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 패스 군인 - saiko paeseu gun-in

뽀글이 해먹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군대에서 사이코패스(소시오패스 일지도?)를 봤던 썰 좀 풀어봄

일단 나는 취사병 출신인데 우리 부대는 취사병이 3명이 기본 티오였고

내가 전역이 일주일쯤 눈앞에 다가와서 막내가 들어와서 잠시 4명이었던 때였음

조직도

나 : 말년 (일주일 후 전역)

맞후임 : 실질적 왕고

둘째 : 이사건의 주인공, 일병까지 HQ에 있다가

갑자기 우리 부대로 와서 행보관이 취사병에 꼽은지 한달정도 된 놈

막내 : 갓전입한 어리버리

다들 알다시피 전역 날짜 바로 앞인 말년이 있는 분과는 분위기가 좀 유들유들해 지자나?

그래서 평소엔 절대 없는 일이지만

그날은 선후임 상관없이 넷이 나란히 서서 사이좋게 뽀글이를 해먹고 있었는데

뽀글이 만들때 뜨거운 물 부으면서 봉지끝을 잡잖고있잖음?

이게 뜨거운물 부으면 손이 좀 뜨끈~ 해지긴하잖아, 그냥저냥 참을만한 뜨거운 정도?

근데 둘째놈이 지가 잡고있던 봉지를 확 놔버리는거임

펄펄 끓던 뜨거운물이 우리 막내 다리에 확 쏟아졌는데.

다이 아래 두부 상하지 말라고 담궈놓고 찬물 계속 흘리면서 물 순환 시키던

호스를 내가 빛의 속도로 빼서 바로 행궈서 크게 다치진 않았음.

곧 갈굼청문회가 시작되었고, 난 구경했지..

차기왕고인 내 맞후임이 존나 갈구고 있는데

이새끼는 절대 이해를 못하겠다는 듯 계속 똑같은 말만 하는거임

'김이 올라와서 쫌 뜨겁길래 놨습니다' x반복

얼탱이 없어서 이놈이 왜 HQ에서 일병까지 있다가 브라보인 우리 부대로 좌천했는지

부사관들 통해서 알음알음 알아봤더니

본부 통신 분과였는데 망작업하는 선임 사다리 잡아주다가

사다리 잡은 손이 아프다고 그냥 놔버려서 낙상사고 크게 내고 왔다고 하더라고

주의성 부족한놈인갑다 하고 그냥 넘어갔고 그렇게 며칠 더 지났는데

차기왕고인 내 맞후임놈이 나 볼때마다 계속 애가 좀 이상하다고 딴데로 뺄수없냐고

행보관이랑 말좀 해달라고 하소연을 존나 하는거임.

내 맞후임 말로는 그전까지도 좀 느낌 이상했는데 뽀글이 사건때

이놈 옆에 두면 절대 안되는 놈이라는거 확신이 들었다고 했음.

한달동안 데리고 다니면서 가르칠때도

작업할때 자기가 1 이라도 괴로우면 남에게 1000의 피해가 가는걸

알고 있어도 고민도 안하고 그냥 질러버리는 성향을 계속 보였었다고 하더라고

그말을 듣고나니까 딱 드는 생각이...

앞으로 내가 나가면 이놈이 지금 내 맞후임이 하던 끓는기름...다루게 되는 포지션임

엄청 큰 국자로 가마에서 끓는 기름을 떠옮겨서 딴데 보존했다가 몇번 더 쓰고 버리거든?

이걸 막내랑 선임이랑 같이 하게되는데

선임이 국자 컨트롤을 하고 막내가 보관용 통을 잡고있는 느낌의 작업인데

위험해서 직접 퍼나르는 국자는 투고가 함

이를 악물고 참으면 사고나진 않을 비교적 안전한 작업이긴한데...

그런 성향가진 놈이면 분명 이건 대형사고 터질 각인거임.

한번 그 생각이 머리속을 스치고 나서부터 잠이 존나 안와서 밤잠까지 설쳤음.

결국 행보관에게 가서 가스 , 끓는기름 , 고압증기 같은거 다루는데 있으면

사람 잡을 놈이라고 며칠을 계속 사정사정해서 간신히 이새끼를 일반 자주포병 분과로 빼버리고

난 전역했음 

전역하고 일주일 후에 내 맞후임이랑 했던 약속을 지키려고 피자 치킨 좀 사고

고무장갑(보급 나오는걸로는 못버팀...)존나 많이사서 주말에 면회를 갔는데..

그놈이 포반으로 가서 포탄 적재 하다가 무겁다고 포탄을 놔버려서

선임 발등 뭉개져서 아주 난리가 났었고 지금 영창가있다고 하더라고...

맞후임이 피자먹으면서 계속 그 얘기 하면서 고맙다고 하는데

세상엔 같은 인간인지 의심이 되는 이종같은 놈들이 정말 있구나 싶었음

암튼 뽀글이 먹으니 갑자기 그생각이 딱나네

동원 끝날 때까지 아직 그런 인간을 또 주변에서 못봤다는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가끔 생각함...

그냥 놔두고 나왔으면 어떻게 되었을지 소름이 끼친다;

취사병 하면서 제일 무서운게 화상이었는데...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