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최신 기술 사례 - ingongjineung choesin gisul salye

최근 인공지능(AI)이 매우 많은 분야에서 빠르게 활용되기 시작하여, AI에 관한 새로운 뉴스를 보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다. 그 배경에 있는 Deep Learning(딥러닝 : 심층학습) 기술은 의료 분야의 AI에 있어서도 예외 없이 발전하고 있다. 의료 AI란 AI라는 현대과학의 비할 데 없는 테크놀로지를 임상 현장에 도입하는 것이다. 한편 의료는 인간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특수 영역이기 때문에 AI가 가져다주는 영향이 다른 분야와는 약간 다른 양상을 띤다. 이번에는 의료라는 문맥에서의 AI에 대해 폭넓게 해설하고, AI라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어떤 이익을 가져다주는지, 또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그리고 주목해야 하는 의료 AI의 최신 동향을 소개한다.

의료 AI란?

1-1. 애초에 AI란 무엇인가?

AI(Artificial Intelligence)는 말 그대로 ‘인공지능’을 뜻하는데, 그 정의는 연구자에 따라 달라 모호하다. 대략적으로 말하면, 인류가 행해온 논리적인 사고를 컴퓨터상에 재현하는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일정한 규칙 아래에서만 답을 도출하는 매우 한정적인 ‘지능’이었지만, 2010년경부터 심층학습 기술이 고도로 발달하면서 프로그램에 주어진 데이터를 가지고 자율적으로 학습하여 판단 기준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인류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했던 것조차 AI가 독자적으로 판단 기준을 구축하여 분류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이 시스템을 의료에 도입한 것이 ‘의료 AI’다. 의료에서는 단순히 질환에만 주목하지 않고 발증 리스크 평가ㆍ질환 진단ㆍ치료법 선택ㆍ예후 평가 등 다양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개인마다 상황이 달라 복잡하기 때문에 그것을 판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집적된 대량의 환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판단 기준을 구축하고, 개인에게 가장 알맞은 치료법을 제시하게 된다면, 의료 AI는 환자ㆍ의료 종사자 모두에게 매우 큰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다.

1-2. 심층학습이란 무엇인가?

심층학습은 최근의 AI 기술이 발전하는 근간이라 할 수 있는데, 말 그대로 일취월장하며 신기술이 공개되고 있어 그 모든 정보를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다. 여기서는 그 기본이 되는 용어에 대해 간단히 해설하고, 의료에서의 활용 사례를 소개한다.

20세기 중반부터 연구되고 있는 뉴럴 네트워크라 불리는 알고리즘(순서를 제시하는 것)이 있다. 이것은 인간을 비롯한 생물의 뇌 신경 세포를 모델로 한 것으로서, 입력층ㆍ은닉층ㆍ출력층과 같은 층 구조가 엣지로 연결된 구조를 갖는다. 각 층에 함수를 부여하고(활성화 함수), 엣지에 무게를 둠으로써, 입력값을 분류하고 답을 출력하는 매우 복잡한 모델을 실현하고 있다. 그중에서 특히 은닉층이 많은(깊은) 알고리즘을 심층학습이라 부른다. 참고로 기계학습은 ‘주어진 데이터를 반복적으로 학습하여 적절한 규칙을 찾아내는 것’을 뜻하며, 심층학습도 여기에 포함된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예를 들어 현재의 혈당치ㆍ혈압ㆍ몸무게라는 3가지 항목을 가지고 1년 후에 당뇨병이 발증할 것인지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해보자. 수많은 환자의 데이터를 수집한 데이터베이스에서 혈당치ㆍ혈압ㆍ몸무게를 입력하고, 1년 후 당뇨병이 발증했는지 여부를 출력으로 설정하면, 반복 학습을 통해 엣지의 무게 등을 결정한다. 완성된 최적의 알고리즘은 이 3가지 항목만 있으면 그 사람이 1년 후 당뇨병에 걸릴지 예측할 수 있다. 이처럼 입력과 출력의 관계를 학습시키는 것을 지도 학습이라 부르며, 의료 AI를 개발할 때 빈번하게 사용된다.

일반적인 기계학습에서는 특징량(위의 예에서는 혈당치ㆍ혈압ㆍ몸무게)을 임의로 선택하여 투입하지만, 심층학습에서는 출력을 결정하는 데 가장 유용한 특징량까지 자동으로 추출ㆍ학습할 수 있다. 대표적인 심층학습 모델인 합성곱 신경망(CNN)에서는 화상 자체를 입력값으로 부여하는데,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특징량을 지정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미국 메이요 클리닉이 개발한 알고리즘은 심전도의 파형 화상 자체를 통해 무증상 좌심실 기능장애를 식별한다. 물론 심전도 파형에서 특징량을 찾아내고(파형의 높이ㆍ폭 등) 동등한 알고리즘을 구축할 수도 있지만, 임의의 항목을 선택하여 입력 정보를 한정한 만큼(통계 분야에서는 ‘정보를 버린다’고 표현한다), CNN에 의한 알고리즘의 정밀도를 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바로 이 CNN이 화상 진단 AI 개발의 주역이 되었다.

1-3. 의료 AI는 강력하지만 만능은 아니다

인공지능이라고 하면 인간의 지능을 모방한 것, 뇌 기능을 대체하는 것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그것은 대부분 과장된 생각이다. 쉽게 말하면, 현재의 AI는 ‘특정한 무언가를 식별할 수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즉 화상에서 혈관을 식별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라면, 동맥 화상을 보고 ‘혈관이다’라고 답할 것이며, 모발 화상을 보여주면 ‘혈관이 아니다’라고 답할 수 있는 정도다. 이 알고리즘에 어떤 변화도 주지 않으면, 신생아와 성인을 구별할 수조차 없다. 그러므로 지금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대부분의 AI는 인간의 ‘특정한 매우 한정된 기능’을 추출하여 컴퓨터상에서 재현해 놓은 것에 지나지 않을 뿐, 절대 만능은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재현된 기능이 너무나도 강력하기 때문에, 가끔은 인류의 식별 능력을 능가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전자 진료기록을 통해 소아 질환을 식별하는 알고리즘이 독감을 포함한 다양한 질환에서 소아과 전문의의 진단 정밀도를 뛰어넘었다는 보고가 있었다. 이 연구 결과는 권위 있는 학술지 Nature Medicine에 공개되어 화제를 모았다. 또한 AI는 인간의 눈으로는 식별할 수 없는 미세한 변화까지 찾아낼 수 있기 때문에 악성 종양 진단 등 의료 화상과의 친화성이 높아, 방사선과 영역에서 기술이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다. 더욱이 AI는 안정적인 결과를 지속적으로 이끌어낸다는 이점이 있다. 특히 일본의 의료 현장은 인력 부족으로 인한 과도한 업무, 야간ㆍ휴일의 빈번한 호출, 당직 다음 날의 통상 근무 등 의사의 판단을 저해하는 가혹한 상황에 있다. 일정한 출력 정밀도를 유지하는 AI의 업무 보조는, 의사의 입장에서는 일종의 보험이라 할 수 있다.

2. AI를 활용할 수 있는 의료 영역은?

다음으로 AI를 활용할 수 있는 의료 영역을 살펴보자. 의료에는 크게 질환의 발증을 막는 ‘예방’, 이미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을 찾아내는 ‘진단’, 진단명을 가진 사람의 증세 악화를 개선하는 ‘치료’라는 3가지 단계가 있다. AI는 이러한 3가지 주요 단계 모두에 공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의료보험 제도 및 의료 제공 체제를 포함하는 의료 시스템에서도 활용할 수 있어, 모든 의료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 배경에는 의료직의 고도의 전문성으로 인한 인력 부족이 있으며, 따라서 AI에서 그 활로를 찾으려는 국가가 적지 않다.

2-1. 화상 진단에서의 AI 활용

방사선과, 특히 의료 화상을 보고 질환을 진단하는 프로세스는 의료 AI의 가장 두드러진 형태이다. 의료 주변 기술의 발달과 고령화로 인해 시설마다 해독해야 하는 의료 화상의 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방사선과 의사의 수는 충분하지 않다. AI는 방사선 의료에서의 화상 해독을 지원함으로써, 업무 부담을 직접적으로 감소시킨다. 하지만 현재 정규 의료기기로 승인받은 AI 디바이스는 매우 한정적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즉 가령 AI가 ‘악성 종양이 있다’고 진단하더라도 의사의 확인 없이 진단하거나 치료할 수 없다. 이것은 후에 언급할 AI의 문제점이기도 한데, 알고리즘의 타당성에 대한 검증이 부족하다는 것과 AI를 둘러싼 법 정비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며, 현재 스크리닝을 제외한 화상 ‘진단’에서 정식으로 의사를 대신하는 사례는 세계적으로 거의 찾아볼 수 없으며 일본에서는 전무하다.

한편 건강 진단에서의 흉부 X레이 화상 해독 및 심전도 해석 등은 가까운 미래에 AI가 완전히 대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건강 진단에서의 화상 해독이 스크리닝이며, 이후 개별 진료에서 확정 진단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스크리닝에서는 위음성(질환이 있음에도 질환이 없다고 판단하는 일)이 문제가 되지만, 알고리즘을 조정하면 그 문제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잠도 휴식도 취하지 않고 안정적인 결과를 도출해내는 AI는 인력과 비용이라는 관점에서도 이러한 스크리닝 실시 기관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2-2. 질환 진단에서의 AI 활용

최근 자연언어 처리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여 진료기록 분석이 더욱 일반적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진료기록을 통해 질환을 진단하는 AI는 그 정밀도가 매우 높아졌다. 진료기록은 의사의 소견뿐 아니라 각종 검사 결과ㆍ처방 기록 등이 혼재해 있다. 환자의 병력이 길수록 진료기록은 방대해지며, 훌륭한 의사라도 그 모든 것을 한정된 진료 시간 안에 파악할 수 없으므로, 환자의 병태 파악ㆍ다른 질병에 대한 리스크를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AI를 이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마찬가지로 진료기록뿐 아니라 생체 센서 및 모니터 기록을 통합한 AI 시스템을 개발한 사례도 있다. 미국 플로리다대학교의 이 시스템은 집중치료실(ICU)에서의 심각한 병태 변화 및 치사적인 환자의 발생을 예측하는 것으로서, AI의 효과적인 이용 사례라 할 수 있다. 또한 수면무호흡증 등 진단 시 전문적인 검사가 필요한 질환을, AI를 이용하여 더욱 간편하게 진단하는 방법도 개발되고 있다.

2-3. 의료를 둘러싼 문제들에서의 AI 활용

AI의 활용은 실제 임상 현장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의과학의 신빙성을 뒤흔드는 약탈적 저널 문제에서 활용하거나 스포츠에서의 도핑을 박멸하기 위해 활용하거나, 더 나아가 바이오 테러를 방지하기 위한 시책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3. 의료 분야에서의 AI의 문제점ㆍ과제

3-1. AI의 타당성 증명이 부족하다

의학 연구자 중에는 AI 알고리즘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알고리즘이 나타내는 높은 정밀도에만 정신이 팔려, 본질적인 유효성을 놓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알고리즘을 구축할 때 일반적으로는 하나의 데이터 세트만 이용한다. 예를 들어, 이 데이터 세트를 80%와 20%로 나누고, 한쪽을 알고리즘 구축용 학습 세트, 나머지 한쪽을 테스트 세트라고 하자. 이때 학습 세트가 이끌어낸 알고리즘이 테스트 세트에서도 동일한 정밀도를 발휘하는지 확인하고, 정밀도가 유지된다면 타당한 알고리즘으로 결론 짓는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는 진정한 유효성을 검출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 알고리즘은 ‘특정한 집단 데이터’로부터 도출된 것에 지나지 않으며, 대상 집단을 바꾸면 그 정밀도를 유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쉬운 예를 들자면, 영국인을 중심으로 하는 데이터 세트로부터 얻어진 알고리즘이 일본인에게도 유효할 것이라고는 단언할 수 없다. 실제로 Amazon이 자랑하는 얼굴 인식 AI Rekognition는 ‘흑인 여성을 제대로 식별하지 못한다는 바이어스를 갖고 있다’는 연구 결과 때문에 큰 소동이 일어난 적도 있다(참조 : 미국 CNN). 대상 집단을 바꾼 다양한 시설에서의 해석, 긍정적인 추적 연구 등, 기존의 의학적 증거 구축에 근거한 정교한 검증이 요구되는 것임은 틀림없다.

3-2. 의료 AI를 둘러싼 법 정비의 지연

최근 5년 사이 의료에서 AI를 이용하는 일이 많아졌지만, 기술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 필요한 법의 정비가 지연되고 있다. 실제로 의료 AI가 제시한 진단 결과를 어떻게 취급해야 하는지조차 충분히 의논되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반드시 의사가 확인하도록 한다’는 문구를 추하여, 임상 현장 등에 대한 서포트 시스템으로 도입할 수 있게 된 정도이다. 최소한 본격적으로 효과적인 알고리즘 구축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준수하도록 해야 하며, AI 시스템이 의료 기기로 승인받는 데 필요한 요건과 승인받지 못한 것에 대한 일정한 제한 등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유효성이 확실하지 않은 의료 AI가 아무런 제한 없이 시장에 나도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3-3. 의료 종사자의 AI에 관한 지식 부족

약의 효과ㆍ작용기서를 모른 채 처방할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의사를 비롯한 의료 종사자 역시 어느 정도는 AI에 관한 지식을 알아야 한다. 의대생의 기초 교육에서 AI 과목을 추가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실제로 의논되기 시작했으며, 미국 보스턴대학교의 예를 이전에 소개한 바 있다. 앞으로 의료 AI가 더욱 침투하여, AI가 온갖 의료 프로세스에 관여하게 된다면(그리고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의료 종사자가 AI를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2020~2021년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의 의료 종사자가 연구의 초점을 이 새로운 감염증으로 전환했다. 그 결과 2020년 1월에 중국에서 발생이 보고된 이후 100일 정도 만에 실로 2,000개가 넘는 관련 프리프린트가 공개되었다. 일반적인 동료평가 과정을 거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정식 학술 논문으로 게재되기까지 기다리게 되면 ‘즉효성’을 포기해야 한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처럼 사태가 빠르게 변할 때에는 신속하게 지식을 공유해야 하기 때문에 프리프린트의 가치가 올라간다. 또한 프리프린트 서버는 오픈 액세스가 원칙이기 때문에, 정보를 더욱 원활하게 공유 및 전달할 수 있다.

한편 과학 커뮤니티는 항상 ‘동료평가를 거치지 않은 사실’에 대한 우려를 가진다. 원래대로라면 도태되어야 하는 ‘명확하게 잘못된 연구 방법 및 재현 불가능한 결과’ 등을 포함하고 있는 논문이 항상 어느 정도 섞여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상사태에서도 가치 있는 연구 성과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려면, 말에 속지 않고 확실한 배경 지식을 가지고 냉정하게 읽어 내려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적어도 ‘동료평가가 끝난 학술 논문조차 확고한 사실을 제시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하며, 연구 결과를 맹목적으로 받아들이거나 활용하는 것은 큰 위험을 동반한다.

의료 AI 관련 연구 역시 프리프린트를 그 근거 논문으로 제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의료 종사자는 특히 프리프린트의 특성을 인식하고 그 지식을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

4. 주목할 만한 최신 의료 AI 동향

4-1. AI에 의한 제약

제약회사 글락소 스미스클라인과 영국의 스타트업 Exscientia는 만성 폐색성 폐질환(COPD)의 치료약이 될 수 있는 화합물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것은 AI에 의한 화합물 탐색 플랫폼을 이용한 것으로서, AI 제약에 획기적인 한 획을 긋게 될 가능성이 있다. 기존의 프로세스와 비교하면, AI를 이용함으로써 약제 개발을 크게 효율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약제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음에도 놓치고 있었던 타깃을 찾아내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2020년 2월에 Exscientia와 대일본스미토모제약은 AI를 활용하여 개발한 신약 후보 화합물의 임상 제1상 시험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AI가 도출한 화합물이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하는 것은 제약 분야의 획기적인 마일스톤이라 할 수 있다.

4-2. 사망 시 화상 진단에서의 이용

사망 시 화상 진단이라는 것이 있다. 사후에 찍은 CT나 MRI를 보고 사망 시 병태 및 사인을 규명하기 위한 장치이다. 생체 화상에서조차 인원이 부족한 방사선과 의사가 사망 시 화상 진단까지 해독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그에 더해 이러한 특수 영역을 해독하는 데 뛰어난 방사선과 의사는 그리 많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AI를 활용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AI에 의한 신경 변성 질환 환자의 사후 뇌 MRI 화상 해석을 통해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4-3. 의료기에서의 이용

전통적인 의료 도구인 청진기에서도 기술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다. StethoMe의 AI 청진기는 가정에서의 이용을 목적으로 한 EU에서 인증한 의료기기이다. 환자의 호흡음이 이상함을 조기에 찾아내어, AI에 의한 진단 결과와 더불어 임상의에게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StethoMe는 2020년 4월에 유럽의 주요 원격 의료 프로바이더군과 제휴했음을 공표하였고, 점유율을 더욱 확대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채혈을 로봇이 대체하도록 하는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 뉴저지주 러트거스대학교의 연구팀이 개발한 채혈 로봇은 딥러닝을 적외선 및 초음파 이미징과 조합함으로써 조직 내의 혈관을 특정할 수 있다. 그런 다음 모션 트래킹 등 복잡한 시각 태스크를 실행하여, 혈관에 바늘을 찔러 넣는다. 정맥이 잘 보이지 않는 조건이 안 좋은 혈관이라도 로봇에 의한 혈관 접근은 88.2%의 첫 바늘 성공률을 보이는 등, 사람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21~2022년의 의료 AI 트렌드는 웨어러블에서 ‘웨어리스’로 바뀔지 모른다. 미국 워싱턴대학교의 연구팀은 스마트 스피커를 이용하여 물리적인 접촉 없이 심박수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계학습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것은 스마트 스피커가 해당 공간에 대해 ‘가청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 음파’를 발하고, 그 반사음에 근거하여 심박수를 모니터링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자택에서 지속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저비용 검사이며, 부정맥의 조기 진단ㆍ조기 개입이 가능한 획기적인 기술이 될 가능성이 있으며, 기술을 잘 응용하면 각종 의학적 모니터링을 웨어리스화하는 시작점이 될지도 모른다. 이 연구팀의 논문은 한 번 읽어볼 가치가 있다.

4-4. 의료에서 중요성을 더해가는 ‘엣지 AI’

클라우드 컴퓨팅과 IoT화는 모든 영역에 빠르게 침투했는데, 최근에는 시스템의 말단에 가까운 장소(엣지)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려는 ‘엣지 컴퓨팅’이 주목받고 있다. 현장과 가까운 엣지 디바이스에 AI 모델을 장착한 것을 ‘엣지 AI’라고 하며, 클라우드를 이용하지 않고 엣지에서만 학습에서부터 추리까지의 처리를 완결시키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의료에서 엣지 AI를 도입할 때 얻는 이점은 무엇일까? 먼저 네트워크의 연결성을 개선한다는 점이다. 즉 모든 처리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수행하는 시스템에 비해, 방대한 현장 데이터의 처리를 부분적으로 엣지 디바이스에 부과함으로써 상위 시스템 및 네트워크에 대한 직접적인 부하를 줄일 수 있다. 헬스케어의 주 무대는 IT 인프라가 발달해 있는 도시가 아니기 때문에, 특히 의료 서비스가 부족한 벽지 등에서 그 유용성이 드러나게 된다. 또한 앞으로 점점 더 발전될 것으로 예상되는 원격 의료 및 로봇 수술에서는 접속이 지연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높은 수준을 클리어하려면 엣지 AI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4-5. 원격 의료의 빠른 성장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이 확대되면서, 원격 의료가 빠르게 확산되었다. 지금까지는 의료 화상의 해독을 중심으로 하는 원격 진단 서비스에 머물러 있었지만, 차세대 이동통신 시스템이 발전하고 스마트폰을 비롯한 고도의 정보통신 기기가 일반화ㆍ보급됨에 따라, 그 기술적인 과제가 대부분 해결되었다. 또한 각국에서 원격 진료를 둘러싼 법 규제를 재검토 및 완화하여, 시장에는 원격 의료를 기간 사업으로 삼는 새로운 플레이어가 난입하게 되었다. 그들 대부분이 플랫폼 내에 AI 기술을 도입하여 중증도 판정 및 진료처 선정, 챗봇에 의한 고객 응대 등 일부 과정을 기술을 통해 최적화하고자 하고 있다.

또한 원격 의료로 인한 의약품 배송 및 검체 회수에서 드론을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미국 신시내티대학교에서는 드론을 의료에서 이용하기 위해 AI와 일련의 센서를 조합한 자율 비행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는 거실 입구 등 실내의 복잡한 3차원 환경에서도 내비게이트할 수 있는 등, 관련 기술의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그러한 상황에서, 2021년 3월에 Amazon은 독자적인 원격 의료 서비스 ‘Amazon Care’를 전개할 것임을 밝혔다. 발표 직후에는 미국 최대 프로바이더인 Teladoc Health의 주가가 4% 이상 하락하는 등, 시장에 거대한 영향력을 미쳤다. Amazon Care는 가상의 헬스케어와 대면 케어를 합친 의료 서비스로서, 전용 앱을 통해 의사ㆍ간호사와 상담할 수 있으며, 필요할 때는 의료 종사자를 개별적으로 파견하는 ‘왕진’도 수행한다. 2021년 여름부터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였고, 일단은 전미 50개 주에서 가상 헬스케어를 전개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Amazon은 앱을 엔트리 포인트로 보고 있으며, 현실의 의료 서비스와 융합시키려 하고 있다. Insider가 재택 검사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한 교섭도 진행 중이라고 보도하는 등, 의료 상담ㆍ진료ㆍ검사ㆍ치료ㆍ경과를 포함한 모든 의료 상황에 관여하는 ‘포괄적인 시스템’을 목표로 하는 듯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