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연구원 현실 - daegieob yeonguwon hyeonsil

“너무 대기업과 출연연만 바라봤어요” 한 명문대 박사의 후회

통계청은 9월 우리나라의 청년실업률이 6.1%라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2004년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이공계 실업률은 평균보다 2~3% 포인트가 높다는 통계를 내놨습니다. 2006년 과학기술부는 이공계 실업률이 16.6%에 달한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더사이언스는 창간기획으로 일자리를 찾지 못한 과학기술계 유휴인력의 목소리를 듣고 대책을 모색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많은 유휴인력과 인터뷰한 후 글의 전개상 임의로 가상 인물 A와 B, C를 만들었습니다. A씨는 ‘上편-개인의 문제인가’에서 일자리를 못찾는 현실을 개인 차원에서 돌아보고, B씨는 ‘中편-성(性)의 문제인가’에서 여성이기 때문에 심화되는 취업의 어려움을 토로합니다. 또 C씨는 ‘下편-정책의 문제인가’에서 정부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입니다. 기사 가운데 출연연, 대기업, 중소기업에 대한 내용은 과학계 유휴인력의 인식을 반영했으며, 이에 답한 관계자들은 요청상 소속과 이름을 익명으로 처리했습니다.


● A씨, 현실을 직시하다 “본의 아니게 박사 학위 받은 뒤 2년째 놀고 있네요. 아, 놀고 있는 것은 아니죠. 많은 돈을 받지는 않지만 시간강사를 두개 하고 있으니까요. 앞으로는 학원 강사 자리라도 찾아볼 생각이에요. 내후년에는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거든요.” 명문대로 불리는 대학의 이공계 대학원을 졸업한 A씨는 계속 걱정이다. 졸업한 지 2년이 지나자 정부출연연구원(출연연)과 기업에 입사원서를 내도 서류전형에서 번번이 탈락하기 때문이다. 30대 초반에 박사 학위를 받고 이미 30대 중반으로 접어든 그는 요즘 부쩍 한숨이 늘었다. 실제로 이공계 박사급 인력도 취업난을 피해갈 수는 없다. 2007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이공계 박사의 노동시장 특성과 유동성 분석’이라는 연구보고서에서 국내 이공계 토종박사의 실업률은 평균 4.3%로 미국(2.9%)이나 독일(0,4%)에 비해 높다고 발표했다. “제가 연구개발(R&D) 분야 직종에만 원서를 써서 떨어진 것 같아요. 어느 연구소나 기업이 연구를 2년씩이나 쉰 사람을 뽑겠어요? 매년마다 실험의 감을 잃지 않은 새로운 인력들이 쏟아지는데 차라리 그들을 뽑죠.” 안타깝게도 A씨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모 출연연의 책임연구원급 관계자는 “연구를 쉬었던 사람보다는 대학원의 연구를 이곳에서 연장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일을 빨리 배우는 것 같다”며 “가장 이상적인 사례는 A씨가 대학원에서 연구한 논문이 연구단에게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때”라고 밝혔다. 연구단은 저마다 특수한 실험 장비를 사용한다. 따라서 대학원에서 이를 다뤄본 신입 연구원일수록 연구단에 빨리 적응할 수 있다. A씨는 이를 보고 “출연연에는 ‘학연’이 존재한다”고 했지만 출연연 관계자들은 “관련 연구를 하는 대학의 실험실에서 인력을 뽑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CI급 논문은 내 이력의 날개 A씨는 대학원을 졸업할 때만 해도 상황은 달랐다. 여러 중소기업에서 그를 원하는 ‘러브콜’을 보내왔다. 그의 학과는 전산, 반도체, 생명공학 등 당시 잘나가던 분야와 연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A씨의 성에 차지 않았다. A씨는 계속 연구를 할 수 있고 대우도 좋은 출연연이나 대기업에만 관심이 있었다. 여러 중소기업이 구애할 정도면 출연연과 대기업에서도 그를 필요로 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했다. “시간이 지난 뒤에야 인기 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출연연이나 대기업이 원하는 인재는 대개 SCI급 저널에 논문을 발표했거나 원천기술로 개발할 수 있는 특허를 가진 동료들이었어요.” A씨는 ‘네이처나 사이언스처럼 유명하지는 않지만 전공 분야에서 알아주는 저널에 논문이 실린 학생들은 수월하게 출연연이나 대기업에 갔다’고 회상했다. 이런 현실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국내에서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일부 대학원을 졸업하지 않는 이상 석·박사 기간 중 특출난 성과를 얻지 못하면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기 힘들다. 휴대전화를 만드는 국내 굴지의 기업 연구소 관계자는 “국내에 통신공학박사는 수두룩하다”며 “함께 일할 사람이라면 학교에 있을 때도 두각을 나타낸 인재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석사급 이상에만 연구소 취업의 기회를 주는 이 회사는 석·박사 논문을 평가하는 1차 서류전형에 통과하기도 어렵다. 1차 전형을 통과해도 연구주제에 대한 발표를 하고 면접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점검 받아야 한다. 관계자는 “예전과 달리 최근에는 연구 능력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정비례하는 인재가 많다”며 “이런 친구들이 갓 입사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뻥뻥 터뜨릴 때 간담이 서늘해지면서도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에서도 이를 알기 때문에 역량 있는 박사급 연구원은 일반 신입사원 연봉의 3배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 경력 단절이 가장 큰 후회 사실 A씨는 대기업 연구소의 취업에 실패할 때마다 “이곳은 일이 너무 고되기 때문에 어차피 오래 버티기 힘들 것”이라며 자기 위안을 했다. 실제로 A씨의 친구 중에는 어렵게 들어간 대기업 연구소를 1~2년 만에 박차고 나온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대개 이런 친구들은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면 곧바로 다른 기업에 취직했다. 대기업 연구소에서의 경력이 A씨에게 없는 ‘플러스’ 요인이 된 것이다. “중소기업에서라도 연구를 계속하며 경력을 단절시키지 말았어야 했다는 후회도 들죠. 하지만 10년 동안 고생해서 명문대 박사 학위를 받았는데 상대적으로 대우가 뒤처지는 중소기업에서 일하기로 마음먹는 것이 쉽지는 않아요. 솔직히 부모님이나 아내 보기 부끄러운 것도 있구요.” A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인 다른 친구들은 의·치의학전문대학원이나 로스쿨에 입학하기 위해 다시 공부를 시작하기도 하고 일부는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외국으로 유학을 가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저는 학원 강사 일자리를 찾는 편이 가장 나은 것 같아요. 다시 공부를 하거나 외국으로 가는 것은 아무래도 힘들죠. 부모님의 재산이 많은 것도 아니고 부양할 아내와 자식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저는 다행이에요. 제 학벌 정도면 어느 학원을 가도 무시 받지는 않거든요. 이름 없는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친구들보다는 제가 낫겠죠.” 현실을 직시했다는 A씨. 하지만 그는 여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가 걱정해주는 친구들은 대부분 졸업과 동시에 중소기업에 취직하거나 일찌감치 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명문대 박사라는 그의 신분이 오히려 선택의 폭과 사고의 경계를 줄여버린 것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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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업 연구원 현실 - daegieob yeonguwon hyeonsil
    운명씨2022. 7. 24. 20:47

    안녕하세요.

    금일 포스팅 계획은 없었지만,

    갑자기 놀고 싶어져서 글을 쓰게 됐습니다.

    대기업 연구원 현실 - daegieob yeonguwon hyeonsil

    오늘의 주제는 저번 글에 예고를 했던,

    학사 출신 화장품 연구원의 현실에 대해서 써볼 겁니다.

    이전에 썼던 화장품 연구원 글의 자매품 정도 되겠네요.

    대기업 연구원 현실 - daegieob yeonguwon hyeonsil

    * 정리

    1. 학사 출신 연구원 비율

    2. 대학 졸업자와 대학원 졸업자의 차이

    3. 차별 대우에 관하여

    * 내용

    1. 학사 출신 연구원 비율

    여러 번 말해서 손가락이 좀 아프고,

    보는 여러분도 데자뷰인가 하겠지만ㅋㅋ

    대기업 연구원 현실 - daegieob yeonguwon hyeonsil

    이제는 국룰로 자리 잡은

    '대기업은 최소 석사학위부터'

    세상만사는 늘 예외가 존재하므로,

    학사 출신의 대기업 연구원도 많이 살아계실 겁니다. (안 다녀 봐서 추정의 글)

    오래전에 입사하여 이직 병에 걸리지 않은 사람이나 매우 능력이 출중하여 스카웃 당한 노예 정도 이지 않을까...

    아무튼 중견 이하부터는 학사 출신의 연구원을

    흔하게 볼 수 있습죠.

    대기업 연구원 현실 - daegieob yeonguwon hyeonsil

    비율이 어느 정도인가 하면 크진 않아요.

    케바케, 사바사, 회바회

    제가 다녔던 회사는

    5% 내외 정도 되는 느낌인데,

    그마저도 회사를 다니면서 석사학위를 따십니다.

    왜 학위를 따는지는 물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주변에 거의 다 석사생이다 보니 뭔지 모를 차이가 싫어서?

    그게 아니면 진급한 뒤 아랫사람보다 학력이 부족한 게 싫어서 이지 않을까.

    그리 생각한 이유는 중견 이하의 회사는 학사 학위자라 해도 큰 불이익이 없거든요.

    (이 또한 예외가 있을 수 있어 조심스럽지만 ㅋㅋ)

    어찌 됐던 회사를 다니면서 학위를 따는 건

    풀타임으로 대학원 다니는 것보다 졸업이 쉽기 때문에 다들 고민하시다가 통장에 크게 빵꾸내시고 석사 또는 박사 학위 가져오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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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대학 졸업자와 대학원 졸업자의 차이

    차이점 관련해서도 이전 포스팅에 많이 언급했던 것 같긴 한데, 대학 졸업자와 대학원 졸업자의 차이는 실질적으로 거의 없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대학원 졸업장을 손에 쥐고 있으면 그나마 취업이 수월한 정도?

    (요즘은 대학원 할아버지라도 어렵긴 하지만 ㅋㅋ)

    어차피 같은 돈 줄 건데,

    긴 가방끈을 목줄로 당겨 일을 시키려는

    주인 놈의 속내야 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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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외에 차이점이라 함은

    월급이나 경력을 더 주는 케이스가 흔하고요.

    나아가 대학원에서 2년 이상의 시간을 보내 늙어진 나이와 고생이 버무려진 노화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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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하는데 차이가 있는 거 아냐?라는 의문이 들 수 있지만, 현실은 실험을 하거나 업무를 보는 능력치는 학위 여부와는 무관.

    일을 잘하느냐는 어딜 가나 개인의 능력과 노력 차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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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정한 화장품을 만드는 건 노하우가 쌓이면 되고, 사용감 좋은 화장품을 만드는 건 감이 좋으면 되니까.

    그리고 관련 학과 대학교만 나와도 기초 지식은 다 쌓여 있을 거고...

    전부터 말하지만, 화장품 연구원은 학사로 가는 게 장땡.

    한살이라도 어릴 때 사서 고생 시키기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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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직할 때도 특별히 불이익은 없는 듯 합니다.

    물론 이익도 없지만 ㅋㅋ

    주변 학사 출신 연구원분들 좋은 곳 가시더라고요.

    이직할 때는 출신 학교나 학점보다는,

    얼마나 제품을 잘 만드는가가 더 중요하니깐요.

    3. 차별 대우에 관하여

    위에서 차이가 없다고 말했는데 그렇다면 차별 대우는 없는 것인가?

    이건 또 다른 문제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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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정상적인 케이스에서는 차별이 없죠.

    다만 차별하는 사람은 분명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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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봤던 케이스는

    자기보다 아랫사람에게 일을 거의 다 떠넘기고 사소하고 다양한 허드렛일을 지속적으로 시켜

    참다못한 아랫사람이 못하겠다 하여 트러블이 있던 적이 있었는데....

    "네가 학사 출신이라 잘 모르나 본데 대학원에서는 이런 거 다 해야 한다."

    라는 차별 섞인 막말을 시전하여 싸움이 났던 적이 있습니다.

    (회사에서 대학원 생활을 왜 해야 하는 거죠?ㅋㅋ)

    뒤에서도 사람들에게 학사 출신이라고 무시 발언을 하시더군요.

    제가 잠깐 언급한 말은 미화하고 함축하여 와닿지 않을 수 있지만, 그 당시 제3자가 들어도... 당사자는 충분히 어이없을 법한 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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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하나의 경우를 봤지만

    저런 상황을 겪는 사람이 충분히 더 있을 수 있어서 써봤어요.

    화장품 연구직...

    여자가 많은 집단이라...

    그 사람이 싫어지면 깎아내리는 뒷담화 수단이 될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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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보편적인 경우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걱정 하지 말기!

    + 끝으로

    글이 벌써 끝났죵?

    오늘도 세삼스레 짧은 글ㅋㅋ

    개인적으로 석사 밟고 화장품 업계로 오는 건

    학위와 시간과 돈이 아깝다...

    라는 마인드 소유자이기 때문에

    제 일방적인 견해가 많이 섞여 있어요.

    꾸준히 저의 글을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대학원 밟고 장업계 온 것을 일관되게 후회하므로 ㅋㅋ

    제일 베스트는 학사로 취직하고,

    학위 따고 싶으면 회사 다니면서 따는게...쵝오.

    여러분은 편한 길 가소서 ㅋㅋ

    벌써 날이 어두워졌네요.

    저는 이만 물러갑니다.ㅋㅋ

    오늘도 행복한 꿈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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