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공단 콜센터 - geongangboheomgongdan kolsent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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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가 당신을 괴롭힐 수밖에 없는 이유

"2분 30초 안에 고객의 전화를 끊어야 해요"

에디터의 말

건강보험이라는 게 그렇더라고요. 따박따박 월급에서 보험료를 가져갈 땐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다가, 조금이라도 변동이 생기면 그렇게 복잡할 수가 없어요. 예를 들면 부모님이 은퇴했을 때.

"한슬아, 이제 네가 건강보험료 부양자가 돼야 해. 한번 건강보험공단에 전화해봐."

소득이 없어진 부모님을 제 건강보험의 '피부양자'로 등록하기로 했어요. 집안의 유일한 정규직 노동자였던 제가 총대를 멘 것입니다.

'그럼 지금까지 아버지의 건강보험료 피부양자였던 할머니, 엄마, 동생은 어떻게 되는 거지? 어떤 서류가 필요하지? 어디서 어떻게 변경을 신청하지? 아버지 퇴사 날 전에 바꾸지 않으면, 중간에 공백이 생긴 만큼은 지역가입자 금액을 내야 하나?'

이 모든 질문에 답해줄 수 있는 곳. 바로 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 고객센터(대표번호 1577-1000)입니다.

그런데 저에게 친절하게 답변해준, 당연히 건보공단 직원인 줄 알았던 사람이 사실은 외주업체 상담사였다는데…? 게다가 2021년 6월 10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고 해요. 무슨 일일까요?

15년 차 상담사이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건보공단 고객센터 김숙영 지부장에게 생생한 현실을 들었습니다.

건보공단 고객센터에 전화하면, 건보공단 직원이 받는 게 아니라고요?

네. 전국의 건보공단 고객센터에서 일하는 1,623명 근무자는 모두 외주 도급업체 소속입니다.

총 12개 센터를 11개 도급업체가 맡고 있어요. 전화 주시는 가입자들은 당연히 전화를 걸면 건보공단 직원이 받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죠.

도급: 어떤 일을 완성해 달라고 통째로 맡기고 보수를 제공하는 계약. 도급업체는 맡은 일을 완성하기 위해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다.

건강보험에 관련된 문의는 일반적인 내용이 아니고 법, 제도, 개인정보에 대한 것이잖아요.

그렇죠. 건보공단에서 처리하는 모든 업무에 관한 안내문, 고지서, 건강보험증, 하다못해 홍보 동영상까지도 맨 마지막에 "자세한 문의 사항은 1577-1000"이라고 적혀 있어요. 이게 고객센터 대표번호예요. 그 모든 사항에 대해 저희가 안내하는 것입니다. 업무 범위가 방대하죠.

건강보험 체계가 굉장히 복잡하기도 하고요. 예를 들어 크게는 자격, 징수, 부과. 또 자격 중에서는 지역, 직장, 피부양자, 의료급여, 차상위대상자… 이렇게 대분류, 중분류, 소분류로 나눠 보면 상담 가짓수가 1,069가지예요(2019년 기준). 지금은 보장성이 강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더 늘어났을 거예요.

그럼 외주업체도 그런 방면에 특화된 인력을 제공하는 곳인가요?

그렇지 않아요. 일반적인 기업 콜센터, 청소 용역, 터미널 검수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력을 관리하는 업체입니다. 요즘 콜센터 없는 회사가 없잖아요.

실제로 도급업체 제안서를 보면 건강보험에 관해서 얼마나 아느냐는 문항은 하나도 없어요. 얼마나 큰 규모의 도급을 맡았는지, 그런 이력을 봅니다.

외주업체가 하는 역할은 무엇인가요?

고객센터가 있는 장소, 상담사가 쓰는 장비, 전산시스템, 교육 내용까지 전부 건보공단이 제공해요. 책상, 의자, 컴퓨터, 연필 한 자루까지 모두 건보공단 거예요.

외주업체는 오직 인력 관리만 합니다. 이번 달 간식은 빵으로 줄 건지, 음료수로 줄 건지. 이번에는 상담사를 몇 명 더 채용할지.

가장 중요한 건 '생산성' 관리죠. 어떻게 하면 전화를 하나라도 더 받게 할까. 도급업체는 모든 상담 전화를 2분 30초 이내에 끊도록 강요해요.

건강보험에 관련된 문의라는 게, 용어도 어렵고 내용이 복잡한데 2분 30초 만에 상담이 가능한가요?

굉장히 힘든 일이죠. 특히 본인 확인을 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업무가 많지 않거든요. 2분 30초 안에 개인정보를 확인하고, 법과 제도를 안내하고. 또 용어가 낯설다 보니 알아듣기 어렵잖아요. 두 번, 세 번 설명해야 하는 일도 많아요.

상담의 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어요. 가입자분께 하나라도 더 알려드려야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1초라도 빨리 끊어야겠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해야 하니까요.

같은 걸 여러 번 물어보시면 왜 이렇게 못 알아듣나, 초조하고 답답해질 수밖에 없는 거죠.

건보공단 고객센터 상담사가 하루 평균 120콜을 받아요. 그런데 그건 정말 신입사원까지 다 포함된 평균치고요. 저는 하루에 120콜이면 적다고 느껴요. 140~160콜은 받아야 잘 받는 거고요. 더 잘하는 사람들은 200콜 넘어가고. 300콜까지 받는 사람도 봤어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건강보험공단고객센터지부 김숙영 지부장.

고객 입장에서는 꼼꼼하게, 자세히, 많은 정보를 알려주는 사람이 좋은 상담사잖아요. 하지만 건보공단과 도급업체 입장에서는 그런 상담사는 무능력자, 저성과자예요.

친절하게 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는 구조예요. 화가 나서 끊어도 콜 수는 올라가잖아요.

짧게, 간단하게, 많은 통화를 할 수 있는 상담사일수록 좋은 평가를 받아요. 매일매일 평가가 쌓여서 매월 등급을 결정하고, 그에 따라서 성과급이 달라지거든요. 그런데 상담사 월급은 성과급을 빼면 최저임금이에요. 그러니까 얼마나 많은 콜을 받느냐가 월급을 결정하는 거죠.

상담사 교육도 건보공단에서 하나요?

법과 제도를 설명한 매뉴얼이나 자료는 건보공단이 제공합니다. 그런데 막상 그걸 강의하는 강사는 도급업체에서 결정해요. 건보공단과 아무 관계 없는, 콜센터에서 인력 교육을 담당했던 분들이죠. 본인도 공부해가면서 가르쳐주는 거예요.

건강보험 제도가 최근 자주 바뀌기도 하던데, 그런 내용은 어떻게 재교육하나요?

건보공단과 도급업체가 정해 준 교육 시간은 '0'이에요. 처음 입사 전에 4주간 교육 받고, 그다음엔 없어요.

법이나 제도가 달라진 내용을 A4용지에 인쇄해서 나눠줘요. 상담사들이 그걸 읽어보고, 스스로 학습해야 해요. 콜 상황 봐서 전화가 많지 않을 때, 팀별로 돌아가면서 20분 정도 교육하라고 하죠. 그런데 20분 동안 질문하고, 헷갈리는 거 바로잡고, 도저히 할 수가 없잖아요. 쭉 읽어보는 게 고작이에요.

대부분은 인쇄물이 아니라 '업무 전달 쪽지'라고 부르는 사내 메신저로 변경된 정보들이 우르르 와요. 하루에도 수도 없이 쏟아져요. 종일 화장실도 못 가고 전화를 받으면서 그걸 다 확인하고 숙지하는 건 불가능하죠.

만약 안내가 잘못돼서 문제가 발생하면 회사는 이렇게 말해요. '우리가 쪽지 보냈잖아.' 모든 게 상담사 책임으로 떠넘겨지는 거죠.

새로운 정책이나 제도에 대해서 뉴스에 나왔는데 미리 전달받은 게 없어서 전화 받고 알기도 해요. 그럼 휴대폰으로 막 찾아가면서 상담을 해야 하죠.

결국 업체에서 해주는 교육은 없다고 보면 되고, 상담사들끼리 점심시간, 퇴근 시간에 서로 공유하는 지식이 많아요. "내가 이런 전화를 받았는데 알아보니까 이렇더라고." 그런 식으로 업그레이드돼요.

그런데 그럴 시간마저 없어요. 전화 받다가 옆사람하고 얘기하고 있으면 바로 관리자가 와서 얘기하죠. "너네 뭐하니? 왜 둘이 얘기하고 있어? 콜 받아." 정보를 찾느라 휴대폰 만지고 있으면 또 지적하고요.

상담사가 잘 몰라서 찾아보거나, 학습하거나, 교육받거나 하는 시간을 쓸데없이 낭비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 시간에 전화를 하나라도 더 받으라는 거죠. 심각한 문제예요. 제대로 공부할 시간도 없는 상담사가 어떻게 가입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고 도울 수 있겠어요.

종종 고객들이 이런 말씀을 하세요. "아니, 같은 걸 물었는데 왜 상담사마다 자꾸 다른 얘기를 해요?" 제대로 된 교육과 재교육이 부족한 게 상담 질을 낮추는 주요한 원인이죠.

또 어떤 기준으로 상담사를 평가하나요?

'QA(Quality Assurance, 품질 검수) 평가'라는 게 있어요. 통화 중간에 잠시 중단하고 정보를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이 15초 넘어가면 안 되고요. '쿠션어'를 몇 번 썼는지 체크해요. "아, 그러셨군요. 힘드셨겠습니다. 그렇습니까?" 매번 다르게 해야 돼요.

상담사들이 내용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내가 쿠션어를 한 번 썼나? 두 번 썼나? 한 번 더 써야 되는데... 언제 써야 하지?' 이런 걸 신경 써야 하는 거죠. 공공기관 서비스에는 맞지 않는 평가 기준이라고 봐요.

또 건보공단으로 전화를 바꿔주거나, 이관해야 하는 업무가 있거든요. 기본적으로 고객센터는 정보만 안내하는 곳이고, 아주 간단한 업무 이외에는 모두 공단에서 처리해줘야 해요.

예를 들면 건강보험을 체납해서 통장이 압류됐는데 풀어달라는 전화가 와요. 그럼 저희는 통장 압류 해제에 필요한 서류와 절차를 안내하고, 처리 자체는 공단에서 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건보공단의 기본적인 원칙은 고객센터에 들어오는 모든 민원은 고객센터에서 다 완료하라는 거예요. 그래서 2~3% 이상은 업무를 (건보공단으로) 이관하지 말라고 통제해요. 그럼 하루 120콜이라고 하면 2~3건밖에 안 되죠.

쿠션어: 무언가를 부탁하거나 부정적인 말을 해야 할 경우 좀더 부드럽게 전달하기 위해 사용하는 말

그럼 네 번째로 전화한 사람은 어떻게 되는 거죠?

상담사가 엄청나게 갈등하는 거죠. 이분은 공단으로 연결해야 해결이 되는데, 그러면 내 평가가 감점되고, 그게 쌓여서 내 월급이 깎이는데.

바로 연결하지 않고 전화번호를 안내해도 '임의안내'라고 해서 감점돼요. 가입자 입장에서는 답답한 거죠. '이 상담사가 왜 끝까지 책임지고 안내하지 않을까?'

심지어 가입자가 전화하자마자 "건보공단 지사를 바꿔주세요"라고 명확하게 요구해도 "네"하고 바로 바꿔주면 안 돼요. 세 번 이상 거절하게 되어 있어요.

우리 센터에서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 달간 하루에 한 콜씩 어떤 내용으로 통화했는지 '깜지'를 써낸 상담사가 있었어요. 요즘 초등학교도 안 하는 걸… 너무 고통스럽죠.

그런데 매뉴얼대로 해도 문제가 생기기도 해요. 작년에 있었던 일인데요. 한 가입자가 전화했는데, 이미 건보공단 지사에서 안내문을 받은 상태이고, 그 담당자와 직접 통화할 수 있게 연결해달라는 거였어요.

상담사는 매뉴얼대로 말했죠. "죄송합니다, 제가 안내해드릴 수 있는 내용인지 확인해보고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가입자 입장에선 짜증이 나는 거예요. 이미 담당자 이름도 알고, 근무지도 알고, 그냥 연결해달라는 건데. "그냥 알려주면 안 돼요?" "죄송합니다." 그렇게 세 번 물어봤어요.

내용을 들어보니 이미 건보공단과 여러 차례 서류를 주고받은 분이었어요. 그 과정에서 담당자와 통화할 일이 있었던 거예요. 결국 고객센터에서 처리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어요. 가입자가 전화를 끊고,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건보공단 지사 전화번호로 연락했더니 2~3분 만에 해결된 거예요.

가입자가 너무 화가 나서 홈페이지에 글을 남겼어요. 이 상담사가 내 시간을 뺏었으니 처벌해달라고요. 그 글에 그런 말이 있었어요.

그분이 너무나 친절하게 나를 괴롭혔다.

상담사는 끝까지 매뉴얼대로 했을 뿐이잖아요. 그런데 업체에서는 어쨌든 고객이 민원을 올렸다는 이유로 감점했어요. 너무 억울하죠. 이전에 쌓인 스트레스도 있었겠지만, 그 상담사는 결국 그 일을 계기로 퇴사했어요.

가입자는 가입자대로 괴롭고, 상담사는 상담사대로 억울하고. 그렇다고 "저희 매뉴얼이 이래서…" 이렇게 말할 수도 없고. 시스템이 잘못된 거죠.

퇴사를 많이 하나요?

입사 초반에 퇴사하는 분들이 많아요. 얼마나 많냐면, 한 달에 한 번씩 상담사를 뽑아요. 어떨 땐 한 달에 두 번 뽑기도 하고요. 그래서 기수가 정말 많은데, 없는 기수도 수두룩해요. 다 퇴사해서. 공단 직원처럼 빡빡한 채용 절차를 거쳐서 1년에 한 번 뽑아서는 감당이 안 되죠.

그래도 버티는 분들은 4~5년 차 되신 분도 많아요. 나름대로 자부심이 있거든요. 어렵고 힘들고 임금이 낮아도 나름대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국가에 이바지하는 일이니까요. 또 여성 노동자들이 많다보니까, 어쨌든 몰아치는 콜이 끝나면 정해진 시간에 집에 갈 수 있어서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분들은 그걸로 견디는 거 같아요.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요?

여기는 화장품 회사도, 온라인 쇼핑몰도, 자동차 회사도 아니잖아요. 5천만 전 국민이 가입한 건강보험의 고객센터예요.

공공서비스로서 목적이 제일 중요하죠. 국민들이 법과 제도를 잘 사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 이를 위해 일단 운영 주체가 건보공단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직영화한 후, 공공기관에 맞게 운영되어야죠.

하루에 상담사가 전화를 몇 건 받아야 하는지, 적정 콜 수를 계산할 때도 다른 민간업체 기준에 대입할 게 아니고요. 데이터를 활용하면 건보공단에 맞는 적정 콜 수를 계산할 수 있어요.

저희 매뉴얼에 '필수 안내'라는 게 있거든요. 어떤 상담이냐에 따라 꼭 안내해야 하는 사항들이에요. 그걸 안내하고, 가입자가 질문하고, 대답하는 시간을 재 보면 몇 분 정도 걸리는지 계산할 수 있죠.

상담 종류별로 한 달에 몇 건 정도 전화가 오는지 알 수 있으니, 하루에 몇 건 오는지도 알 수 있어요. 이런 식으로 계산하면 건강보험 상담사가 하루에 소화할 수 있는 적정한 양이 나오겠죠. 금방 할 수 있어요. 데이터가 얼마나 많은데요.

저는 그런 필요성을 못 느껴서 안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일단 밀어 넣으면 어쨌든 고객센터가 다 해결하고, 건보공단의 업무로 안 넘어오니까요. 상담사가 100콜을 받고 200콜을 받다가 몸과 마음이 망가져서 퇴사하면, 다른 상담사가 들어와서 대신하면 되니까.

외주업체는 늘 저희에게 그렇게 말해요. 싫으면 나가라, 상담사는 얼마든지 있다.

그런데 제가 해보니까 3년은 일해야 안정적인 실력을 갖추는 것 같아요. 건보공단은 매달 다른 업무가 있거든요. 피부양자 정리해야 하는 달, 종합소득 신고하는 달, 부과자료가 변동되는 달, 건강검진 신청이 끝나는 달… 1년을 근무해도 이 사이클을 한 번만 돌아본 거예요.

다양한 사례에 익숙해지고, 다르게 물어봐도 같은 내용인 걸 파악하고, 뭘 물어봐도 당황하지 않고 대답하려면 3년은 필요해요. 그런데 재교육도 없고, 연차가 쌓일 때까지 버티는 분이 적으니 안타깝죠.

6월 10일부터 건보공단 고객센터 직영화를 요구하며 파업을 시작했는데요.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파업까지 하게 됐습니다. 지난 2월에 이미 24일간 파업을 했었어요. 건보공단이 대화하자고 해서 일단 현장으로 돌아갔는데요. 이제는 정규직 직원이 반대한다는 핑계로 직영화를 거부하고 있어요.

현장으로 돌아가더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공공성을 강화하자고 결의했어요. 2분 30초 만에 쳐내는 게 아니라, 최대한 친절하게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3분이든 4분이든 30분이든 전화 응대를 하자고요.

도급업체에서는 당연히 싫어했죠. 월급을 깎겠다고 협박하기도 하고, 실제로 깎이기도 하고요. 그래도 이 방향이 맞다고 생각하기에 끝까지 투쟁할 생각입니다.

연금보험공단, 근로복지공단은 2019년에 이미 직영화했어요. 4대 보험 공단 중에 건보공단만 남았습니다.

직영화하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가장 빨리 달라지는 건 철저한 업무 교육과 업무 통합이라고 봐요. 아까도 말했듯이 상담사 교육 시간이 확보되는 게 너무 중요하고요.

또 지금은 건보공단에서 저희를 외주업체라고 생각해서 업무 협업이 전혀 안 되고, 최대한 업무를 넘기지 말라고만 하잖아요. 그런 면에서 좀 더 통합된 조직으로서 가입자를 위해 일할 수 있겠죠.

가입자 중에서도 고객센터가 외주화됐다는 걸 아는 분들은 그런 말을 하세요. "너는 외주업체 직원인데 뭘 알겠냐. 무슨 권한이 있겠냐. 담당자 바꿔!" 직영으로 운영한다면 이런 점에서 고객에게 더 신뢰를 줄 수 있다고 봐요.

노동자의 처우나 월급도 서서히 바뀌겠죠. 정규직으로서 안정성, 소속감, 상여금 같은 기본적인 복지혜택도 생길 테고요.

우리 상담사들이 인간답게 노동할 권리도 중요하죠.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가입자들이 제대로 법과 제도를 안내받을 권리가 아닐까요? 지금 외주업체는 가입자들이 충분히 안내받을 시간을 빼앗고 있어요.

개인정보 문제도 심각해요. 상담하면서 정말 많은 개인정보를 확인하고 들여다봐야만 하거든요. 내가 알고 있는 나의 정보보다도 많아요. 주민등록번호부터 시작해서 가족관계, 소득, 주소, 의료 기록…

이 정보를 사용해서 상담하는 사람도 당연히 국가에서 관리해야 하지 않을까요? 만약 개인정보에 관한 문제가 발생하면 당연히 공단이 책임져야 하고요. 그래야 가입자들도 믿고 상담할 수 있잖아요. 지금처럼 개인정보에 예민한 시대에, 문제가 생기면 상담사 개인이나 민간업체에 떠넘기는 구조는 신뢰를 줄 수 없죠.

만든 사람들

  • 한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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