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금 이 의 꿈 3 기 - jang-geum i ui kkum 3 gi

(이른 새벽, 장금이는 자신의 방에서 책 두 권을 들고 번갈아보며 중얼거리고 있다.)

(한 권은 월아가 장금이에게 준 의학 책이었고, 한 권은 장금이가 그동안 목예리의 증상들과 준 음식을 적은 책이었다.)

장금: (책을 읽고 중얼거리며) 목이 아플 때는 백합차가 좋다고 했으니까 오늘 아침에는 백합차와 가슴속의 나쁜 피를 없애게 해주는 부추 요리를 해 주는 게 좋겠어. 빨리 기운 차리셔야 할 텐데....

(장금이는 그렇게 혼자 중얼거리고 책을 덮은 뒤 부엌으로 향한다.)

(그런데 부엌에서는 이미 '통-통-'하는 칼소리와 무언가를 끓이는 소리가 들린다.)

(의아한 마음에 장금이는 부엌 문 앞에 서서 아주 살짝 부엌을 들여다본다.)

(그러자 세 명의 사람들이 요리를 만들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장금: (작은 목소리로) 헉! 뭐, 뭐지...?

(장금이는 괜히 무서운 마음이 들어 조금씩 조금씩 걸음을 뗀다.)

(그러다가 용기를 내서 부엌 앞에 딱 서서 소리친다.)

장금: (눈을 감은 채 빗자루를 겨누며) 너, 너희 누구야!!

(그러자 잠깐 2초간의 정적이 흐르더니, 장금이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 장금아!

(그 소리에 장금이는 눈을 떠서 부엌을 본다.)

(알고 보니, 연생이, 창이, 그리고 금여잉가 부엌 안에 있었던 것이다.)

장금: (깜짝 놀라며) 얘, 얘들아?

창이: (생글생글 웃고 장금이를 보며) 왜 그리 놀라는겨. 누가 보면 우리가 도둑인 줄 알겄네.

장금: (부엌 안 쪽으로 들어오며) 너희가 여긴 어떻게 온 거야?

연생: (금영이를 돌아보며) 금영이가 최 상궁 마마님과 한 상궁 마마님께 말씀드려서 올 수 있었어.

(금영이는 장금이 쪽을 보다가 장금이와 눈이 마주치자 화들짝 놀라 부끄러워하며 다시 고개를 돌린다.)

(그 모습에 장금이도 어리둥절해있다가 환하게 웃는다.)

(그러다가 다시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장금: (연생이와 창이, 금영이를 보며) 하지만 너희까지 이런 일에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는데....

연생: (장금이의 손을 잡으며) 장금이 넌 우리가 어려울 때마다 항상 도와줬잖아. 그러니까 이번엔 우리가 널 돕고 싶어.

(연생이의 말이 끝나자 장금이는 가슴이 뭉클해져서 눈물을 글썽거린다.)

장금: (눈물을 글썽거리며) 고마워, 얘들아.....

(장금이는 연생이와 창이, 금영이와 서로 안아준다.)

(한편, 수라간)

은 상궁: (한 상궁을 보며) 그게 사실입니까?

한 상궁: (고개를 끄덕이며) 예.

최고상궁: (한 상궁을 보며) 장금이가 조사를 간 것이 아니라 그 역적 죄인을 시료하러 궁 밖에 나갔단 말인가? 게다가 금영이와 연생이, 창이마저....!

최 상궁: (최고상궁을 보며) 이 사실이 대감들께 알려지면 상소가 빗발칠 것이 뻔하시니 전하께서 특별히 윤허를 하시어 장금이가 죄인을 비밀리에 치료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최고상궁: (한 상궁과 최 상궁을 보며) 장금이는 그렇다 치고, 어찌 연생이와 창이, 금영이마저 가는 것을 허락한 것인가?

한 상궁: (최고상궁을 보며) 지난 부원군 대감께서 병에 걸리셨을 때, 장금이가 금영이를 도우러 간 것과 같지 않습니까?

은 상궁: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그건 부원군 대감의 일이고, 이 일은 이 나라를 위협한 대역죄인과 관련된 일입니다. 이 일을 현명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저희 수라간뿐더러 전하마저 매우 위험해질 것입니다.

최고상궁: (한숨을 옅게 쉬며) 흠...... 일단 어제 일은 상부에 보고되었으니 그에 따른 전하의 뜻에 따르도록 하세.

(상궁들의 방 앞)

(한 상궁과 최 상궁이 걸어나온다.)

한 상궁: (최 상궁을 보며) 고맙네.

최 상궁: (한 상궁을 돌아보며) 무얼 말인가?

한 상궁: (최 상궁을 보며) 그 아이들이 장금이를 도울 수 있도록 한 것 말일세.

최 상궁: (다시 앞을 보며) 내가 허락한 것은 오로지 금영이를 위한 일이네. 난 금영이가 더 이상 나 때문에 아파하지 않기를 바란 마음으로 그런 것이니 마음 쓰지 마시게.

(그 말을 끝으로 최 상궁은 그냥 가 버린다.)

(한 상궁은 그런 최 상궁의 뒤를 빤히 쳐다본다.)

(한편, 그 시각)

(중종과 대신들이 회의하는 곳은 지금 난리가 났다.)

대신들: (엄청나게 큰 목소리로) 전하아--!! 역적을 시료함을 윤허하시는 것은 아니되옵니다!

중종: (대신들을 내려다보며) 그게 무슨 말이오?

대신 1: (중종을 올려다보며) 비록 기억을 잃었다 하더라도, 그녀는 중전마마를 해치는데 모의한 이 나라의 대역죄인이옵니다!

대신 2: (대신 1의 말에 동조하며) 그렇사옵니다. 이 나라의 대역죄인을 시료하는 것은 그 사람의 죄를 용서하는 것과 같사옵니다!

(그 말에 중종은 주먹을 쥔 채 부르르 떤다.)

대신 3: (중종을 올려다보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죄인을 시료하라는 명을 거두어주시옵고 죄인을 심판하시옵소서!

대신들: (엎드린 채)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중종: (주먹으로 의자를 쾅 내리치며) 그만들 하시오!!!!!

(중종의 큰 소리에 대신들은 깜짝 놀라 위쪽을 쳐다본다.)

중종: (분한 표정으로) 사람이 아닌 짐승도 시료를 받을 수 있거늘, 왜 죄를 지었단 이유로 아픈 사람을 내버려 두자는 것이오!!

대신 2: (중종을 올려다보며) 전하! 이 죄는 단순한 죄가 아닌, 역모죄나 다름없습니다! 만약 중전마마께서 원자 마마를 가지고 계셨을 때 독살당하셨다면 이 나라의 대가 끊겼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중종: (대신들을 보며) 경들의 말처럼 그 여인이 중전을 독살하게 된 건, 수 년 전 가슴에 깊은 상처를 받고 목숨을 끊으려 독을 먹었다가 기억을 잃어서 아니오? 형님의 그런 악랄한 행동이 아니었어도 그 여인은 상처를 받지 않고 독도 먹지 않았을 뿐더러, 중전도 독살당하는 일이 없지 않소! 그녀는 그저 연산군의 노예처럼 살아오다가 이제 겨우 제 기억을 찾았소. 하지만 자신의 잘못을 세상이 기억하는 바를 알고 있어 죗값을 치르겠다고 한 훌륭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오. 그 사람에게 치료 하나 못 해 준단 말이오?

대신 3: (중종을 올려다보며) 전하의 말씀도 일리가 있사오나 죄는 죄이옵니다! 아무리 측은하고 이해할 만한 사정을 지녔다고 해도 죄는 법에 따라 심판해야 하옵니다!

(그 말에 중종은 짧은 신음을 뱉으며 한숨을 쉰다.)

중종: (말을 끊었다가 이으며) ...좋소. 경들의 뜻을 따르겠소.

(그러자 대신들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주고받는다.)

대신들: (엎드린 채)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중종: (대신들을 보며) 단, 조건이 있소.

(대신들은 조건이라는 말에 의아한 얼굴을 한채 중종을 올려다본다.)

중종: (굳건한 표정을 하며) 사흘의 말미가 지나면 과인이 직접 처벌을 하도록 하겠소.

(대신들은 그 말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

(그때, 한 대신이 엎드리며 말한다.)

대신 1: (엎드리며) 분부 받들겠나이다.

(잠시 후, 바깥)

대신 2: (대신 1을 보며) 대감, 무슨 생각으로 전하의 말씀을 그렇게 쉽게 동의하신 것입니까?

대신 1: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제 아무리 놈들이 날 뛴다고 한들, 어찌 사흘 안에 그런 독을 치유할 수 있겠습니까?

대신 2: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허나, 만약에 고치기라도 하면.....

대신 1: (품에서 자루를 꺼내며) 걱정 말게, 이게 있으니.

대신 2: (자루를 보며) 이것이 무엇인데 그럽니까?

(대신 1은 자루를 들여다보며 오늘 아침 있었던 일을 상상한다.)

(부원군과 부부인의 집)

부원군: (대신 1을 보며) 우리 딸아이, 아니, 중전마마께서 이 나라의 대를 이어주셨는데도 원통하게 돌아가셨습니다. 헌데 나라에서는 그 놈들을 죽이기는 커녕, 시료까지 해준다는 소식을 들었소. 이런 불경한 일이 더 있을 수 있소?

대신 1: (고개를 끄덕이며) 저도 부원군 나으리와 같은 생각이옵니다.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부원군: (앞으로 들이대며) 허니, 부디 그 놈이 낫지 않게 해 주십시오!

대신 1: (부원군을 보며) 허나 어떻게....

(부원군이 부부인에게 고개를 끄덕이자, 부부인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서랍 속에서 자루 한 개를 꺼낸다.)

(부원군은 그 자루를 대신 1에게 내민다.)

대신 1: (자루를 보며) 이것이 무엇입니까?

부원군: (대신 1을 보며) .....비상일세.

(그 말에 대신 1은 깜짝 놀란다.)

대신 1: (부원군을 보며) 비상이라면 중전마마께옵서....!

부원군: (고개를 끄덕이며) 자네 말이 맞네. 이게 우리 중전마마를 저세상으로 보내버린 그 독이지. 이 독을...... 전하께서 보내주신 약이라고 속여서 그 놈에게 보내버리게.

대신 1: (잠시 고민하다가).......예. 알겠습니다.

(다시 현재)

대신 2: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된 것이군요. 대감께서는 정말 훌륭하십니다. 허허!

대신 1: (대신 2를 보며) 별말씀을. 하하하!!

(그렇게 대신 1과 2는 서로 사악한 말을 주고 받으며 자리를 뜬다.)

(하지만 대신 1과 2는... 누군가가 자신을 엿듣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바로... 장수로와 동이였다.)

동이: (침을 꿀꺽 삼키며) 나, 나으리. 들으셨죠? 독....이라고.

장수로: (고개를 끄덕이며) 당연하지!

(장수로는 벽에 기대어 생각에 잠긴다.)

동이: (장수로를 보며) 저 사람들 그냥 두면 장금이까지 위험해질 것 같은데요?

장수로: (깜짝 놀라며) 뭐? 서 나인이 왜??!!??!!

동이: (움찔하며) 그, 그거야..... 저 사람들이 독을 목예린가 누군가 하는 사람에게 보내서 죽으면, 장금이도 손가락질 받을 거 아니예요. 괜히 역적을 시료하려고 나섰다가 죽인 사람이라고....

장수로: (끙끙 앓다가 벽에서 등을 떼며) 절대 서 나인을 위험에 처하게 만들 순 없지!!!!

민정호: (어느새 옆에 와서) 그게 무슨 말인가?!

장수로: (깜짝 놀라며) 뜨악!!!

(어느새 옆을 보니 민정호가 와서 장수로와 동이를 쳐다보고 있었다.)

민정호: (장수로를 보며) 무슨 말이냐고 물었네! 서 나인이 위험에 처하다니, 그게 무슨 말인가?

장수로: (머리를 긁으며) 아.. 그게 그러니까....

(장수로의 말을 다 들은 후)

민정호: (깜짝 놀라며) 뭐라고?! 그게 사실인가?!

장수로: (엄지로 뒤를 가리키며) 내 귀로 똑똑히 들었다니까. 저 사람들이 부원군 나으리께 받은 독을 목예리에게 보내겠다는 걸.

민정호: (분해하며) 절대.. 그리 되어선..!

(그때, 익숙한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뒤를 돌아보니, 별님이가 나무에 앉아있었다.)

장수로: (별님이를 보며) 저 새는......

(별님이는 노란 깃털을 휘날리며 민정호와 장수로, 동이에게 날아와 민정호의 어깨에 앉더니 대신 한 번, 장수로와 동이 한 번을 보며 삐- 삐- 계속 운다.)

(그러자 민정호는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

민정호: (장수로를 보며) 좋은 생각이 있네.

(민정호는 장수로와 동이에게 뭐라뭐라 속삭인다.)

장수로: (울컥하며) 내가 얘를 따라가야 한다고?

(장수로는 울컥하는 표정으로 민정호의 어깨에 앉아 눈을 빛내며 서 있는 별님이를 본다.)

민정호: (장수로를 보며) 지금으로선 그 방법밖에 없네.

(장수로는 매우매우 아니꼬운 표정으로 별님이를 본다.)

(별님이도 그런 장수로가 짜증나는지 장수로를 째려본다.)

(그러다가 민정호의 어깨에서 벗어나 장수로의 머리 위에 앉아 콕콕콕콕콕콕 연달아 쫀다.)

장수로: (머리에 손을 휘적거리며) 아야! 아얏아얏!!! 알았어, 알았다고! 좀 떨어져!!

(장수로가 이리저리 도망다녀도 별님이는 계속 따라다니며 장수로의 머리를 쫀다.)

(그 광경에 동이는 웃음을 터뜨리고, 민정호는 그럴 줄 알았다는 미소를 지은 채 장수로를 본다.)

동이: 푸하하하하!!! 푸하하하하!!!!

(그러다가 별님이는 다시 한바퀴 빙 돌고 민정호의 어깨에 앉는다.)

장수로: (헝클어진 머리를 만지며) 죽는 줄 알았네.....

민정호: (장수로를 보며) 그럼 난 먼저 월아에게 가 보겠네.

(민정호는 뒤돌아 뛰어간다.)

장수로: (아직도 머리를 만지며) 뭔 놈의 새가 저렇게 힘이 세?

동이: (짓궂게 웃으며) 나으리보다 더 빠른 것 같은데요?

장수로: (발끈하며) 뭐야?

(한편, 그 시각 월아의 처소 앞)

정월아: (민정호를 보며) 빠른 시일 내에 독을 해독할 수 있는 약초?

민정호: (고개를 끄덕이며) 빨리 그걸 구해야 하네.

정월아: (걱정스러운 표정을 하며) 예리..... 언니에 관한 일이지? 무슨 일 있어?

민정호: (잠시 주저하며) 그게.... 서 나인께서 죄인을 시료하는 것이 대신들에게도 알려져 전하께서도 사흘밖에 말미를 줄 수 없다고 하네. 게다가 부원군 대감께선.... 서 나인께 독을 보내서 죄인을 죽이라고....

정월아: (깜짝 놀라며) 뭐, 뭐? 독? 예리 언니에게 독을 쓴다고?

민정호: (월아를 보며) 그러니 빨리 병을 낫게 해 줘야 하네. 시간이 얼마 없네.

(월아는 생각에 빠져 중얼거리다가 재빨리 처소로 들어간다.)

(그러더니 노란빛 도는 약초를 한 움큼 가지고 온다.)

정월아: (약초를 민정호에게 주며) 이건 황금이야. 이 식물의 뿌리를 쓰면 열을 내릴 수 있고 독도 해독할 수 있을 거야. 어서 가져가.

(민정호는 월아에게 황금을 받아 한 자루에 넣는다.)

(그리고 재빨리 어디론가 향한다.)

(월아는 그런 민정호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잠시 후, 저녁)

(별님이는 한참동안 나무에 앉아있다.)

(그때, 검은 그림자 하나가 불쑥 모습을 드러낸다.)

(바로 대신 1이었다.)

(별님이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대신 1을 눈으로 쫓다가 날아서 따라간다.)

(그런 별님이의 뒤를 장수로와 동이가 조심스레 쫓아간다.)

(대신 1은 그렇게 한참동안 경계심을 놓지 않고 어디론가 향하더니 하인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자루를 건넨다.)

(그리고 하인에게 뭐라뭐라 속삭인다.)

(하인은 고개를 꾸벅 숙이고, 대신 1은 물러간다.)

(하인은 빠른 걸음으로 약도로 보이는 그림을 보며 목예리의 처소를 향해 빠른 속도로 간다.)

(그러자, 장수로도 속도를 내서 하인을 쫓아간다.)

(장수로는 처음에 하인과 속도를 맞추어 가다가, 점점 빠르게 속도를 높인다.)

(하인은 계속 길을 가다가, 뒤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따라오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아차리고 고개를 돌린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장수로는 검집으로 하인의 머리를 내리쳤다.)

장수로: (검집으로 하인의 머리를 내리치며) 히얍!!

하인: (검집에 맞으며) 허억!

(하인은 검집에 머리를 맞고 기절하고, 자루를 떨어뜨린다.)

(그러자 동이는 재빨리 그 자루를 줍고 높게 치켜든다.)

동이: (작지만 분명한 목소리로) 별님아~

(그러자 별님이가 날아와 동이 손에 들려있는 자루를 낚아채 물고 궁 쪽으로 향한다.)

(그렇게 별님이는 날고 날아서 궁으로 돌아간다.)

(자신의 처소 앞을 서성이고 있던 민정호는 별님이를 발견한다.)

(별님이는 민정호의 앞에 앉아 입에 물었던 자루를 뱉는다.)

(민정호는 그 자루를 품속에 넣고 자신이 쥐고 있던, 황금이 들어있는 자루를 다시 별님이에게 준다.)

(별님이는 그 자루를 다시 물고 멀리멀리... 장금이가 있는 곳으로 날아간다.)

(한편, 목예리의 처소)

(장금이는 자고 있는 목예리의 옆을 지키고 있다.)

(목예리는 자면서 식은땀을 약간씩 흘린다.)

(그리고 기침도 조금씩 한다.)

장금: (목예리를 보며) 많이 회복되셨지만, 완전히 낫지는 않으셨어...... 하루빨리 기운을 차리셔야 할 텐데......

(장금이는 그렇게 자신의 책을 보며 고민에 빠져있다가 밖으로 나온다.)

(밖에는 연생이와 창이가 있다.)

연생: (장금이를 보며) 장금아, 좀 어떠셔?

장금: (애써 웃으며) 많이 좋아지셨어. 아직 증상은 조금 있지만.

창이: (장금이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걱정 마라, 장금아. 금방 기운 차리실 것이여.

(그때, 별님이의 울음소리가 들리며 별님이가 날아온다.)

창이: (별님이를 보며) 저거 별님이 아니여?

연생: (하늘을 보며) 어디?

장금: (깜짝 놀라며) 별님아!

(별님이는 여느 때처럼 힘차게 날아와서 장금이의 바로 앞에 앉는다.)

(그리고 입에 문 자루를 뱉는다.)

장금: (자루를 집어들며) 이게 뭐야?

(별님이는 삐-삐- 거리며 대답하고 다시 궁으로 날아간다.)

(장금이는 의아한 기분으로 자루를 푼다.)

(그러자 노란빛 약초가 모습을 드러낸다.)

장금: (약초를 집어들며) 이게.. 뭐지?

(그때, 어느새 옆으로 온 금영이가 말한다.)

금영: (약초를 보며) 이건 황금이야.

창이: (금영이를 돌아보며) 황금? 반짝반짝 빛나는 그 황금 말이여?

금영: (황금을 집어들며) 아니, 그 황금이 아니라, 이건 예로부터 열을 낮춰주고 역병을 낫게 해주는 약초야. 봄에만 나는 거라 구하기가 힘든 약초지.

장금: (자루를 보며) 정말? 누가 이걸...

(그때, 자루를 뒤적거리던 장금이 손에 편지 한 장이 잡힌다.)

(장금이는 편지를 열어본다.)

(편지 내용: 서 나인, 민정호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서 나인께서 목예리를 치료하시는 것을 대신들께서 알아버리셔서 전하께서도 말미를 사흘밖에 줄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더군다나 부원군 대감께서 목예리를 독살하려고 시도하시는 바람에 이렇게 황금을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서둘러 주십시오.)

(편지를 다 읽은 장금이는 깜짝 놀란다.)

장금: (놀란 얼굴로) 부원군 나리께서..... 독을.....?

금영: (편지를 보며) 그럴 만 할 거야. 부원군 나으리께는 예리님이 딸의 원수나 다름없을 테니까.

연생: (장금이를 보며) 그, 그것보다도 빨리 서두르자! 시간이 사흘밖에 없잖아!

장금: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그 뒤로 장금이, 연생이, 창이, 금영이는 요리를 계속 만든다.)

(그리고 요리에 조금씩 황금의 뿌리를 달여넣는다.)

(그 덕인지 목예리는 점점 몸이 나아진다.)

(장금이 일행은 황금을 달여서 탕약을 짓기도 하고, 매일매일 목예리의 상태를 기록한다.)

(궁궐에 있는 민정호, 한 상궁, 최 상궁, 정월아, 장수로, 동이, 중종이 마음 졸이며 시간이 점점 흘러간다.)

(그리고 마침내, 사흘 째 되는 날)

(추국장에는 중종, 민정호, 다른 대신들이 서 있고, 연산군이 포박당한 채 앉아있다.)

대신 3: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죄인 목예리는 언제 옵니까?

대신 4: (아니꼬운 표정으로) 시간이 다 되었는데, 잉~ 쯧쯧쯧.

(추국장을 각각 다른 장소에서 지켜보고 있는 한 상궁과 최 상궁, 동이와 장수로, 정월아도 불안해한다.)

(대신 1은 그 와중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대신 1: (중종을 보며) 전하, 이 때까지 안 오는 것을 보면 분명 치료를 다 못했거나 도망친 게 분명하옵니다. 엄벌을 내리시옵소서.

중종: (대신 1을 돌아보며) 잠시 기다리시오. 곧 올 수도 있지 않소.

(대신 1은 '절대 그럴 일은 없다'라는 흐뭇한 표정을 짓는다.)

(그때, 여러 명의 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목예리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민정호는 옅게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월아도 목예리를 보더니 기쁜 마음에 환하게 미소짓는다.)

(대신 1은 엄청나게 당황하며 분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다가 대신 1은 민정호와 눈이 마주친다.)

(민정호는 비상이 담겨 있는 자루를 등 뒤에 내보이며 고개를 까딱이고 다시 고개를 돌린다.)

(대신 1은 분한 표정을 지으며 민정호를 노려본다.)

(목예리까지 오자, 중종의 상소를 펼친 내관이 말한다.)

내관 1: (상소를 보며) 지금부터 죄인에 대한 전하의 말씀을 전하겠습니다!

(장금이 일행은 모두 긴장한다.)

내관 1: (상소를 보며) 죄인 연산군은 왕으로서의 자질이 부족하고 덕이 없어 백성들에게 원성을 사 폐위되었다! 허나 한 때 왕이었던 것을 높이 사 그 목숨을 살리고 유배를 보냈으나 반성하기는커녕 조선의 국모를 사살하는 대역죄를 저질렀다! 허니 더는 자비를 베풀 수 없으니, 사형에 처하여 만 백성의 일벌백계로 삼을 것을 명한다!

(그 말에 연산군은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숙인다.)

(옆에 묶여있는 목예리는 아무 말도 안 한다.)

내관 1: (다시 상소를 보며) 죄인 목예리는 연산군을 도와 이 나라의 종묘사직을 위협하였다. 또한 명나라로 떠난 민정호 일행을 위협하였으니, 위의 죄는 벌을 받아 마땅하다. 아무리 기억을 잃었다 한들 살인은, 그것도 이 나라의 국모를 살해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중죄로 사형에 처해야 할 것이다.

(그 말에 목예리는 아무 말 없이 눈만 감고, 장금이 일행은 깜짝 놀란다.)

(월아는 아무 말 없이 몸만 부르르 떨며 주먹을 쥔다.)

내관 1: (상소를 보며) 허나... 응?

(계속 상소를 읽던 내관은 눈이 동그랗게 된 채로 중종을 돌아본다.)

(중종은 눈을 감은 채 고개를 끄덕거린다.)

내관 1: (놀란 목소리로) 허, 허나..... 내 죄인의 형을 감형할 것이니.....

(그 말에 대신들, 목예리, 장금이 일행과 민정호, 월아 모두 놀란다.)

내관 1: (여전히 떨리는 목소리로) 죄인을 추자도로 유배보내도록 하라........!!!!!!!!!

(그 말에 추국장은 아수라장이 된다.)

대신 1: (완전 놀란 표정으로) 전하!!! 어찌...!

대신 2: (중종을 보며) 이건 아니되옵니다!!

(민정호는 뜻밖이라는 표정으로 중종을 바라본다.)

(목예리는 입이 벌어진 채 다물어지지를 않고, 장금이 일행도 마찬가지다.)

창이: (엄청 놀란 표정으로) 이, 이게 무슨 일이다냐..!

(듣고 있던 동이는 장수로에게 묻는다.)

동이: (장수로를 보며) 유배가 뭐예요?

(장수로는 그런 동이에게 아무 말 안하고 그냥 꿀밤만 한 대 먹인다.)

동이: (머리를 감싸쥐며) 으아앗!! 아, 왜 때려요!

장수로: (입에 검지를 갖다대며) 쉿!!

(월아도 눈이 커지고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중종: (큰 목소리로) 조용히 하시오!

(중종은 추국장을 조용히 시키고 말을 잇는다.)

중종: (대신들을 둘러보며) 이 판결을 내린 사람은 나요. 그러니 내 그 이유를 말해주겠소.

(추국장은 순식간에 쥐 죽은 듯 조용해지고, 중종은 목예리를 보며 입을 연다.)

중종: (목예리를 내려다보며) 세상에서 가장 추잡하고 악독한 술수가 있다면 있지도 않은 사실로 한 사람을 욕되게 하는 것이다. 죄인은 수 년 전 연못에서 있었던 그 일 때문에 괴로워하다 홀로 사라지려 했다. 하지만 독은 죄인의 영혼을 앗아가지 않고 기억을 앗아갔다. 그로 인해 죄인은 껍데기만 남아 연산군의 꼭두각시가 되어 온 것이다. 그 누가 자신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사람 밑에 제 발로 들어가겠는가?

(그 말에 주변에 있는 대신들은 헛기침을 하고 장금이 일행과 월아의 표정은 밝아진다.)

중종: (여전히 목예리를 보며) 영혼 없는 몸이 벌인 일을 어찌 다시 그 몸으로 돌아온 영혼에게 벌을 줄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죄인은 자신이 죽을 것임을 알면서도 그 누구보다 이 일을 해결하기 위해 애쓴 사람이다.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자비를 바라지 않았던 것이다. 하여 과인은 그런 죄인의 심정을 이해하여 사형을 감형하여 유배형으로 행할 것을 알리는 바이다.

(그러자 추국장 밖에서 지켜보고 있던 월아가 너무나도 기쁜 마음에 눈물을 글썽거리며 가쁘게 숨을 쉬다가 추국장 문을 박차고 들어온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며 묶인 채 앉아있는 목예리의 목을 끌어안고 어깨를 들썩이며 펑펑 운다.)

정월아: (목에리의 목을 끌어안은 채) 흐어어어어엉~~~ 언니~~~ 흐어어어엉~~허어어어어어엉~~~~

(추국장에 있는 그 누구도 월아를 저지하지 않는다.)

(민정호와 장금이는 그 광경을 흐뭇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목예리: (눈물을 글썽거린 채) 전하....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중종은 목예리에게 한 번 눈웃음을 지어준다.)

(잠시 후)

(궁궐 정문 쪽)

정월아: (여전히 훌쩍이며) 건강해야 해.......

목예리: (월아의 손을 잡은 채) 자주 편지하자.

(그때, 저 멀리서 장금이가 달려온다.)

장금: (달려오며) 잠시만요~!!

(장금이는 달려오더니 병 모양으로 생긴 작은 항아리 하나를 목예리에게 준다.)

장금: (항아리를 목예리에게 주며) 아직 날이 더워요. 동치미 국물이니까 가시다가 목이 마르면 드세요.

(목예리는 장금이에게 동치미 국물을 받고 눈물을 글썽거리며 말한다.)

목예리: (눈물을 글썽거리며) 고맙다, 장금아....

(장금이는 목예리를 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목예리는 월아와도 인사한 뒤 포졸들과 함께...... 유배지로 사라진다.)

(그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중종: (월아의 뒤에서) 인사하고 있었는가.

(월아가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중종과 민정호, 다른 대신들이 서 있었다.)

(월아는 며칠 전 일이 생각나 소스라치게 놀라며 당황하다가 정신 차리고 고개를 숙인다.)

중종: (월아를 보며) 작별인사는 하였는가.

정월아: (다급하게 고개 숙이며) 예, 예. 전하.

중종: (장금이를 보며) 너에게도 고맙다는 인사를 해야겠구나.

장금: (고개를 숙인 채) 아니옵니다. 전 그저 예리님을 도와주고 싶었을 뿐입니다.

(공손하게 말하는 장금이를 보고 중종 옆에서 민정호가 작게 미소짓는다.)

정월아: (민정호와 장금이를 번갈아보며 속으로: 이 사람들이 지금 대신들 보는데.......!)

(월아는 며칠 전 일을 생각하며 온몸이 움찔거려 곁눈질로 중종의 눈치를 조금씩 본다.)

(그러다가 중종은 곁눈질로 눈치보는 월아와 눈이 마주친다.)

(중종은 며칠 전 일을 떠올리고 월아에게 인자한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이며 보답해준다.)

중종: (옆으로 가며) 우린 이만 가 보겠네.

(중종이 민정호와 대신들을 이끌고 사라지자, 월아는 그제서야 떨리는 목소리로 한숨을 쉰다.)

정월아: (떨리는 목소리로) 후아아아.....

장금: (월아를 보며) 왜 그러세요, 의녀님? 어디 몸이 안 좋으세요?

정월아: (장금이를 째려보며 속으로: 너랑 민정호 때문에 이런다!)

(며칠 전)

(장금이가 목예리를 치료하러 가기 전)

(장금이와 민정호가 손잡고 있는 모습을 중종이 보았다.)

정월아: (머리를 쥐어뜯으며 속으로: 뜨아아아아아아!!!!!!!!!! 망했다@##$%$^$##@@@!!!!!!!!!)

(월아는 이 상황을 어떻게든 해결해보겠다는 의지 하나로 다른 대신들이 그 모습을 보기 전에 필사적으로 뛰어서 중종의 앞을 가로막는다.)

정월아: (중종을 보며) 저, 저, 전하!!!! 급히 드릴 말씀이 있사옵니다!!!!!

중종: (월아를 보며) 무슨 일이느냐?

(월아는 머리를 굴리며 변명거리를 찾아낸다.)

(하지만 다급해서 그런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정월아: (우물쭈물하며) 아, 저, 그게.....

(월아는 우물쭈물하며 뒤에 있는 대신들 눈치를 본다.)

(그러자 중종이 월아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뒤를 보며 말한다.)

중종: (대신들을 돌아보며) 잠시 물러가 있게.

대신들: (뒤로 가며) 예.

(대신들이 완전히 사라진 걸 몇 번이고 확인한 월아는 이판사판으로 부딪혀보겠다는 마음으로 냅다 중종 앞에 엎드린다.)

(중종은 깜짝 놀란다.)

정월아: (온몸을 벌벌 떨며) 저, 전하!! 지금 본 것은 부디 비밀로 해 주십시오!....가 아니라 벌을 내리시려면 그들을 내리지 말고 부디 저를 내려주십시오!!! 그 둘은 서로 연모하기만 할 뿐... 아니!!! 아, 그, 그게 그러니까........으아....소, 송구하옵니다, 전하!! 벌은 저에게 내려주십시오!!!! 이 미천한 소녀가 간청드리옵니다!!!

(중종은 처음에 놀란 얼굴로 벌벌 떨며 엎드려 있는 월아를 쳐다본다.)

(그러다가 곧 미소를 띤 채 말한다.)

중종: (미소를 띠며) 그럴 거 없다.

정월아: (중종을 올려다보며) 예?

중종: (헛웃음을 지으며) 이미 다 알고 있었느니라.

정월아: (깜짝 놀라서 벌떡 일어나며) 네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중종은 웃으며 몇 달 전 일을 회상한다.)

(몇 달 전)

(중종은 자신의 처소 마루에 앉아 생각에 잠겨있다.)

중종: (별을 보며) 폐비.... 보고 싶소. 이리 무능한 지아비를 만나서 고생만 하다가 이제는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나 싶었는데....... 나를 용서하지 마시오.

(그때, 폐비 마마 생각에 잠겨있는 중종의 귀에 어떤 목소리가 들려온다.)

민정호: 오늘 중전마마께서 주신 과제에서 좋은 성적을 내셨다 들었습니다. 정말 축하드립니다.

장금: 감사합니다.

(서로 대화하는 듯 들리는 민정호와 장금이의 목소리에 중종은 의아한 마음이 들어 목소리가 들리는 대로 따라간다.)

(그러다가 중종은 둘이 대화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중종은 벽 쪽에 몸을 숨긴 채 둘의 대화를 엿듣는다.)

민정호: (장금이를 보며 웃다가 살짝 머뭇거리며) 저...

장금: (민정호를 보며) 예?

(민정호는 품속에서 작고 예쁜 팔찌를 꺼낸다.)

(그러자 중종은 놀란 얼굴로 민정호를 본다.)

민정호: (얼굴이 살짝 붉어지며) 이걸..... 제가 서 나인께 직접 드려도 되겠습니까?

장금: (민정호를 보며) 이렇게 귀한 것을 어찌 제게....

(중종은 계속 놀란 얼굴로 민정호와 장금이를 본다.)

민정호: (고개를 숙여 팔찌를 보며) 드리고... 싶었습니다. 제가... 드려도 괜찮겠습니까?

장금: (얼굴을 붉히며) 예, 예....

(민정호는 장금이의 손목을 부드럽게 잡고 팔찌를 살짝 끼워준다.)

(그 모습에 중종은 더욱 더 놀라운 표정으로 민정호와 장금이를 본다.)

장금: (팔찌를 만지며) 아.....

민정호: (장금이를 보며) 마음에..... 드십니까?

장금: (웃으며 민정호를 보며) 예.

(중종은 서로에게 웃어주는 민정호와 장금이를 보며 생각에 잠긴다.)

(그러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크게 미소지으며 그 자리를 벗어난다.)

(처소 마루에 다시 앉은 중종은 별을 보며 미소를 띤다.)

(장금이를 애틋한 눈으로 바라보는 민정호와 얼굴을 붉히는 장금이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리고 중종은 옛날, 폐비와 함께 웃으며 지냈던 날들과 민정호와 장금이의 모습을 겹쳐본다.)

(중종은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터진다.)

중종:(크게 웃으며) 허허허허허허! 허허허허!

(중종의 회상 끝)

(월아는 오른쪽 눈 밑에 경련이 일어나며 중종을 본다.)

중종: (월아를 보며)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말거라.

정월아: (속으로: 설마.....)

(월아는 뭔가를 떠올리고 혈압 오른 얼굴을 한다.)

정월아: (속으로: 설마 이 사람들이 전하의 처소 근처에서 그런 짓을 한 거야??!!!?!!!?!!!)

(월아는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화를 참고 중종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한다.)

정월아: (고개를 숙이며) 소, 송구하옵니다.. 전하께 그런 모습을.....

중종: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아니다. 오히려 난 둘의 모습이 몇 년 전 나와 폐비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난 둘이 잘 되었으면 좋겠구나.

정월아: (속으로: 지금까지 조선 왕조 역사상 궁녀와 무관이, 그것도 전하의 호위무관이 서로 정을 통한 일은 한 번도 없었을 거야. 그리고 그것을 눈감아주고 도와주시는 왕은 지금의 전하밖에 없을거고. 후~)

중종: (월아를 내려다보며) 허니 너무 마음 쓰지 말게.

정월아: .........

(다시 현재)

(월아는 장금이를 째려보다가 '에효~'하면서 한숨만 쉬고 사라진다.)

(장금이는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는 듯한 얼굴로 월아를 본다.)

(그날 밤)

(장금이는 생각시 처소에서 몰래 빠져나와 향원정 연못 정자 쪽으로 갔다.)

(그리고 달이 비쳐오는 향원정 연못을 보며 생각에 빠진다.)

(그때, 장금이의 옆에 금영이가 나타나 말을 건다.)

금영: (장금이의 옆에 서며) 뭐해?

장금: (깜짝 놀라며) 어어..... 잠깐 바람 쐬고 있었어.

(금영이와 장금이 사이에서는 어색한 침묵이 이어진다.)

(금영이 눈치를 보던 장금이는 말을 건넨다.)

장금: (금영이를 보며) 저.... 금영아. 이제 말해 줄 수 있어?

금영: (장금이를 보며) 어떤 걸?

장금: (금영이를 보며) 네가.... 나에게 화가 나 있던 이유를.

(금영이는 아무 말 없이 피식 웃음만 흘리고 달을 본다.)

(그리고 말을 한다.)

금영: (달을 보며) 사랑하던 사람이 있었어.

장금: (금영이를 돌아보며) 어?

금영: (여전히 달을 보며) 그 사람을 보면 심장이 뛰고 기분이 좋아지기만 했어. 난 누군가에게 이런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었어. 난 항상 최고라는 자리만을 바라만 보며 살아왔거든.

(장금이는 금영이를 계속 쳐다본다.)

금영: (가슴에 손을 얹으며) 그 사람만 보면, 최고라는 억압에서 벗어나는 느낌이 들었어. 그 사람의 곁에 있을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하고 싶었어.

장금: (금영이를 보며) 그, 그런데?

금영: (연못을 바라보며) 근데...... 그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나 봐.

(금영이는 돌맹이 하나를 집어서 연못에 던진다.)

(연못물은 파동을 일으키며 퍼져나간다.)

금영: (흐릿한 연못을 보며) 처음에는 아니라고 생각했어. 근데... 점점 확신이 들더라.

(금영이는 흐릿한 연못을 보다가 장금이를 돌아보며 말한다.)

금영: (장금이를 보며) 그 사람이 너를 좋아한다는 것을.

(장금이의 손목에 끼워져 있는 팔찌가 반짝인다.)

(그 말에 장금이는 얼굴이 빨개지고 당황해서 횡설수설한다.)

장금: (얼굴이 빨개지며) 그, 그,금영아!!! 민정호 나으리랑 난 절대 아무 사이도 아냐!!! 저, 정말이야!!! 그냥 몇 번 마주친 지인일 뿐이야!! 오해하지 마! 정말이야!!! 난 민정호 나으리를 단 한 번도..... 아니 그게 아니라, 그..... 저, 정말 난 민정호 나으리랑 그런 사이가 아니야!!

(장금이가 얼굴이 빨개진 채 횡설수설하자 금영이는 웃음을 터뜨린다.)

금영: (웃음을 터뜨리며) 풉, 장금아. 난 아직 그 사람이 민정호 나으리라고 말하지 않았는데?

(그 말에 장금이의 얼굴은 점점 더 달아오른다.)

장금: (볼을 두 손으로 감싸쥐며) 아, 아니 그건.... 그러니까..... 이잉......

(장금이는 결국 할 말을 찾지 못한 채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두 손으로 막는다.)

금영: (장금이를 보며) 어쨌든 그걸 안 후로는 난 네 얼굴을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어. 네 얼굴을 보면 증오심과 복수심에 불타올랐거든. 그래서.....

(금영이는 말을 끊었다가 잇는다.)

금영: (장금이를 보며) 너를 구덩이에 빠뜨리려고도 했고 너를 이기려고도 해 봤어. 정말 미안해....... 지금 생각하면 난 사랑을 위해 소중한 친구를 버린 거야......

(금영이는 급기야 훌쩍이기 시작한다.)

(장금이는 금영이를 토닥이며 말한다.)

장금: (금영이를 토닥여주며) 금영아, 괜찮아. 우린 친구잖아. 친구 사이에서 갈등이 일어나면 서로 화해하는 과정을 극복해나가는 게 우정을 키우는 일이잖아.

(그러자 금영이는 눈물을 닦고 말한다.)

금영: (장금이에게 새끼손가락을 내보이며) 장금아, 약속할게. 너의..... 영원한 친구가 되어줄게.

(장금이는 금영이의 새끼손가락을 쳐다본다.)

(그러다가 미소를 지으며 자기 새끼손가락도 금영이 새끼손가락에 건다.)

장금: (새끼손가락을 금영이에게 걸며) 나도 약속할게. 나도.. 너의 영원한 친구가 되어주겠다고.

(그렇게 그날 밤, 금영이와 장금이는 서로의 영원한 친구가 되어주겠다는 약속을 한다.)

(그리고 나뭇가지에 걸터앉아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별님이는...)

(밝은빛을 내뿜는 보름달을 향해 힘차게..... 날아오른다.)

(그날 밤, 보름달 빛은 더욱 더 밝아오고 맑은 향원정 연못은 빛을 받아 아름답게 빛난다.)

드디어........ 완결입니다! 꺄아아아아~~~~^^

제가 완결을 쓰다니....... 믿기지가 않아요 엉엉 ㅠㅠ

제가 급하게 쓰느라 중종의 해명은 좀...... 횡설수설할 수도 있는데..........ㅋㅋ

그래도 재밌게 봐주시고 댓글 남겨주세요~

바로 내일, 3기 마무리 후기와 함께 4기 계획도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3기 3화 <왕비의 운명>을 자세히 보면 맨 끝부분에 '궁중 예복을 입은 사람이 민정호와 장금이를 지켜보고 있다가 사라진다.'라는 내용이 나와있습니다!!

그동안 민트장금의 3기를 사랑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본 글의 저작권은 민트장금에게 있습니다. 함부로 유포,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