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르트 스왈로즈 시집 - yakuleuteu seuwallojeu sijib

이 시점에 내가 이 작가의 '소울메이트'란 책을 택한 것은 메마른 내 감성에 그 시절의 그러한 아련한 감정을 부어주고 싶어서였다. 삶은 혼자 걸어가는 여정이라는 그 고독감, 허무함을..

결론은 내가 생각한 것과는 totally different 했지만.

이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와 이토이 시게사토가 특정 외래 단어(coffee, restaurant..)에 대해 생각나는 글을 쓰는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져있다. 그는 이 책을 쓰면서 상당히 재밌었다고 했지만, 이런!, 나는 테러블했다.


첫째 책을 출판했다면 대중을 상대로 낸것인데, 이들은 수수께끼같은 짤막한 글만 기술하고, 여기에 숨어있는 극단적 함축을 독자에게 이해시키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는듯하다. 뭐 다른사람이야 모르겠지만, 최소한 나에게는 말이다. 자신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코드가 있기 때문에 작가들은 즐거웠을지 모르지만, 읽는 나에게는 사실 어처구니 없는것들이 많았다. 뭐 지식이 짧은 내 탓이려나?

이것은 마치 이와 같은데, 칫솔이 있다면 칫솔에 얽힌 그들만의 추억이 있다. 이 추억은 슬프기도 즐겁기도 한 개인적인 것이다. 그래서 보통의 글에서는 작가가 독자의 공감을 얻기위해 인과관계, 배경묘사 등을 과정을 거쳐서 칫솔에 대해 기술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이러한 과정이 전혀 없이 그들만의 개인사를 극히 짧은 문장으로 기술한다. 따라서, 이것을 읽는 독자는 최소한 공감도 없으며 또한 그들이 바라는 즐거움을 가질 수도 없다. 우리는 그들이 아닌 것이다.

책에서의 하나의 에피소드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이런...된장

"스퀴즈(squeeze)"

' 서드 베이스와 홈 베이스 사이에' 라고 시합후 오오스기 선수는 말했다. '북회귀선과 같은게 있어서 그것이 내발을 멈추게 한겁니다' - 야쿠르트 스왈로즈 시집에서



둘째, 연어와 여행하는 방법 by 움베르토 에코 책은 일상을 패러독스로 재미나게 기술한 책이다. 이 위대한 언어학자이자 기호학자인 에코도 책에서는 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보다 하위 레벨인 (by 내가 생각키엔) 무라카미 등은 또는 동급이라더라도, 어떻게 이와같은 or 대중에게 전혀 친절치 않은 or 대체 무엇을 전달하기 위해서인지 모를 애매모호한 책을 퍼블리쉬할 생각을 하다니..

뭐랄까. 자신들은 유명한 작가이니 아무렇게나 쓴 낙서같은 것도 대중들은 좋아할 것이다. '너희들이 이 책을 보고 재미를 못 느끼는 것은 너희들 탓이고 너희들이 무지해서이다'라는 거만함이 묻어나는 책이랄까.



게다가 번역은 헐....일본어는 번역이 대개는 잘된편인데..그리 어렵지 않을터인데..기계적으로 번역해서인지 문단을 읽어나가는게 매끄럽지 않았다. 혹시 구글 번역기로 번역한거 아냐?

사소하지만 예를들어

"수영하는 이웃의 딸을 발견했다.

'이렇게 추운데 용케 감기도 안 걸리나 보네',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바보'

딸은 말했다"

에서 두번째 딸이라고 표시된 부분은 이런식으로 표현하면 말하고 있는 자의 딸이라고 해석키 쉽다. 물론 전체적인 맥락에선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읽을때 매끄럽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서는 '그 소녀는'이란 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좀 더 적절했을 것 같다. 에효..



소울메이트는 원제가 '꿈속에서 만나다'이다. 뭐, 소울메이트란 제목으로 변경한것은 한국인 독자를 의식한, 심히 왜곡한 표현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속았다. 다시 한번, 이런 된장할!

암튼, 원제를 들었을때 황진이 시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서로 그리는 심정은 꿈 아니면 만날 수가 없건만,

꿈속에서 내가 님을 찾아 떠나니

님은 나를 찾아 왔던가.

바라거니 길고 긴 다른 날의 꿈에는,

오가는 꿈길에 우리 함께 만나지기를"

- 서로를 그리는 꿈(相思夢) - 황진이


서로를 찾아 헤매이지만 각기 상대방에게 가는 길이어서 결국은 만나지 못했다는 시이다. 두 작가가 서로 공감하고 그래서 공동집필하게되었지만, 결국 그들은 각기 다른 인격체이고 따라서 완전공감은 현실에선 불가능하고 그래서 꿈속에서나 만날수밖에 없다는 걸 의미하는 걸까?

전반적인 상태겉표지
  •  변색 없음, 얼룩 없음
  •  낙서 없음, 찢어진 부분 없음
  •  겉 표지 있음
책등, 책배, 책아래위
  •  변색 없음, 얼룩 없음
  •  낙서 없음, 닳은 흔적 없음
  •  책등 접힌 흔적 없음
전반적인 상태내지(면지)
  •  변색 없음, 얼룩 없음, 물리적 변형 없음
  •  내지 접힌 흔적, 찢어진 부분 없음, 낙서 없음
  •  제본탈착 없음
전반적인 상태겉표지
  •  희미한 변색 있음, 약간의 얼룩 있음 (1cm 내)
  •  낙서 없음, 찢어진 부분 없음
  •  겉 표지 있음
  •  접힌 흔적 있음 (1cm 내)
책등, 책배, 책아래위
  •  희미한 변색 있음, 약간의 얼룩 있음 (1cm 내)
  •  낙서 없음, 닳은 흔적 약간 있음
  •  책등 접힌 흔적 없음
전반적인 상태내지(면지)
  •  변색 없음, 얼룩 없음, 물리적 변형 없음
  •  내지 접힌 흔적 약간 있음 (5페이지 이내)
  •  찢어진 부분 없음, 낙서 없음
  •  제본탈착 없음
전반적인 상태겉표지
  •  전체적으로 변색 있음, 얼룩 등 오염 있음 (2cm 내)
  •  낙서 있음, 찢어진 부분 없음
  •  겉 표지 없음
  •  접힌 흔적 있음, 래핑 흔적 있음
  •  정가 및 ISBN이 동일한 도서이나 표지 이미지 다름
책등, 책배, 책아래위
  •  전체적으로 변색 있음, 얼룩 등 오염 있음 (2cm 내)
  •  낙서 있음, 닳은 흔적 있음
  •  책등 접힌 흔적 있음
전반적인 상태내지(면지)
  •  내지 변색 있음, 얼룩 있음, 물리적 변형 없음
  •  내지 접힌 흔적 있음 (10페이지 이내)
  •  찢어진 부분 있음 (1cm 내)
  •  5페이지 이내 필기 및 밑줄 등 있음 (단, 참고서, 수험서는 매입불가)
  •  제본탈착 없음
  •  본문 읽기에 지장 없는 부록 및 구성품 없음 (세트도서 박스 등)
전반적인 상태겉표지
  •  변색이 심함, 얼룩 등 심한 오염 있음 (2cm 초과)
  •  심한 낙서 있음
  •  물에 젖은 흔적 있음, 곰팡이 있음
책등, 책배, 책아래위
  •  변색이 심함, 얼룩 등 심한 오염 있음 (2cm 초과)
  •  심한 낙서 있음
  •  물에 젖은 흔적 있음, 곰팡이 있음
  •  모서리 깨짐, 책등 파손 있음
전반적인 상태내지(면지)/부속물
  •  변색이 심함, 얼룩 등 심한 오염 있음 (2cm 초과)
  •  전체적으로 구겨짐, 뒤틀림 있음
  •  찢어진 부분 있음 (1cm 초과)
  •  물에 젖은 흔적 있음, 곰팡이 있음
  •  페이지 또는 글자 등의 인쇄 오류 있음
  •  5페이지 초과 필기 및 밑줄 등 있음
  •  제본탈착 있음 (낙장, 분책)
  •  부속물 없음

야쿠르트 스왈로즈 시집 - yakuleuteu seuwallojeu sijib
일인칭 단수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11월
평점 :
야쿠르트 스왈로즈 시집 - yakuleuteu seuwallojeu sijib

야쿠르트 스왈로즈 시집 - yakuleuteu seuwallojeu sijib
야쿠르트 스왈로즈 시집 - yakuleuteu seuwallojeu sijib


 

야쿠르트 스왈로즈 시집 - yakuleuteu seuwallojeu sijib



그렇다 난 춘수 씨의 팬이 아니다. 그런데도 꾸역꾸역 해서 그의 책들을 섭렵하고 있다. 이번에 나온 <일인칭 단수>도 발매 당일날, 동네서점 에디션을 사기 위해 찬바람을 무릅쓰고 사냥에 나섰다. 덤으로 무슨 다이어리도 받아왔다. 그보다 더 좋았던 건 동네책방에서 거저 나눠주는 책갈피들이었다. 감사하게 잘 쓰겠습니다.

 

야쿠르트 스왈로즈 시집 - yakuleuteu seuwallojeu sijib


개인적으로 춘수 씨는 장편보다 단편 혹은 에세이에 더 능한 작가가 아닌가 뭐 그런 생각을 해봤다. 나는 너무 늦게 <노르웨의 숲>을 만나서 그런지 책이 나왔을 당시의 감흥이 잘 느껴지지 않더라. 책은 어떤 시절에 만나느냐에 따라 그에 대한 감상이 달라지는 법이니까. 그런 점에서 춘수 씨의 모두 8편의 단편이 담긴 <일인칭 단수>는 가을의 끝자락에 잘 어울리는 그런 책이 아닐까. 어제 같아서는 초겨울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지만.

 

춘수 씨의 소설들을 읽다 보면 남에게 민폐를 끼치지 말라는 어머니의 엄한 교육을 받고 자란 티가 팍팍 난다. 뭐 그렇다고. 춘수 씨가 재즈와 마라톤에 미친 사람이라는 건 잘 알고 있었지만 또 야구팬인 줄은 또 몰랐네. 당연히 야구팬인 나의 원픽은 바로 <야쿠르트 스왈로즈 시집>이었다. 일본에는 미국의 뉴욕 양키즈 같은 사악한 팀이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그네들 사이에서는 교진이라 불리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였다. 단카이 세대라고 말하는 춘수 씨가 한창 야구를 보던 시절에 교진에는 ON포로 유명했던 오 사다하루(왕정치)와 나가시마 시게오가 최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지 아마.

 

오래전 삼미 슈퍼스타즈의 꼬마 야구팬으로, 약팀의 설움에 대해서는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약체팀이었던 야쿠르트 스왈로즈에 대한 춘수 씨의 애정에 격하게 공감할 수가 있었다. 이기는 날보다 지는 날이 더 많았던 시절에 대한 아스라한 향수가 저 구석탱이에서 마구 피어 올랐다. 춘수 씨는 텔레비전 중계로 보는 야구보다 직관을 더 선호한다고 했다. 그렇지 야구는 모름지기 직관이지. 이 양반이 뭘 좀 아는구만 그래. 일본 야구장에서는 라거 뿐만 아니라 흑맥주도 파는 모양이지? 야구와 코히 비루의 조합이란 정말! 어쨌든 누가 야구장에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지는 걸 보러 가냐고 말하겠지만, 꼴찌팀의 비애란 바로 그런 것이다. 바로 그 지점에서 춘수 씨는 인생철학을 등장시킨다. 인생이 항상 승리로 점철된 것은 아니라고. 아니 어쩌면 행복한 순간은 손에 꼽을 정도고 그 반대는 차고 넘치는 법. 그러니 지더라도 좀 덜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겨내는 걸 알아야 한다고 말하고 싶었던 걸까. 패배는 야구나 인생에서나 사양하고 싶다.

 

고희를 지나 망팔에 도달한 능구렁이 작가는 고대사에서 비틀즈와 자신의 전문 분야라고도 할 수 있는 재즈 알토색소폰의 대가 찰리 파커를 소환한다. 나도 한 때 춘수 씨 마냥 좋아했던 비틀즈 이야기에서는 18년의 세월이 지나 중년의 나이에 알게 된 첫사랑 소녀가 등장한다. 자신보다 네 살 많은 그녀의 오빠가 느닷없이 출현해서 그녀가 3년 전에 죽었다는 소식을 전한다. 그리고 오래 전, 그녀의 집을 방문했다가 그녀의 오빠 앞에서 얼굴을 붉히며 일본 국어독본에 나오는 역시 자살한 유명 소설가의 작품을 읽었던 추억들을 부지런히 들려준다. 춘수 씨는 어쩌면 그렇게 적재적소에 꼭 필요한 부사들을 배치하는 지 놀라울 따름이다. 솔직히 그의 능력이 부럽다. 나는 점잔빼는 양복 입은 비틀즈 스타일보다는 반항기 넘치는 깡패 같은 롤링스톤즈의 <새티스팩션>을 더 좋아했더랬다. 그의 경우처럼 파나소닉 트랜지스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청춘 배경음악이 그 시절에는 나에게는 무엇이었나 문득 궁금해졌다. 내 경우에는 조지 마이클, 인엑에스 그리고 건즈 앤 로지즈 정도가 되겠다.

 

주술처럼 어긋나 버린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여자 친구의 집을 방문해서 그녀의 부재에 놀라는 일인칭 단수 시점의 나. 그녀의 오빠는 계속해서 토스트와 커피를 권하지만, 예절 바른 젊은이는 점잔을 빼며 극구 사양한다. 점심시간이 가까워 오자 식사시간에는 다른 사람의 집을 방문하는 게 아니라는 어머니의 가르침에 따라 물러 나오려는 모습이 왜 그렇게 내 마음에 잔상을 남기는지 모르겠다.

 

재즈와 클래식 음악에 정통한 춘수 씨는 이번 작품집 속에서도 자신의 장끼를 아랑곳하지 않고 발산한다. 나도 한 시절 클래식 CD를 격렬하게 사 모아서 그런지 그의 궤적을 따라가는데 제법 도움이 되었다.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정도야 껌이고, 안토니오 베네데티 미켈란젤리나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터 그리고 마르타 아르헤리치 같은 연주자의 이름은 참 반가웠다. 아니 자신의 작품을 읽는 독자라면 이 정도는 알아 두어야 한다는 고수의 기백이랄까. 슈만의 사육제라는 음악적 아름다움의 추구를 베이스를 깔고, 그 음악을 논하는 파트너가 세상에 둘도 없는 아름다움과는 상관이 없는 사람이라는 점도 역설적이지 않은가. 예의 아름다움을 커버하는 매력이라는 점에 춘수 씨는 포인트를 둔 걸까. 우리가 사는 세상의 복잡스러움 만큼이나 춘수 씨의 글쓰기가 지향하는 바는 참으로 광활하구나 싶다.

 

야쿠르트 스왈로즈 시집 - yakuleuteu seuwallojeu sijib



보사 노바를 연주하는 찰리 파커에 대한 이야기는 또 어떤가. 결국 재즈에 대해 문외한인 나는 찰리 파커의 음악을 들어 보고 싶다는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너튜브를 돌렸다. 아니 그랬더니만 진짜 그런 제목의 음반이 있지 않은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음반에 대한 리뷰로 원고료를 챙겼다는 춘수 씨의 감언이설에 넘어간 걸까. 나중에 꿈에서 그랬다더라는 식의 전개는 조금은 황당하면서도, 바로 이거지 이런 게 문학의 힘이 아니겠어라고 이해하게 된다. 문학에서 이 정도의 상상력조차 허용하지 않는다면 그게 문학이겠냐고 묻는 것 같이 느껴졌다. 조금은 뻔뻔스러운 우리의 춘수 씨 같으니라구. 어쨌든 그렇게 너튜브 연관검색으로 듣게 된 안토니오 카를루스 조빔의 <걸 프롬 이파네마>는 끝장이었다.

 

군마 현의 당장이라도 무너질 듯한 료칸에서 만난 시나가와 원숭이 사연은 또 어떤가. 나홀로 즐기는 여행을 하다가 화자는 허름한 료칸의 온천탕에서 말하는 시나가와 원숭이를 만나게 된다. 원숭이가 말하는 것도 놀라울 판에, 료칸에서 일하는 원숭이가 등을 밀어주기도 한다. 서비스가 아주 좋은 원숭이다. 그리하야 화자는 코히 비루 두 병을 청해 시나가와 원숭이와 대작을 하면서 그간 살아온 이야기를 듣는다. 있을 법한 이야기로 독자들을 현혹하는 기술에 그만 감탄해 버렸다. 역시 춘수 씨야 그래.

 

, 너무 아쉽다. 좀 더 많은 이야기들을 만나고 싶었었는데. 달랑 8개의 이야기들만으로는 너무 부족하다. 그렇게 춘수 씨의 신간 소설집을 다 읽어 버렸다. 쩝쩝 아쉽다. 고수는 자신의 소설에서 무언가 교훈과 주제 그런 걸 기대하지 말라고 점잖게 조언을 날린다. 그리고 소설 같은 문학에서 작가의 의도를 읽어내라는 국어 시간에나 등장할 법한 질문들의 무용성에 대해서도 나의 생각을 다시 한 번 확인 사살시켜 주었다. 아니 오독까지도 포함한 내맘대로 독서의 즐거움이 얼마나 큰데 그걸 정형된 틀로 분석하라는 게 가당키나 하단 말인가. 지금까지도 그래 왔지만, 앞으로도 내맘대로 읽을 테다. 춘수 씨, 어쨌든 즐거운 시간을 주어서 땡큐.


야쿠르트 스왈로즈 시집 - yakuleuteu seuwallojeu siji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