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가 미국에 포탄 10만 발을 수출하는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사실상 미국을 통한 우크라이나 우회 지원이 아니냐는 지적에 국방부는 미국을 최종 사용자로 한다는 전제하에 수출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신준명 기자입니다. [기자] 우크라이나군이 미국과 호주, 캐나다로부터 지원받아 사용하고 있는 M777 곡사포입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곡사포에 사용되는 155mm 포탄의 재고도 빠르게 줄어드는 상황인데, 한국이 미국에 해당 포탄을 수출하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를 우회 지원한다고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복수의 미국 고위 관료를 인용해 미국이 한국으로부터 155mm 포탄 10만 발을 구매해서 우크라이나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러한 합의로 한국 정부는 핵심 동맹국인 미국을 도우면서도 군사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지킬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미국 내에서 부족해진 탄약 재고량을 보충하기 위해 생산업체가 수출을 협의하고 있다면서도 미국을 최종 사용자로 한다는 전제하에 진행 중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정부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군 관계자는 미국이 기존에 보유한 탄을 우크라이나 등 제3국에 제공하는 것은 우리가 관여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며 사실상 우회 지원이 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겼습니다. 정부는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일반 물자와 화생방 장비 등 60여 개 품목 총 87억 원어치를 지원했습니다. 살상 무기는 포함되지 않았는데 최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할 경우 양국 관계가 파탄 날 거라고 경고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 러시아 대통령 :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와 탄약 공급을 결정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럴 경우 우리 관계는 파탄 날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최근 포탄 등 무기를 제3국으로 보내는 물품으로 위장해 러시아에 제공하려 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우리 정부도 북한이 다양한 무기를 러시아와 거래하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YTN 신준명입니다. YTN 신준명 ([email protected])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email protected]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우크라이나는 우리 정부에 소총 같은 무기 지원을 요청했지만 지금까지 우리 정부는 방탄조끼나 의약품 같은 비살상 물자 밖에 주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우회 지원이라는 묘안이 나왔습니다.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한 나라에, 우리가 해당 무기를 공급하는 방식입니다. 김태훈 국방전문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전쟁 석 달을 버틴 우크라이나의 무기 사정은 점점 더 열악해지고 있습니다. [드미트로 쿨레바/우크라이나 외무장관 : 우리는 무기가 필요합니다. 진정으로 우크라이나를 걱정한다면 오로지 무기, 무기, 무기뿐입니다.] 우리 입장은 "살상무기 지원 불가"였는데, 조금씩 변화가 감지됩니다. [문홍식/국방부 대변인 대리(지난 24일) : 우리나라가 국제적으로나 이런 위상·역할 이런 것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역할을 다 하기 위해서….] 국제적 위상에 맞는 역할을 하겠다는 건데, 실제로 살상무기 우회 지원 방안이 추진되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우크라이나에 155mm 포탄을 대거 보내는 바람에 비축분이 바닥난 캐나다 군에 우리 군 비축분 10만 발을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SBS에 "캐나다 정부의 10만 발 요청에 작전성 검토와 소요량 분석을 해봤는데 지원 가능한 걸로 나왔다"며 "캐나다에 10만 발을 제공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WSJ “한미장관, 155mm 10만발 구매 비밀 합의” 관련기사
이슈러, 우크라 침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광고정치BAR_권혁철의 안 보이는 안보 한국이 폴란드에 648문을 수출할 K-9 자주포. 한화디펜스 제공 육군 K-2 전차 훈련 모습. 육군 페이스북 갈무리 한국은 폴란드에 케이(K)2 전차 980대, 케이(K)-9 자주포 648문, 에프에이(FA)-50 경공격기 3개 편대(총 48기), 다연장로켓 천무 288문을 수출하기로 했다. 폴란드가 한국에서 대규모 무기를 수입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이다.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자주포, 전차를 대거 지원했고 이에 따른 전력 공백을 한국산 무기로 메우는 것이다. 러시아 처지에선 한국이 폴란드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우회 지원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가질 수 있다. 더구나 한국이 수출하는 전차와 자주포가 폴란드와 러시아 국경지대에 배치될 것으로 알려져, 러시아가 더욱 불편하게 느낄 수 있다.국방부 관계자는 ‘푸틴 주장이 한국의 방산 수출에 대한 경고 같다’는 지적에 “여러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발언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분석해서 적합한 대책들을 가지고 주변국과의 관계를 잘 해나가겠다"고 말했다.권혁철 기자 [email protected]한겨레와 친구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