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메다 은하 위치 - andeulomeda eunha wichi

사막에 사는 사람들은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 비해 시력이 훨씬 좋다. 가장 큰 이유는 항상 먼 곳을 바라보면서 살기 때문이라고 한다. 시력이 좋아지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멀리 보는 것이다. 우리가 볼 수 있는 가장 먼 곳이 밤하늘의 별이기 때문에 별을 보는 것은 시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눈이 좋은 사람은 얼마나 먼 거리까지 볼 수 있을까? 이번 주 별자리 여행의 목적지는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가장 먼 곳, 바로 안드로메다은하가 있는 안드로메다자리이다.

달과 화성이 만나는 날

10월 한 달 동안 저녁 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나던 화성이 다음 주면 목성에게 왕좌를 돌려주고 이인자의 자리로 돌아간다. 10월 29일에는 떠나는 화성을 위로라도 하듯 둥근 달이 화성 옆에 함께 떠오른다. 화성의 오른쪽에 떠오른 달은 점차 거리를 좁혀 30일 새벽 4시경 달에 가장 가깝게 보인다. 달이 지구를 도는 방향은 서쪽에서 동쪽이다. 즉 하늘에서 볼 때 달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움직인다. 달이 한 바퀴(360도) 공전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약 한 달(실제로는 27.3일)이기 때문에 하루에는 12도(360/30) 정도, 1시간에는 0.5도(12/24)쯤 움직인다. 즉, 하늘에서 달은 1시간에 달의 지름만큼 왼쪽(동쪽)으로 움직인다.

10월 30일 새벽 4시 경의 서쪽 하늘 Ⓒ 스텔라리움, 천문우주기획

화성이 저녁 하늘에서 이인자의 자리에 머무는 것도 보름 남짓뿐이다. 화성의 밝기는 급속하게 줄어들면서 11월 중순에는 지금보다 밝기가 절반 이하가 되어 큰개자리의 으뜸별인 시리우스에게 이인자의 자리마저 내주게 된다. 화성은 내년 1월 목성과 토성이 태양 쪽으로 숨으면서 저녁 하늘에서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유일한 행성이 되지만 거리는 지금보다 2배 이상 멀어져 평범한 1등성으로 보일 것이다. 겨울 밤하늘에는 가장 밝은 시리우스를 포함하여 1등성이 무려 7개 이상이나 보이기 때문에 화성을 찾는 일도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아름다운 여인의 별자리 ‘안드로메다자리’

가을철 밤하늘의 상당 부분은 에티오피아 왕국 출신들이 차지하고 있다. 에티오피아의 왕인 케페우스와 왕비 카시오페이아, 그리고 그들의 딸인 안드로메다와 사위 페르세우스의 별자리가 있고, 근처에 보이는 페가수스자리와 고래자리도 이들과 관련된 신화에 나오는 조연들이다.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이들이 별자리가 된 원인이 바로 안드로메다 공주 덕분이다.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는 말’처럼 착하고 예쁜 안드로메다 공주로 인해 가을철 밤하늘에 에티오피아 왕국이 만들어진 것이다.

10월 26일 밤 남동쪽 하늘. Ⓒ스텔라리움, 천문우주기획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안드로메다 공주는 어머니 카시오페이아의 허영심으로 인해 괴물 고래의 습격을 받아 황폐해져가는 조국 에티오피아를 구하기 위해 재물로 받쳐진다. 하지만 하늘에서 나타난 백마 탄 왕자 페르세우스가 괴물 고래를 물리치고 공주를 구출하면서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되고, 훗날 부모님과 함께 밤하늘의 별자리가 되어 영원히 빛나는 영광도 얻게 되었다.

안드로메다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먼저 가을 하늘 높이 떠오른 사각형 모양의 페가수스자리를 찾아야 한다. 페가수스자리 사각형을 방패연으로 생각하면 그 왼쪽으로 길게 늘어진 2등성 별들이 연줄에 해당하는 데 이곳이 바로 안드로메다자리가 있는 곳이다. 마치 가을 하늘에 연이 높이 날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고 찾으면 된다.

페가수스 사각형의 북동쪽 모서리에 있는 별(2중성)이 바로 안드로메다자리의 으뜸별로 공주의 머리를 나타낸다. 이 별에서 북동쪽으로 나란히 보이는 세 개의 2중성을 찾으면 나머지 별들은 쉽게 찾을 수 있다. 단, 맨 뒤에 보이는 세 번째 2중성은 안드로메다 공주의 남편인 페르세우스자리의 으뜸별이다. 연줄을 부인으로 생각하고 연줄의 끝에 있는 얼레(연줄을 감는 도구)를 남편으로 생각해도 될 것 같다.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가장 먼 곳 ‘안드로메다은하’

안드로메다는 만화나 SF 영화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우주 세계 중의 하나로 그 이름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안드로메다란 이름이 이렇게 유명해진 이유는 바로 이곳에 우리 은하에서 가장 가까운 외부 은하인 안드로메다은하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드로메다 공주의 허리 바로 옆에 위치한 이 은하는 지구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은하로 도심만 벗어나면 맨눈으로도 희미한 빛의 무리로 확인할 수 있다. 북쪽 하늘에 높이 뜬 W자 모양의 카시오페이아자리를 이용하면 안드로메다은하를 쉽게 찾을 수 있다. W자의 양 끝에 있는 두 별을 각각 안쪽 별과 연결하고, 가운데 별에서 이 연결선이 만나는 점을 연결하여 두 배 정도 나아가면 그곳에 안드로메다은하가 있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안드로메다자리와 안드로메다은하. 오른쪽 아래 밝게 보이는 별은 화성이다. Ⓒ이태형

안드로메다은하는 우리 은하에서 200만 광년쯤 떨어져 있으며 우리 은하와 비슷한 나선 모양을 하고 있다. 우리 은하의 위성 은하인 마젤란은하를 제외하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외부 은하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선 모양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맨눈으로는 힘들고 작은 망원경이라도 있어야 한다.

안드로메다은하의 모습. 사진 속에 보이는 별들은 우리 은하의 별들이다. Ⓒ Adam Evans, wikipedia

미니문과 블루문

이번 주 토요일인 10월 31일 밤에 뜨는 보름달은 올해 뜨는 보름달 중 가장 작은 달이다. 이날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는 40만 6000km 정도로 보름 전에 달이 지구에서 가장 가까웠을 때에 비해 거의 5만km나 멀어진다. 이날 달이 뜨는 시간은 오후 5시 39분(서울 기준)이고, 달이 가장 둥글어지는 시간은 밤 11시 49분이다. 달이 지구에 가장 가까운 지점인 근지점 근처에 있을 때 보이는 보름달을 슈퍼문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지구에서 가장 먼 지점인 원지점 근처에 보이는 보름달을 미니문이라고도 부른다.

10월 31일 밤에 뜨는 블루문이 미니문인 이유. Ⓒ 천문우주기획

하지만 미니문이라고 해도 지평선 근처에서 떠오르는 달의 모습은 작게 느껴지지 않는다. 뜨거나 지는 달은 착시 현상으로 인해 높이 떴을 때에 비해 3~4배 정도 크게 보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머리 위쪽 하늘보다 지평선 쪽 하늘이 더 멀다고 느낀다. 실제로 달이 떠 있는 하늘은 반지름이 무한대인 천구지만 사람들은 머리 위쪽 하늘은 가깝고 지평선 쪽 하늘은 먼 접시 모양으로 하늘을 느끼고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는 머리 위에서 크게 보이던 새나 비행기가 지평선 근처로 가면 작아져서 사라지는 것을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달은 지평선 근처에 있을 때나 높이 떴을 때나 크기가 같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멀다고 느끼는 지평선 근처에 같은 크기의 달이 오기 때문에 높이 떴을 때보다 크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번 주말은 서양 사람들이 귀신 복장을 하고 축제를 벌이는 핼로윈데이이다. 사람들은 이날에 죽은 영혼들이 다시 살아나고 귀신이나 마녀들이 사람들의 몸을 빼앗기 위해 돌아다닌다고 믿었기 때문에 두려움을 극복하고자 이런 축제를 만들었다고 한다. 물론 이제는 귀신이나 마녀를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이번 핼로윈데이 만큼은 다른 해와 달리 무척 두려운 날로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바로 이 날 보름달이 뜨기 때문이다.

보름달을 보고 느끼는 감정은 우리나라와 서양 사람들이 완전히 다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둥근 보름달을 좋아했다. 전기가 없던 시절엔 보름달이 뜬 날에 남녀가 데이트도 했고, 삼삼오오 모여 축제를 벌이기도 했다. 정월 대보름이나 추석 한가위도 둥근 보름달 아래 가족과 이웃이 모여 축제를 벌이는 대표적인 날이었다.

하지만 서양에서는 보름달이 가장 무섭고 두려운 존재였다. 서양 사람들은 달 속에 늑대 인간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보름달이 뜬 날에는 거의 외출을 하지 않았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드라큘라나 늑대 인간 같은 서양 귀신들이 나타나는 시간도 보름달이 가장 높이 뜨는 자정 무렵이다.

보름달 속 늑대 인간.  Ⓒ 천문우주기획

이번에 뜨는 보름달은 블루문(blue moon)이다. 블루문이란 한 달에 보름달이 두 번 뜰 때 두 번째 뜨는 보름달을 가리키는 말로 ‘우울한 달’, ‘기분 나쁜 달’이란 의미이다. 음력 한 달은 29-30일이기 때문에 양력으로 1일에 보름달이 뜨면 마지막 날쯤 보름달이 한 번 더 뜬다. 보름달이 무서워서 외출을 하지 않았던 서양 사람들에게 한 달에 두 번째 뜨는 보름달은 정말 우울한 달이었을 것이다. 미국 통계에 의하면 다른 날에 비해 보름날 뜨는 날 범죄율이 더 높다고 한다. 심리학자들은 보름달이 잠재된 범죄 심리를 자극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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