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드 밀리 클리셰 - kideu milli keullisye

우선 이 글을 쓰는 목적

누군가에게 정보를 주기 위한 목적보다는

내가 즐기고 관심가지는 것에 대해서 알아가게 되는 것을 정리하기 위함이 강하다.

그러나 혹시라도 누군가가 정보의 바닷속에서 우연치 않게 이 하찮은 페이지까지 들어와서

주관이 가득한 이 글을 읽게 된다면 꼭 참고해주었으면 하는 게 있다.

키드 밀리 클리셰 - kideu milli keullisye

전문적 지식을 뽐내기 위함이 아니라. 내 관심에 대한 덕질을 하기 위함이므로....

이 글에서 나오는 다양한 견해들은 일부 사실을 기반으로한 + 주관적 견해가

섞여 있음을 인지해 주었으면 한다.

이 노래를 이해하려면 그의 대표곡부터 알아야 한다.

우선 개인적으로 키드밀리를 처음으로 입문하고 알게 된 계기

마운틴듀와 함께 했던 랩비트페스티벌(2018년도)에서

우연히 why do fuckboiz hang out on the net을 듣게 되었다.

키드밀리에 대해서는 1도 모르던 상태에서 갔다가

독전 소금공장ost급의 중독성 있는 비트에 반해서 알게 되었던것 같다

물론 이 노래만 듣고 .... 그때의 나는 여타 대중들과 비슷하게

키드밀리를 '어린', '겉멋든', '신인' 힙합가수라는 첫인상만 갖고

별로 깊은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았다. (밀리야 미안해...ㅠㅠ)

나뿐만이 아니라 대중적으로 키드밀리라고 하면

why do fuckboiz hang out on the net라는 노래가

가장 많이 회자된다.

그러면서도 가장 아이러니하게 현재까지

키드밀리의 새로운 행보에 발목을 잡는 노래인 것 같기도 하다.

키드밀리가 인터뷰할 때마다

이런 음악 해달라고 요구하는 대중들의 반응에 되게 스트레스받아한 것이 느껴졌기 때문.

그러한 생각들의 종결점이

아마 이번 dress와 키드밀리의 콜라보 앨범으로 나온 것이 아닐까싶다.

넌리액트를 2018년도부터 애정하면서 시청해왔는데

정말 가끔 수녀님의 노래 해석들을 듣다보면

아무 생각없이 지나왔던 아티스트들이나 노래들이 새롭게 와닿는 경우가 많다.

수녀님도 참 대단한 게 키드밀리의 클리셰를 보고 '예전 같은 음악'을 해달라고 요구하는 대중들에게

"그래 너네들이 원하는 그 클리셰(뻔한 흐름)에 맞게 내가 앨범 낼게"라는 의미를 전달하고자 했음을

정확하게 집어버린다.

하지만

키드밀리의 행보나 성격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이 해석을 들으면

'그게 무슨 소리지? 왜 해석이 그렇게 되는데?' 라고 조금은 의아할 수 있다.

( 적어도 나는 그랬다. )

나뿐만이 아니라 커뮤니티에도 클리셰가 누구를 디스한 곡이냐고 묻는 사람도 있었던 걸 보면

그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은 얘 가사가 왜 갑자기 이런 의미를 갖게 됐을까

의아하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그래서 이 클리셰라는 곡에 담긴 키드밀리의 행보, 생각, 가치관, 소소한 비하인드를

함께 담아서 해석을 해보고자한다.

키드 밀리 클리셰 - kideu milli keullisye

키드밀리의 인터뷰 영상을 되게 많이 찾아보았다.

내가 봤을 때 "클리셰"라는 곡은 키드밀리의 노래를 듣는 "대중"을 향한 디스곡이 아닐까.

위에서 언급한 why do fuckboiz hang out on the net라는 노래가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지고 그러한 랩 이미지가 쌓여지면서

대중들이 키드밀리에게 바라는 무언가의 '컨셉'에 대한 기대가 커졌을 것이다.

따라서 가사에서 지칭되는 [옛날 노래]

why do fuckboiz hang out on the net 와 같은 노래,

혹은 키드밀리가 대중에게 인식되기 시작한 대표적인 노래들을 뜻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대중들의 기대와는 다르게

키드밀리는 다양한 예술적 시도를 하게 된다.

[사랑노래]를 담은 앨범들이 시도되었고 (= BOY, BEIGE 0.5 를 그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다. )

이로 인해 대중들에게 "예전 같은 음악을 해달라"라는 얘기를 듣게 된다.

키드 밀리 클리셰 - kideu milli keullisye

실제로 BEIGE 0.5 앨범의 표지는

자신의 노래에 대해서 욕하는 대중들을 위해서

F**K YOU 하는 모양이었다.

그는 이 앨범에서 instagram girl을 애정하는 곡으로 꼽곤 하는데

이 노래를 들어보면 정말 우리가 생각하는 키드밀리적인 요소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우리가 생각했던 모습과 다르게 그가 진짜 원하는 노래는

'자동차에서 틀어놓고 친구들과 따라부를 수 있는 그런 노래'를 하고 싶다고 한다.

그래서 이때까지만 해도

"싫으면 듣지마. 나는 내가 하고 싶은거 할게."

라고 당당하게 자기만의 예술을 하고 싶어했던 키드밀리였는데.. ㅠㅠ

이번 클리셰라는 노래가 나오기까지

참 많이 상처받고 여러가지 고민과 생각이 많았겠구나 싶다.

키드 밀리 클리셰 - kideu milli keullisye

다시 돌아와 클리세 가사를 보면

"이건 갑자기 나온 노래가 아니고 재지팩트가 페이도 없이 섰던 때"부터

나는 힙합속에 살았다고 얘기한다.

이 가사에 대한 해석은 키드밀리가 힙합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빈지노때문이었음을 알면 가사 이해가 더 잘 될 것 같다.

키드밀리가 힙합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빈지노가 재지팩트일 때,

욕하지 않고 부드럽게 힙합을 할 수 있는 것을 보고 반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너네들이 변했다고 욕하는 내 노래[=새로운시도]들은

너네들이 알고 지칭하는 옛날노래[=키드밀리가 유명해지게 된 노래들]보다도

더 오래된 노래[=내가 진짜로 하고싶고 원했던 노래]" 라는 것.

키드 밀리 클리셰 - kideu milli keullisye

변하지 않은 놈들[=예술적으로 고인물]은 망하는 것을 봤고

다양한 예술적 시도를 하는 사람들은 더 성장하고 있으며,

자신은 그저 다양한 예술적 시도를 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대중들은 '변했다'라고 하는 말로

자신의 그러한 예술적 시도와 가치를 깎는다.

참 모순되지 않는가?

이 앨범의 타이틀곡인 face&mask 에서도 이런 고뇌가 담겨있다.

-진정한 예술을 하고 싶어하는 것

-그리고 대중(=돈)에 따라 가야 하는 것

이 둘 중에서 돈은 어쩔 수 없이 포기할 수 없는 필수불가결한 존재일 것이다.

내가 원하는 예술을 하고 싶지만, 내가 원하는 예술은 돈이 되지 않는다. (클리셰가 아님)

따라서 돈을 위해 예술보단 어쩔 수 없이 대중이 열광하는

(=클리셰같은 = 혹은 예술성보단 좀더 자극적, 상업적인) 음악을 만들어내는

스스로의 모습에 얼마나 모순이 느껴졌을까.

마지막 마무리 가사를 보자.

[So i'm back with this Cliché shit 넌 pay for it.]

그래서 다시 너네들이 원하는 클리세 같은 곡을 들고 왔으니

그런 노래나 듣고 돈이나 내라.라는 말로 끝낸다.

이번 앨범을 쭉 돌아보면서 키드밀리 스스로 하고 싶고 도전하고 싶은 것들이

참 많았을 텐데, 대중이 자기에게 프레임을 씌워서 욕을 먹어야 하는 현실에

되게 많이 상처를 받았었구나 하고 느끼게된다.

당신이 알던 키드밀리는, 진짜 키드밀리가 아니다.

엘레에서 키드밀리 클리세에 대해서 마지막 인터뷰 장면이 나오는데

이 영상을 보게 되면 키드밀리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키드갱 같던 이미지가 아니라 정말 순두부같이

조물조물 귀염뽀짝한 남정네가 등장하기 때문.....

그리고 상처하나 안받을 것 같은 랩퍼라는 이미지에 정반대되게

말투부터 조곤조곤하다.

생각보다 사람들의 의견에 하나하나 상처받고 있었다는 것에 1차 충격.

타인이 바라보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 깊은 고민을 하고 있음을 느끼면서

무언가의 동질감+귀여움+모성애+인간적인 매력을 느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 영상을 필두로 입덕하게 되었는데

알고보니 키드밀리의 mbti는 나와 같은 INFP 였음....너이녀석 ㅠ )

*) 가사해석과는 상관없는 주저리

인디고뮤직은 이런 소심한 찌질 매력둥이들을 모으는 재주라도 있는 걸까...

보이는 것과 다르게 정말 귀여운 랩퍼 키드밀리.

마무리는 그가 얼마나 두부두부하고 귀엽고 매력넘치는 인간적인 사람인지

이세상에 널리 알리는 입덕영상으로 마무리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