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어떻게 - choesunsil geiteu eotteohge

나라 안팎으로 시끄럽습니다. 소문에 의하면 바다 건너 대국에서는 이미 수십년 전에 사라져야했을 KKK단 복장을 한 사람들이 돌아다닌답니다. 과연 세상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의문이 들곤 합니다. 그래서 사람이 사는 세상에 대한 일말의 희망을 찾아보고자 매일 아침, 혹은 저녁 새로운 뉴스를 찾아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혹시나 ‘새로운 좋은 소식이 있진 않을까’ 하고 말이지요. 뉴스는 현대인들이 살아가는데 있어 간접적인 방법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수단입니다. 멀리 있는 다른 지역의 소식을 알 수도 있고, 선거를 통해 선출한...

키워드로 분석한 국내 17개사 언론사 사설 트렌드

나라 안팎으로 시끄럽습니다. 소문에 의하면 바다 건너 대국에서는 이미 수십년 전에 사라져야했을 KKK단 복장을 한 사람들이 돌아다닌답니다. 과연 세상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의문이 들곤 합니다. 그래서 사람이 사는 세상에 대한 일말의 희망을 찾아보고자 매일 아침, 혹은 저녁 새로운 뉴스를 찾아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혹시나 ‘새로운 좋은 소식이 있진 않을까’ 하고 말이지요.

뉴스는 현대인들이 살아가는데 있어 간접적인 방법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수단입니다. 멀리 있는 다른 지역의 소식을 알 수도 있고, 선거를 통해 선출한 대표가 정치를 어떻게 이끌어 가는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이 뉴스에 따라 사람들은 즐거워하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하지요. 그래서 언론이 어떤 뉴스를 어떻게 전하는지는 매우 중요합니다.

동아사이언스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미래정책연구센터 과학계량연구실의 자문을 받아 1차부터 3차(10월 25일, 11월 5일, 11월 12일)까지 촛불집회가 끝나고 출간된 관련 신문사 사설 113개(1차 34개, 2차 54개, 3차 25개)를 모아 분석했습니다.

단어를 추출하고 데이터를 정제, 네트워크 데이터를 생성하는 데에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과학계량연구실에서 개발한 날리지매트릭스 플러스(KnowledgeMatrix Plus, http://mirian.kisti.re.kr/km/km.jsp)를 활용했습니다. 키워드들 간의 관계나 단어들의 위치를 결정하기 위한 맵핑 알고리즘은 네덜란드 라이덴대에서 개발한 보스뷰어(VOSviewer, http://www.vosviewer.com)를 썼습니다. (모두 무료로 배포된 프로그램입니다.)

● 1차 집회 사설 키워드: 최순실게이트에 대한 검찰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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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0일 1차 촛불집회 후 사설에서 나타난 키워드들. 그림상의 단어와 단어 사이가 가까울 수록 보다 더 유사한 맥락으로 사용된 것이다.  

사설에서 쓴 단어와 사건의 흐름을 파악하면 1차 촛불시위 직후 언론 사설은 크게 네 가지 이슈를 다룹니다. 첫 번째(빨강)는 '최순실게이트에 대한 검찰의 수사'입니다. 검찰이나 청와대, 의혹과 같은 단어가 자주 등장하면서 청와대가 연루됐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두 번째(파랑)은 박근혜 대통령을 둘러싼 비선실세 국정 농단과 관련된 이슈입니다. 상대적으로 최순실 게이트보다는 관심도가 떨어집니다.

세 번째(노랑)는 촛불시위와 관련됐습니다. 시위의 시작을 알리는 서막을 보이는 셈입니다. 네 번째(초록)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해결책을 찾는 책임총리와 거국중립내각과 같은 이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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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집회 이후 사설에서는 검찰, 청와대, 최씨, 의혹과 같은 최순실 게이트 관련 이슈에 집중했다.

위 그림에서 어떤 사건에 가장 집중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보여집니다. 관계도를 등고선으로 표현한 것인데요, 붉게 표현된 단어가 상대적으로 사설에서 집중하고 있는 단어입니다. ‘청와대’ ‘최씨’ ‘검찰’ ‘의혹’과 같은 단어가 가장 도드라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 ‘대통령’ ‘국정’ ‘박대통령’과 같은 단어도 제법 눈에 띄게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2차 집회 사설 키워드: 책임총리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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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집회 이후에는 시민이 사설 이슈에 등장했다.

2차 집회 직후에는 양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본격적으로 대통령의 권력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명확하게 나타납니다. 촛불 시위로 드러난 시민들의 퇴진 요구(파랑), 정치권 책임총리 논쟁(빨강)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이 시기에 우병우 전 청와대 수석이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이에 대한 키워드도 나타났습니다(녹색). 검찰 조사를 받는 우 전 수석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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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의 책임론이 급부상하며, 검찰 조사를 받은 우병우 전 수석도 사설 이슈에 등장했다.

위 그림을 보면 이슈가 좀더 명확합니다.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청와대 대신 박대통령이 자리잡았습니다. 우 전 수석에 대한 이슈와 양분된 것이 명확하게 보입니다.

● 3차 집회 사설 키워드: 퇴진(탄핵, 하야 등)과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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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촛불 집회 후에는 본격적으로 대통령의 퇴진론이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2차 시위까지는 대략적으로 4개로 갈라지던 키워드가 셋으로 줄어들었습니다. 1, 2차 집회 직후 사설이 ‘그사세(그들이 사는 세상)’에 등장한 일부 시민이었다면 3차 집회 후 사설은 그야말로 ‘시민’이 주인공입니다.

그동안 여러 각도(최순실 게이트, 비선실세, 우병우 전 수석 등)로 분리됐던 관심은 ‘최순실 게이트와 검찰의 대통령 수사’라는 한 이슈(파랑)로 묶였습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2선 후퇴, 탄핵, 하야)이 또 다른 관심분야(빨강)가 됐고요. 마지막은 11월 12일 100만 시민이 보여준 성숙한 집회 문화(녹색)가 사설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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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전 수석과 박 대통령으로 이슈가 나눠졌던 지난 주와 달리 박 대통령에 이슈를 집중하고 있다.  

3차 집회 이후로 모든 관심은 대통령에게 쏠렸습니다. 최순실 게이트도, 비선실세도 결국 그 끝에 박근혜 대통령이 있다고 받아들여진다는 뜻이겠지요. 모든 키워드를 통틀어 사설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단어가 바로 ‘대통령(박대통령)’입니다. 3차 시위의 이슈가 공통적으로 대통령이 얽혀있다는 뜻입니다.

매일 매일 새로운 소식을 들으며 온 국민의 눈과 귀가 푸른 지붕으로 쏠려있습니다. 언론에서는 다양한 관점으로 연일 새로운 사설을 쏟아내고 있고요. 국민을, 정치인을, 기업인을 대변하며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들이 더욱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요? 매주 집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겨울은 점점 깊어가고 있고요. 추운 날씨 건강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 위 자료를 분석하는데 이용한 언론사는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매일신문, 서울경제, 서울신문, 세계일보, 연합뉴스, 이데일리, 전자신문, 조선일보, 중앙일보, 파이낸셜뉴스, 한겨레, 한국경제, 한국일보의 사설입니다. 네이버 뉴스에서 키워드 검색을 한 결과를 갖고 분석했습니다.

[신뢰파탄 몰고 온 최순실 게이트 ②] "대통령도 못 믿는데"…경제성장 기회도 박탈

최순실 게이트 어떻게 - choesunsil geiteu eotteohge
최순실 씨. 자료사진

최순실 게이트가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다. 정상적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믿었던 사회 시스템을 권력을 이용해 왜곡시키며 군림해 온 존재가 있다는 사실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여러 부작용이 있겠지만, 최순실 게이트는 우리 사회의 신뢰 자본을 크게 떨어뜨렸다는 점에서, 앞으로 우리나라의 성장과 발전에 있어서 큰 부작용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신뢰를 주축으로 한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은 성숙한 선진국 경제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 요소다. 신뢰는 경제적으로 거래비용을 낮추고 과도한 규제의 필요성을 줄여, 결국 수익성과 생산성 증가로 성장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 “낮은 신뢰가 경제 성장도 저해한다”

프란시스 후쿠야마(Francis Fukuyama)와 로버트 퍼트남(Robert Putnam) 등의 학자들은 신뢰와 규범, 네트워크 등 사회적 자본이야말로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건전한 공동체를 만들어내는 필수요소라고 지적해왔다.

지난 27일 대한상공회의소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사회신뢰도가 북유럽 국가수준으로 향상되면 경제성장률이 1.5%포인트 상승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은 개개인의 인적 자본(Human Capital)은 상위권이지만 사회적 자본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OECD 사회조사(Society at a Glance 2016)에 따르면 ‘다른 사람들을 신뢰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한국은 26.6%만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전체 35개 나라 가운데 23위로 덴마크(74.9%)나 노르웨이(72.9%), 네덜란드(67.4%) 등의 절반에도 한참 못 미쳤다. 일본(38.8%)이나 미국(35.1%)보다도 10%p가량 뒤쳐졌다.

지난해 통계청의 사회통합실태조사를 봐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은 가족(96.1%) 외에는 거의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낯선사람(13.3%)은 물론 국회(15.3%)나 중앙정부(31.9%)도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다. 이웃도 믿기 힘들다는 사람이 40%에 육박했다.

의심이 커지면 거래비용이 증가한다. 헝가리의 죠피(Gyorffy) 교수는 어떤 정책이 발표되더라도 "시민들은 중장기적 혜택을 위해 자신의 단기적인 이해를 희생하고 정책에 순응하기보다, 각자의 단기 이익을 노린 기회주의적 행동을 선택하게 된다“고 지적한다.

◇ 4차산업 전환해야하는데...발목잡는 최순실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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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세계일보 제공

이는 국가의 중장기적인 성장에도 걸림돌이 된다. 특히 전세계 경제가 빅데이터를 처리하는 인공지능과 온-오프라인이 결합된 4차 산업혁명으로 이행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주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나라는 하드웨어에 기반한 산업화의 성공에 안주하고 있어 새로운 산업구조의 진입이 지연되고 있다”며 “우리경제는 기존 제조업 위주의 산업구조가 한계를 드러내면서 변곡점에 놓여있다”고 설명했다.

4차 산업이라는 새로운 산업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유연한 사회구조가 필수적이다. 산업구조를 새롭게 개편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이해관계를 넘어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 합의는 현재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신뢰 자본의 수준으로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엎친데 덮친 겪으로 최순실 게이트가 터져 나오면서 이제는 “내가 뽑은 대통령조차 믿을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정상적으로 기능할 것이라 믿었던 국정 시스템마저 비선이라는 몇몇 개인들에 의해 왜곡되고 사유화되는 것을 시민들이 목격하면서 사회 전반의 신뢰 자본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한번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최순실 사태는 우리사회의 예측가능성을 약화시켜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는 것은 물론, 신뢰가 구축되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해 사회적 소통을 저해할 것”이라며 “이는 우리 사회에 상당한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최순실 게이트가 하루 빨리 진상이 규명되고,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단순히 하나의 정권이 아니라 나라 전체의 성장과 미래가 달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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