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유전자 조작 식품이 싫어.” 유전자를 조작해 식재료의 형질을 바꿔 놓은 음식에 혐오감을 느끼는 분들이 있다. 그런데 유전자를 조작한 음식을 전혀 먹지 않고 현시대를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만큼 유전자 조작 식품이 우리 사회에 널러 퍼져있기 때문이다.
이 때 IMF의 요구사항을 따르다 보니 수많은 회사가 문을 닫고, 많은 이들이 직장을 잃는 일이 발생했다. 다행히 수년이 지나지 않아 빌린 돈을 갚고 경제가 어느 정도 회복되기는 했지만 평생 직장인줄 알고 다니던 회사에서 쫓겨나야 했던 충격은 의과대학의 인기를 높이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유전자를 조작하는 방법 자외선이 유전자를 변형시킨다는 사실은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여름에 햇빛이 강한 날 침구를 햇빛에 노출시켜 소독하는 것은 미생물이 열에 의해 사멸되는 효과와 함께 자외선에 의해 미생물의 DNA가 변형되는 것도 한몫을 한다. 미생물은 단세포이므로 DNA가 변형되면 더 이상 증식을 못하기 때문이다.
30대 후반인 보이어 교수(왼쪽)와 20대 후반인 스완슨은 제넨텍을 설립해 재조합DNA 기술로 만든 인슐린 프로젝트에 뛰어들었다. 유전자 재조합에 의한 약이 발전시킨 현대의학 20대의 스완슨(Robert A. Swanson)이 코헨과 보이어가 유전자 재조합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잠시 쉬고 있던 중이었다. 벤처투자 회사에서 일을 하다 쉬던 중에 우연히 유전자 재조합 기술이 장차 의학과 생명과학 연구에 널리 이용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유전자 조작에 대한 윤리적 합의를 본 1975년 아실로마 컨퍼런스 필자가 대학입시를 준비하던 1980년대 초부터 유전공학'이라는 용어가 널리 쓰이기 시작했고 관련 학과도 생겨났다. 중고등학교 생물학(요즘의 생명과학) 교과서에서 멘델의 유전법칙을 공부한 이들은 유전학이 뭔지는 알고 있었지만 유전공학은 익숙한 용어가 아니었다. 어느 날 갑자기 ‘대량생산’을 의미하는 '공'이 삽입된 '유전공학'이 널리 쓰이기 시작한 것이다.
※ 참고문헌 ※필자소개 예병일. 연세대 의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C형 간염바이러스를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에서 전기생리학적 연구 방법을,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의학의 역사를 공부했다. 연세대 원주의과대학에서 16년간 생화학교수로 일한 후 2014년부터 의학교육학으로 전공을 바꾸어 경쟁력 있는 학생을 양성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 평소 강연과 집필을 통해 의학과 과학이 결코 어려운 학문이 아니라 우리 곁에 있는 가까운 학문이자 융합적 사고가 필요한 학문임을 소개하는 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주요 저서로 《감염병과 백신》, 《의학을 이끈 결정적 질문》, 《처음 만나는 소화의 세계》, 《의학사 노트》, 《전염병 치료제를 내가 만든다면》, 《내가 유전자를 고를 수 있다면》, 《의학, 인문으로 치유하다》, 《내 몸을 찾아 떠나는 의학사 여행》, 《이어령의 교과서 넘나들기: 의학편》, 《줄기세포로 나를 다시 만든다고?》, 《지못미 의예과》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