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산업혁명 - leondeon-ollimpig san-eobhyeogmyeong

뮌헨 여행 포스팅 두개를 남겨놓고 잠시 쉬어가기 위해서

추억놀이를 한번 하기로 했다.

2013년 올림픽 경기때 함께 자원봉사를 했던 영국인 친구의 메일을 받고 이 포스팅이 떠올라서

당시에 운영하던 블로그에서 살짝 긁어왔다.

이 포스팅을 올린 바로 다음날..​

다음뷰와 싸이월드에서 동시에 메인에 오르며 블로그가 방문자 대폭탄을 맞는 사태가 발생 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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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23일과 25일

올림픽 개막식 공개 리허설이 있었다.

당시 올림픽 자원봉사 - 양궁 통역과 의전을 맡게 되었던 관계로

25일 표를 주최측으로 부터 제공받아 리허설을 관람할 수 있었다.

돈주고 사려고 해도 매진되었던 그표를 받아들었을 때의 기분은 정말 최고였다.

정말 운좋게도 앞에서 6번째줄 좌석이다.

리허설 두시간 전에 도착했는데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공연 시작전에 총감독을 맡은 "다니 보일 - 트레인 스포팅, 슬럼독 밀리언에어 의 감독" 이 등장하여

사진은 개막식이 끝난후까지 개개인의 컴퓨터에만 저장하고 공유하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해서

27일.. 올림픽 개막식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개막식이 끝난후 포스팅을 했었다.

아래가 런던올림픽 리허설 사진들이다.

리허설은 몇몇 장면만 빼고는 실제와 똑같이 진행되었다.

공연시간 몇시간 전부터 소품 (구름) 을 들고 돌아다니는 공연자들..  

객석마다 달려있는 이것은 ..조명의 일부분이다.

앞쪽에 작은 전구들이 달려있고..관객들이 꺼내어들고 흔들기도 할 수 있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눈동자도 이 작은 조명판을 이용해서 만든 것이다.

레크레이션과 관객이 참여해야 하는 부분의 연습이 끝나고

카운트 다운을 위한 풍선을 들고 아이들이 등장했다.

저 풍선을 하나씩 터뜨려 카운트 다운을 했었다.

첫무대..

산업혁명 이전의 런던은 이렇게 어느 시골 마을과 다름 없었다고 한다.

한적한 시골 마을의 분위기를 무대위에 재현했다.

실제의 소와 말..그리고 양등의 동물들이 무대위에 자리하고 있다.  

어린이들의 합창 소리에 맞추어 사업가들이 등장한다

저 마차에서 "햄릿" 으로 유명한 배우 케네스 브라나 가 등장해

세잌스피어의 템페스트에 나오는 구절을 읽어 내린다.

그리고 천여명의 아이리쉬 드러머들이 경기장 전체를 둘러싸며

심장이 요동치듯 우렁찬 드럼소리를 들려주는 동안

배우들은 무대를 걷어내기 시작한다.

산업 혁명의 시작인 것이다.

산업 혁명이 시작되며 자연은 파괴되고..공장이 들어서는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동물들과 시골마을의 풍경이 사라지며 올라오는 공장의 굴뚝들..

그리고..최초로 설립된 노조, 세계 최초의 여성인권가들의 모습을 곳곳에 배치했다.

런던 웨스트앤드 극장에서 일할때 인종차별 문제로 노조의 도움을 받았었는데

영국의 노조들은 그 힘이 꽤 강하다.


 

천명의 드러머들의 웅장한 드럼 소리와 함께 수많은 굴뚝들이 무대를 뚫고 솟아오른다.

실제 이부분은 상당히 웅장하며

드럼 소리들가 주경지장 전체를 압도하는데

TV에서는 실제의 웅장함을 절반도 보여주지 못한듯 하다. 

그렇게 공장들이 세워지고..쇳물이 달구어지면서

그 쇳물들이 달구어진 원반들이 모여 올림픽 오륜 마크를 하늘에 그린다.

그리고 그 조명에서 쏟아내는 불꽃!!!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한장면 같은 느낌을 받았었다.

그리고...

007 음악과 등장하는 헬리콥터..

여왕이 제임스 본드와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장면을 연출했다.

물론 여왕이 실제로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지는 않았지만..^^

앞의 짧은 화면과 어우러져 재미를 선사했다.  

전쟁후 환자들을 무상으로 돌보기 시작한 영국의 NHS 를 무대위에 재현한 모습.

300 여명의 아이들과 천여명의 배우들이 어우려져 즐거운 무대를 선보였다.

마가렛 데처 수상이 영국의 모든 철도나 산업들을 민영화 할때 보건부문도 민영화 하려고 했으나

엄청난 반대에 부딪쳐서 치과를 민영화 하는 것에 그치고 말았다.

영국 시민들은 NHS 가 민영화는 꿈에서라도 생각지 못한다고 한다.

그후

중간에 해리포터 의 작가 J.K 롤링이 등장하여 책의 한구절을 읽고나면

동화속의 등장인물들이 등장한다.

피터팬, 101 달마시안, 치티 치티 뱅뱅, 메리 포핀스 ..등등 수많은 영국 작가들에 의해 탄생된

캐릭터들을 소개하는 시간이다.

다음은 런던의 팝 문화를 보여준 무대로..

우리가 수없이 보고 들었던 음악과 영화들이 비추어 지면서

댄서들의 춤이 어우러 진다.

퀸, 비틀즈, 챨리 채플린...등등 세계에 알려져있는 영국 음악과 영화를 자랑하는데

감독이 지나치게 많이 보여주려 욕심을 부려서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런던의 언더그라운드 (지하철) 을 형상화 한 모습.

사진에는 없지만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와 미스터 빈 이 어우러진 공연은 영국의 유머감각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고,

청각 장애아동 합창단이 영국 국가를 부르는 모습은 무척 감동적 이었다.

국가의 자존심을 걸었다는 공연에 청각 장애아동들이 자국의 국가를 부르게 하는것은

영국이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런 모습이야 말로 평화와 화합의 상징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산업혁명 에서 보여준 웅장함을 뒷쪽에서 제대로 이어가지 못해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나름 그들만의 근대사와 문화를 꾸미지 않고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된다.

운좋게도 직접 관람할 수 있었던 올림픽 개막식 리허설..

아주 좋은 경험을 하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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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밤(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비틀스가 활동할 당시의 공연 모습이 대형 스크린에 상영되고 있다. 이날 비틀스의 멤버였던 폴 매카트니가 ‘헤이 주드’를 부르면서 개막식의 엔딩을 장식했다. 연출을 맡은 대니 보일 감독은 비틀스와 해리 포터, 셰익스피어 등 콘텐트를 앞세운 ‘문화 개막식’으로 올림픽의 성대한 막을 올렸다. [런던 AFP·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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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 보일 개막식 연출자

27일 밤(현지시간) 열린 런던 올림픽 개막식은 이른바 영국류(英國流)가 세계와 어떻게 호흡하고 있는지를 3시간의 장편영화처럼 보여줬다. 영국의 세계적 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로 시작해 비틀스의 명곡 ‘헤이 주드’로 마무리 지은 대서사의 지휘자는 영국의 세계적인 영화 감독 대니 보일(55)이다. 그는 ‘슬럼독 밀리어네어(2008)’로 아카데미 8개 부문을 휩쓴 바 있다.

올림픽 개막식은 개최국의 자랑거리를 마음껏 뽐내는 축제다. 그리스와 중국은 아테네 올림픽(2004)과 베이징 올림픽(2008)을 통해 자국의 국제적 지위 향상을 과시했다. 특히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은 사상 최대 규모인 1억 달러(약 1140억원)를 투입해 ‘수퍼 파워’ 중국의 위세를 전 세계에 떨쳤다. ‘야심 찬’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은 중국의 대표적인 영화감독 장이머우(61)가 지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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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과 함께 헬기를 타고 스타디움에 도착한 엘리자베스 여왕(스턴트 대역)이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고 있다. [런던 AFP·로이터=연합뉴스]

◆스토리로 차별화=런던 올림픽 개막식은 그런 위세와 규모 대신 ‘스토리’를 택했다. 대니 보일 감독에게 주어진 예산은 베이징 올림픽의 절반도 안 되는 4800만 달러였다. 물량과 규모로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을 넘어설 수 없기 때문에 차별화된 콘텐트로 승부를 보자는 의도였다. 영국의 풍부한 문화 콘텐트는 스토리 있는 올림픽 개막식을 만들어내는 밑바탕이 됐다. 대니 보일 감독은 셰익스피어, 비틀스, 007, 미스터 빈, 해리 포터 등 영국에서 태어나 전 세계의 것이 된 영국 문화상품을 개막식의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이런 익숙한 소재들로 전 세계에 ‘친근하고 리버럴한 영국’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서울대 변창구(영문과) 교수는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이 교조적이고, 자기중심적이었다면 런던 올림픽 개막식은 민족적 색채를 배제하고 글로벌한 이미지를 줬다”고 평가했다. 올림픽의 서막을 알린 건 셰익스피어의 희곡 ‘더 템페스트’의 대사가 적힌 대형 올림픽벨이었다. 한국 셰익스피어학회장 박정근(대진대) 교수는 “화합의 장인 올림픽에서 전 세계를 묶어줄 상징적인 인물로 셰익스피어를 활용한 것은 적절한 전략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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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빈’으로 유명한 로언 앳킨슨이 깜짝 등장해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런던 AFP·로이터=연합뉴스]

◆과시하지 말되 유머 있게=곳곳에 유머코드를 넣은 것도 베이징 올림픽과의 차별점이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007의 배우 대니얼 크레이그의 헬기 낙하 연출이나 ‘미스터 빈’으로 유명한 로언 앳킨슨(57)의 깜짝 등장은 허를 찌른 개막식의 백미였다. 007의 헬기 낙하 연출은 007 탄생 50주년 영화 ‘007 스카이폴’의 제목을 재치 있게 은유한 것이기도 하다. 이 같은 연출에는 영국인 특유의 ‘진지하지 않기’ 규칙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인의 특성을 관찰한 사회학자 케이트 폭스는 “진실함(sincerity)은 괜찮으나 진지함(earnestness)은 절대 안 된다. 이 미묘한 차이를 모르면 영국인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대니 보일 감독은 산업혁명, 복지제도, 인권보장 등 자국의 역사를 보여주면서도 열광적이거나 장엄하게 포장하지 않았다. 이는 인생의 아이러니를 풍자·해학으로 그려낸 셰익스피어, 인간의 내면을 냉소적으로 들여다본 오스카 와일드의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개막식의 대미는 비틀스의 멤버 폴 매카트니(70)가 장식했다. 현장의 8만 관중은 물론 전 세계가 그와 함께 ‘헤이 주드’를 불렀다.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씨는 “영국이 자국의 팝음악을 가장 훌륭한 문화상품으로 여기고 있다는 점을 증명한 것”이라며 “불과 1세기 전만 해도 ‘무력’으로 세계를 지배했던 영국이 지금은 문화콘텐트의 ‘매력’으로 영향력을 과시하는 강대국이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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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식에서 노동자들로 분장한 출연자들이 용광로에서 O자형 링을 만들고 있다. 용광로는 산업혁명을 상징한다. 이 링이 올라가 4개의 원과 합쳐져 올림픽의 상징인 오륜 모양을 만들었다. [런던 AFP=연합뉴스]

◆우리는 어떤 콘텐트 내세울까=전문가들은 런던 올림픽 개막식에서 보듯 예산과 스케일이 아닌, 소통과 매력이 성공적인 개막식의 관건이라는 점을 인천 아시안게임(2014)과 평창 겨울올림픽(2018)을 앞둔 우리가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21세기 스포츠제전은 지난 세기 행사들과 달리 하나 된 세계를 추구해야 한다”며 “런던 올림픽 개막식의 비틀스 노래가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던 것처럼 우리도 발달된 정보기술(IT) 문화, K팝으로 대표되는 한류,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등 문화적 공유점을 잘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개막식에 참석한 임권택 감독(76·인천 아시안게임 개·폐막식 총감독)은 “산업혁명을 상징하는 용광로 쇳물이 오륜기로 연결되는 장면이 돋보였다”며 “한국적 정서에 젊음과 첨단 IT 기술을 접목해 감동적인 개막식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