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목 수강신청 - seontaeggwamog sugangsincheong

고교학점제를 통해서 학생은 배우고 싶은 과목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은 학교의 교육과정에 따라 공통 과목을 포함한 교과 필수 이수 단위를 준수하는 선에서 자유롭게 과목을 선택하게 됩니다. 또한 학교에서는 학생의 수요에 따라 과목을 개설하되, 필요에 따라 전문 교과의 과목을 개설할 수 있으며, 교육과정에 제시되어 있는 과목 외에 새로운 과목을 개설(시·도교육청이 정한 지침에 따라)할 수 있습니다.

아래의 다양한 과목 안내서를 참고하여 학교에서 개설된 과목 중 배우고 싶은 과목을 미리 살펴보고 수강신청 하세요.

내년 시행 고교학점제 톺아보기

마이스터고는 산업 수요에 맞는 직업교육을 중시한다. 인천전자마이스터고 학생이 실습하고 있는 모습(왼쪽)과 미림여자정보과학고 학생이 실습하고 있는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중학교 3학년인 김민지(가명) 학생은 의료 분야 마이스터고등학교에 지원할 예정이다. 마이스터고는 기존 실업계 고교를 발전시킨 고등학교로 일·학습을 병행해 해당 분야의 기술장인을 육성하려는 고등학교다.

전국 마이스터고 원서접수 기간이 10월 중순으로 다가왔다. 김민지 학생은 뉴스에서 ‘고교학점제’ 소식을 접한 뒤 궁금증이 일었다. 당장 자신에게 해당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지난달 21일 “내년부터 전국 마이스터고에 학점제를 전면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부모 세대가 “내가 학생 때는 말이야~”로 시작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하나 더 생겼다. 바로 고등학교 수업 모습이다. 부모 세대가 보면 학생들이 쉬는 시간마다 교실에서 교실로 옮겨 다녀 ‘미국식 수업인가’ 하기도 한다.

30년 전에는 한 교실에서 내내 수업을 들었다. 영어, 사회 등 시간표에 따라 교사들이 들어왔다. 한데 요즘은 학생들 자신이 관심 있는 과목을 직접 선택해서 들을 수 있다. 흥미가 있으니 더 열심히 집중한다.

■ 고교학점제, 대체 무엇인가

문재인 정부 교육정책 제1공약이라는 고교학점제. 고교학점제는 대학처럼 과목을 선택해 듣고 기준을 충족하면 졸업할 수 있는 제도다. 학년·학급이 아닌 과목·내용 중심으로 성취도를 평가한다. 입시를 전제로 한 획일적인 교육이 아닌 진로·직업 능력 개발 등 실리추구형 학사제도로 불린다.

교육부는 지난 2월 고교학점제 실행과 도입 확대를 위한 중앙추진단을 출범시켰다. 전면 도입에 앞서 고교학점제 추진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이야기다. 교육부 차관과 세종시교육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한국교육개발원장 등이 공동단장을 맡았다. 일반고에 학점제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존 ‘고교 교육력 제고사업’ 가운데 고교학점제와 관련된 사업에 660억원을 투입한다.

‘고교학점제 중앙추진단’(이하 중앙추진단)은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관계기관 등이 고교학점제 추진 상황을 함께 점검하고 개선사항을 협의하는 등 고교학점제도 추진의 구심점 구실을 하게 된다.

중앙추진단은 연구·선도학교 확대, 일반고 학점제 도입 지원 강화 등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고교학점제는 2020년 전국 51개 마이스터고에 우선 적용한 뒤 2022년 일반고에 부분 도입, 교육과정을 전면 개정해 2025년부터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나

현행 고교 학사제도와 고교학점제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먼저 교육과정 이수 기준이 달라진다. 고교학점제 도입을 위해 이수 기준을 ‘단위’에서 ‘학점’으로 전환한다. 1단위 수업량을 17회에서 16회로, 총 이수 학점은 3년 동안 현행 204단위에서 192학점으로 바뀐다.

고교학점제가 본격 시행되면 전 과목 내신이 성취평가제로 바뀐다. 성취평가제는 절대평가를 말한다. 올해 초등학교 4학년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25년이 되면 전국 모든 고교생이 자신의 진로 희망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골라 듣고 필요한 학점을 이수하게 된다. 시험은 전 과목 절대평가로 진행한다.

성취평가제를 적용해 학생들을 평가하게 되는데, 중·장기적으로는 대학의 에프(F) 학점과 비슷한 개념의 이수·미이수 제도 도입도 검토되고 있다.

교육부 고교학사제도혁신팀 관계자는 “이 제도의 핵심은 학점이 아니라 ‘선택권’에 있다”며 “고교학점제는 ‘원하는 지식을 집중해서 습득’할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택 과목을 적성과 흥미에 맞게 잘 꾸리려면 일단 학생의 진로가 잡혀 있어야 한다. 따라서 단위 학교들이 진로·적성 검사, 진로 설계 프로그램 등을 확대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교육부 누리집 갈무리

■ 전국 마이스터고에 우선 도입

교육부는 지난달 21일 “내년부터 전국 마이스터고등학교(기존 실업계 고교를 발전시킨 고등학교로 일·학습을 병행해 해당 분야의 기술장인을 육성하려는 고등학교)에 학점제를 전면 도입한다”고 밝혔다.

2020년인 내년부터 전국 51개 마이스터고에는 전공 학과와 타학과 과목·과정을 융합 이수할 수 있게 된다. 이를테면 소프트웨어(SW) 전공인 학생이 ‘로봇 설계와 조작’ 과목을 듣게 되면 ‘소프트웨어를 적용한 로봇 설계자’로 성장할 수 있다. 기계과 재학생이 ‘농업의 이해’ 과목을 들으며 새로운 농사 기계 개발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는 일이다.

고교학점제가 전국 마이스터고에 우선 도입된 이유는, 산업 현장 중심의 교육과정이 탄력적으로 운영되고 있어서다. 내년에 시행할 마이스터고 학점제 연착륙을 위해 전문 교과 과정 교사·강사를 지원하고 취업 지원 인력 및 진로전담 교사를 확충할 예정이다.

■ 대학입시 연결고리 없어 우려도

한편 현장 교사들과 학생, 학부모들의 우려 섞인 시선도 만만치 않다. 경기 소재 마이스터고에 재직 중인 한 교사는 “학생들의 수업 선택권을 위해 새로 개설해야 할 과목이 늘어났다. 한데 교사들은 수업뿐 아니라 수업 외 업무도 현재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과연 교사가 ‘선택 과목’에 대한 전문성을 키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마이스터고뿐 아니라 일반계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부터 운영한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는 105곳에서 올해 354곳으로 확대됐다.

서울 소재 일반계고 최아무개 교사는 “일단 고교학점제가 대입에 어떤 영향을 줄지 미지수다. 고교학점제에 따른 추가 대입제도 개편이 뒤따르지 않는 한 이 제도에 관한 의문점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교사는 “고교학점제 도입 3년 유예와 관련한 별도의 지침도 없었다”며 “연구학교 기간이 끝난 뒤에도 계속 이어가야 하는지, 교과 외 선택 과목을 늘렸다가 우리 학생들이 대입에서 불이익을 받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다양한 선택 과목 개설과 관련해 교사들이 학생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게다가 고교학점제라는 핵심 정책이 차기 정부로 넘어간 셈이라 정말 공교육 현장에 적용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는 2022년 5월까지다.

고교학점제 시범학교 운영 추진 과정에 컨설팅 위원으로 참여한 성열관 교수(경희대 교육학)는 ‘고교학점제의 성공적인 시행을 위한 정책 제언’에서 고교학점제를 둘러싼 윤리적 긴장이 깊게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윤리적 긴장이란 소위 명문대 진학자 수를 늘리는 것과 모든 학생들의 성장이라는 학교 교육 목표 사이의 딜레마를 말한다”며 “각 학교들에선 대외적인 입시 성과가 낮게 나타나는 것을 우려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영화로 본 동양사’라는 과목이나 ‘적정기술’ 등의 과목을 개설하고자 할 때, 이를 어떤 교과의 교사가 가르쳐야 하는가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성 교수는 “고교학점제의 성공적 시행을 위해 학교 체제, 학교 문화, 교사 전문성, 대학입시 등 다양한 측면에서 필요한 과제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 교원 양성 체계까지 바꿔야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위해서는 교사뿐 아니라 학교 내 공간 확보 및 학생들의 공강 시간도 문제다. 조성철 대변인(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은 “고교학점제가 지향하는 교육은 대부분이 동의할 것”이라며 “하지만 그만큼 다양한 과목을 가르치려면 교사 수도 늘려야 하고 교원 양성 체계를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8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교원, 장학사, 연구사, 교수, 연구자 등 1만55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고교학점제에 앞서 우선적으로 개선·보완해야 할 것은 대학 입시제도(35.6%)와 고교 내신 평가제도(20.9%)였다. 이 결과가 실린 ‘학점제 도입을 위한 고등학교 교육과정 재구조화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위해서는 대학입시, 학생 평가 등 교육 생태계가 전반적으로 변화해야 함을 지적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중학교 1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요즘은 초등학생 때부터 대입제도에 관심이 많다”며 “고교학점제의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학부모 입장에서는 아이들이 대학에 어떻게 갈 것인지, 어떤 과목을 배울 것인지, 어떤 선택 과목이 유리한 건지 등 입시에 더 신경 쓰이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