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스텔라 블랙홀 이름 - inteoseutella beullaeghol ileum

[기고]

별의 진화와 일반상대성 이론의 만남 블랙홀

영화 〈인터스텔라〉를 본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이런 의문을 가졌을 것이다. ‘사람이 정말로 블랙홀로 들어간다면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질 것인가?’라는 의문 말이다. 블랙홀은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엄청난 힘을 가진 천체라는 것은 다들 알고 있다. 이번 호의 주제는 블랙홀이다. 구체적으로 블랙홀이 어떻게 생기고 블랙홀에 들어가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보기로 하자.

천체에서 탈출하려면? 탈출속도를 넘어라!

블랙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탈출 속도라는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탈출속도는 천체의 중력을 이기고 천체로부터 멀어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속도를 말한다. 즉 천체의 중력이 클수록 탈출하는 데는 더 큰 속도가 필요하다. 우리가 하늘 높이 힘껏 공을 던지면 공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땅으로 다시 떨어진다. 만약 이 공을 초속 11.2㎞라는 엄청난 속도로 하늘로 던지면 어떻게 될까? 공기의 마찰을 무시한다면 공은 영영 지구를 떠나버릴 것이다. 지구의 탈출속도가 약 초속 11.2km라고 한다면 지구보다 질량이 큰 천체들의 탈출속도는 이보다 더 커질 것이다. 중력이 지구보다 엄청 큰 천체가 있다면, 특히 빛의 속도 이상의 탈출속도를 가진 천체가 있다면 빛조차도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다. 이런 아이디어에서 블랙홀 이론이 탄생했다.

블랙홀, 과연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인가?

간단히 얘기하면 블랙홀은 태양보다 8배 이상 거대한 별들이 초신성超新星 폭발을 일으킬 때 생기게 된다. 태양계는 크게 천체를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태양보다 질량이 큰 천체들, 태양과 질량이 비슷하거나 작은 천체들로 말이다. 우선 ‘우리 우주’를 보면 태양을 포함한 모든 항성은 생명이 영원한 것이 아니다. 우리 주위의 모든 것들이 수명이 있듯 태양의 경우 50억년 후면 수명을 다하게 된다. 보통 태양과 같은 항성이 수명을 다하면 크기가 부풀어 올라 적색거성赤色巨星이 된다. 이때 크기가 엄청나게 커지게 되며 주위의 항성들을 삼키게 된다. 만약 태양이 적색거성이 되면 금성까지는 모두 태양에 삼켜지게 된다. 그 후엔 크기가 서서히 쪼그라들게 되며 중성자별이 된다. 그 후 백색왜성白色矮星이라는 최종 단계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태양보다 질량이 훨씬 큰 항성이 수명을 다하는 경우에는 가스층이 팽창해 항성 바깥으로 빠져나가버린다. 이것이 유명한 초신성 폭발이며 이 후 항성은 빠르게 수축을 하게 된다. 수축이 계속되다 보면 빛조차도 빠져 나올 수 없는 중력을 가지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블랙홀이다.

부피가 없는데 질량이 있다? 블랙홀 속에서 천체가 특이해진다

태양보다 질량이 20배 이상 큰 별이 죽을 때도 마찬가지로 초신성 폭발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때 폭발 당시의 에너지는 너무나 크기 때문에 중심의 중성자별은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버리게 된다. 중성자별 표면의 중성자가 무너지기 시작하면 그 밑에 있는 중성자는 더 큰 압력을 받아 아래로 무너지고 그 밑에 있는 중성자는 또 아래로 무너져 연속적으로 계속 무너지게 된다. 초신성 폭발이 일어나면 별의 바깥부분은 터져 나가지만 핵은 중앙의 한 점으로 급격하게 수축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블랙홀 중심에 놓이는 천체는 부피가 없고 질량만 있는 특이점을 가진다.

블랙홀, 드디어 이름을 얻다

블랙홀이라는 천체가 처음부터 블랙홀이라는 이름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1969년, 미국의 존 휠러John Archibald Wheeler(1911~2008)는 블랙홀이라는 이름을 처음 지었다. 믿겨지지 않는 일이지만, 사실 이전에는 ‘블랙홀’이란 이름조차 없었다. 그 대신 ‘얼어붙은 별’, ‘붕괴한 별’ 등의 이상한 이름으로 불려온 것이다. 그리고 블랙홀은 ‘빛까지 빨아들이는 지옥’ 또는 ‘시공간의 무서운 구멍’ 등으로 불려왔다.

인터스텔라와 같은 시간여행, 블랙홀로 가능해질까?

〈인터스텔라〉에서 주인공이 블랙홀을 통과해 행성으로 들어가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과연 〈인터스텔라〉와 같은 시간여행이 블랙홀을 통해 가능한 것일까? 지금까지의 과학으로는 불가능해 보인다. 블랙홀을 통해 천체로 들어가게 되면 다른 쪽 블랙홀로 나온다고 해도 다시 블랙홀로 들어오게 된다. 만약에 지금까지 학설로만 존재하는, 무엇이든지 내놓기만 하는 화이트홀이 존재한다면 가능해질 수 있다. 지금까지 학계에는 블랙홀black hole과 화이트홀white hole이 존재하고, 이 둘을 연결시켜주는 웜홀worm hole이라는 존재가 있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이 존재한다면 우리가 가고 싶은 도착지에 화이트홀을 만들고 블랙홀로 들어가 웜홀을 통해 이동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는 공간이라도 빛의 속도보다 빠른 공간이기에 들어가자마자 나오는 신기한 현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웜홀에 있다. 여기를 어떻게 지나가느냐가 문제인데 이곳이 워낙 비좁아서 원자마저도 통과하지 못하는 곳인데, 여기를 통과하여 화이트홀로 나온 뒤 블랙홀로 들어가기 전의 자신의 몸과 생각이 그대로 유지될지는 의문이다. 또 다른 문제점은 지구에서 십만 광년 떨어진 곳에 이러한 방식으로 여행을 다녀온다면 자신의 시간은 멈춘 상태로 여행하였지만 지구의 시간은 흐르고 있기 때문에 지구는 몇 만 년이 지나있을지도 모른다. 몇 만 년이 지난 지구에는 이미 인류가 멸망하였을지도 모르고, 설사 인류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자신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돌아왔을 때의 시간까지 고려한다면 한번 여행하기 위해서 엄청나게 복잡한 계산을 해야 할 것이고 웜홀을 통과하다 죽을 수도 있는 위험한 여행이 될 것이다.

블랙홀, 우리의 생활에 다가오다

천체망원경의 개발로 여러 은하 중심 부분에서 태양보다 수억 배 더 무거운 블랙홀들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실제로 이들은 크기가 태양계만 하고, 태양과 같은 별 1천억 개 정도가 낼 수 있는 에너지를 방출하고 있다. 이렇듯, 이제는 ‘과연 블랙홀은 존재 하는가?’라고 물을 때가 아니라 ‘블랙홀은 몇 종류나 있는가?’를 물을 때인 것이다. 또 위에서 한 얘기처럼 블랙홀과 화이트홀, 웜홀을 통과할 수 있으면 우주여행에 있어 지름길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블랙홀과 화이트홀의 경우 스티븐 호킹의 이론으로 무엇이든 빨아들일 수 있는 블랙홀이 무엇이든 뱉을 수 있는 화이트홀과 같다는 주장이 과학적 입지를 쌓고 있다.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이어주는 웜홀, 웜홀이 무엇인지 다음 회에서 자세히 알아보자.

스티븐 호킹 “블랙홀에도 출구 있다”(2015년 8월 26일 신문기사 인용)

영국 우주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블랙홀 관련 새로운 이론을 제시했다. 호킹은 8월 25일(현지 시각) 스웨덴 스톡홀름의 KTH왕립과학원에서 열린 대중 강연에서 “블랙홀에 물체가 빨려 들어갈 때 물체의 정보(양성자 수, 입자의 질량, 입자의 위치 등)는 블랙홀 내부가 아니라 블랙홀의 경계선인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에 저장되는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호킹의 주장에 따르면 사건의 지평선 안쪽으로 들어온 물체는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게 되는데, 이때 입자들이 사건의 지평선에 정보 흔적을 남긴다. 이곳에 저장된 정보들은 이후 블랙홀이 반입자는 빨아들이고 입자는 서서히 방출하는 ‘호킹 복사’(Hawking Radiation)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입자와 함께 밖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이 정보는 블랙홀 가장자리에서 일종의 홀로그램 상태로 변형되거나, 다른 우주로 나오게 된다. 다만 정보가 혼란스럽고 쓸모없는 상태로 변해버렸기 때문에 다 타버려 재만 남은 백과사전처럼 정보의 기능은 이미 다 사라진 후라고 호킹은 설명했다.

호킹은 “블랙홀은 생각만큼 검지도 않고, 영원한 감옥도 아니다”라며 “블랙홀에 들어간 물체는 블랙홀 밖으로나 어쩌면 다른 우주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호킹은 지난 1975년 호킹 복사 이론을 발표하면서 블랙홀이 서서히 입자를 방출하다 결국 증발해버리고, 이때 블랙홀이 빨아들인 물질의 정보는 나오지 못한 채 블랙홀과 함께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입자와 입자가 상호작용을 통해 흡수, 붕괴되어도 정보 손실은 있을 수 없다는 양자역학의 기본원리에는 반하기 때문에 이 같은 ‘정보 역설’(information paradox)은 물리학자들 사이에서 오랜 논쟁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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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스텔라에서 가장 관심있게 본 지점이 사실 밀러 행성(물 혹성)입니다.

가르강튀아라는 무시무시한 초질량 블랙홀의 주변으로 적어도 인간이 살 수 있을거라고 예상되는 3개의 행성이 있죠.  각각 탐사자 이름을 따서, 밀러 행성, 만 행성, 에드먼드 행성이라고 하도록 하겠습니다.

가르강튀아 블랙홀을 처음에는 태양 질량의 몇배정도로 전 생각했었습니다.  아마도 화면상의 비율로 보았을 때, 그렇게 생각했던 듯 합니다.

우선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가르강튀아 블랙홀에 대한 데이터를 찾아보았는데, 태양 질량의 약 1억배정도라고 합니다.  아래글에 몇가지 수치들 계산이 나오는데요.  모두 대충 암산으로 계산할 수 있도록 1시간은 4000초, 1AU는 1억5천만km, 광속은 초속 3십만km과 같이 유효숫자를 엄청 줄였어요.

블랙홀은 질량이 한 점에 모이는 형태가 되는데, 이 때, 질량의 대부분이 어느 한계 부피 이하로 내려가면 블랙홀이 됩니다.  블랙홀은 무한히 작은 점으로 모이게 되지만, 회전하는 블랙홀의 경우에는 상당량의 부피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블랙홀은 빛이 빨려들어가서 탈출하지 못 하는 형태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탈출속도라고 하는 것이 있는데, 지구의 경우에는 탈출속도가 초속 11km 정도입니다.  달의 탈출 속도는 초속 2.3km 정도이고요.  지구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다단계 로켓을 주로 이용하는 것도, 작용 반작용의 효율을 극대화하여 지구를 탈출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달의 경우에는 탈출속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서, 다단계 로켓을 쓰지 않아도 달의 중력권을 벗어나는 것이 가능합니다.  (탈출 속도는 마하 7정도의 속도)  실제 달 착륙선과 같이 추력이 작은 경우에도 달 중력 탈출이 가능합니다.  대기가 없는 점, 그리고 탈출 속도를 생각한다면, 지구에 같은 질량의 물체를 탈출시키려면 단순 탈출속도로만 따져도 20분의 1의 에너지만 소모해도 탈출할 수 있습니다.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은 바로 광속이 되어도 블랙홀을 빠져나가지 못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아주 큰 블랙홀이라고 한다면, 사건의 지평선 반경은 질량에 비례하고, 중력은 거리의 세제곱에 반비례하므로, 태양이 블랙홀이 되었을 때, 사건의 지평선에서의 중력과 비교한다면, 1억배 질량을 갖는 가르강튀아의 경우 사건의 지평선에서의 중력은 1경배 약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이상의 블랙홀이라면, 사건의 지평선 안으로 들어간다고 해도 빠져나오지 못할 법은 없습니다.  실제 관측된 블랙홀 중에 태양 질량의 100억배 넘는 것들도 있는데, 이정도라면, 사건의 지평선안에서 우주선은 탈출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시간이 정지되어 있으므로, 외부에서 보는 관찰자는 무한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입니다.  내부에서는 시간이 흘러가고 있겠지만요.  (실제로는 패러독스입니다.)

설정에 나온 가르강튀아의 질량을 태양 질량의 1억배라고 봤을 때,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이 되는 슈바르츠실트 반경은 다음 식으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G는 중력 상수, c는 광속)

\[ r_s ~=~ \frac{2Gm}{c^2} \]

이렇게 계산할 때, 가르강튀아의 사건의 지평선 반경은 약 3억 km가 나옵니다.  (암산으로 계산하기 위해서 태양의 슈바르츠실트 반경 2.9km를 사용했습니다.)  3억 km 정도의 거리는 지구와 태양과의 거리인 1AU 의 두배입니다.  즉 2AU 정도가 되는 것이죠.  즉 화성 궤도보다 더 먼데까지가 사건의 지평선이 차지하는 거대 블랙홀입니다.

영화에서는 자세한 설명이 없었던지라, 제가 밀러 행성에 대해서 오해했던 부분들이 좀 있었습니다만, 큰 차이는 없습니다.  (http://sdev.tistory.com/125)

일단 슈바르츠실트 반경이 정해졌으니까요.  시간왜곡이 생길려면, 슈바르츠실트 반경의 몇천배, 몇만배 거리에서는 시간왜곡이 눈에 두드러지게 발생하지 않습니다.

중력에 의해서 시간왜곡이 발생할 수 있고, 속도에 의해서 시간왜곡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두가지 모두를 고려한다고 해도, 6만배 정도의 시간 왜곡이 생기기 위해서는 그 제곱에 해당하는 36억분의 1정도의 비율로 가르강튀아의 중심점과 거리 비율을 가져야 하거나 36억분의 1정도의 오차 차이가 나는 속도를 가져야 합니다.

로렌츠 변환 공식을 가지고 한다면,

\[ t_r ~=~ \frac{1}{ \sqrt{1-( \frac{v}{c} )^2 } } \]

으로, 0.999999..c 의 속도로 회전을 해야 합니다.

또한 중력으로 따진다고 해도,

\[ t_r ~=~ \sqrt{ 1 - \frac{r_s}{r} } \]

으로, 거의 슈바르츠실트 반경에 위치해야 6만배정도의 시간 오차를 가집니다.

두가지 모두 결합해서 시간지연이 발생한다고 해도, 거의 광속으로 이동하고, 사건의 지평선 근처에 있어야 한다고 보입니다.

물론 이론물리학자 킵 손의 수학적 계산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본 설정은 1AU 정도의 사건의 지평선을 가지고 있고, 밀러행성은 사건의 지평선을 공전한다고 하면,  이 경우 속도는 약 0.7 c 즉 광속의 70%가 됩니다.  속도에 의해서는 시간 왜곡은 1.5배정도입니다.  

공전주기는 약 1.2시간 정도가 걸리겠네요.  자전주기도 1.2시간 정도일테고요.  왜냐하면 가르강튀아의 기조력이 상당히 크기 때문입니다.  태양의 5천만배 질량을 가지고 있으니, 지구에 미치는 태양의 기조력의 5천만배정도네요.  달의 기조력에 비하면 2천5백만배정도겠네요.  엄청난 기조력으로 영화상에 나오는 물이 나오겠지만, 솔직히 문제는 그정도 기조력이면 핵이 흔들렸겠죠.  핵이 흔들리게 되면, 애시당초 밀러 행성이 자전을 했어도, 그 자전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날달걀을 돌리면, 금방 멈추는 이유와 동일합니다.)  그래서 지구의 기조력에 의해서 달이 공전주기와 자전주기가 같아지듯이, 밀러 행성도 마찬가지가 되어버리는 것이 정상이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실제 영화와 같은 드라마틱한 장면은 나오지 않습니다.  태양과 달이 일직선산에 있는 사리와 90도에 위치한 조금의 차이는 저리가라할 정도일텐데, 겨우 그정도 물기둥은..

그런데 외부에서 봤을 때, 공전 주기는 약 1.2시간이지만, 밀러 행성에서 본다면, 공전주기가 0.1초도 안 되는 기현상이 벌어집니다.

대충 그림을 그려보았습니다.

가르강튀아의 중심점에서 1AU 떨어진 곳에 사건의 지평선이 존재를 합니다.  밀러 행성은 바로 이 궤도를 돌고 있는 것이죠.  엔듀런스호는 밀러행성과 좀 떨어진 곳에서 블랙홀 주변을 돌고 있어야 합니다.  적어도 2AU 거리에서는 돌아야 하겠죠.

그리고 아무리 초질량 블랙홀이라고 해도 사건의 지평선에서의 중력은 무시무시합니다.  대충 계산해도 지구 중력의 30,000배.  엔듀런스호가 지구로부터 토성까지 가는 데 걸린 시간이 14개월정도면 초속 30km 정도로 운항했는데, 블랙홀의 중력을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하죠.

사실 2AU 거리에 있다고 해도, 지구 중력의 7,500배가 되고, 3AU 거리에 있다면, 지구 중력의 3,300배..

초고질량 블랙홀인 경우 차등중력의 영향은 상당히 적습니다.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중력의 특성상 말입니다.  태양이 지구에 미치는 중력은 0.0006g 정도로 아주 미약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구 중력만 탈출하면 무리없이 우주선이 운항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태양보다 5천만배 큰 질량을 가지는 가르강튀아라면, 사건의 지평선 근처에서는 지구 중력의 3만배 정도가 되는 것이죠.  물론 밀러행성만 탈출한다면, 이미 0.7c의 속도로 나오고 있는 우주선이니까 어느정도 탈출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은 제가 알고 있는 지식으로는 좀 어렵네요.

사실 탈출 속도에 대한 오해가 좀 있기는 한데요.  탈출 속도는 결국 중력장의 세기를 벗어날 수 있는 가입니다.  지구로부터 멀어지면, 탈출속도는 급속하게 줄어듭니다.  지구 표면에서 새총을 쏘았을 때, 총알이 지구를 벗어나기 위해서 얼마 속도가 되어야 하는 가이니까요.  지구에 대기가 있기 때문에 사실 저항도 있고 하기 때문에 아무리 빠른 속도로 쏘아도 지구를 탈출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중력 반대로 계속 추력을 가지고 민다면, 탈출 속도가 안 되더라도 지구 중력권을 벗어날 수 있습니다.

놀란 감독의 아집이 이런 사태를 만들었지 않았나 합니다.  일반 상대성 이론을 꼭 쓰고 싶은데, 시간차이가 겨우 1시간당 1분 정도만 나서야 어디 쓸 수 있겠는지요.  지구보다 10% 느리게 간다고 해도 시간의 지평선이 1AU라면 5AU 정도의 궤도를 돌고 있으면 됩니다.  뭐 이것은 영화 시나리오 전개상 꼭 필요한 것이라 했었다면, 뭐라 할 말은 없습니다.  (왠지 숫자노름만 한 것일 듯.)

밀러 행성에서 전파를 내보내도, 시간이 6만배 느리게 흐른다면, 그곳에서 쏜 전파는 아무리 고주파라도 지구에서는 저주파 정도로 실제 지구로 전달도 안 됩니다.  (당연히 웜홀을 통과했다고 가정해야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