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 다운 - yeong-ungjeonseol gagabeu teulilloji daun

전부터 한번 쓰려고 생각은 했는데 계속 미루다가 짧게라도 쓰고 끝내려고 오늘 씁니다.

쓰게 된 동기는 방장님이 영웅전설 시리즈는 섬의 궤적만 해보고 별로였다고 하는 말 듣고 안타까워서;

개인적으로도 궤적 시리즈는 제가 알던 영웅전설(가가브)과 너무 달라서 실망했던 기억이 있어요.

혹시나 방장님이 이 글 보고 할겜 없을때 가가브 시리즈 한번 달려주셔도 좋겠지만, 안 하시더라도

제게는 인생겜인 영웅전설(가가브 트릴로지 한정)에 대해 소개해보고 싶어서 씁니다.

가가브 전체 지도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 다운 - yeong-ungjeonseol gagabeu teulilloji daun

왼쪽 위가 4편의 배경인 엘 필딘, 오른쪽이 3편 배경인 티라스윌, 아래가 5편 배경인 벨트루나.

각 지형은 '가가브'라는 이름으로 대지에 새겨진 거대한 상처(협곡)로 분단되어 서로 건너갈 수 없음.

시리즈 발매 순서는 3, 4, 5 이지만 시간 순서는 4(가가브력 937년), 5(가가브력 943년), 3(가가브력 992년).

발매 순으로 플레이해도 좋고, 연대기 순으로 플레이해도 좋아요.

또한 3편과 4편은 최초발매 이후 '신 영웅전설'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약간의 수정을 거친 리마스터판으로 재발매.

다만 3편은 '신 영웅전설 3'이 되면서 스토리는 그대로 두고 운빨망겜이었던 전투시스템을 유저가 개입 가능하게

수정된 반면, 4편의 경우 오리지널이 호평받은 동료 선택 시스템과 자유도를 희생하고 대신 캐릭터성, 전후 시리즈와의

개연성을 높인 형태로 '신 영웅전설 4'가 발매되어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을마다 알선소(서브퀘 주는곳)에서 특정 동료가 필요하거나 다른 동료로 수행 시 대사, 보상이 달라지는

등의 재미가 있어서 4편은 구버전을 선호합니다. *신 영웅전설4에는 알선소 시스템이 없음.

영웅전설 3 [하얀 마녀] op

뒷모습만으로 팔콤 여자캐릭터 인기순위에 늘 랭크되는,

3편을 해 본 아저씨들의 눈물버튼. 하얀마녀 게르드.

'약간 보라색이 감도는 은빛 머릿결은 달밤에도 아침해에 비친 억새풀처럼 아름답게 빛나고,

푸른색을 띈 눈동자는 샘물보다도 맑았다고 한다.'

'그녀는 미래를 아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마녀의 힘을 타고났던 것이다.

좋은 예언이 적중하면, 사람들은 그녀를 찬미했고,

나쁜 예언이 적중하면, 마녀의 저주라고 매도했다.'

3편은 과거 하얀 마녀가 티라스윌 전역을 여행했던 길을 따라 걷는 '순례여행'의 풍습을 성인식으로 하는

작은(깡촌) 마을의 쥬리오(14세)와 크리스(15세). 그리고 각 마을마다 만나고 헤어지는 동료들의 이야기입니다.

설정상 시간대가 트릴로지의 마지막이고 5편 이후 50년 가까이 시차가 있는 만큼 앞선 시간대에

등장했던 인물이 재등장할 경우 노인으로 나옵니다.

영웅전설4 [주홍 물방울] ost '친구의 미소'

4편은 오프닝이 별 임팩트가 없어서 좋아하는 트랙 하나 올림.

음반회사라는 평가답게 마을 배경음, 전투 배경음 모두 훌륭.

발두스와 오크툼이라는 두 신의 싸움과 봉인, 이후 생겨난 각 신을 섬기는 자들의 종교분쟁 때문에

어린 시절에 생이별을 하게 된 어빈과 아이멜 남매.

어빈은 17살이 되고 자신을 키워 준 할아버지가 죽자 사교의 감시를 피해 숨어살던 오두막을 나섭니다.

동생을 찾아가는 여행에서 만나는 동료들과의 여행이 주 내용인 정통 모험가 rpg에요.

그렇지만 후반부에는 신들의 굴레에 갇혀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하던 인간들이 스스로의 길을

걷기 위한 의지를 다지는, 생각보다 심오한 주제의 내용입니다.

구버전을 플레이한다면 고정파티원을 제외하고 빈 슬롯에 각 마을에서 만나는 모험가를 고용료(친구비)를 주고

영입해서 플레이할 수 있는데(총 10명 내외, 스토리 진행에 따라 늘거나 줄음), 파티 편성의 컨셉을 잡고

플레이할 수 있다는 소소한 재미가 있습니다. 그 중에는 '알쳄이 강해질수록 파티는 약해진다'는 알쳄도 있어요.

나무위키 펌 : 귀여운 외모에 반해 알쳄을 어떻게든 활용할 길을 모색하지도 말라. 이 게임은 출시된지 20년이 넘었다. 당신이 생각해볼 만한 모든 수단은 이미 강구됐었고, 실현해봤고, 실패했다. 당신이 맞이할 현실은 알쳄은 결코 구제할 수 없다는 사실 뿐이다. 바라옵건대 뉴보른에 이르렀다면 알쳄이 있는 부둣가 근처엔 얼씬도 하지 말라.

(그러니까 우리 4편은 구버전으로 파티에 알쳄 넣고 엔딩보는 게임해요)

어빈은 처음 꼬마시절 오두막에서 몇 가지 선택지(장작패기/서가정리, 숨바꼭질/돌차기, 고기/야채, 흑마법/백마법/소환마법)

를 통해 초기 스탯이 바뀌는데, 이때부터 최종멤버를 고려해서 스탯을 고르기도 합니다.

영웅전설 5[바다의 함가] op - 신카이 마코토 (너의 이름은 감독 그 사람 맞음)

'바다의 함가'라는 서브타이틀 답게 음유시인들이 주인공인 5편. 가가브 트릴로지를 완성하는 작품.

잊혀진 환상의 멜로디를 재현했다는 전설의 작곡가 레오네의 발자취를 쫓아 여행을 떠나는

맥베인 악단(63세 노인, 14세 소년과 소녀, 늙은 개, 길에서 만난 다람쥐로 구성)이

벨트루나 전역을 돌며 연주도 하고 모험가 답게 겸사겸사 마을 사람들도 도우며 성장해가는 이야기에요.

4편이 상대적으로 다른 시리즈와 연관성이 옅은 반면, 3편과 5편은 연관이 짙어 발매 순으로 플레이 하고 나면

5편 엔딩을 본 후 시간대상 다음 이야기인 3편을 다시 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구성입니다.

5편 진행 중 만나게 되는 은발머리 소녀에게 말을 걸면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 다운 - yeong-ungjeonseol gagabeu teulilloji daun

ㅠㅠ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 다운 - yeong-ungjeonseol gagabeu teulilloji daun

心配してくれて、ありがとう。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 다운 - yeong-ungjeonseol gagabeu teulilloji daun

だいじょうぶだよ。

난 괜찮아요.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 다운 - yeong-ungjeonseol gagabeu teulilloji daun

이렇게 3편을 플레이한 유저들에게 전하는 듯한 말을 합니다.

제가 아는 영웅전설은 이런 게임이었어요.

설레는 순례여행 길에서 냇가에서 예쁜 돌도 줍고, 험한 산도 지나보고, 배를 처음 타보고,

마을의 어른들이 지나온 흔적도 발견하고, 무섭지만 용기도 내보고, 친구들이 생기고.

이쪽 세계의 멸망을 막기 위해 저쪽 세계의 멸망을 두고 볼 수 없었던 하얀 마녀의 마음을

따라가다 보니 세상을 구하게 된 이야기.

옆 마을 친구와 함께 동생을 만나기 위해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모험을 떠나서,

모험가 동료들과 만나서 함께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장하고, 무엇이 옳은가 고민하면서

신들이 정해준 길이 아닌 사람의 힘으로 자신들이 정한 길을 걷고자 의지를 다지는 사람들의 이야기.

노인의 지혜와 소년의 용기와 소녀의 다정함, 동물들의 헌신이 무기인 보잘 것 없는 유랑악단이

사람들에게 희망과 즐거움을 주고 모험의 과정에서 자신들 역시 예술가와 인간으로서 한 단계 성장해나가는 이야기.

이렇게 평범한 사람들의 상냥한 마음과 용기 있는 행동들이 쌓이고 쌓여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위안과 기쁨을 주기도 하고,

언젠가 세상을 구할지도 모르는 힘이 되는 따뜻한 이야기.

그래서 학원물, 혈통능력자물, 연애물이 되어버린 섬의 궤적에 크게 충격을 받고 이젠 쳐다보지도 않는데요.

트수들이 명작이라고 이야기하는 가가브 트릴로지는 이런 게임이다 라는 정도로만 이해해 주셔도 좋아요.

어제는 방송 기다리다 잠들었는데, 오늘은 토요일이니까 킬 거라고 믿고 기다리고 있을게요ㅋ 이따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