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이면 가리봉동에 나무위키 - bioneun nal-imyeon galibongdong-e namuwiki

양귀자(1948~ )

소설가. 대학 졸업 후 청주에서 국어 교사로 있다가 전남 고흥군 거금도에 있는 학교에 자원해 갔다. 1978년 《문학사상》에서 <다시 시작하는 아침>으로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하였다. 1980년에는 교직을 사직하고 결혼하여 서울로 거처를 옮겨 부천의 변두리 지역인 원미동에 거처하면서 단편을 집중적으로 써냈다. 1985년에 첫 번째 소설집을 출간하고, 1987년에는 연작 소설집 《원미동 사람들》을 출간했는데, 이 소설이 큰 호평을 받으면서 양귀자는 1980년대를 대표하는 소설가 중 한 사람으로 자리매김한다. 1992년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이 출간되어 페미니즘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인기를 얻었고, 이후 이 작품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같은 해에 발표한 중편 <숨은 꽃>으로 이상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이후 독자와의 직접적인 의사소통을 강조하며 중ㆍ단편보다 장편 창작에 몰두하게 되어 《천년의 사랑》(1995), 《모순》(1998) 등의 베스트셀러를 출간하였다.

이 소설은 1980년대 도시 변두리에 사는 소외된 사람들의 삶을 소재로 한 연작 소설 《원미동 사람들》 중 한 편이다. 겉모습만 보고 오해했던 타자를 이해하게 되고, 그를 통해 타자를 곡해했던 자신을 반성하는 소시민의 마음의 흐름을 잘 그리고 있다.

부천 원미동의 연립 주택은 아내가 생애 처음으로 마련한 집으로 그들이 애착을 갖는 곳이다. 이 소설에 나타나는 는 집을 소유하고, 나름대로의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소시민이다. 그러나 수입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작은 돈도 아까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집 공사 때문에 이웃에게 임 씨를 소개받은 아내는 임 씨의 본업이 연탄 배달부이며 여름에만 잡일을 하는 막일꾼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임 씨가 견적한 것에 비해 일이 쉽게 끝나가는 것 같자 임 씨가 공사 비용을 일부러 높게 견적한 것이 아닌지 의심한다. ‘아내는 임 씨가 솜씨도 없으며 대충 일하고 높은 가격의 돈을 받아갈 것이라고 의심하면서 임 씨의 공사를 감독한다. 공사를 감독하면서 나눈 임 씨와의 대화를 통해 임 씨가 경기도 이천에서 농사를 짓다가 도시로 나와 어려운 삶을 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더불어 비 오는 날에는 가리봉동으로 간다는 아리송한 말을 듣게 된다. 임 씨는 옥상 공사까지 꼼꼼하게 마무리해 주고 견적이 한 일에 비해 크게 매겨졌다며 견적보다 적은 돈을 받는다. 이에 아내는 자신들이 임 씨를 오해했음을 깨닫고 스스로를 성찰한다. ‘는 임 씨가 비 오는 날이면 가리봉동에 가는 사연을 듣고, 불평등한 사회에서 힘들게 일하고 있는 임 씨를 동정하고 자신의 소시민성을 성찰함.

이 소설은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보았던 타자의 진면목을 서서히 발견해 가면서 타자를 이해하고, 이러한 타자 이해를 통해 자신의 삶을 반성하는 소시민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타자에 대한 진정한 이해에 도달하는 과정이 잘 묘사되어 있어 학습자들에게 타자 이해라는 문학의 가치를 경험하고 이해하게 하는 데 적합하다. 더불어 타자에 대한 이해는 자기에 대한 성찰로 이어지기에 타자와 자아의 소통이라는 문학의 가치를 이해하는 데도 적절한 작품이다.

<비오는 날이면 가리봉동에 가야 한다>11편으로 이루어진 《원미동 사람들》 연작의 여섯 번째 작품이다. 서울에서 전세살이를 하다가 연립 주택을 사서 부천으로 이사한 한 회사원이 주인공이다. 시간 배경은 1980년대 중반의 어느 해 광복절이다. 겉으로는 전지적 작가 시점이지만, 대체로 주인공인 의 시점에서 관찰되고 해석되며 서술된다.작품의 전개를 따라 , 일은 대충하고 돈은 부풀려 많이 받을 것이라고 의심했던 일꾼이 사실은 성실하고 정직하며 책임감 있는 사람이며, 어렵게 살아왔지만 그런 미덕을 잃어버리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는 편견에 사로잡혀 남을 의심하고 낮추어 보았던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한다. ‘의 아내도 마찬가지이다. 이로써 타자 이해와 자아 성찰이 이 소설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임 씨 말대로라면 당일로 끝낼 속셈은 아닌 ~ 그는 어슬렁거리며 집 안 이곳저곳을 기웃거렸다.

• ‘그’와 ‘아내’는 임 씨가 자신들을 속이고, 한 일에 비해 많은 돈을 받아가려 한다고 의심함.

• 이러한 모습에 막노동 일을 하는 인물에 대한 근거 없는 불신과, 소시민으로서 돈이 오고가는 일에 초조해하고 불안해하는 심리가 잘 나타남.

“왔다 갔다 하지만 말고 가서 ~ 덮어 버리는 못된 구석이 있다구요.”

• 일상의 크고 작은 거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시민적 초조함 혹은 피해 의식이 잘 드러난 말

•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손해 볼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기도 한데, 이는 타인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이 깔려 있는 말로 이러한 불신은 임 씨가 비전문가라는 사실로 인해 증폭됨.

원래는 자주색이었을 티셔츠는 잦은 세탁으로 ~ 막 밭을 갈다 나온 농부처럼 건장해 보였다.

• 임 씨의 외양을 묘사한 부분. 잦은 세탁으로 누런빛으로 변한 티셔츠, 검정 고무줄이 삐져나오고 실밥을 꿰맨 추리닝을 통해 임 씨가 가난한 형편임을 추측할 수 있음.

• 또한 작은 체구에 비해 탄탄한 몸인 것은 그가 노동으로 단련되어 있음을 보여 줌.

인간이란 칭찬 앞에 약한 법이다. ~ 목욕탕 하자 공사는 순서가 있어요.”

• ‘그’의 격려에는 임 씨가 칭찬이나 질책과 같은 것에 좌우되는 타율적인 인간일 것이라고 깔보는 태도가 전제되어 있음.

• 그러나 임 씨는 ‘그’의 오해와는 달리 자신의 기준에 따라 일을 진행하는 자율적인 인간으로, 자신만의 주관을 뚜렷이 지니고 있으며 남의 말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인물임을 알 수 있음.

“고향 말하면 기가 ~ 그대로 잡고 있었어도…….”

• 임 씨가 고향을 떠나온 것을 후회하고 있음이 직접적으로 드러남.

• 이는 임 씨가 돌아갈 고향이 없는 뿌리 뽑힌 도시 빈민이라는 자괴감을 지니고 있음을 드러냄.

저 열 손가락에 박인 공이의 대가가 기껏 ~ 아내도 그런 뜻을 표했다.

• 임 씨의 성실한 모습을 통해 ‘그’와 ‘아내’가 임 씨를 새롭게 보고, 안타까움마저 느끼며 오해를 풀어 감.

• 그러나 아직까지는 임 씨가 견적대로의 돈을 받기 위해 일을 만들어 하는 것이라고 여기고 있음.

그는 임씨의 나이가 ~ 그것도 모를 일이긴 했다.

•‘그’는 임 씨의 나이가 자신보다 훨씬 많으면 괴로울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까닭은 자신이 임 씨보다 젊은데도 더 넉넉한 형편이기 때문임. 현재 지나친 고생을 하고 있는 임 씨의 삶이 앞으로 나아지기를 바라지만, 그럴 수 있을지 ‘그’는 확신하지 못함.

“돈 드려야지요. 그런데…….” ~ 모자라는 견적 금액을 다 내놓기를 대신 빌었다.

• ‘아내’가 임 씨에 대한 오해를 풀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사비를 견적 금액만큼 주지 않고 흥정하려는 태도가 드러난 부분.

• 그런 ‘아내’의 태도에 ‘그’는 공사비를 견적만큼 다 주기를 바라며 ‘역시 여자는 할 수 없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여자가 계산적이고 인색하다는 그의 편견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음.

임 씨가 볼펜심으로 쿡쿡 찔러 가며 ~ 그를 짓누르고 있을 뿐이었다.

•일한 것에 비해 많은 금전을 요구할 것이라는 임 씨에 대한 오해가 완전히 풀리며 그것이 자책감으로 전환되는 대목

Q. 작업 속도가 더딘 것을 본 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A. •임 씨가 일을 똑바로 하지 않고 대충한다고 생각하여 초조하고 불안할 것이다.

•임 씨가 일부러 일을 더디게 함으로써 수리비를 부풀릴 것 같아 걱정할 것이다.

Q. 일꾼들에 대한 아내의 생각을 비판해 보자.

A. 아내가 집수리를 하는 일꾼들에게 보인 시각은 편견이다. 실제 그들이 보인 행동과는 관계없이 그들의 태도를 속단하여 비난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일꾼들이란 원래 … 못된 구석이 있다구요.’와 같이 말하는 것은 몇몇의 문제나 일부의 경험을 토대로 일꾼 집단 전체를 부정적으로 본 것이므로 근거가 부족한 인식이다.

Q. 임 씨의 일솜씨를 칭찬한 의도는 무엇일까?

A. 여전히 가 임 씨를 믿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임 씨가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부추기기 위해서이다.

Q. 고향을 묻는 의 말에 임 씨가 쓰게 웃은 까닭은 무엇일까?

A. •떠난 지 칠팔 년 돼가는 고향 생각에 고향을 떠나온 것이 다시금 후회되기 때문이다.

•고향에서 땅을 팔고 도시로 나왔지만 소외된 계층으로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이 씁쓸하게 여겨졌기 때문이다.

Q. 일하는 모습을 통해 짐작할 수 있는 임 씨의 성품은 어떠한가?

A. 자기가 맡은 일을 꼼꼼하고 철저하게 해내는 책임감이 있다.

Q. 는 왜 임 씨에게 나이를 속여 말했을까?

A. 집수리를 위해 임 씨를 고용한 가 임 씨보다 어린 사실을 알게 된다면, 임 씨가 비참한 마음이 들까 봐 배려한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Q. 역시 여자는 할 수 없어.’ 이 표현과 관련하여 여성에 대한 의 생각을 비판해 보자.

A. 는 과도한 일반화를 통해 소시민적인 속물성을 여성 일반의 속성으로 확장하여 여성에 대한 편견을 드러내고 있다.

•지금까지 도 공유했던 속물적인 생각을 아내에게 전가함으로써 자기 책임을 완화하려 하고 있다.

Q. 임 씨의 말 가운데 잘못된 것을 찾아보자.

A. 돈이 좀 틀려질 겁니다.’는 견적한 것과 금액이 달라질 것이라는 의미의 말이므로 틀려질달라질을 잘못 쓴 것이다.

Q. 가 일 층 현관까지 내려가 임 씨를 배웅한 까닭은 무엇일까?

A. 성실하게 일한 임 씨를 처음에 오해했던 것에 대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미안함과 고마운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비오는 날이면 가리봉동에 가야 한다>3인칭 소설로 전지적 작가 시점을 취하고 있지만, 등장인물인 에게 초점화하여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다. 다음은 서술과 시점에 대한 구분을 통해 초점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으므로 <비오는 날이면 가리봉동에 가야 한다>의 서술 장치를 이해하는 데 참고할 수 있다.

시점과 서술

시점과 서술은 누가 보느냐(시점)’누가 말하느냐(서술)’의 차이이다. 이 둘의 결정적인 구분점은 전자가 이야기 세계를 향한 인식 행위인 반면 후자가 독자를 향한 언어라는 점이다. 근본적으로 소설의 모든 중개성의 담론은 서술자에 의해 이루어진다. 서술자는 서사적 거리를 두고 이야기 세계를 바라보면서(시점) 독자에게 언어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서술)한다. 그러나 실상 서술자가 이야기 세계를 바라본다는 것은 그의 눈으로 직접 보기보다는 머릿속에서 지각(인식)하는 행위일 것이다. 이때 서술자는 이야기 세계 속으로 자신을 이동시켜 현장에서 사건을 보는 위치에 있을 수도 있고 또 인물의 내면에 틈입할 수도 있다. 서술자가 인물의 내면에 침투하는 것은 실상 인물의 시점을 빌리는 셈이 된다. 이것을 초점화라고 한다.

초점 화자

3인칭 소설에서 서술자가 특정 인물의 시선을 빌려 사건을 서술할 때 그 특정 인물을 가리키는 말로서 대개 주인공이 초점 화자가 되고 그 서술을 초점 서술(focalized narration)이라 한다. 초점 화자를 채택했을 때 그 인물의 생각이나 심리가 그대로 서술되기도 한다. 황순원의 <소나기>에서 소년이 그 대표적인 경우이다.

1 이 소설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임 씨를 소개하는 인물 카드를 작성해 보자.

•이름:임○○

•나이: 36(토끼띠)

•고향:경기도 이천

•사는 곳:경기도 부천시 원미동

•하는 일:(본업) 겨울 -겨울 연탄 판매ㆍ배달 (부업) 여름 - 집수리 일

•생활 수준:경제적으로 어려운 형편임.

<근거>

입고 있는 옷이 낡았다.

식구들이 하루에 두 끼는 라면으로 배를 채워야 한다.

지하실 단칸방에서 산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산다.

•성품: 성실하고 정직하며 책임감이 있다.

2 인물들의 태도를 살펴보고,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일지 생각해 보자.

(1)임 씨에 대한 아내의 태도 변화를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자.

(2) 아내의 태도 변화를 통해 작가가 말하고자 한 바가 무엇일지 짝과 함께 이야기해 보자.

•다른 사람의 외모나 복장 따위의 겉모습을 보고 사람에 대해 선입견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 같아.

•타자를 제대로 알기 전에 벽을 미리 세워 두고 있는 소시민의 모습과 자기반성을 말하고 있는 것 같아.

3 다음은 생략된 뒷부분의 내용 가운데 일부이다. 잘 읽고, 아래 활동을 해 보자.

(1)다음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며 이 소설의 제목에 담긴 의미를 해석해 보자.

•제목에 담긴 의미: 부도덕한 부유층 또는 사회 구조적인 모순 때문에 생활난에 빠진 도시 빈민의 절박함.

(2)이 소설에 나타난 임 씨의 처지를 통해 작가가 비판하고자 한 당시 세태가 무엇일지 모둠원들과 함께 이야기해 보자.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사회를 비판하고자 했다.

•남의 돈을 떼먹고 호의호식하는 부도덕한 부유층을 비판하고자 했다.

4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여 다른 사람을 오해한 경우를 소재로 삼아 짧은 글을 한 편 지어 보자.

우리 반 친구 찬우를 오해한 경험이 있다. 찬우는 평소에 교복 넥타이를 하지 않거나, 교복을 급히 입은 것만 같은 모양새로 등교를 하여 복장 불량으로 선도부에 여러 차례 지적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 모습을 자주 목격한 나는 찬우가 게으르고, 학교에 오는 것을 귀찮아하는 친구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던 중 자신의 하루 일과로 수필을 써서 발표해 보는 수업 시간 때 나는 그 오해를 풀게 되었다. 찬우의 부모님께서는 주로 새벽 근무를 하시기 때문에 찬우가 아침에 동생들을 깨워 등교 준비를 시킨다는 것이었다. 찬우의 발표를 듣고 나서야 나는 찬우가 아침에 바쁘게 움직이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의 등교 준비에는 미흡한 점이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그동안 찬우를 오해한 것이 부끄럽고 미안하였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겉모습을 보고 상대방을 쉽게 판단한 것을 반성해야겠다고 생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