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성 난청 영양제 - dolbalseong nancheong yeong-yangje

안녕하세요 기나긴 연휴 다들 잘 보내셨는지요~ 이정철입니다. 오늘은 최근 직접 겪은바를 바탕으로 건강의 중요성에 대해(물론 누구나 다 알고는 있지만) 다시 한 번 강조하고자 키보드를 두드립니다. 저도 이 나이에 저에게 이런일이 있을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죠^^;; 그냥 담백하게 서술하겠습니다. 나도 살아가면서 언젠가는(?) 이럴 수 있다는 생각으로 미리 읽어두시는것도 도움될 듯 합니다. 물론 안아픈게 제일이지요.

- 귀 먹먹함을 느끼다. 그런데 평소와 다른 그런 먹먹함

연휴가 시작되는 첫날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참고로 저는 설추석 당일만 쉬고 다 근무합니다) 귀쪽에서 평소와 다른 느낌을 감지했습니다. 딱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느낌이었죠. '먹먹하다!'. 사실 이런 먹먹함은 가끔씩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고 저도 평소 이런적이 있습니다. 고막을 사이에 두고 외이와 중이의 압력차가 발생하면서 고막이 압력을 받는 그런 상황 말이죠. 흔히들 비행기 이륙 또는 착륙시나 바다 깊게 잠수를 할 때 겪기도 합니다. 보통은 이런 먹먹함이라면 음식이나 침을 삼키거나, 공기를 입안에서 귀 뒤쪽으로 불어넣거나, 껌을 씹거나, 하품을 하면 해결이 됩니다. 하지만, 그날은 뭘해도 이 먹먹함이 사라지지 않았어요. 직감했습니다. '아! 귀에 문제가 생겼구나'

- 돌발성 난청으로 진단을 받다

약국 출근 후 오래되지 않은 시간에 바로 위층의 이비인후과를 찾았습니다. 느낌이 왔거든요. '이건 무조건 빨리가서 진료를 받고, 무언가 해야한다'. 참고로 저는 이비인후과 아래에서 약국을 운영하는데 귀 관련 환자분들이 많이들 오시죠. 특히 대표 원장님께서 울산에서는 귀와 관련해서 유명하신 분이라 울산과 주변 지역 전역에서 많이들 찾으십니다. 그러다보니 하루에도 수많은 귀 관련(이명, 난청, 메니에르 등) 환자분들을 만나고 복약을 합니다. 그동안의 직접 환자분들을 대하면서 쌓였던 경험치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던걸까요? '돌발성 난청'이라고 직감했고, 늦으면 늦을수록 예후가 좋지 않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근무중에 뛰쳐올라가서 진료를 받았습니다. (이날은 대표 원장님 휴진이셔서 다른 원장님께 진료를 봤습니다) 몇 몇 검사를 진행한 후 진료를 봐주신 원장님께서는 '돌발성 난청'이라고 진단을 내리셨어요. 심각하진 않지만 왼쪽 귀의 특정 주파수에서 30dB 가량의 청력 손실이 발생한 상황인데 요즘 뭐 스트레스 많이 받으시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속으로 생각합니다. '스트레스야 사실 없는사람이 없을텐데 내가 요즘 그렇게 많이 스트레스 받고 힘들일이 있었던가..'

아 참고로 돌발성 난청이란 다음과 같습니다.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왜 알아두면 좋은지는 아래에서 다시 말씀드릴게요.

정의

; 돌발성 난청은 순음청력검사에서 3개 이상의 연속된 주파수에서 30dB 이상의 청력손실이 3일 내에 발생한 감각신경성 난청이며, 때로 귀에서 소리가 나거나(이명), 귀가 꽉 찬 느낌(이충만감), 현기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대부분 한쪽 귀에 발생하고 30~50대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한국에서도 연간 10만 명당 10명 이상 발병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증상

; 확실한 원인 없이 감각신경성 난청이 수 시간 또는 2~3일 이내에 갑자기 발생하고, 이충만감, 이명, 또는 현기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아무튼 원장님께서는 증상을 느끼고 바로 왔기때문에 그래도 다행이라시면서 그.럼.에.도.불.구.하.고. 이 질환은 예후가 안좋기 때문에 30~40% 가량에서는 완전한 회복이 가능하나 나머지는 현재 현상 유지 또는 악화가 될 수 있다는 아주 현실적인 내용을 코멘트 해주셨습니다. 물론 알고 있는 내용이었고 그동안 복약지도를 하면서 환자분들께 수없이 알려드렸던 것이었음에도(그러니 제발 약 빼먹지말고 챙겨드시고, 최대한 쉬시고 컨디션 관리 잘하셔서 꼭 회복하셔야 한다라고 복약하죠) 내가 직접 이 이야기를 듣는 대상이 될거라곤 꿈에도 생각도 못했죠. 이 말을 듣는 첫 순간 느낌을 지금 다시 떠올려보면.. 만약 솔로였으면 굉장히 슬프고 우울했을것 같습니다. 눈물이 날수도 있었을거에요. 아직 한창 젊은 나이인데 청력의 일부가 소실된채로 남은 생을 살아갈 수도 있다는거니까요. 물론 치료를 잘 받으면 괜찮아질 수 있지만 예후가 안좋은 질환이니까요. 그런데 이상하게 슬프고 우울할 틈도 없었습니다. 집에있는 와이프랑 딸이 떠오르더라고요. '아 내가 여기서 회복하지 못하면 내 가족이 큰일이다! 무조건 회복해야한다.' 아마 대한민국 모든 가장이라면 다 그렇게 생각했을겁니다. '걱정'이 됐어요. '내 걱정'이 아니라 '가족 걱정'. 아 물론 솔직하게 말하면 '나 앞으로 이렇게 살아야 돼?' 라고 본인 걱정도 쬐금은 했습니다 두려웠고요..

제가 왜 글 앞부분에 '돌발성 난청'에 대해 알아두시면 좋을거라 했냐면요, 좀 전 말씀드린데로 예후가 좋질 못합니다. 쉽게 말하면 모든 사람들이 완전하게 다 회복되는게 아니란거에요. 회복의 확률을 높이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건 '증상을 자각했을 때, 가장 빠르게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보는것' 입니다. 그리고 의사의 지침대로 성실히 수행을 하며 약을 잘 챙겨 복용해야하죠. 그게 다가 아닙니다. 컨디션 관리에 정말 신경을 많이 써야합니다. 스트레스 받을 상황을 최대한 배제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자극적인 음식을 자제하고, 카페인 술 담배야 뭐 너무나 당연하죠.. 이런것들이 모두 빠짐없이 잘 수행되었을 때 100%의 회복을 기대할까 말까인게 돌발성 난청입니다. 회복된다 하더라도 나중에 언제든 컨디션이 안좋으면 재발할 수 있는거고요.

- 평생먹은 스테로이드보다 더 많은 양을 5일간 복용중

네 그렇습니다. 돌발성 난청은 원인도 알기 어렵고, 그렇기 때문에 특별한 완치가 가능한 방법이 사실상 없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현재까지 가장 근거 수준이 높은 치료법은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거죠. 복용하기도하고 직접 귀에 주사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스테로이드라는 단어 자체에 너무 거부감을 가지거나 겁낼 필요는 없다 생각합니다. 물론 이걸 오남용하고 장기간 복용하게되면 돌이킬 수 없는 무시무시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건 맞습니다. 실제 친구에게서 봤습니다 그런 부작용. 하지만, 어쩌다 가끔 염증 억제 목적으로 병원에서 처방받는 작은 용량의 스테로이드는 '효율성' 측면에서 충분히 고려할만한 좋은 옵션이에요. 아무튼, 저는 일반적인 경우 사용하는 저용량의 스테로이드가 아닌 매우 고용량을 투여받습니다. 하루 최대 사용량이죠 12알을 먹고 있습니다. 이렇게해야 되는걸 알기에 전혀 거부감 같은건 없었고요, 이렇게 해서라도 회복이 가능하다면 감사할 일이었지요. 열심히 복용했습니다. 오늘까지해서 5일간. 어제부턴 tapering으로 용량을 살짝 낮추긴 했어요. 앞으로 서서히 낮추면서 끊어야겠지요.

- 영양제도 배부를 정도로 먹다

참고로 이건 따라하라거나 참고해보시란 내용은 아닙니다. 근거는 없는 영양요법이거든요. 하지만, 어차피 원인도 모르고 스테로이드 고용량 투여외에는 하늘의 뜻(?)에 맡기는 방법밖에 없고 어차피 제 몸이니까 저는 그냥 제 의지대로 해봤어요. 평소 공부했던 내용들을 바탕으로 영양제 셋팅을 다시했습니다. 1) 오메가3 고용량(EPA+DHA 2000mg), 2) 피크노제놀 고용량(프로시아니딘으로 130mg 가량), 3) 종합미네랄, 4) 항산화제 고용량(셀레늄+글루타치온), 5) 부신 회복을 위한 영양제. 요렇게 셋팅을 하니 이건 뭐 한번에 먹어야 할 영양제만 한 움큼이더군요. 이미 처방약도 한번에 10개 정도 먹는데 영양제도 이정도니 약만 먹어도 배부르다는게 딱 이런거구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는 없었죠. 열심히 먹었습니다. 간절한 마음으로요. 그리고 이번에 알았는데 제 위장이 나름 튼튼하구나 싶었어요. 하루에 약을 이정도로 많이 먹는데 아무런 위장 장애가 없고 오히려 평소보다 편안했(?)거든요. 물론 더 장기간 먹으면 분명 큰 부담을 주겠죠.

- 청력은 회복, 하지만 나를 괴롭히는 이명

증상 발생 당일 귀 먹먹함은 약을 복용한 지 하루가 지나고 거의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3일째 되는 날 청력 검사를 다시 하러 갔죠. 다행히 검사 결과는 청력이 모든 주파수에서 정상 수치로 회복이 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듣습니다. 그런데 마냥 기뻐만 할 순 없었던게 2일째부터 귀안에서 '삐-'하는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와 이게 말로만 듣던 이명이구나..' 싶었습니다.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말로 표현하기 좀 힘든 그런 소리인데 아무튼 이 자체가 상당한 스트레스로 다가옵니다. 귀안에 뭔가 들어있다는 느낌 자체와 직접적인 소리도 거슬리지만, 앞으로 이렇게 살아가야 한다는 그런 일종의 '선고'가 더 좌절감을 주는거죠. 처음 2~3일은 꽤 크게 소리가 났는데 조금씩 작아지긴 하는중입니다. 오늘이 5일째인데 오늘은 매우 조용한 방에서 한쪽 손으로 귓구멍을 막고 들어야 겨우 들릴 정도에요. 원장님께서도 "청력은 회복이 잘 되었고 이명 소리도 시간이 지나면서 차차 줄어들고 없어지겠지만, 앞으로 언제든지 약사님 본인 컨디션이 안좋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명이 들릴 수 있고 또 다시 돌발성 난청도 올 수 있습니다. 그럴때는 내 몸이 보내는 신호라 생각하고 무리하지 말고 쉬세요." 라고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 건강합시다 여러분! 건강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산다고 살아왔고, 어떤 프로젝트가 있을때나 한가지에 빠지게 되면 다음날 출근임에도 새벽까지 일하고 때로는 몸을 혹사시키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게 힘들어졌네요. 아직 젊고 건강하다고 안일하게 생각하면서 달려왔는데 이제는 페이스를 좀 조절해가면서 건강을 먼저 챙겨야 할 시기가 온것 같습니다. 아직 하고싶은 일들도 많고, 더 열심히 해보고 싶은데 저는 몸이 신호를 먼저 줘버렸네요.. 앞으로는 운동도 하고, 몸에 좋은 음식들 위주로 잘 챙겨먹고, 커피도 줄이고, 영양제도 더 열심히 챙겨먹으면서 장기전에 대비를 해야겠습니다! 이 글을 읽는 구독자 분들도 건강할때 건강을 챙기세요. 너무도 당연한 말이지만 잃고 나면 이미 늦더라고요. 그리고 건강을 잃으면 돈이고 뭐고 다 소용없습니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자고 아둥바둥 돈버는거잖아요. 그러니 다들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

이상 5일간의 몸소 체험한 깨달음이었네요. 연휴 마무리 잘 하시고 또 화이팅하는 일주일 보내시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