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대통령 경호처가 경남 양산에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에 대한 경호를, 내일부터 대폭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사저 울타리에서 끝났던 경호 구역도 최대 300미터 밖까지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사저 앞 시위대가 소음과 욕설을 넘어 최근에는 흉기까지 들이밀자 내놓은 조치입니다. 구민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경남 양산의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주변에선 오늘도 극우 유튜버들의 시위가 계속됐습니다. "야 이 XX야" 지난 16일엔 이 곳에서 석 달 동안 시위를 벌이던 남성이 문 전 대통령 비서진 등을 흉기로 협박하다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1인 시위자 (8월 16일)] 대통령 경호처는 결국 평산마을 인근 경호구역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사저 울타리까지였던 경호구역을 울타리로부터 최대 300미터까지 넓히고, 구역 내 검문검색과 출입통제 등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경호처는 "모의권총과 커터칼 등 안전 위해요소가 등장해 경호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평산마을 주민들의 고통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평산마을 과격 시위에 대해 미온적인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6월 7일)] 하지만, 시위의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지난 금요일 국회 의장단과의 만찬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이 경호 강화를 제안하자, 이를 수용한 겁니다. [김진표 국회의장] 여야는 각각 "국민통합 차원에서 의미있는 결정이다",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이라며 환영 입장을 내놨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MBC와의 통화에서 "불가피한 조치로 이해한다"면서, "엄정한 법 집행으로 후속조치가 잘 진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 경호구역이 확대된다 해도 집시법상 집회 자체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평산마을 내 과격 시위가 중단될 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걸로 보입니다. MBC뉴스 구민지입니다. 영상 취재: 송록필 김장훈(경남) / 영상 편집: 유다혜 / 영상 제공: 갤러리 '혜'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앵커> 대통령 경호처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서 경호 구역을 크게 넓혔습니다. 과도한 집회, 시위를 막겠다는 취지입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물론 민주당에서도 모처럼 환영하고 감사하다는 메시지가 나왔습니다. 보도에, 김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 경호 구역은 현재 사저 울타리까지입니다. 대통령 경호처는 경호 구역을 울타리로부터 최대 300m까지로 확장하기로 했습니다. 검문검색, 출입 통제, 위험물 탐지, 교통 통제 등 경호 활동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사저 주변의 과격한 집회나 시위를 봉쇄하겠다는 것인데, 오늘(21일) 자정부터 적용됩니다. 경호처는 "집회·시위 과정에서 모의 권총, 커터칼이 등장하는 등 전직 대통령의 경호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라며,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주민들 고통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지난 19일 국회의장단 만찬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의 건의를 받은 윤 대통령이 경호 강화 검토를 전격 지시하며 이뤄졌습니다. [김진표/국회의장 : (말씀을 드렸더니) 대통령께서 바로 경호처 차장을 현지에 그 이튿날 파견을 해서 조사를 하고.] 문 전 대통령 측은 환영의 뜻을 밝히며 경호 강화 조치가 엄격하게 시행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국민의힘에서는 "법과 원칙의 차원 및 협치와 국민 통합 차원에서 의미있는 결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고, 민주당에서는 "늦었지만 합당한 조치"라며 "김진표 의장과 윤석열 대통령에게 감사드린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진) ▶ "법대로 처리" 입장서 "문 사저 경호 강화"…왜 바뀌었나 올해 공교롭게도 나란히 이슈가 된 경남 양산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와 대구 달성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가 최근 들어 다소 상반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양산 평산마을의 경우 최근 경호구역이 확대되긴 했지만 사저 근처에는 여전히 많은 사람이 찾아 충돌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반면 달성 유가읍 박 전 대통령 사저 앞은 찾는 발길이 크게 줄어 대조적이다. 밀려난 시위대…마을 아래쪽선 집회로 시끌
문 전 대통령이 5월10일 퇴임 후 입주한 양산 평산마을에선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보수단체와 유튜버들의 집회·시위가 벌어졌다.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시위자들의 원색적인 욕설과 고성이 반복되면서 집회·시위의 정당성이 훼손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경호처는 지난 22일 0시를 기준으로 기존 사저 울타리까지였던 경호구역을 울타리로부터 최대 300m까지 확대했다.
아래쪽 마을 입구 도로 한편에는 문 전 대통령을 반대하는 집회·시위자들이 모여 진을 치고 있었다. 이들은 '문재인 구속' '문재인 체포' 등으로 개사된 노래를 스피커로 송출하고 있었다. 집회를 하던 한 남성은 "적법·정당한 집회라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며 "주민 여러분에게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다. 두 사람만 이곳을 떠나면 된다"고 주장했다. 역시 집회를 하던 한 여성은 "(문 전 대통령이) 조용히 살고 싶다더니 청와대에 있을 때보다 더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후 4시쯤 밭일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던 이곳 주민은 "시위대가 마을 아래로 내려갔지만 여전히 시끄럽다.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듣지 않으니 해결책이 없지 않나"라며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줄어든 방문객…"대통령 모습 못 봐 아쉬워" '고요한 칩거' 박근혜
사저
박 전 대통령이 대구 달성 사저로 입주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난 2월에는 사저를 구경하려는 지지자들과 인근 주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사저가 하나의 관광명소가 되면서 박 전 대통령 입간판과 사진 스폿이 생기기도 하고, 대통령에게 보내는 '응원엽서함'도 생겼다. 환영 현수막과 화환이 사저 앞 광장을 가득 메웠다. 3월24일 박 전 대통령의 입주 날에는 보수단체와 지지자 3천여 명이 사저 앞을 가득 메우며 장사진을 이뤘다. 이들은 두 팔을 높이 들고 '박근혜 대통령'을 연호하며 소리쳤다. 달성군은 임시주차장과 화장실을 설치해 방문객의 불편함을 줄여주기도 했다. 인근 도로와 임시주차장 근처에는 상인들이 방문객을 상대로 커피·꼬치 등 길거리 음식을 팔기도 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외부활동을 자제한 채 사실상의 칩거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박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만난 한 시민은 "(박 전 대통령) 입주 초기에 여러 번 방문했지만 한 번도 대통령 모습을 보지 못해 아쉬웠다"며 다른 전직 대통령처럼 주민이나 지역사회와 호흡을 같이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글·사진=이동현 수습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