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울트라 콜 깃발 - baemin ulteula kol gisbal

배민 울트라 콜 깃발 - baemin ulteula kol gisb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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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이 과열 경쟁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는 울트라콜 ‘깃발 꽂기’에 대한 대책을 내놓았다. 깃발 개수를 제한해 대형 업체의 무분별한 영업을 일부 제한하는 게 뼈대인데, 대신 중개수수료 기반의 수익 모델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울트라콜 요금을 2022년까지 동결하고 내년 4월부터 개수를 3개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울트라콜은 입점업체들로부터 한달에 8만8천원(부가세 포함)을 정액으로 받는 대신 배민 앱을 통해 1.5~3㎞ 반경에 있는 소비자에게 상호와 배달 예상 시간 등을 노출하는 광고 방식이다. 배민은 위치나 광고 개수 제한을 두지 않아 왔다. 이 때문에 일부 업체는 자금력을 동원해 가짜 주소에까지 10여개 ‘깃발’을 꽂으며 영업 반경을 넓혔고, 중소형 점포 상권이 침해된다는 논란이 일었다. 소비자들도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는 데 한계가 있었다. 광고 수익 상당 부분을 울트라콜에 의존하는 배민이 배달 생태계 교란을 방기한다는 비판도 따랐다.

배민은 주소지 제한을 두지 않되, 깃발 개수를 제한하는 선에서 대책을 내놨다. 배민 관계자는 “기존에 울트라콜을 중심으로 영업하는 업체들의 입장을 고려했다”고 했다. ‘깃발 꽂기’ 문제를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하지만, 대형 점포로의 무분별한 쏠림은 일부 해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신 배민은 매출액에 연동되는 중개수수료 시스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실상 수익 모델을 틀었다. 앱 상단에 업체 정보를 노출하고, 실제 매출이 일어나면 매출액의 5.8%를 중개수수료로 부과하는 ‘오픈서비스’를 도입했다. 기존에는 ‘오픈리스트’를 통해 앱 상단에 3개 업체를 무작위로 노출하고, 6.8%의 수수료를 챙겨왔다. 배민 관계자는 “오픈리스트의 광고 효과가 한정적이라는 지적을 반영했다”고 했다.

배민 울트라 콜 깃발 - baemin ulteula kol gisbal

울트라콜 기본 원리. 배달의민족 누리집 갈무리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이번 개편에 따라 그간 울트라콜만 이용하던 업체들 사이에선 오픈서비스로 바꾸거나 병행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오픈서비스 개수 제한이 없어지면서 오픈서비스 뒤에 배치되는 울트라콜 노출 효과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두 서비스를 모두 이용해본 한 가맹점주는 “기존 오픈리스트는 개수 제한 등으로 광고 효과가 불확실해 울트라콜 의존도가 더 높았다”며 “경쟁이 심한 상권에서는 오픈서비스 목록이 길어져 울트라콜이 뒤로 밀릴 수 있는 만큼, 오픈서비스 이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다른 가맹점주는 “매출액이 크거나 배민 의존도가 높은 업체의 경우 정액(울트라콜)보다는 정률(오픈서비스) 부담이 클 수 있다”고 했다.

4년 전 소상공인 부담 해소 등을 내세워 중개수수료를 폐지한 배민은 다시 중개수수료에 의존하는 구조가 된다. 경쟁사 요기요도 12.5% 정도의 중개수수료를 받고 있다. 배민 관계자는 “소비자의 앱 이용 방식이 다양해진 만큼 광고 노출 방식도 다변화한 것”이라며 “중개수수료를 낮추고 할인 쿠폰 광고(할인 쿠폰 행사를 벌일 경우 ‘쿠폰 있는 업소’임을 표시하는 대신 월 3만8천원을 부과) 비용을 전면 폐지하는 등 업주 부담을 낮추고자 했다”고 말했다.

현소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