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경험 없으면 - inteon gyeongheom eobs-eumyeon

지난 상반기 면접에서만 탈락의 고배를 무지하게 마셨습니다. 면접에서 공통적으로 든 생각이 "아 진짜 내가 별로 할 말이 없구나" 였습니다.
다른 지원자들은 관련 업종 인턴도 하거나, 각종 해외 경험에 공모전에.. 빠삭하더라구요.

그렇습니다. 저는 비루한 스펙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턴은 전무하며 공모전 수상도 없고 해외경험(교환학생, 어학연수)도 없습니다.
가진거라곤 몇 가지 자격증, 토익, 그저 그런 학점 뿐입니다.. 올 하반기 서류 쓰고 있긴 한데 어찌저찌 면접으로 넘어간다 해도.. 길이 안보입니다.
전 면접 가서도 말할 '거리'가 없기 때문이죠..
게다가 원래 은행 준비했는데 은행 면접에서 생각보다 인상과 목소리가 주는 요인이 어마어마하더군요
(전 둘다... 흠.. 크흡 ㅜㅜ)

주위에서 취직 잘 되는 애들 보면 인턴 경험 다들 최소 1개고 많으면 3개 정도까지 있더라구요. 요샌 정말 인턴이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소서 쓰다보면 제가 맨날 하는 얘기가 교내 동아리 얘기, 알바한 얘기, 학회한 얘기가 끝입니다. 면접가도 마찬가지구요. 직무 관련된거는 단 한개도 말할 수가 없더라구요 스스로가 정말 한심합니다. 그럼에도 너무너무 취직하고 싶습니다.

전 하반기 취준 어떤 방향으로 준비해야할까요? 그런 정말 비루한 경험의 벽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요? PGR분들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제 정량적 스펙은.. 서성한 경영 / 3.67 / 토익 970, 토스 X / AFPK, 신용분석사, 외환전문역 / 한국사 1급 입니다. (나이는 28, 남)

P.S) 요새 잡페어나 인적성 고사장 가거나 하면 젊은 남자 사원 분들이 키가 훤칠하시더라구요. 아니 훤칠하신 분 밖에 없더라구요
       채용되려면 키도 많이 중요한가요? 전 키가 작습니다.. 매우..

아 잠도 안오고 시무시무하니까 글이나 써야지. 글 쓰는거 넘 재밌오. 내 블로그잖아. 내 맘대로 쓸거야. 오늘 글 내 생각이니까 자유로운 피드백 환영.  그치만 무자비한 비난 싫다리.

● 불안한 취준생들의 단골 질문

요즘 취업 준비하는 후배(?) or 사람들 이야기 하는 거를 보면 되게 똑같은 유형의 질문이 많이 올라온다.

1) 나이가 많은데 취업할 때 안좋을까요?

2) 학회 경험 없는데 취업 힘들까요?

3) 인턴 경험 없는데 취업 힘들까요?

4) 학점 안좋은데 취업 힘들까요?

5) 동아리는 쓸모 없나요?

그럼 이제 막 답변이 달려. 아 나이 많은건 상관 없어요. 아 학회 경험 없는 건 좀... 인턴 경험 없으면 잘 안뽑아요 ㅠㅠ 학점 되게 중요해요!!!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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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문할 대상이 잘못됐어

이걸 보며 드는 생각이 있다. 이 사람들이 이걸 어케 아누.

학회 경험이 중요한지 안중요한지 누가 알까? 학회 경험 없이도 붙은 애들이 안다.

인턴 경험이 중요한지 안중요한지 누가 알까? 인턴 경험 없이도 붙은 애들이 안다.

학점 중요한지 안중요한지 누가 알까? 학점 낮은데도 붙은 애들이 안다.

학점이 높고 합격한 애들이 아니라, 합격한 적 없는 애들이 아니라 학점 낮은데도 붙은 애들이 안다. 붙었으니까! '와 나 학점 낮은데도 붙은거 보니 학점 별로 안중요하네?' 증명해준다. 학점 안중요하다는걸. 인턴 경험 안중요하다는 걸. 학회 경험 안중요하다는 걸.

● 범인찾기 심리 이해는 간다.

사실 여러 기업 지원하다 떨어지면 그 때부터 범인 찾기 시작되는거 나도 안다. 내가 학점이 낮으면 학점 낮아서 떨어졌겠거니. 학점이 높으면 영어 성적이 낮아서 떨어졌겠거니, 인턴 경험이 없어서 떨어졌겠거니 막 범인 찾는다.

근데 나는 정작 중요한거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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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펙 왜 쌓으세요?

인턴 왜해? 자소서에 한 줄 더 놓고 이미지 좋게 보이려고?

학회 왜해? 자소서에 한 줄 더 놓고 이미지 좋게 보이려고?

학점 왜 좋게 받아? 이미지 좋게 보이려고?

이거 했다고 서류상 딱 적으면 되게 고평가 받는건가?

면접관이 '아 이분 학회했네 합격!' 이러나?

'이분 직무와 관련된 인턴 경험이 있군 합격!' 이러나?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럴거면 면접 안보지. 그냥 이거 했는지 안했는지 확인하고 점수화해서 위에서부터 합격시키지. 이게 더 비용 덜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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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접보는 이유

근데 결국 면접본다. 왜? 매력있는지 보려고.

* 매력이란 단어는 그냥 내가 하는 소리고. 다른 단어로 대체 가능하다. 사람됨됨이, 똑똑, 생각이 깊은지 등등 뭔 말하는지 알지!?

인턴한 사람들이 왜 선호받을까? 현장을 겪으면서 수많은 좌절과 슬픔, 어려움을 겪는다. 그리고 이걸 극복하면 한단계 성장한 자신이 된다.

● 취업 시장에서 매력있는 사람의 특징

매력있는 사람들은

말실수가 문제였다면 실수하면서 점점 말을 조심하게된다.

회사생활하며 인간관계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부딪히며 사람들을 다룰 줄 알게 된다.

업무에 실수가 많다면, 업무상 실수라는 나의 단점을 어떻게 커버할지 고민하게 된다.

학회든 동아리든 마찬가지다. 매력있는 사람들은 현장에서 몰랐던 나를 발견하면서 어떻게 커버할지 고민하고 생각한다. 목표가 생긴거지. 그리고 극복한다. 능력을 입증하는거지. 점점 성장해간다.

심지어 취업과 관련없는 활동으로 멘토링 예시 들어보자. 멘토링 끝나고 매력있는 사람들은 진심으로 이런 단골멘트한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오히려 내가 더 많이 배웠다. 이 '배웠다'가 핵심이다. 이런 사람들은 서류전형 자기소개서에서도 티가 나!

생각하지 않고, 남탓하고, 자아성찰을 하기 싫어한다면? 학회든 인턴이든 동아리든 그저 시간을 떼우는, 그저 스펙일 뿐인 활동이 된다. 건실한 목표가 없다. '아 얼른 끝났으면 좋겠다, 집에 가서 뭐하지, 아 저 ** 너무 짜증나네, 대충 해야지'라는 생각만 한다. '배웠다'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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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접은 이 두 유형을 구분하려고 있어

면접은 이 두 유형의 사람들을 구분하려고 있다. 매력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티가 난다. 이미 스토리텔링부터 다르다. 왜? 매력있는 사람은 자기가 뭘 해왔는지, 왜 그걸 하려고 했는지, 실패했다면 뭐때문에 실패했는지 기승전결이 있거든. 자기 인생에 대해 끊임없이 자아성찰 했거든. 생각으로 정리해놨으니 말할 때도 술술 나오는거지.

그저 목적없이 의도없이 시간 떼우고 서류상 한 줄을 추가한거라면, 말에서 깊이가 안느껴진다. 티가 난다. 당연히 티가나지. 면접관들은 이미 뽑혔던 사람들, 매력적인 사람들이고, 자신과 비슷한 사람 뽑을거거든. 그리고 면접보는 사람들보다 오래 살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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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스펙을 쌓을지 너무 매달리지마

취업 준비할 때 뭘 하든 상관없다. 친목동아리 해도 돼. 낮은 기업 인턴이라 걱정 안해도 돼. 직무랑 다른 인턴이라 걱정 안해도 돼. 거기서 치열하게 살았고, 내가 누군지 자아성찰했다면, 충분히 배웠다면 그것만으로도 매력있어진다.

학점 낮아도 돼. 따로 전공 지식을 깊이있게 공부했고, 그걸 다른 사람에게 쉽게 설명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매력있어진다. 학점이 왜 낮은가요 질문하면 어떡하냐고? 이렇게 대답해.

'그 때 공부를 안해서 그렇습니다.(인정) 대학온지 얼마 안돼서 너무 놀고싶었습니다.(원인) 하지만 그 후 저는 전공 공부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문제의 발견) 그래서 따로 치열하게 공부했습니다.(극복) 전공 질문 하셔도 됩니다.(입증) 저 치열하게 공부했고, 전공 관련 질문 대답할 자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매력이다. 단어가 맘에 안들면 다른 단어로 대체해도 된다. 스펙이 중요한게 아니듯, 단어가 중요한게 아니거든. Thinking. 자아성찰. 생각. 배움 수 많은 단어 있다. 골라서 이해하면 돼.

그러니 너무...내가 어떤 스펙 없다고 걱정말자. 그것보다 더 걱정해야할 것은 내가 과연 생각하며 살았는지니까. 생각하고 살아왔다면, 걱정 내려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