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하고 보니 크툴루 연출 - jeonsaenghago boni keutullu yeonchul

리뷰글도 몇번 올라오고 소개글도 올라온 소설입니다.

크툴루라는 요즘들어선 언더테일의 샌즈밈마냥 온갖 소설과 게임, 영화에 튀어나와서 '와! 크툴루!, 와! 코스믹 호러!'라는 감탄사같은 탄식을 내뱉게하는.

너무 많이봐서 친근감이 느껴질 정도인 소재를 가지고 중학생때 도서관에서 읽었던 러브크래프트 전집을 읽는듯한 코스믹 호러 그 본연의 맛을 다시 느끼게 하는 소설이기도 합니다.

독자를 해가 뜨지않는 19세기 런던으로 시간여행을 보내버리는 작가의 풍경묘사도 이 소설의 강점이긴 합니다만 붕괴되는 주인공의 정신을 독자에게 '보여주는' 연출은 무료연제일 때마저 돈을 내지않고는 못배기게 만드는 이 소설만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면에 혈흔이 튀기는거나 글자가 말그대로 무너져 내리는 장면이 나왔을때도 감탄했지만 내용이 진행됨에 따라 어떤 인물의 이름을 이전 연제분에서 전부 ㅁㅁㅁ 처리해 버리는 연출과 이번에 나온 먼저나온화부터 읽어도 나중에 나온화부터 읽어도 스토리 진행이 되는 루프연출은 웹소설이란 매체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거기에 공지글을 계속 수정해 가면서 지금 연재중인 내용에 대해 이런저런 떡밥을 주는데 그걸 통해 어떤 내용이 나올지 추리하는 재미도 상당합니다.(작가가 공지글을 작성하는게 아니라 수정하는 거기 때문에 이전에 나온 떡밥들을 볼수 없다는 단점이 있긴 합니다.)

5/18일날 유료전환이 확정되어 이후에도 지금같은 메타 연출이 계속 나올수 있을지 걱정되긴 합니다만 동시에 앞으로 어떤 새로운 연출을 보여줄지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진짜 꼭 보세요...

현재 서브컬쳐에서 크툴루는 K-웹소의 천마랑 비슷한 취급을 받고있다.

대충 존나 쎈 캐릭에 무협스킨 씌우면 천마라고 부르듯이

대충 존나 커다란 문어괴물에 정신데미지를 준다는 설정을 붙이면 크툴루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첫화부터 이를 거부하고 정말 "이해불가한 존재"로서의 크툴루를 다루는 정-통 힙스터의 길을 걸을것임을 선언한다.

1. 순문급 필력

한때 겔에서 "교실에서 웹소설 낭송" 떡밥이 돌았을 때 전툴루는 낭송 씹가능이지~ 하면서 돌아다닌 문장들 중 하나이다.

이것만 봐도 이게 어떤 소설인지 감이 오지 않는가?

확실히 웹소 감성과는 많이 다르지만, 그러기에 이 소설만의 독특한 매력이 나오는 것이다.

여기에 작가가 진짜 19세기 영국인 아니냐는 소리를 들을정도로 근대 영국에 대한 지식이 엄청나다. 처음보는 독자들도 문장을 읽다보면 근대 런던의, 그 안개낀 도시의 풍경이 머릿속에 저절로 그려지는 것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안개속에 도사리는 미지의 악몽-크툴루-들은 정말 공포스럽고, 기괴하고, 이해불가능한 진짜 악몽으로서 묘사된다. 정말 코스믹 "호러"라는 장르에 걸맞는 분위기와 필력을 가졌다.

2. 독창적 연출

그렇다고 마냥 순문으로만 남은 것도 아니다. 웹소설 연재라는 환경을 정말 잘 활용한다.

예를 들어 이미지 파일을 이용해 글씨에 정말 핏자국을 남긴다던가, 주인공의 정신상태를 반영해 이전에 연재된 내용을 수정해버린다던가, 아니면 갑자기 한 화를 통째로 연극 대본 형식으로 만든다던가

실시간으로 따라가면 지리고, 실시간으로 따라가지 않더라도 충분히 재밌다.

3. 뛰어난 인물조형과 스토리

코즈믹 호러라고 스토리가 없거나 이해하기 힘든 것도 아니다.

이해불가한 것은 이 소설에서 다루는 악몽들뿐, 스토리와 인물조형은 독자들이 이해하다못해 감동하고 몰입할 수 있을만큼 뛰어나다.

세태와 야합하려고 넣은듯한 전생 요소도 스토리적으로 큰 떡밥이고, 이해불가한 악몽들도 스토리의 한 요소가 되어 맞물린다. 스토리 전개 자체는 추리물의 그것과 비슷하다고 봐야할 것이다.

인물 조형은 웹소 관점으로 봐도 뛰어나다. 괜히 갤에서 한때 ts 아서니 리얼돌 마리니 하면서 씹덕착즙을 한게 아니다.

리뷰 길게쓰니까 빡세네.

요약하자면 연재주기가 느릴뿐 개쩌는 정-통 크툴루물이라는 것이다.

독특한 맛이 필요하다면 츄라이 츄라이

전생하고 보니 크툴루 작가 : 감기도령

장르 : 판타지, 코즈믹 호러

진행 상황 : 22.01.10 기준 총 200화/연재중

전생하고 보니 크툴루 보는 곳(연재처) :
1. 카카오페이지 https://page.kakao.com/home?seriesId=56387100

2. 네이버 시리즈 https://series.naver.com/novel/detail.series?productNo=5599180

3. 문피아 https://novel.munpia.com/199081

소개글 :
해가 뜨지 않는 19세기 영국.
그곳에서 다시 태어난 나는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

「자네가 꼭 도와줬으면 하는 일이 있네. - 자네의 오랜 벗으로부터」

이 세계는 악으로 가득 차 있다.

전생하고 보니 크툴루 연출 - jeonsaenghago boni keutullu yeonchul
전생하고 보니 크툴루
전생하고 보니 크툴루의 줄거리 :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살던 현대인인 주인공은 죽은 이후 19세기 영국인으로 전생하게 된다.

19세기 영국인으로 40년 가량을 산 그는 어느 날 오랜 친구 아서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고 그의 집에 찾아간다.

아서의 집에서 주인공은 21세기 현대인 시절 접했던 크툴루의 모습을 한 동상을 보게 되고, 그 이후부터 주인공은 금방이라도 정신이 미쳐버릴 것 같은 기괴한 사건과 모험을 겪기 시작한다.

전생하고 보니 크툴루의 장점 :

1. 한국 웹소설 시장에서는 극도로 보기 힘든 크툴루 신화 소설.

크툴루 신화란 미국의 호러 작가 H.P. 러브크래프트가 쓴 호러 소설이 기반이 된 가상의 신화입니다.

신화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소설의 설정집과는 느낌이 좀 다르고 러브크래프트의 여러 소설이나 시에 단편적으로 등장하는 내용들을 어거스트 덜레스를 포함한 다른 작가들이 자신들만의 체계를 만들고 종합하여 그걸 신화로 구체화시킨 것이죠.

사실 장르를 따지자면 호러 소설에 속하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무협이나 판타지처럼 메이저한 인기를 얻고 있는 편은 아니에요.

다만 크툴루 신화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파생작품들이 게임, 소설, 애니메이션 등으로 제작된 만큼 파생작품을 먼저 접하고 원전을 찾다가 크툴루 신화까지 알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는 편이죠.

아무튼 이런 이유로 가뜩이나 메이저한 편도 아닌 한국에서, 그것도 일부 장르가 장악하다시피 한 웹소설 판에서 크툴루 신화를 기반으로 한 호러 소설은 정말 보기 드물어요.

'전생검신'도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크툴루 신화에 대해 나름대로 흥미가 있어서 읽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더 재밌어서 만족스럽더군요.

만약 저처럼 크툴루 신화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보기 드문 크툴루 신화 기반 호러 소설이라는 점이 일단 이 소설을 들여다보게 만들겠죠.

2. 상당히 괜찮은 호러 연출과 스토리

그냥 크툴루 신화 파생 소설이라면 뭐 그러려니 싶을 수도 있겠지만 이 소설은 호러 소설로서의 면모도 꽤나 충실하게 갖추고 있어요.

특히 주인공이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를 경험하며 광기에 정신이 잠식당하는 장면을 정말 몰입감 있게 표현한다고 생각해요.

띄어쓰기가 없이 두서없는 헛소리가 연달아 이어지는 서술, 여러가지 단서를 천천히 종합하다가 마침내 드러나는 놀라운 반전,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 상황묘사 등 상당히 여러가지 부분에서 필력이 뛰어나다는게 느껴졌죠.

이 정도면 크툴루 신화를 모르고 그냥 공포, 추리, 호러 소설을 읽는 느낌으로 봐도 하나도 어색하지 않고 재미나게 몰입해서 읽을 수 있겠다 싶네요.

저는 호러 소설을 본 적은 없지만 이 소설은 크툴루 신화가 엮여있다는걸 제외하고서도 상당히 재밌게 볼 수 있었지요.

전생하고 보니 크툴루의 단점 :

제가 봤을 때 '전생하고 보니 크툴루'는 내용 면에서 특별히 단점으로 짚을 만한 점이 없다고 생각되네요.

굳이 따지자면 제목이 상당히 양산형 판타지 소설같이 느껴진다는 점인데, 이 부분은 작가가 제목을 바꾸겠다는걸 독자들이 반대해서 무산시켰다고 하니 더이상 할 말이 없죠.

총평 :

크툴루 신화와 호러 장르라는 한국 웹소설 시장에서 극히 보기 드문 두가지 요소를 합친 호러 소설입니다.

크툴루 신화를 알고 본다면 더 재밌게 볼 수 있고, 잘 모르거나 아예 모르더라도 일반적인 호러 소설을 보는 느낌으로 본다면 어쨌든 꽤나 재밌게 볼 수 있죠.

이 소설을 보기 전에 저는 호러 장르 소설을 거의 본 적이 없어서 '크툴루 신화 기반이긴 한데 호러 장르라 과연 재밌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지만, 보고 나서는 괜한 걱정이었다는걸 알았지요.

아무튼 호러 소설을 싫어하지만 않는다면 한번쯤 봐도 좋을 만한 소설 '전생하고 보니 크툴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