덮는 느낌이 됩니다. 올리브를 쓴 것에 비해 산뜻함과 깔끔함이 훨씬 살아나는 맛이 나는데, 이 진은 역시 진 자체에서 감귤류의 향이 나므로 이렇게 만드는 것이 어울릴 것 같았습니다.

맛은 역시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습니다. 얼음으로 인해 차게 식은 진에 섞인 희미한 베르뭇의 풍미로 한층 진한 맛이 나는 것이, 과연 마티니 시장을 고려해 출시한 상품 답다는 생각입니다.

탱커레이 넘버 텐 차이 - taengkeolei neombeo ten chai

그러나 역시... 국내에선 구하기 매우 힘들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가격을 잠시 알아보니 외국 인터넷 주류 판매 사이트 기준으로 일반적인 진의 가격대는 상품에 따라 $10에서 $40 내외하는 가격인데, 탱커레이 오리지널은 약 $28 정도의 가격이로군요. 그리고 이 넘버 10은 약 $36 정도인 것으로 보아 만약 국내에 정식 수입된다면 일반 진들에 비해 좀 더 비싼 편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