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콘텐츠학과 현실 - munhwakontencheuhaggwa hyeonsil

문화콘텐츠학과 진로와 취업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예시)



사회의 모습은 빠르게 변화하고 발전합니다. 그리고 교육은 이러한 변화한 사회의 모습과 그 요구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도태되고 되쳐지게 됩니다.



50년전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기업은 방직회사였지만, 지금은 그 시대에서는 듣도보도 못한 '반도체'를 만드는 회사가 가장 크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에서 전기차로 점차 그 중심이 이동해가고 있고, IT회사가 은행 산업을 이끄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대학도 노력을 지속해오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학부모님 세대들에게는 '도서관학과'로 더 익숙한 '문헌정보학과'는 더이상 도서관학과로 볼 수는 없는 커리큘럼과 정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이 학과는 아직 문과에 속해있지만, '정보'를 다루고 그 수단이 IT 기술이라는 점에서 공대에 좀 더 가깝게 변모했습니다.



문과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신문방송학과' 역시, 이 이름을 그대로 유지하는 대학이 많이 줄었습니다. '신문'이라는 단어가, 이미 이 시대에는 뒤떨어지는 도태되어가는 미디어의 느낌이 강하죠. 신방과로 가장 유명한 대학이었던 연세대학교는 일찌감치 '언론홍보영상학부'로 그 명칭과 커리큘럼을 조정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는 '문화콘텐츠학과' 전공이 하나둘씩 생겨났습니다. '문화콘텐츠학과'라는 이름을 워딩 그대로 달고 있는 대학 중 대표적인 곳은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입니다. 그리고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에리카 캠퍼스) 정도가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 문화콘텐츠학과라 할 수 있습니다.



상명대 한일문화콘텐츠학과, 이화여대 융합콘텐츠학과 등은 거의 비슷한 커리큘럼과 목적을 지니고 있지만 세부 분야에 특화되어 있거나, 조금 다른 이름을 가진 유사 학과라 볼 수 있구요.



연세대학교 HASS 의 테크노아트 학부, 서강대학교 아트&테크롤로지 (서강대 아텍) 의 경우는 이러한 부분에 국제적 소양 (영어 수업, 경험) 까지 합쳐 좀 더 특화된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을 장점으로 가집니다.



이처럼 사회가 변화하면서 문화콘텐츠학과라는 새로운 전공이 생겨나고, 학생들의 관심과 선호도는 커지고 있습니다. 학부모님들이나 학생들이 원하는 이러한 부분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를 주는 학교나 학원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문화콘텐츠학과에 대해 정말 자세히 알아보고자 합니다. (아마도 글 길이가 길어질 것 같은데, 미리 스크롤 압박을 예고합니다...)




1. '문화콘텐츠학과'가 생겨난 이유에 대한 고찰.


- 문화콘텐츠학과라는 것이 왜 생겼을까요?



- 문화콘텐츠학과가 있는 대학 학과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대략 설명은 비슷합니다. 변화하는 사회의 요구에 따라 4차 산업 혁명에 대비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창의적인 지식과 융합적 어쩌고.....



-OK. 좋은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문화콘텐츠학과에 관심을 가지고 진학을 준비하고자 하는 학생들이나 학부모님들에게는 하나도 도움이 안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좀 더 쉽게 설명해보죠.



- 90년대까지만 보더라도, 대학은 가장 뛰어나면서 거의 유일한  '고등교육기관' 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 스페인어를 배우고 싶은 학생이 있다고 합시다. 서울에 사는 학생이라면, 이 학생이 스페인어를 배우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상당히 많습니다. 스페인어 학원에 갈수도 있고, 유투브나 다른 온라인 영상을 통해 스스로 배울수도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수소문해 스페인 원어민 과외 선생님을 구할수도 있겠죠.


그런데, 80년대였다면? 스페인어를 배우고 구사하는 사람은 애당초 해외에서 자라지 않은 이상에야, 한국외대 스페인어학과를 전공하는 유일무이한 선택지였을 것입니다. 그야말로 '전공자의 포스'를 내뿜을 수 있는, 그만큼의 가치가 있던 시기였겠죠.


이처럼, 대학에서의 전공 공부는 이전까지는 '자신의 전문 분야와 1대1로 대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살펴봅시다. 국어국문학과를 나오면 국어전문가가 되고, 경영학과를 나오면 일반 회사나 금융권으로 가서 일을 하는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이러한 경로를 벗어나는 사람들은 '별종' 취급을 받았겠죠.


어떤 전공을 공부하면, 그 전공에 맞는 사회의 분야가 대부분 존재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90년대 말이 되면서 인터넷이 보급되고, 게임과 애니메이션이라는 완전 새로운 산업 분야가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직종과 분야가 생겨납니다.


처음에는 기존에 있던 비슷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기존의 지식으로 어느정도 커버가 됩니다. 전산학과 출신들이 컴퓨터공학도가 되고, 초창기의 게임 개발자들은 프로그래머가 기획도 하고 그림도 그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 하지만 이 분야 산업이 발전하면서  '콘텐츠 기획'이라는 분야도 하나의 전문 분야로서 인력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습니다. 'IT 기획자' '게임 기획자' '콘텐츠 기획자' 같은 전문인력이 필요해졌습니다.



- 그런데, 만약 '게임 기획자'가 되려면 무슨 학과를 가야하는 것일까요? 스토리를 만드는 일도 하니깐 국어국문학과? 기본적인 코딩도 해야하니 컴퓨터공학과? 아니면 디자인리소스 관리도 해야하니 미술학도?



- 제가 생각하는 문화콘텐츠학과의 탄생의 이유는 이렇습니다. IT 산업과 문화 예술 산업의 필드에서는 전문 교육을 받고 들어오는 인력의 필요성을 느끼는데, 기존의 대학 학과에서는 이 부분에 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생겨났다고 봅니다. 




2. '문화콘텐츠학과'에 대한 정확한 이해의 필요성.


- 이처럼 역사가 길지 않은 '요즘 시대'의 학과이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전문가가 없다는 것이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이 느끼는 어려움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제가 올해 우연히 입시 정보 관련 프로그램을 시청하다가, 소위 '입시 전문가'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보고 깜짝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게임에 관심이 많아 게임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는 학생의 상담이었고, 이것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어떤 학과에 가면 좋을지에 관한 고민이었습니다. 프로그램에서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의 답변은 미술이나 디자인을 중심으로 전공을 하면서, 다른 소양도 기르라는 것이었는데요. 



완전히 잘못된 이야기였습니다. 가장 큰 실수는 '게임 디자인 Game Design' 이라는 단어의 몰이해에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대한민국 사람들이라면 '디자인 = 미술'이라는 이미지로 주입식 교육을 받았으니 어떤 맥락에서 대충 때려 맞추려 했는지 추측은 갑니다. 하지만 흔히 게임 제작에서 '게임 디자인'이라고 부르는 부분은 '디자인 = 기획' 의 의미를 가집니다. 


게임 기획자가 되고 싶은데 어느 학과를 갈까요? 라고 물어본다면, 과연 미술을 전공하라고 답을 했을까요? 학교나 학원, 진로진학의 영역에서 '새로운 영역'에 대해 좀 더 깊고 넓게 지식을 쌓아가야 한다는 것을 단적으로 이야기해 주는 사례입니다.



'문화콘텐츠학과'의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최소한 자신이 정의하고 인식하는 '문화콘텐츠'가 무엇인지를 먼저 명확하게 하는 것이 제일 먼저 해야할 일입니다. 그리고 그 이해를 돕기 위해 지금 저는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3.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의 커리큘럼을 통해 본 문화콘텐츠학과에서 배우는 것.


- 이처럼 '문화콘텐츠'라는 말은 이제 익숙하게 접하지만, 정말 문화콘텐츠가 무엇인지 아직 감이 잘 오지 않는 분들을 위해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를 대표적인 사례로 삼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아래는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의 전공과목을 큰 분류에 따라 나누어 놓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