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리포트 보는법 - hangugtujajeung-gwon lipoteu boneunbeob

유료로 리포트를 모아서 제공하는 곳들도 있지만 전문적인 투자자가 아닌 이상은 이정도면 충분하다고 본다.

그런데 두군데에서 제공이 안되는 증권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대형증권사들(KB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리포트가 올 상반기 이후부터 제공이 안되는것 같던데

알고 봤더니 해당 사이트에 제공을 하지 않는것으로 보인다.

외국은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제공하는 이런 리포트들을 유료로 판매하는게 활성화 되어 있다고 한다.

직장인으로 종목 뿐만 아니라 산업/경제 동향 리포트를 보면서 업무적으로도 많은 도움 되었는데 아쉽긴 하다.

DB금융투자, DS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교보증권, 대신증권, 리딩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미래에셋증권, 부국증권, 비엔케이투자증권, 삼성증권, 상상인증권, 신영증권, 신한금융투자, 아이비케이투자증권, 에스케이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유화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카카오페이증권, 케이알투자증권, 케이티비투자증권, 케이프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키움증권, 토스증권, 하나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한국포스증권, 한양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 흥국증권

과연 좋은 뜻일까요? 나쁜 뜻일까요? 투자를 잘하려면 증권사 리포트를 읽으라고 하는데, 증권사 리포트는 제목부터 그 뜻을 가늠하기 쉽지 않죠. 리포트 길이의 압박과, 알 수 없는 전문 용어의 향연이 이어지면 개미 투자자들은 눈앞이 아득해집니다.

그래서 직접 초대해봤어요. 복잡미묘한 증권사 리포트와, 애널리스트 세계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줄 전직 애널리스트들! 증권사 리포트 핵심을 10초 만에 파악하는 기술부터, 전직 애널리스트이 말하는 투자 꿀팁까지.

야심한 밤, 맥주 한잔 곁들인 전직 애널리스트들의 수다, 지금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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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전 외국계 애널리스트, 현 토스증권팀 PO 김동민 님 / 전 외국계 애널리스트, 현 토스코어 IR Manager 현지향 님 / 전 외국계 애널리스트 현 토스코어 Corp. Dev Manager 신주환 님

증권사 리포트, ‘이것’을 눈여겨봐라

동민: 이야기에 앞서서 개미 투자자분들은 이것부터 궁금해하실 것 같아요. 증권사 리포트, 꼭 읽어야 하나?

주환: 읽으면 당연히 좋고요. 근데 리포트를 읽을 때 공부하면서, 밑줄 그으면서 읽을 필요는 전혀 없어요. 전체적으로 애널리스트가 말하는 메시지를 가볍게 이해하고, 시장이 어떻게 변하는지 참고자료로 쓰기는 굉장히 좋은 것 같아요. 특히, 제목이랑 첫 페이지를 잘 보는 게 중요한데요. 첫 페이지 중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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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민: 두꺼운 글씨체!

주환: 맞아요. 두꺼운 글씨체랑 밑줄 친 것 있어요. 그것들만 읽고, 더 궁금하다면 뒷장 넘겨서 읽어보면 될 것 같아요.

지향: 리포트 제목에 굉장히 많은 노력이 들어가거든요. 독자의 클릭도 유도하고, 어떨 때는 리포트 내용에 못 쓰는 함축적인 마음을 담아서 제목에 넣을 때도 있어요. 예를 들어서, ‘OOO 회사, 이제 날개를 달았다’ 좋은 의미일까요? 나쁜 의미일까요?

이 제목의 의미는, ‘이제 시작이다. 갈 길이 한참 남았다’ 이런 얘기가 될 수도 있어요. ‘너무 초기이니까 아직은 보지 마세요’ 이런 의미일 수도 있죠.

주환: 제목 이야기하니까, 기억에 남는 게 있는데요. ‘알 덴테(Al dente)’ 라는 제목의 리포트가 있었어요. 알 덴테는 덜 익었음을 뜻하는 요리 용어잖아요. 이렇게 직접적으로 시선을 끄는 제목을 쓰는 경우도 있어요.

증권사 리포트 제목, 왜 이렇게 돌려서 말하는 걸까?

지향: 제목이 후킹의 요소로도 쓰이는데, 애널리스트분들이 살짝 ‘아, 애매하네’, ‘내가 책임지기 싫어’ 이러면 모호한 수식어와 형용사를 써서 제목을 다는 경우도 있어요.

예를 들어, ‘올해보다 더 기대되는 내년’ 이런 제목이면, ‘지금은 보지 마세요, 다 피해가세요’ 이런 뜻 인 거죠. 정말 애널리스트들이 ‘이 주식 대박이야, 나 이거 알리고 싶어, 이거 내일 올라갈거야’ 확신이 들면, 제목에 확실히 써요. ‘영업이익 000억 원’ 이런식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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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예를 들어보면,2003년도에 삼성증권에서 발간한 리포트가 있어요. “현대엘리베이터 타세요. 올라갑니다(삼성증권, 2003. 08.08)” 라는 제목으로 매수 의견을 냈어요.

주환: 오, 제목 좋다

지향: 그 리포트가 나가기 전에는 외국인이 주식을 사는 비율, 외국인 주식 보유 비율이 0%였는데, 며칠 만에 10%까지 올라갔대요. 비중이 그 정도로 늘어난 건 엄청난 거예요 사실. 리포트가 큰 역할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증권사 리포트의 매수 의견, 정말 사라는 뜻일까?

동민: 근데 사실 우리나라 증권사 리포트는 매수 의견이 거의 대부분이잖아요. 증권사 리포트의 매수 의견은 한단 계씩 낮춰 보라는 이야기도 있고요. 리포트에 강력매수 의견이면 ‘매수’로 받아들이고, ‘매수’면 중립으로 보고 이런 식으로요.

주환: 가장 쉽게 생각하면 똑같이 매수여도 목표주가가 이전 리포트에는 10만 원 이었는데, 이번에 9만 원이면 매수에 대한 믿음이 약해진 거죠.

지향: ‘매수를 다시 한번 외칩니다! 근데 목표 주가는 조금 깎을게요’ 그러면 이제… 알아서 눈치채야 하는 거죠. (웃음)

주환: 이전 리포트보다 목표 주가를 확 올리면 ‘아 이 애널리스트 정말 자신감 있구나’ 이렇게 생각할 수 있고요. 목표 주가의 변화를 눈여겨보는 것도 리포트 읽는 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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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민: 국내 증권사 리포트에서 매도 의견이 나오기 힘든 이유 중 하나가, 보통 증권사들 구조를 보면, 리포트를 쓰는 애널리스트 부서도 있고, 채권영업 부서도 있고, M&A 부서도 있고 그렇잖아요. 여러 부서들이 같이 있다 보니까, 예를 들어 애널리스트 부서에서는 ‘이 회사 주식은 팔아야 합니다’ 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IB*부서에서는 ‘저희와 함께 M&A를 하시겠습니까?’ 두 개의 부서가 상충하는 의견을 내기가 힘들잖아요. 국내 증권사 구조적인 사정상 매도 의견을 강하게 내기가 힘들겠죠.

*IB(Invest Bank) : 기업공개(IPO), 증자, 회사채 발행, 구조화금융(Structured Finance), 인수합병(M&A) 등을 자문하는 업무

주환: (매도의견을 내면) IR* 분들이 그때부터 저희를 싫어하세요. 실적발표를 하는데 우리한테는 연락을 안 해주거나, 발표 자료를 안 준다거나

*IR(Investor Relations) :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만을 대상으로 기업의 경영활동 및 이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는 홍보 활동

동민: 그렇게 되면 정보를 남한테서 들어야 해.. (눈물) 그래서 이제 국내 증권사 리포트의 경우에는 행간에 숨겨진 의미가더 많고, 제목에 아트(?)가 더 많이 들어가고 그렇겠죠.

지향: 저는 그런 적이 있어요. 조선섹터를 담당하고 있었는데요. 누가 봐도 되게 잘나가는 회사였어요. 빠르게 치고 올라가는 조선소였는데 넌 컨센서스 콜이라고 다들 매수를 외치는데, 저희만 매도를 외친 거예요. 그걸 쓰고 어딘가로 불려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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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IR 분들이 오셔서 “어떻게 매도 의견을 냈냐?” “왜 목표 주가를 그렇게 낮게 잡았냐?” 물어보시더라고요. 근데 저는 밸류에이션* 방식을 물어보시는 줄 알고 “P/B*와 ROE*를 써서 했습니다” 라고 답변을 드렸죠. 그랬더니 “P/B는 무엇이고, ROE는 무엇이냐” 질문부터 시작해서 분위기가 안 좋아지길래 조용히 하고 있었죠. 그랬더니 기업의 역사에 대해서 하나씩 설명을 해주시더라고요. 그 옛날부터 조선소 땅을 알아보기 위해… (웃음) 근데 그 일을 겪고 나서도 계속 소신 있는 의견을 냈었고 그 예측이 맞았어요. 주가가 떨어졌거든요.

*밸류에이션(Valuation) : 애널리스트가 현재 기업의 가치를 판단해 적정 주가를 산정해 내는 기업가치평가
*P/B : 주가를 주당 순자산가치로 나누어 계산하는 방식, 주식의 가치를 평가하는 하나의 방법
*ROE(return on equity) : 투입한 자기자본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

겪어보지 않으면 모를 애널리스트의 애환

지향: 자신과의 싸움이 되게 커요. 제가 조선 섹터를 맡았을 때가 좀 재미없는 시기였거든요. 핫한 섹터, 핫한 주식에 대한 의견을 내서 투자자랑 얘기하면 재밌는데 그렇지 않으면 제가 관심을 갈구하게 돼요. ‘저기요~ 저 썼는데 한 번 봐주세요..! 저기요~ 전화 좀 받아주세요..!’ 이런 거 되게 많았어요.

애널리스트가 평가받는 방식에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그중 하나가 ‘Call Minutes(콜 미닛)’이거든요. 타겟하는 투자자와 얼마나 오랫동안 통화했는지를 평가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내가 아무리 재미없는 리포트를 썼어도, 전화를 걸죠(웃음). 전화를 안 받잖아요? 그럼 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갈 때까지 기다려요. 차분히- 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가면, 콜 미닛을 채우기 위해서 굉장히 천천히 끝까지 얘기하고 끊죠. 그런 걸 하면서 ‘아 이걸 해야 하나 정말? 이게 맞나?’ 이런 생각을 많이 했던 거 같아요.

동민: 맞아요. 저는 그걸 잘 못 했어요(웃음). 콜 미닛도 있고, 인기투표 같은 것도 있잖아요. 애널리스트 업계에 계신 분들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운 평가 시스템일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주환: Institutional investor라는 잡지가 있어요.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웃음) 애널리스트 투표 시스템을 만들었어요. 그것도 되게 잘 만들었어요. 예를 들면, 투자 규모에 비율에 따라서 투표에 더 많은 영향력이 배분되는 형식이에요. 나라별로, 섹터별로 애널리스트 랭킹을 쫙 뽑는 거죠.

제가 있던 증권사는 인기투표가 중요한 연례행사였어요. 우리 증권사가 몇 등이냐, 담당 애널리스트는 해당 섹터에서 몇 등이냐. 그래서 투표 시기가 되면 친한 투자자들한테 표좀 달라고 부탁도 하게 되고요. 압박감이 있었죠.

지향: 약간 그런 거 있잖아요. 연말 시상식 전에 방영되는 드라마나 프로그램들이 수상 확률 높아지는 것처럼요. 그런걸 노리고 투표 시즌 바로 전에, 더 획기적인 리포트를 모아가지고 내보낸다거나 그런 전략들이 있었죠. 저와 같은 섹터에 40명의 애널리스트가 있었어요. 이게 되게 감정적인 일이기도 한 게, 통화 몇 번 하고 이야기 나누면 보통 표를 주기는 해요.

주환: 그렇게 여러명을 투표하면, 표가 또 쪼개져요 1/n로. 시스템이 정말 정교하죠? 대단한 자식들(?)이에요(웃음).

근데 또 신기한 게, 이런 평가시스템 때문에 같은 섹터 애널리스트들끼리 경쟁이 심할 것 같잖아요. 근데 보통 같은 섹터의 애널리스트들끼리 사이가 되게 좋아요.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끼리 모임도 자주하고 그랬어요. 정보교류 이런 건 아니었고, 서로의 애환을 나누는 자리였죠. 해뜨기 전에 출근하고 시달림의 애환이 있어가지고… 저는 지금도 되게 친해요. 같이 여행도 되게 많이 가고요.

지향: 인기투표 같은 거는 다른 증권사의 같은 섹터 애널리스트들이랑 하지만, 사실 내가 속해 있는 증권사로부터 평가와 보상을 받는 거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내 옆자리에 앉아있는 같은 증권사의 다른 섹터의 애널리스트와의 경쟁이 조금 더 심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경쟁은 증권사 내에서 더 많이 일어나고, 다른 증권사의 같은 섹터끼리는 상부상조하는 느낌이 있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널리스트만이 느낄 수 있는 짜릿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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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향: 사실 애널리스트가 엄청난 자유의사를 가지고 있어요. 증권사 리포트 목표주가나 매수・매도 의견도 결정을 주체적으로 하니까요. 물론 가끔 내가 매도의견을 냈는데, 더 큰 그림에서 볼 때 맞지 않거나, 목표주가와 현재가의 차이가 5%, 10% 이런 식으로 애매하게 날 경우에는 윗선에서 이야기가 오죠. ‘너 이거 진짜 매도할 거 맞아? 매도가 맞아?’

동민: (제가 있던 증권사의 경우) 마지막에 리서치 헤드가 사인은 했죠. 팀장님이나 센터장님 같은 분이 보시고 오케이를 해줘야지 나가는 구조이긴 했어요. 근데 애널리스트 의견에 ‘no’를 외치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요. 그래서 부담감이나 책임감이 엄청나지만, 애널리스트가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면서 느끼는 짜릿함이 확실히 있죠.

주환: 제가 있던 증권사 같은 경우도 애널리스트에게 선택권을 많이 줬어요. 남들이 하는 다 똑같은 이야기 보다, 새롭고 남들과 다른 관점에서 의견을 내는 게 더 중요하다는 피드백도 많이 주시기도 했고요. 그래서 책임감을 가지고 정확하고 새로운 의견을 내려고 많은 노력을 했죠. 다양한 방식도 시도하고요.

예를 들면, 2018년 남북정상회담 할 때, 통일 관련주가 주목받았잖아요. 그래서 만약에 통일이 된다면 건설에서 얼마큼의 매출 상승 여력이 있는지 추측을 하는 거예요. 도로, 철도는 얼마나 깔리고 건물은 얼마나 지어질 수 있고 이런것들을 조사하는 거죠. 북한에 새로 깔아야 하는 도로가 어느 정도인지 계산을 하고 1km의 도로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비용, 그래서 프로젝트를 발주했을 때 몇조 원짜리 프로젝트일지 이런 것들에 대한 추정을 하는 식으로요.

지향: 저도 비슷한 경험 있어요. 같은 시기에 철강 업체들을 맡았었거든요. 북한이 열리면 우리가 얼마나 많은 철강을 납품할 수 있을지를 계산해 보는 거죠. 예를 들어, 아파트를 짓는데 필요한 부품들이 종류별로 몇 개가 들어가는지. 그리고 평양이나 개성 등 아파트가 잘 지어질 수 있는 부지가 얼마나 넓은지. 엄청난 가정을 넣어서 조사를 하는 거죠. 근데 조사를 해보니까, 생각보다 철근이랑 h형강이 엄청나게 많이 필요한 건 아니더라구요. 그때 현대제철이 막 8%씩 오르고 있었는데 매수였다가 매도로 의견을 변경해 리포트를 썼었어요. 기억에 남네요.

애널리스트 세계를 떠난 진짜 이유

지향: 그런 이야기가 있어요. ‘애널리스트는 모두에게 을이다’

동민: 저는 이 얘기 들었는데요. ‘애널리스트는 정이다.’ 갑.을.병.정.

지향: 맞아요 기업한테도 잘 보여서 정보를 계속 받고, 투자자와 기업을 연결도 해줘야 되니까 투자자에게도 잘 해야 되고, 리포트 퀄리티도 계속 신경 써야 되고, 회사 내에서도 인간관계도 잘 만들어야 하고요. 그래서 애널리스트분들은 눈치가 빠른 것 같아요 (웃음)

주환: 손도 빨라야 해요. 어떤 이벤트가 있을 때 남들보다 리포트가 늦게 나가면 안 되거든요. 투자자의 메일 박스에 제일 먼저 리포트가 꽂히는 것도 중요해요. 다양한 스킬셋이 필요하다 보니까, 애널리스트가 조금 극한직업인 것 같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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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향: 다른 직업과 같이 여러가지 힘든 점이 있지만 제가 업계를 떠난 이유는, 배움에 대한 갈망이 있었던 것 같아요. 비슷한 섹터들을 오랫동안 맡다 보면, 조선 같은 경우는 8년 넘게 계속 봤었거든요. (조선업이) 되게 천천히 발전하는 산업이고 업 앤 다운이 좀 있고, 불황이 길었던 때에 제가 있기도 했고요.

동민: (조선 섹터가) 굉장히 깊게 알아야 하는데, 한번 배우고 나면 쭉 그 지식을 가지고 가는 형태죠.

지향: 맞아요. 한번 배운 걸 굉장히 오래 써먹어요. 그래서 사실 새로운 것 배우고 싶고, 되게 빠르게 성장하는 우리 토스 같은(웃음) 회사에 오고 싶었죠.

주환: 저도 지향 님하고 비슷한 케이스인 것 같아요. 일 겸 제 관심사로 핀테크를 많이 보기 시작했어요. 저는 금융 섹터 담당이었거든요. 한국의 은행 주가가 솔직히 너무 많이 빠지고 세계적으로 봐도 이렇게 싼 주식이 없는 수준까지 간 거예요. 규제 환경에 대한 불리함도 보고, 금리로 인한 불리함, 북한으로 인한 불리함을 다 고려해도 너무 주가가 싼 거예요.

그래서 ‘핀테크가 기존 은행의 위험 요소가 되지 않을까? 투자자들은 핀테크에 가치를 주기 때문에 한국의 은행들에 대해 저평가를 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핀테크를 직접 경험해 보고 싶어서 토스팀에 합류하게 됐죠.

전직 애널리스트의 투자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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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향: 항상 액티브하게 투자하고 있고요. 이런 말 많이 하잖아요.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 근데 이게 너무 잔인한 얘기에요 사실은. 그 소문은 누가 알려주는데요?(웃음) 저는 그것보다는 뉴스에 사서 다음 뉴스가 나오기 전에 팔아요. 예를 들면, 가끔 뉴스가 나와서 주가가 엄청 떨어지는 경우가 있어요. 어떤 헤프닝, 시장의 과대한 걱정 때문에.

예를 들어 나이키가 지난 3월 달에 중국인들의 분노를 사서 불매운동이 일어났었어요. 주가 30%가 쫙 빠진 거예요. 마지막까지 빠졌던 그날, 제가 떡볶이를 먹고 있었어요.‘되게 많이 빠졌네’ 이러면서 좀 더 찾아봤는데요. 나이키의 전체 매출 중, 중국 매출이 20%라는 거예요. 정말 간단하게 이야기해서 중국 매출이 정말 다 날아가도, 주가가 30% 빠진 건 과도하다고 볼 수 있는 거죠. 그래서 그때 사서… (웃음)

주환: 저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있는 동안은 주식을 못 하다가 이직을 하고 나서, 신이 나서 주식을 하고 있어요. 투자 철학이 많이 바뀐 것 같긴 해요. 이전에는 과도하게 빠졌던 저평가된 주식들을 사는 걸 좋아했었는데 지금은 디지털 전환이 어떻게 되는지를 몸으로 많이 느끼고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장기적인 테마를 가지고 투자하는 것 같아요.

대표적으로 ‘테슬라’처럼, 비싸 보이는 게 더 비싸질 때까지 사는 것 같아요. 특히 모바일 비즈니스 같은 경우는 ‘Winner takes all business(승자독식의 비즈니스)’라고 생각해서요. 승자가 될 것 같은 기업을 하나씩 모으고 있습니다.

전직 애널리스트들은 투자 정보를 어디서 얻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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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환: 뉴스레터 정말 많이봐요. 순살브리핑(해외 시장 전문), Morning Brew(모닝브루, 해외 시장 전문), 뉴닉(국내 시사 전문)도 너무 좋고요. 커리어리(국내 시사 전문)도 좋아요. 커리어리는 뉴스에 대한 짤막한 에디터의 의견이 나와 있어서 어떻게 맥락을 해석해야 할지에 대해 도움을 받을 수 있거든요.

뉴스는 진입장벽도 높고, 무슨 말인지 의미를 파악하기가 어렵잖아요. 주식을 막 시작하는 분들은 뉴스레터로 첫발을 떼도 것 같습니다.

지향: 사실 저는 뉴스를 많이 봐요. 뉴스 헤드라인, 아니면 증권사 리포트 제목들! 헤드라인이 어떻게 뽑혔는지를 쫙 봐요. 그 느낌과 분위기를 많이 보고, 당연히 주가도 살펴보죠.

동민: 저는 오늘 되게 좋은 인사이트라고 생각했던 게, 한 명의 스타 애널리스트한테 기대지 않고 결국에는 여러 개를 보면서 나의 객관적인 시각을 키우라는 말씀인 것 같거든요.

주환: 회사라는 게 항상 좋은 게 있고 나쁜 게 있어요. (주가는) 모든 게 좋아서 오르는 것도 아니고, 모든 게 나빠서 빠지는 것도 아니거든요. 그 당시에 어떤 곳에 무게중심이 많이 가냐에 따라서 움직이는 거라서, 현재 대세 의견이 무엇인지 보고, 그와 반대 의견은 어떤지 보면 되는 거거든요. ‘한 명이 잘하니까, 한 명만 추종한다?’ 이건 아닌 것 같아요.

지향: 소위 스타 애널리스트라고 하는 분들이 되게 많이 말씀하시는 게, 20%만 자기의 노력이고 80%는 운이라고 많이 이야기하세요. 주환님 말씀처럼 항상 많은 애널리스트 리포트를 가볍게라도 보면서 느낌을 받고, 그게 어떻게 주가에 반영되는지 계속 트렌드를 체크하며 센스를 기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