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각질 원인 - pibu gagjil won-in

끝을 모르고 내리던 비와 찌는듯한 더위로 괴로웠는데, 어느덧 찬바람이 불고 날씨가 선선해졌습니다. 이렇게 날씨가 바뀌고 계절이 바뀌는 시기, 갑자기 갑자기 몸이 따끔거리거나 간질간질하고 얼굴이나 손 부위에 허옇게 각질이 생기는 경험을 해 보신적 없으신가요?

옛날에는 이런 사례를 두고 피부에 ‘버짐이 생겼다.’, ‘버짐이 폈다’고 표현했습니다. 보통 환절기나 날이 건조해지는 때에 많이 나타납니다. 습진 등 피부 질환이 있으신 분들은, 각질이 하얗게 올라오니 증상이 더 심해졌다고 생각해 보습제를 듬뿍 바르거나 각질제거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 ‘각질’은 무엇이고 왜 생기는 것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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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가려움ⓒ뉴시스

■ 각질이란?

‘각질’은 섬유성 구조단백의 일종입니다. 피부 가장 겉면에 자리 잡고 있으며, 피부가 외부 자극으로부터 견딜 수 있도록 보호해 주는 ‘보호막’ 역할을 합니다. 각질층을 이루는 것은 피부의 사(死)세포가 대부분입니다. 피부세포가 제 역할을 끝내고도 안쪽 피부, 지방, 근육 등의 보호막이 되어 주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보기 싫어 하지만, 사실은 참 고마운 친구입니다.

좀 지저분해 보여도 속내를 좀 들여다 보면 각질이 생기는 것은 정상 반응입니다. 각질 세포가 떨어져 나가는 것을 ‘박리작용’ 이라고 하는데, 이 박리작용이 이루어지면 우리 눈에 하얀 각질이 보이게 됩니다. 그리고 피부의 맨아래층에서는 박리작용 속도에 맞춰 새로운 피부세포가 생성됩니다. 즉, 각질이 일어난다는 것은 새살이 나고 있다는 것이고, 새 피부세포가 잘 생성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 바람직한 각질 관리 방법

박리작용 속도에 맞춰 각질은 저절로 떨어지게 됩니다. 그 전에 각질을 떼어 내는 것은 보호막 역할을 하는 세포 하나를 없애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어디에 긁히거나 모기에 물렸을 때 너무 세게 긁어 상처가 난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상처가 아물 때가 되면 딱지가 앉는데, 그럴 때 가려움을 못 이겨 긁으면 또 상처가 나고 다시 딱지가 생깁니다. 딱지를 떼면 딱지가 다시 앉듯이, 각질도 마찬가지 입니다. 각질을 강제로 떼어내는 것은, 계속 각질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신호를 피부에 주는 것입니다. 각질에게 내 피부와 이별할 시간을 충분히 주었을 때 비로소 온전한 이별이 가능해집니다.

“당장 너무 보기 싫다. 방법이 없냐” 이런 분들께는 ‘적절한 보습’ 을 하실 것을 권해 드립니다. 제가 만난 환자분들은 대다수가 ‘보습 제일주의’ 입장으로, 각질이 일어나도 보습, 가려워도 보습, 빨개져도 보습을 한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보습제엔 각질을 녹이는 성분이 포함되기 때문에, 과하게 사용하면 각질을 떼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 보습제를 바르신다면, 피부가 거칠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양을 발라주시기 바랍니다. 미끈거릴 정도로 보습제를 과하게 바르면 피부의 숨쉴 구멍을 막아서 오히려 좋지 않지 않습니다. 또 자외선차단제를 바를 때와 마찬가지로, 한 번에 많은 양의 보습제를 바르기 보다는 적당한 양을 얇게 펴 바르고 다시 건조해지면 또 바르는 식으로 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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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보습 (자료사진)ⓒ사진 =pixabay

■ 한의학에서 보는 피부건조와 각질

한의학에서 보통 피부 건조는 ‘진액(津液) 부족’을 원인으로 봅니다. 진액은 몸 안에 존재하는 모든 액체 성분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예를 들면 피, 골수, 정액 등등이 있습니다. 촉촉하고 윤기 있는 피부는 단순 보습으로 유지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속에서 만들어지는 ‘진액’을 통해 얻어진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에서 말씀드린 적절한 피부 관리 방법과 더불어 진액을 부족하게 하는 행위(과로,과음, 잦은 성생활 등)을 자제하는 게 좋습니다. 이와 함께 진액을 보충해 줄 수 있는 방법(균형잡힌 식사와 유산균 복용 등)을 실천하는 것이 피부 건조를 막고 과다한 각질과 이별하는 좀 더 근본적 관리방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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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 전주 미소로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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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 피부염은 피부의 가려움증이 극심한 습진성 피부질환의 일종으로, 아토피가 심해지거나 만성화되면 피부건조증이 심해지거나 진물이 나는 등의 증상이 종종 발생한다. 특히 피부건조증이 심해지면 피부를 긁을 때마다 각질이 심하게 일어나고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비듬처럼 각질이 떨어져 외모에 대한 스트레스나 우울증, 대인기피증 등을 이차적으로 유발하기도 한다.

이때 대부분의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은 아토피에 좋은 로션이나 크림 등으로 보습을 하는 관리를 일차적으로 하게 되는데, 이러한 보습 관리에도 각질이 가라앉지 않고 건조증이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특히 환절기나 겨울처럼 건조한 계절에는 로션이나 크림을 발라도 순식간에 피부가 다시 건조해지거나, 여러 차례 보습하면 오히려 따갑고 화끈거리거나 끈적이는 느낌 때문에 오히려 손이 가고 긁게 되는 악순환을 겪는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결과적으로 점차 피부색이 어두워지고 코끼리 피부처럼 두꺼워져 색소침착과 태선화라는 피부 변형까지 나타난다. 이렇게 되면 피부의 재생과 회복이 더욱 더뎌지기 때문에, 미리 아토피 피부염의 피부가 건조해지는 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빠른 시일 내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 각질 원인 - pibu gagjil won-in
아토피 피부염에서 피부가 건조해지는 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빠른 시일 내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토피의 피부건조증 원인은 '염증'이라는 사실 명심해야"
아토피 피부는 피부장벽이 손상돼 보습을 잘 해주는 것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보습만으로 피부의 건조증을 완벽하게 해결할 수는 없다. 잘못된 보습습관이나 건조한 실내 공기, 계절 등과 같은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서만 피부가 건조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토피 피부는 만성 염증으로 인해 피부가 구멍이 뚫린 스펀지처럼 해면화되어 건조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아토피 피부의 극심한 건조증 해결을 위해서는 염증 완화가 필수다.

한편, 아토피 피부염이 이미 심해진 이후에는 각질이 많아지고 진물이 끊이지 않는 증상이 누구에게서나 공통적으로 나타나지만, 증상이 시작되거나 심해지는 과정에서는 피부가 건조하고 각질이 일어나면서 아토피가 심해지는 경우와 피부에 수포가 생기거나 진물이 나면서 아토피가 심해지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이 중에서도 피부가 악건성처럼 건조해지고 각질이 일어나면서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에는 피부뿐만 아니라 몸 전반적으로 수분이 부족한 경향이 있다. 생명에 위협이 가해질 정도의 탈수 상태는 아니지만 피부와 점막이 만성적으로 건조하여 인체 본연의 보습능력을 잃고 만성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피부뿐만 아니라 점막의 건조함까지 해결해야 염증이 해결되고 피부의 건조증과 가려움증, 각질이 완화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목 & 얼굴 아토피의 각질과 건조증, 갈증을 치료하는 것이 핵심"
얼굴이나 목은 다른 신체 부위의 피부보다 피하점막이 약하고 손상되기 쉽기 때문에 체내 수분이 부족할 때 건조증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게 된다. 건조증이 염증의 원인이라면 얼굴이나 목에서 아토피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때 대표적인 증상으로 ‘갈증’이 동반된다. 아토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거나 악화되기 전에도 입술이 잘 건조해지고 트거나 물을 잘 챙겨 마셔도 목이 쉽게 건조해지고 칼칼해지는 등의 증상이 경미한 수준이지만 장기간 지속되는 것이다. 이렇게 점막이 건조한 상태가 지속되면 점차 근처의 목과 얼굴 피부도 점차 건조해진다. 여기에 과로나 스트레스, 수면부족, 마스크 장시간 착용, 난방시설 사용 등과 같이 체내 면역력이 떨어지고 목과 얼굴 피부에 열이 오르는 상황이 더해지면 본격적인 아토피 증상으로 발전한다.

이미 아토피가 진행이 된 후에는 보습만으로는 염증과 갈증이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피부의 각질, 건조증, 가려움증이 가라앉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목주름을 따라 조금만 고개를 오래 숙이고 있어도 땀이 잘 차고 가렵거나 입술과 인중 주변으로 화끈거리는 열감과 건조함이 아무리 보습을 해도 가라앉지 않다 보니 입술과 목의 피부에 각질이 끊이지 않고 점차 피부색이 어두워지며 피부결이 거칠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각질과 건조증이 심할 때 치료에 도움 되는 생활관리법은?
얼굴과 목의 각질 및 건조증이 심한 아토피 피부염이 치료되기 위해서는 체내 점막이 마르고 갈증이 나는 것을 해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체내 수분이 만성적으로 부족한 데에는 수분 섭취 부족뿐만 아니라 피로누적, 수면부족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살피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다음의 관리법을 일상생활에서 병행하면 가려움증이 심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1. 하루 1L 가량 충분히 수분을 섭취한다. 이뇨작용이 있는 커피나 술 등의 음료는 피하고 물이나 허브차와 같은 형태로 마시는 것이 좋다.
2. 환절기와 겨울철 실내 공기가 건조하지 않도록 한다. 젖은 빨래를 널어놓거나 가습기를 사용하면 실내 습도를 적절히 유지할 수 있다.
3. 세안 또는 샤워 후 물기를 닦을 때 수건으로 강하게 문지르지 않고 피부를 가볍게 누르듯이 물기를 닦아내고 바로 보습한다.
4. 각질이 일어날 때 인위적으로 떼어내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각질을 뜯어내는 과정에서 피부가 더욱 손상될 수 있으므로 각질이 일어날 때는 로션이나 크림을 사용하여 보습 관리를 한다.
5. 수면시간 부족과 피로 누적은 몸에 열이 많아지게 만들고 피부와 점막을 더욱 건조하게 만든다. 하루 7시간 가량 규칙적으로 충분히 수면을 취하고 무리한 이후에는 평소보다 휴식 시간을 여유 있게 갖는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임은교 원장 (한방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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