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토론 주제 - hwahag tolon juje

교과서 자체가 밀도 깊고 삶에 도움 되는 텍스트
핵심 철학은 “생각을 서로 나누면서 해결책 찾기”

지난 2006년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과 서울대 사이에서 작은 논쟁이 있었다. 이어령 전 장관이 대입 논술 시험에 대해서 “평생 글을 써온 나도 이런 종류의 글쓰기에는 자신이 없다”며 대입 논술 시험이 과도하게 어렵다고 비판한 것이다. 이에 대해 당시 서울대 논술출제위원장을 맡고 있던 한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현대 교육을 받지 못한 분에게 대입 논술이 어려운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교수의 말은 통쾌하기 그지없었지만 설득력은 없었다. 이 전 장관은 <축소 지향의 일본인&amp;amp;gt;, &amp;amp;lt;디지로그&amp;amp;gt; 등 100권이 훨씬 넘는 책을 저술했고 분야도 시·소설·수필·희곡·평론·논설문 등 다루지 않은 장르가 없었다. 한국을 대표할 지성인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전 장관에게 어려운 논술이 학생들에게 어려운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대학들은 “정상적인 고교 과정을 밟은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풀 수 있는 문제를 낸다”고 공언했지만 학생들은 대입 논술을 매우 어려워했다. &amp;lt;p align="justify"&amp;gt;&amp;lt;/p&amp;gt; 대학 쪽의 주장이 전혀 틀린 것은 아니었다. 초중고교 교과서에는 많은 ‘탐구활동’ 및 ‘토론 활동’을 위한 예제, 그리고 요약하고 비판하는 ‘논술 문제’들이 실려 있어서 “이것들을 교실에서 충실히 다뤘다면 대입 논술을 위한 충분한 훈련이 됐을 것”이라는 말은 논리적으로는 맞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대입에서 논술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육박했지만, 수능 성적이 뒷받침되는 것이 유리했기 때문에 학생들로서는 수능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고, 정작 논술 시험을 앞두고는 준비 시간이 너무 없어 자신의 낮은 독해력, 문장력 등을 한탄하며 발만 동동 구르는 경우가 많았다. &amp;lt;p align="justify"&amp;gt;&amp;lt;/p&amp;gt; 그러나 토의·토론 수업은 21세기 창의 교육을 위해서는 필수다. 교과 과정에도 들어 있는 토의·토론을 교실에서 다루지 않는 것은 교사들의 직무 유기다. 문제는 “현실의 교실에서 그게 가능한가”이다. 황연성, 유동걸, 김미향 교사 등 오랜 시간 토론식 수업을 해온 교사들은 “그렇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학교 수업은, 예컨대 수학 문제 풀기, 물리·화학 실험 등도 모두 ‘토론’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토의·토론식 수업을 하면 참여도도 높고 만족도도 높다”고 이들은 덧붙인다. &amp;lt;p align="justify"&amp;gt;&amp;lt;/p&amp;gt; 단, 40명을 넘나드는 한 반 정원은 부담이 된다. 캐나다 공립학교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는 경기도 성남시 금곡동의 ‘비아이에스(BIS)캐나다’는 정원이 25명이고 올해 문을 여는 ‘평촌 피아이에스캐나다’는 정원이 20명이다. 비아이에스캐나다의 한 학부모는 “우리 아이가 다니고 있는 학년의 학생 수가 26명으로 늘자 즉시 13명 2개반으로 쪼개졌고, 그러니까 훨씬 수업이 알차졌다”고 말했다. 출산율 저하로 청소년 수는 줄어들고 잠재적 교사 요원은 많은 현실에서, 외국 학교처럼 학생 수를 줄이는 ‘교실의 다운사이징’을 단행하고 수업에 ‘디베이트’를 접목하는 것이 장기적인 교육 방향이 될 수 있다.&amp;lt;p align="justify"&amp;gt;&amp;lt;/p&amp;gt; 단기적으로는 방과후 활동이나 동아리 활동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방과후 토론교실의 경우 인기가 높아서 금세 마감되는 경우가 많다. 정규 수업과 달리 이들 활동은 본인이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수업에 참여한다. 문제는 토론식 수업을 진행하는 데 필요한 교재와 커리큘럼, 그리고 교사다. &amp;lt;p align="justify"&amp;gt;&amp;lt;/p&amp;gt; 교재는 이미 교과서에 있는 토의·토론·논술 문제들을 활용하면 된다. 고교 과정의 경우, 국어·사회·도덕·법과 정치·윤리와 사상 등의 교과서에 단편적으로 나와 있는 텍스트나 탐구활동들을 주제별로 재배치해야 한다. 예컨대 사회과의 ‘자유와 자율’ 단원에 있는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를 비교 분석하고, ‘도덕’과 ‘선택’의 개념 등을 요약하는 논술·토의 훈련을 한 다음에 “초중고에서 체벌을 허용해야 한다”는 논제로 디베이트를 하는 식이다. “불법체류자인 외국인 노동자 자녀의 교육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논제의 디베이트는 ‘지식정보화 사회와 인권’, ‘다문화 사회’ 등의 단원과 연결된다. 이렇게 ‘논제’를 중심으로 연관 교과서 수업을 진행하면 아이들은 ‘디베이트’라는 게임을 즐기는 과정에서 교과서 텍스트가 갖는 의미를 확실히 체득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디베이트 수준도 향상된다. 사실 교과서 텍스트만큼 밀도 있고 삶에 도움이 될 만한 텍스트도 찾기 쉽지 않다.&amp;lt;p align="justify"&amp;gt;&amp;lt;/p&amp;gt; 디베이트 이전에 하는 토의·논술 훈련은 모둠 수업으로도 할 수 있다. 예컨대 20명 한 반이라면 6명, 7명, 7명으로 나누어 모둠을 결성한다. 다음에는 교과서 텍스트를 요약하는 문제를 3개 주고, 마음에 맞는 텍스트를 고르게 하여 텍스트별로 모인 ‘전문가 모둠’을 만든다. 학생들은 ‘전문가 모둠’에 속하여 텍스트를 심층 분석한 뒤, 자기 모둠에 돌아가 연구 결과를 설명해 준다. 자기 전문 분야가 아닌 텍스트는 그걸 담당한 다른 ‘전문가’에게서 배운다. 이런 식으로 학생들은 협력하여 연구하고, 연구한 내용을 서로 가르쳐주고 배운다. 토의·토론 수업의 핵심 철학은 “생각을 서로 나누면서 해결책 찾기”이다. 이런 틀에서 생각하면 ‘기법’은 얼마든지 생각해낼 수 있다. 시나 소설, 비문학 등의 텍스트를 다루는 국어는 물론 사회·물리·수학 등의 과목도 모두 이런 형식으로 진행할 수 있다. &amp;lt;p align="justify"&amp;gt;&amp;lt;/p&amp;gt; 교사는 토의·논술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그 결과가 토론의 논제와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학생들이 스스로 묻도록 유도해야 한다. 디베이트가 끝나면 강평을 통해서 학생들을 격려하고 개선할 점을 조심스레 제시한다. &amp;lt;p align="justify"&amp;gt;&amp;lt;/p&amp;gt; 디베이트 이후에는 정규 교과와 연계된 독서활동, 일명 ‘교과 독서’를 활성화하도록 한다. 교과 디베이트 과정에서 주제와 관련하여 체득한 다양한 관점들로 책의 내용을 분석하고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교과 독서의 장점이다. 거꾸로 교과 독서는 교과서 텍스트에 대해서 더 심층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amp;lt;p align="justify"&amp;gt;&amp;lt;/p&amp;gt; 조벽 동국대 교수는 교사의 네 가지 등급을 다음과 같이 나누었다. D: 교사가 묻고 교사가 답. C: 교사가 묻고 학생이 답. B: 학생이 묻고 교사가 답. A: 학생이 묻고 학생이 답. 토의와 토론, 디베이트, 교과 독서를 활용한 수업 방식은 조벽 교수가 구분한 네 단계 중 A급 교사의 수업 방식이 된다. &amp;lt;p align="justify"&amp;gt;&amp;lt;/p&amp;gt; 김왕근 한국디베이트연구원 이사 &amp;lt;a href="mailto:"&amp;gt;&amp;lt;/a&amp;gt; &amp;lt;p align="justify"&amp;gt;&amp;lt;/p&amp;gt; &amp;lt;b&amp;gt;&amp;amp;lt;한겨레 인기기사&amp;amp;gt; &amp;lt;br /&amp;gt;&amp;lt;br /&amp;gt; ■ &amp;lt;a href="https://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577451.html" target="_blank"&amp;gt;“10대 욕설은 공감해달라는 또다른 표현일 수 있어”&amp;lt;/a&amp;gt;&amp;lt;br /&amp;gt; ■ &amp;lt;a href="https://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577450.html" target="_blank"&amp;gt;당신도 혹시 ‘부모교육 쇼핑족’ 아닌가요?&amp;lt;/a&amp;gt;&amp;lt;br /&amp;gt; ■ &amp;lt;a href="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577439.html" target="_blank"&amp;gt;노회찬 부인 김지선 “남편의 대리인 아니다”&amp;lt;/a&amp;gt;&amp;lt;br /&amp;gt; ■ &amp;lt;a href="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577420.html" target="_blank"&amp;gt;이건희 회장도 “늘린다” 했는데…삼성, 올 투자 줄인다&amp;lt;/a&amp;gt;&amp;lt;br /&amp;gt; ■ &amp;lt;a href="http://multihani.hani.co.kr/special/spcl_view.hani?sec1=004&amp;amp;amp;sec2=002&amp;amp;amp;sec3=000" target="_blank"&amp;gt;[화보] 쓰나미 당시 떠내려온 배가 아직도…&amp;lt;/a&amp;gt;&amp;lt;br /&amp;gt; &amp;lt;/b&amp;gt; &amp;lt;br /&amp;gt; &amp;lt;/div&amp;gt; &amp;lt;div title="관련기사" class="relation-tyA"&amp;gt; &amp;lt;h5&amp;gt;관련기사&amp;lt;/h5&amp;gt; &amp;lt;ul class="list"&amp;gt; &amp;lt;li&amp;gt; &amp;lt;a href="/arti/society/schooling/576420.html"&amp;gt; &amp;lt;span class="photo"&amp;gt;&amp;lt;img src="https://img.hani.co.kr/imgdb/thumbnail/2013/0304/00461821201_20130304.JPG" alt="이제 교사는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가이드’로 변해야" title="이제 교사는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가이드’로 변해야" /&amp;gt;&amp;lt;/span&amp;gt; &amp;lt;span class="tit"&amp;gt;이제 교사는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가이드’로 변해야&amp;lt;/span&amp;gt; &amp;lt;/a&amp;gt; &amp;lt;/li&amp;gt; &amp;lt;/ul&amp;gt; &amp;lt;/div&amp;gt; &amp;lt;div class="gudokArea"&amp;gt; &amp;lt;a href="https://subs.hani.co.kr/" title="구독신청" target="_blank"&amp;gt;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amp;lt;span&amp;gt;한겨레 구독신청 하기&amp;lt;/span&amp;gt;&amp;lt;/a&amp;gt; &amp;lt;/div&amp;gt; &amp;lt;link rel="stylesheet" href="//img.hani.co.kr/section-image/22/bn_support/bn2022_event_blanket.css" type="text/css" /&amp;gt; &amp;lt;div class="bn-promotion-support-5st"&amp;gt; &amp;lt;div class="support-con item1" style="display:block"&amp;gt; &amp;lt;div class="support-btn"&amp;gt; &amp;lt;div class="btnnavy"&amp;gt;&amp;lt;a href="https://support.hani.co.kr/introduce/event_kyeoriblanket.html" target="_blank"&amp;gt;이벤트 참여하기&amp;lt;/a&amp;gt;&amp;lt;/div&amp;gt; &amp;lt;/div&amp;gt; &amp;lt;/div&amp;gt; &amp;lt;/div&amp;gt; &amp;lt;/div&amp;gt; &amp;lt;/div&amp;gt; &amp;lt;div id="ad_box01" class="ad_box01_area"&amp;gt; &amp;lt;h3 class="blind"&amp;gt;광고&amp;lt;/h3&amp;gt; &amp;lt;script type="text/javascript" src="https://adservice.hani.co.kr/RealMedia/ads/adstream_jx.ads/hani_desktop/@x13?section=society&amp;amp;amp;kisano=577460"&amp;gt;&lt;/div&gt; &lt;div id="taboola-3x3-article-thumbnails"&gt;&lt;/div&gt;&lt;script type="text/javascript"&gt;window._taboola = window._taboola || [];_taboola.push({mode: 'thumbnails-desktop-a',container: 'taboola-3x3-article-thumbnails',placement: 'Below Article Thumbnails 1',target_type: 'mix'}); <div id="laAdArea" style="padding:10px 0 25px"> <h3 class="blind">광고</h3> <script type="text/javascript" src="https://adservice.hani.co.kr/RealMedia/ads/adstream_jx.ads/hani_desktop/@x14?section=society&kisano=5774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