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유리필름 효과 - ganghwayulipilleum hyogwa

[IT동아 남시현 기자] 많은 스마트폰 제조사가 신제품을 발표할 때마다 ‘이번엔 흠집에 더 강하다’는 문구를 사용하지만, 막상 제품을 받아들면 그대로 쓸 자신이 없다. 분명 손톱이나 연필로 쓱쓱 그어보아도 흠집 하나 남지 않지만, 보호필름 없이 하루 이틀만 지나도 디스플레이와 테두리에 흠집이 생겨있다. 우리 주변에 흔히 보이는 모래알만 해도 모스 굳기 7의 석영 조각들이니 일상 생활에서 흠집을 피할 방법은 없다. 이를 최대한 막기 위해서 필요한 게 보호필름, 그리고 패널 보호용 강화유리(이하 강화유리)다.

보호필름, 저렴하고 일체감 높은 게 장점

보호필름은 디스플레이 패널에 밀착하는 페트, 혹은 우레탄 재질의 얇은 필름이다. 장당 수십원부터 시작할만큼 가격이 저렴하므로 흠집이 발생해도 부담이 없고, 스마트폰 화면과 일체감이 높아 터치 오류도 적다. 하지만 두께가 얇아 충격에도 디스플레이 패널을 보호해주지 못하고, 부착 중 먼지가 한 톨이라도 들어가면 해당 부분이 들뜬다. 디스플레이 주변부가 곡면으로 되어있는 제품은 화면을 완전히 덮지 못하고, 테두리가 쉽게 들뜨는 문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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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U 재질의 보호필름, 곡선 테두리까지 깔끔하게 덮을 수 있지만 부착 자체가 쉽지않다

주변부 곡면까지 덮고 싶거나, 갤럭시 폴드 등 화면이 접히는 디스플레이라면 우레탄(열가소성 폴리우레탄, TPU) 재질의 보호필름을 사용해야 한다. 우레탄 보호필름은 탄성이 있어 주변부까지 완전히 덮을 수 있고, 페트형 필름과 비교해 흠집도 적게 생긴다. 물론 부착이 매우 어렵고, 부착 시 먼지가 들어가도 제거가 어렵다. 햇빛에 노출되면 황색으로 변하고, 표면 탄성으로 인해 펜 사용도 쉽지 않다. 페트형 필름과 마찬가지로 디스플레이 패널의 충격을 보호하지 못한다.

종합적으로 플라스틱 보호 필름은 저렴한 대신, 흠집에는 약해 오래 사용하기 어렵다. 오래 사용하면 색상이 변하거나 흠집이 화면을 가리는 등의 문제가 생기므로 자주자주 바꾸고 싶은 경우에 적합하다. 낙하 등으로 인한 충격에서 디스플레이를 전혀 보호하지 못하는 것도 단점이다. 디스플레이 패널의 흠집·충격 보호, 그리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바란다면 패널 보호용 강화유리가 해답이다.

강화유리, 흠집은 물론 패널 보호 역할도 해

패널 보호용 강화유리는 유리를 얇게 가공해 디스플레이에 부착하는 방식이다. 두께는 0.3mm 내외로 얇으며, 투명도가 높아 부착하지 않은 듯한 느낌까지 준다. 표면도 유리인 만큼 흠집에 굉장히 강하다. 모래알은 물론이고 볼펜이나 드라이버 등으로 긁어도 흠집이 잘 남지 않는다. 가격은 1천 원대부터 3~4만 원대까지 천차만별이며, 고가의 제품으로 갈수록 더 많은 기술력과 고품질 유리가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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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킨의 인비지글래스 울트라(좌)와 탬퍼드글래스(우) 제품군. 출처=IT동아

고품질 강화유리로는 애플의 공식 액세서리 브랜드 중 하나인 벨킨(Belkin)의 인비지글래스 울트라(InvisiGlass Ultra)와 탬퍼드글래스 프라이버시가 대표적이다. 벨킨 인비지글래스 울트라는 일반 강화유리보다 더 얇은 0.29mm의 두께로 밀착감이 높고 투과성도 좋다. 얇지만 내구성과 흠집 방지는 일반 강화유리보다 더 우수하다. 인비지글래스 울트라는 유리를 액체화한 다음, 내부의 작은 나트륨 이온을 큰 칼륨 이온으로 바꿔 화학적으로 강화했기 때문이다. 또한 지문, 흠집 방지 코팅과 유리, 접착 소재, 유리 기초, 유체 접착제까지 5개의 층으로 되어있어 디스플레이 패널의 파손 우려도 덜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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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퍼드글래스 프라이버시는 정면 기준 40도 이상을 넘어가는 측면에서 화면을 볼 수 없게 한다. 출처=IT동아

인비지글래스가 유리의 품질에 집중한 제품이라면, 탬퍼드글래스 프라이버시는 기능성 제품이다. 탬퍼드글래스 프라이버시는 마이크로 루버(Micro-Louver) 기술을 적용해 세로 상태에서는 정면 기준 좌우 40도 이내에서만 디스플레이를 볼 수 있고, 가로 상태에서는 좌우 누구나 화면을 볼 수 있다. 마이크로 루버란, 내부에 각도가 꺾여있는 형태의 구조물을 두어 특정 각도에서만 볼 수 있게 만드는 공법이다. 블라인드를 꺾었을 때 특정 각도에서만 건너편을 볼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 보안이 중요한 자료를 다루면서, 오랜 기간 사용하고 싶은 경우라면 탬퍼드글래스 프라이버시 라인업을 선택하면 된다.

보호필름과 강화유리, 각기 장단점은 뚜렷

보호필름과 강화유리는 장단점이 뚜렷하다. 보호필름은 가격이 매우 저렴하고, 흠집이 생기면 바로바로 바꿀 수 있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제품이라면 우레탄 보호필름이 유일한 선택지다. 하지만 내구성이 떨어지고, 패널을 보호해주지 못한다. 반면 강화유리는 가격은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내구성이 높고 디스플레이 패널을 그대로 쓰는 듯한 느낌을 준다. 강화유리의 장점이자 단점은 충격에 대한 보호다. 소재 자체가 유리인 만큼 흠집에는 강하지만, 충격에는 약하다. 압력이 집중되면 금이 가거나 파손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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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유리가 디스플레이 파손을 무조건 막아주는 건 아니지만, 보호필름보다는 보호해줄 가능성이 높다. 출처=셔터스톡

디스플레이에 직접 충격이 가는 걸 막아주기 때문이다. 강화유리가 파손될 정도의 충격이라면 디스플레이 패널에 가해질 충격을 한 차례 보호한 것이다. 같은 상황에서 보호필름은 충격을 그대로 디스플레이에 전달해 파손 우려가 있다. 강화유리가 디스플레이 패널을 한번 보호했다고 가정하면 충분한 값어치를 한 셈이다. 아울러 벨킨 같은 브랜드 제품은 초기에 부착 실수나 파손에 대해서도 보증하며, 구입 이후에도 자체 파손 시 품질을 보증해주는 경우가 있다. 한번 사서 오래 쓰자는 주의라면 가급적 고품질 강화유리를 선택하자.

[IT동아 권택경 기자] IT 전반에 관한 의문, 혹은 제품 및 서비스의 선택에 고민이 있는 독자의 문의 사항을 해결해드리는 ‘IT애정남’입니다. 몇 년전만 해도 스마트폰을 사면 화면 보호 필름이나 강화유리를 붙이는 게 필수이자 상식인 것처럼 통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마트폰 자체 강화유리도 상당히 품질이 높다 보니 화면 보호 필름, 강화유리 무용론까지 심심찮게 등장하곤 합니다. 그러다 보니 소비자들 입장에선 혼란스러울 때도 있는데요. 과연 정답은 무엇일까요? ehrrxxxxx님의 사연입니다. (일부 내용 편집)

스마트폰을 사면 당연히 화면 보호 필름이나 강화유리를 붙여야 하는 거로 알고 있었는데요. 최근 이런 제품들이 대부분 과장, 허위광고이며 별로 효과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보호 필름이나 강화유리를 안 붙이려고 하니 뭔가 불안하네요. 뭐가 사실인가요?

필수 아닌 선택, 개인차에 따라 효용성 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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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셔터스톡

현재 출시되는 스마트폰 화면은 대부분 제조사 차원에서 이미 상당히 품질이 높은 강화유리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경도(Hardness)로 따지면 모스 굳기계로 6~7 정도입니다. 모스 굳기계란 광물의 딱딱함을 가르는 기준으로, 두 물질을 서로 긁었을 때 어느 쪽에 흠집이 나느냐에 따라 순서를 매긴 값입니다. 다시 말해 스마트폰 화면의 모스 경도가 6이라는 뜻은 6보다 경도가 높은 물질로 화면을 긁으면 흠집이 난다는 뜻입니다.

모스 굳기계에 따르면 동전은 3~3.5, 칼날은 5.5~6.5 정도의 경도를 지닙니다. 실제로 최신 스마트폰으로 실험하면 화면을 대놓고 칼날로 그어도 흠집이 잘 나지 않을 정도로 단단합니다. 이론적으로는 주머니에 스마트폰에 동전이나 열쇠를 넣어도 흠집이 생길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막상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보면 언제 어디서 생겼는지 모를 흠집을 발견할 때가 많습니다. 이는 대부분 먼지에 의해 발생합니다. 모래, 미세먼지 등은 스마트폰보다 경도가 높은 광물 성분을 흔히 포함합니다. 따라서 이런 먼지가 화면에 마찰되면서 소위 ‘생활기스’라 부르는 미세한 흠집들이 발생하곤 하는 거죠.

그렇다면 화면 보호 필름이나 강화유리는 이런 흠집이 발생하는 걸 막아줄 수 있을까요? 일단 페트나 우레탄 재질 필름은 두께도 얇고 경도도 유리보다 낮으므로 보호 효과가 크지 않습니다. 강화유리는 사정이 낫지만, 스마트폰 자체 강화유리보다 경도가 높은 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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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유리 제조사들이 내세우는 '9H'는 일종의 마케팅 용어로 봐야 한다. 출처=셔터스톡

시중에 판매되는 강화유리 상당수는 ‘경도 9H’라는 수치를 내세우며 홍보합니다. 모스 굳기계로 따지면 상당히 높은 수치입니다. 그런데 이 9H라는 수치는 모스 굳기계가 아닌, 연필 경도라는 전혀 다른 기준으로 측정한 수치입니다. 일종의 마케팅 용어라고 할 수 있는 셈입니다. 원래 자동차 유리막 코팅 업계에서 경도를 돋보이게 표현하려 쓰던 표현이 그대로 넘어온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강화유리들의 실제 경도는 대부분 스마트폰 자체 강화유리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에 강화유리를 부착하더라도 부착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 흠집이 덜 나지는 않습니다. 예외적으로 사파이어 글래스 재질로 제작된 제품은 더 높은 경도를 지니고 있지만, 이런 제품은 잘 나오지도 않고 가격도 다른 제품보다 훨씬 비쌉니다.

이런 의미에서 화면 보호 필름이나 부착식 강화유리의 보호 효과가 다소 과장된 건 어느 정도 사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화면 보호 필름이나 강화유리를 붙일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건 조금 섣부른 결론입니다. 화면 보호 필름이나 강화유리를 붙여두면 적어도 스마트폰 맨 화면에 흠집을 나는 걸 막을 수 있으니깐요. 일종의 1차 방어막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스마트폰 맨 화면에 흠집이 나면 돌이킬 길이 없습니다. 수리점에 방문해서 화면을 교환하는 수밖에 없죠. 그리고 이는 적어도 십만 원이 넘는 비용이 드는 일입니다. 하지만 화면 보호 필름이나 강화유리를 붙여놓았더라면, 이를 교체하는 것만으로도 해결이 가능합니다. 물론, 비용은 훨씬 더 저렴하죠.

낙하 시 깨지는 걸 방지하는 효과는 어떨까요? 화면 보호 필름이나 강화유리가 낙하충격을 줄여주는 효과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에 있어서도 의미가 없지는 않습니다. 유리라는 건 결국 미세한 흠집과 균열이 쌓이다 보면 내구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스마트폰 화면도 마찬가집니다. 아주 낮은 높이에서 떨어뜨린 스마트폰이 허무할 정도로 쉽게 깨졌다는 사례가 종종 나오곤 하는데, 미세한 균열이나 흠집이 쌓이고 쌓인 결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평소 화면 보호 필름이나 강화유리를 붙여두고 스마트폰 화면을 새것처럼 유지했다면 이런 일을 줄일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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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셔터스톡

물론 화면 보호 필름이나 강화유리를 부착하면 화질이나 터치 감도도 떨어지고, 여러모로 사용성이 떨어집니다. 이게 싫어서라도 맨 화면을 선호하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물건이라는 게 쓰다보면 닳기 마련인데, 흠집 좀 난다고 대수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이런 분들은 굳이 화면 보호 필름이나 강화유리를 부착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하지만 물건을 애지중지 여겨서 작은 흠집도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분이거나, 추후 중고 판매를 계획하고 있는 분이라면 화면 보호 필름이나 강화유리를 부착하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개인 습관도 고려해야 합니다. 물건을 비교적 험하게 다루거나, 자주 떨어뜨리는 분들이라면 화면 보호 필름이나 강화유리를 부착하는 편이 낫습니다.

결론적으로 화면 보호 필름이나 강화유리를 반드시 붙여야 하는 건 아니지만, 반대로 쓸모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득보다 실이 클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화면 보호 필름이 없어도 괜찮다는 남의 말만 믿고 붙여놓은 필름을 뗐다가 어느 순간 생긴 흠집을 발견하며 후회하는 사례도 드물지 않게 접합니다. 순전히 개인 선호 문제일 뿐, 정답은 없습니다. 자신의 성향이나 사용 환경을 잘 생각해보고 신중히 선택하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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