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향은 왜 산수화로 표현되었을까? 고연희 ・미술사 산수화의 ‘산수(山水)’란, 처음부터 자연 속의 자연이 아니었다. ‘산수’란 오히려 인공의 개념이었다. ‘산수’는 현실적인 욕심이 제거된 청정한 도덕이요, 시비를 따지는 소리가 없는 고요함이며, 나아가 우주적 순리의 실현체로 인정받았다. ‘산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문명의 속도보다 지혜롭고 사회적 성취보다 현명한 사람이라, 말하자면 그 고상하고 뛰어남의 정도가 비현실적인 사람을 뜻했다. 손에 꼽을 만한 동아시아의 성현들 공자, 맹자, 노자, 장자 모두가 산수를 배울 만한 개념으로 정의했고,
좋아하기에 가장 마땅한 대상으로 제시했다. “지혜로운 자는 물을 즐기고 어진 자는 산을 즐긴다”고 한 공자의 요산요수(樂山樂水)나 아래로 흐르는 물의 덕을 지목한 노자의 상선약수(上善若水)가 모두 고전의 상식으로 전한다. 산수와 이상향의 만남 산수 속 이상, 그리고 우리 소아미(相阿彌, ?~1525) <소상팔경도(瀟湘八景圖)> 종이에 먹 173.4×370.8cm(각) 일본 무로마치(室町) 16세기 전반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 ⓒ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Image source: Art Resource, NY 일본식 6폭 병풍에 그려진 <소상팔경도>. 강남의 습윤한 경관을 잘 묘사하고 있다 위·이한철(李漢喆, 1812~1893?) <매화서옥도(梅花書屋圖)> 종이에 담채 138.3×198.3cm 조선 19세기 1981 이홍근 기증 매화나무 사이에 가옥에서 책을 읽고 있는 선비를 그린 전형적인 매화서옥도이다 [separator][/separator] INTERVIEW<산수화, 이상향을 꿈꾸다전>을 기획한 권혜은 학예연구사 “큰 구성 속에 한중일 작품들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도록 하였다”이번 <산수화, 이상향을 꿈꾸다전>은 아시아의‘이상향’을 주제로 한 흔치 않은 전시다. 이번 전시를 준비한 이유와 그 과정, 그리고 미술사적 의의에 대해 설명해달라. 이상향을 주제로 한 한·중·일 3국의 작품이 모였다. 모두 중국문화권이라 주제나 모티프, 그리고 형식이나 구현방식이 같거나 비슷한 작품도 눈에 띈다. 그래서 혹자는 이번 전시에 대해“중국회화에 드러난 이상향이 한국과 일본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가를 살펴볼 기회”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른바 이상향을 그렸다고 한다면 흔히 관념산수를 떠올린다. 그 의미를 살펴본다면? 이른바‘이상향을 주제로 그렸다’고 한다면 당대의 현실에 염증을 느꼈거나 심정상 도피를 목적으로 작업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봄직하다. 조선 산수화에서‘이상향을 주제로 그렸다’라는 의미에 대해 설명해달라. 이상향을 주제로 그림을 그린 작가들은 주로 어떤 이들인가? 그들이 이상향을 주제로 그림을 그린 이유와 함께 설명해 달라. 이인문의 <강산무진도>는 별도의 영상으로 관객을 만나게 된다. 최근 고미술 전시에서 디지털 콘텐츠로 전시를 진행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아닌가 싶다. 한·중·일의 대표작이 모였다. 작품 대여를 섭외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을 텐데? 큐레이터의 입장에서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봐야 할 점이라면? 일반 관람객을 위한 관람 팁을 제시해달라. 황석권 수석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