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살 여자 백수 - 33sal yeoja baegsu

90년생 올해 33살 되는 남자입니다.

지방출신에 전세집 전전하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지만

그래도 뭐라도 해보려 4년제 지방사립대 문과계열이라도 가서

졸업은 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런 미래를 꿈꿔 본적도 생각해본적도 없습니다.

대학 졸업하고 27살에는 그저 느긋하게 여유만 부리고

애초에 꿈이라는걸 가져본적도 없거니와

대충이라도 어느계열의 일을 하고싶다는 생각도 없이 살았습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무언가 해야한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늘 이리저리 다니는 알바자리에 안주하면서

이번달, 이번달, 이번달은 생활비 해결되니까.. 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보내왔던게 이렇게 빠를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3년째 만나는 두살 어린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수수하지만 마음이 착해서 오래 사귀고 싶은 애인인데,

처음 만날때는 동네 작은 한의원 간호조무사로 일했어요

그때는 경력도 적고 연봉도 적어서, 한달 월급이 170만원대 정도..

제가 알바하는거랑 다름 없는 작은 돈을 벌었었는데

제가 이렇게 현실에 안주하며 3년의 허송세월을 보낸 동안

여자친구는 여기저기 이직도 하고 경력도 쌓고 경험도 쌓으면서

지금은 동네에서 응급실딸린 좀 큼직한 2차병원에서

경력직으로 간호조무사를 하고있습니다.

연봉도 2800에 한달에 실수령 210만원씩 벌고있는데

알바따위랑은 다르게 나름 안정적이기도 하고

210만원씩 매달 통장으로 따박따박 돈이 들어온다는게

정말 좋아보이더라구요

여자친구 집안도 저희집이랑 비슷하게

가난한 서민 집안인데,

여자친구는 정신차리고 열심히 일하는동안

저는 쓰레기같은 인생을 살아왔네요

여자친구도 저랑 같은 처지였기에

저랑 비슷한 액수의 학자금 대출도 있었고

항상 집안 힘든소리 가난한소리 하면서 같이 지내왔죠

지금 여자친구는 특출난 고소득자는 아니어도

학자금대출도 다 갚고

31살에 모닝 경차도 한대 사서 타고다니고, 적당한 소비도 해가면서

지금은 통장잔고에 2000만원 넘게 모아가고 있는

너무나 정상적인 사회 직장인 여성의 모습인데

저는 얼마전에 학자금대출을 겨우겨우 갚고

지금 당장에 있는돈 없는돈 다털어도

통장에 500만원 정도가 전부인 이 현실이

진짜 죽어버리고 싶을만큼 괴롭습니다.

자격증도 하나 없고, 경력도 없고

심지어 알바하러 이곳저곳 다니면서 몸도 상하고

나이가 33살인데 운전면허도 없습니다.

차는 물론 당연히 없구요

알바라도 같은 계열에서 옮겨다닌것도 아니라

그냥 돈 급한대로, 한푼이라도 더 주는곳으로

중구난방 이곳저곳 옮겨다니며 일했기에

알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경력 또한 하나도 없습니다.

친구도 하나 없습니다.

가족이랑 여자친구만 지인으로 두고 삽니다.

왜냐하면 제가 친구관계를 전부 끊은지 오래입니다.

정상적인 루트로 사회생활을 척척 해나가는 주변인들의 모습을

지켜보는것 자체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이제 나이도 슬슬 차면서 결혼 이야기도 나오고있는데

알바 두가지 뛰면서 한달에 140 벌면서 생활하는 저는

정말 죄인 그 자체입니다.. 여자친구에게 면목도 없구요

한달 140 벌고, 고시원비 식비 폰비 공과금 등등

기타 고정비용들이 빠지면 수중에 남는돈이 많지 않습니다.

어제는 여자친구랑 만나서 저녁을 먹고

여자친구가 저를 차에 태우고 가면서 하는 말이

오빠 35살 전후로는 결혼날짜를 정해봤으면 좋겠다.

아직 안늦었으니 잘 해봐라, 자긴 기다릴수 있다.

오빠는 담배나 좀 줄여라....

위로해주면서 절 다독여주는데

고마움과 미안함과 창피함에

저는 숨이 멎을듯이 괴로웠습니다.

여자친구는 자기 일하는곳에 30 40대

남자 간호조무사들도 많다고,

간호조무사를 준비하라고 말해줬습니다.

공부할때 필요한 교재비나 잡다한 비용같은건

본인이 내주겠다고 하더군요

여자친구가 돈을 많이버는것도 아닌데,

그저 저 하나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는 사실에

진짜 죄인이 되어서 고개만 푹 숙이다가 왔습니다.

제가 다음에 가자는걸 여자친구가 억지로억지로 끌고가서

제 손에 간호조무사 교재들을 사서 쥐어보냈습니다.

고시원방에서 여자친구가 사준 책들을 물끄러미 보는데,

태어나서 처음으로 혼자 울어봤습니다.

올해 9월말에 치르는 하반기시험을 목표로 하는데

강의를 찾아보고 훑어보는것 조차 너무 힘들고 어려워서

혼자 긴장하고 스트레스 받았네요

사실 저는 지금 그러한 도전마저도

너무 두려운 인간이 되어버렸습니다.

도전이 너무 두려워진 밑바닥 쓰레기 인생인거죠.

시골 고향집에서 나와

비좁은 고시원방에 갇혀산지도 벌써 수년째입니다.

급급하게 돈은 벌겠다고 바보같이

이곳저곳 돌면서 헛짓거리만 한 제 자신이

너무 비참하고, 부끄럽네요.

누구나 그렇듯 제 인생도 한번뿐인데,

그 인생을 제대로 살지 못한것같아서

너무 괴롭고 슬픈 밤의 연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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