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법대 마지막 학번 - seouldae beobdae majimag hagbeon

연세대 법대에 재학 중인 김우리씨(23·가명)는 수강신청을 할 때마다 어려움을 겪는다. 처음 학교에 입학했던 2008년보다 수강가능한 법학과 전공과목이 줄었고 2~3개 반이 개설되던 과목도 1개 반만 개설되기 때문이다. 이번학기 초에도 3학년 전공과목의 인원수가 다 차서 4학년을 위해 개설된 수업을 들어야만 했다.

김씨는 8일 “처음 입학했을 때에 비해 급속도로 들을 수 있는 과목이 줄고 있어 수강신청 때마다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입학 때보다 법학과 수업의 질도 많이 낮아졌다. 김씨는 “유명한 교수들이 로스쿨로 옮겨가 학부 강의를 하지 않는다”며 “명교수의 강의를 들을 수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08학번인 김씨는 로스쿨 제도가 생긴 후 입학한 마지막 연대 법대생이다.

로스쿨이 도입된 대학교의 법과대학 학생들이 열악한 수업환경과 처우에 시달리고 있다. 각 대학이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법과대학을 폐지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2월 시행된 이 법 8조는 ‘법학전문대학원을 두는 대학은 법학에 관한 학사학위과정을 둘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로스쿨이 도입된 서울대·연세대 등 25개의 학교들은 2008년을 마지막으로 법과대학 신입생을 받지 않았다. 학교마다 6~10학점씩 법학전공 강의를 폐강하고, 졸업을 위해 법과대학 학생들이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학점도 15~20학점씩 줄였다.

2008년에 비해 이화여대 법대는 전공필수 이수학점이 17학점 줄었다. 법학과목 개설수가 줄고 로스쿨로 법대 교수 중 상당수가 이동하면서 학생들의 교육환경은 자연스레 열악해졌다. 대학들이 급하게 법과대학 폐지 수순을 밟는 것은 교과부에서 2012년 2월까지 각 학교 법과대학을 폐지하도록 규정했기 때문이다. 교과부는 2008년 입학한 신입생이 졸업할 것으로 예상되는 2012년 2월까지 각 학교 법과대학을 폐지하도록 명시했다. 또한 각 학교의 법과대학 폐지를 유도하기 위해 5년마다 실시하는 로스쿨 평가에 법과대학 폐지 이행 여부를 반영하고 있다.

법과대 학생들은 “4년만에 학교를 졸업하는 것은 무리다”라며 2017년까지 법과대학 폐지 시점을 연장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건국대 법과대 학생회장 엄현식씨(24)는 “군휴학 2년과 사법고시 준비 등에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하면 졸업까지 8~10년이 필요하므로 2017년까지 법과대학이 유지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법과대학 학생회 등 20여개 대학의 법학과 학생회는 9일 공동 성명서 내기로 했다. 학생들은 성명서를 통해 “교과부는 학생들의 안정적인 졸업을 위해 2017년까지 법학전문대학원이 설치된 학교의 법과대학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장할 계획이다.

입력2018-12-13 17:07:23 수정 2018.12.13 17:34:19 이태규 기자

[민정수석 조국]

靑 인적개편에도 입지 굳건

김정은 답방등 현안 챙길 듯

[한국당 원내대표 나경원]

보수당 첫 여성 원내 수장 올라

계파 갈등 청산 등 막중 임무

[제주도지사 원희룡]

영리법원 허용에 승부수 걸어

정착 땐 차기 대권 노릴수도

나라 위한 신념·명분 같지만

소속 정당·정치 성향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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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조국 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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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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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원희룡(오른쪽) 제주지사

지난 1982년 서울대는 유난히 붐볐다. 전년도에 본고사가 폐지되는 등 입시제도가 바뀌어 지원자가 미달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지자 졸업정원의 130%를 뽑았다. 사상 유례없이 많은 82학번 신입생이 들어왔다. 당시 선배들은 “어딜 가나 82학번들이 떠들어댄다”며 숫자 82를 그대로 발음해 ‘똥파리’라고 별명까지 붙였다.

국내 최고 대학에 머릿수까지 많다 보니 정관계에서 활약하는 똥파리들은 한둘이 아니다. 정태호(사회복지학) 청와대 일자리수석, 은수미(사회학) 성남시장, 이혜훈(경제학) 바른미래당 의원, 장하준(경제학)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등 한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다. 최근에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조국 민정수석,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3명은 82학번 법대 동기지만 지금 정책을 놓고 경쟁한다.

문재인 정부 초대 민정수석에 임명된 조 수석은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여 있다.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음주운전 파동에 특별감찰반 비위 의혹까지 더해져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재신임을 얻기는 했지만 야당은 그동안의 장관 후보자 인사검증 미흡 전례 등까지 들추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그에게는 사법개혁이라는 특명이 주어졌다.

나경원 의원은 2번 고배를 마신 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맡았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와 노동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날을 세우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조 수석과 얼굴을 붉혀야 한다. 각자 나라를 위한다는 지향점은 같지만 정치와 경제에 대한 성향이 달라 ‘정책 경쟁’을 해야 하는 라이벌로 만나게 됐다. 그는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이 이미 우려의 수준을 넘어섰다.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한국을 바로잡기 위해 당과 보수의 재건이 절실하다”며 ‘보수 부활’을 공언했다.

원 지사는 정책 트레이드마크로 ‘규제 완화’를 들고 나왔다. 국내 최초로 제주도에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개원을 조건부로 허가했다. 진보정당, 의사협회 등은 의료민영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공론조사위원회 권고도 뒤집은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보수진영은 외국인 전용 병원이고 진료항목도 제한적이어서 의료민영화로 연결될 수 없다고 반박하는 상황이다. 만약 개원을 허가하지 않을 경우 2015년 복지부 허가를 받아 병원을 지은 중국 뤼디그룹과의 소송에 휘말려 국제분쟁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며 원 지사를 지지하고 있다.

세 명의 학창 시절은 어땠을까. 나 의원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조 수석의 교수 시절 활발한 사회참여 발언과 관련해 “깜짝 놀랐다. 대학 때 ‘입 큰 개구리’라는 별명으로 불렸고 나이도 또래보다 어려 놀리는 분위기가 많았다. 그때는 정말 ‘아기’로 생각했다(웃음)”고 말했다. 초등학교를 또래보다 2년 일찍 들어간 조 수석은 대학에도 그만큼 빨리 입학했다. 원 지사는 예전 인터뷰에서 나 의원을 “예쁜 퀸카, 선망의 대상인 나 의원이 이처럼 큰 야망을 품은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할 줄 누가 알았을까”라고 말했다. 모범생 이미지로 조용하게 사법고시를 준비하던 나 의원이 정치에 발을 들일 줄은 상상할 수 없었다는 이야기다.

조 수석과 원 지사는 함께 학생운동을 했지만 사회에 나와서는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2014년 조 수석이 “말이 통하는 대학 동기이기에 묻고 싶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시 처음에는 반대하다가 갑자기 찬성으로 돌아선 이유를 물었다. 이에 원 지사는 “존경하는 친구 조국으로부터 갑자기 공개 질문을 받으니 당황스럽다”며 “노 전 대통령 탄핵은 내가 정치하는 동안 가장 부끄럽고 후회스러웠던 한 지점이다. 옛 친구들과 토론회를 하는 게 어떻겠나”라고 제안했다.

앞으로는 어떨까. 조 수석은 문 대통령의 재신임을 받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답방 이후로 점쳐지는 청와대 인적개편에서도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 때인 2003년 2월부터 1년, 2005년 1월부터 2006년 5월까지 1년4개월 등 총 2년4개월간 민정수석을 했다. 조 수석도 그 기간만큼은 자리를 지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계산하면 내년 9월까지다. 여권에서 총선 부산 출마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조 수석은 “모든 비판을 감내하며 해야 할 일을 수행한 후 학교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보수당 최초의 여성 원내대표가 된 나 의원은 한국당을 부활시켜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친박과 비박을 넘나들며 계파 갈등을 청산해야 하는 소임도 더해졌다. 원 지사도 영리법원 허용에 대해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며 승부수를 걸었다. 원만하게 수습해 성공적인 영리병원 정착 사례가 되면 차기 대권후보로 발돋움할 수 있다. 똥파리들의 날갯짓이 심상찮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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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법대 마지막 학번 - seouldae beobdae majimag hagbeon

[한국뉴스투데이] 

13일 서울대 법대에 따르면 법대는 최근 재학생들에게 '2017년을 마지막으로 법과대학 조직과 명칭을 폐기한다'고 이메일과 우편 등으로 공지했다.

이는 서울대가 2009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개원해 더이상 법학에 관한 학사학위 과정을 따로 둘 수 없게 된데 따른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애초 2008년 마지막으로 입학한 법대 신입생이 졸업하는 기간을 따져 2012년까지만 조직과 명칭을 유지하라고 권고했다가 군 휴학 등의 문제로 졸업이 늦어지는 학생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유지 시한을 2017년으로 조정했다.

이에 따라 2018년도부터 서울대에서 법대의 조직과 명칭은 모두 폐기되고 법학전문대학원만 남게 되며 법학 관련 학부 수업도 개설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예정된 절차였지만 학교 측의 공식적인 공지를 받은 재학생들은 물론, 졸업생들도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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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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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대 몇년?

법학전문대학원의 커리큘럼은 3년, 6학기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과거 법과대학 시절의 4년에 비하면 1년 더 짧은 시간이죠. 그렇기 때문에 로스쿨의 수업들은 아주 압축적으로 빠르게 이루어집니다.

법학과 몇년제?

로스쿨 진학 위해선 일반 4년제 대학 졸업해야 2017년 사법고시가 폐지되면서 판사, 검사, 변호사 등 법조인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진학해서 3년간의 법학 교육을 이수하고 변호사 시험을 치러 합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