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않은 길 번역 - gaji anh-eun gil beon-yeog

바드마리노 2022. 3. 25. 18:13

이번엔 영국이 아닌 미국의 시인을 소개합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취임식(1961년) 때 자작시를 낭송한 것으로 유명한 로버트 프로스트입니다.

그 의 시 중 유명하디 유명한 '가지 않은 길'을 해석해봅니다.

이 시를 해석하며 아름다운 비유와 표현에 몇번을 감탄했는지 모릅니다.

정말 시인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닌가보네요:) (저는.. 쉽지 않을듯)

비록 한국어로 번역하기 난해한 부분이 꽤 있지만, 시인의 멋진 뉘앙스를 잘 캐치하시길 바랍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며, 그 책임은 본인이 지는 것.위 명제를 로버트 프로스트는 어떻게 풀어내는지 보실까요?


The Road Not Taken – Robert Frost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노랗게 물든(단풍 든) 숲에 두개의 길이 갈라져 있었네.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나는 두 개의 길을 모두 갈 수 없음에 안타까워했네

And be one traveler, long I stood

(그러므로) 하나의 길을 가는 자가 될 수 밖에, 한참을 서서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가능한 멀리까지 내려다보았네.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

낮은 수풀로 꺾어져 내려가는 쪽의 길을;

(위의 길을 가능한 멀리까지 봤다는 말입니다. 뒤에 나오지만, 선택하지 않을 길이라 아쉬워서 그런 걸까요?)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그리곤 다른 길을 택했네, 마찬가지로 아름답고,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

혹은 더 나은 길일지도 모르는,

(‘the better claim’이 번역이 쉽지 않습니다. 고민 끝에 선택한 길이 더 나은 길이라는 기대감. 예상대로 더 나은 길이라면, 화자가 용감하게 하나의 길을 선택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보상이나 권리 정도로 이해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Because it was grassy and wanted wear;

풀이 무성했고, (그 길이) 발길을 부르는 듯하여

(‘wanted wear' :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길은 발때가 묻기 마련입니다. 그 길이 ’사람의 발때가 생기기를 원하는 것‘처럼 여겨졌다는 말이므로, ’발길을 부르는 듯‘한 길로 해석하는 것이 직역에 가깝다고 여겨지며, 실제적인 의미는 사람들이 많이 가지 않은 길이라는 뜻입니다. 깊은 비유가 있으므로 헷갈리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위의 이유로 화자가 스스로 선택한 길이 더 나은 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였다)

Though as for that, the passing there

Had worn them really about the same,

비록 그 길도 걷다 보면, (화자가) 지나간 흔적이 두 길을 거의 같도록 하겠지만,

(사람들의 발 때가 많이 묻지 않은, 화자가 선택한 그 길을 결국 화자가 걸어감으로써 사람들이 걸어간 길 중 하나가 된다. 많은 걸 느낄 수 있는 표현입니다. 정말 아름답지 않나요?)

And both that morning equally lay

그날 아침 두 길은 똑같이 놓여있었고,

In leaves no step had trodden black.

낙엽 위엔 어떠한 발자국도 찾을 수 없었네.

Oh, I marked the first for another day!

오, 나는 첫번째 길(5행에서 아쉬워하며 멀리 내려다본 그 길)은 훗날을 기약하며 남겨놓았네!

Yet knowing how way leads on to way

비록, 길이란 계속해서 펼쳐져 있는 것이므로

I doubted if I should ever come back.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두번째 길을 계속 걸어가야하므로, 미련이 남는 첫 번째 길을 결국 걸을 수 없다는 것을 화자도 이미 알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나는 한숨 쉬며 이야기할 것이네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어디에선가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숲 속에 두 가지 길이 갈라져 있었고, 나는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그리고 그 길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

가지 않은 길 번역 - gaji anh-eun gil beon-yeog

잠실에 라이프 사진전을 보러 갔다가 로버트 프로스트의 사진을 마주했다. 그리고 석촌호수를 산책하는 중 그의 시가 떠올랐다.

가지 않은 길 번역 - gaji anh-eun gil beon-yeog

The Road Not Taken

Robert Frost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And be one traveler, long I stood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
Because it was grassy and wanted wear;
Though as for that the passing there
Had worn them really about the same,

And both that morning equally lay
In leaves no step had trodden black.
Oh, I kept the first for another day!
Yet knowing how way leads on to way,
I doubted if I should ever come back.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가지 않은 길

피천득 역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가지 않은 길

정현종 역

단풍 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더군요.
몸이 하나니 두 길을 다 가 볼 수는 없어
나는 서운한 마음으로 한참 서서
잣나무 숲 속으로 접어든 한쪽 길을
끝 간 데까지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또 하나의 길을 택했습니다. 먼저 길과 똑같이 아름답고,
아마 더 나은 듯도 했지요.
풀이 더 무성하고 사람을 부르는 듯했으니까요.
사람이 밟은 흔적은
먼저 길과 비슷하기는 했지만,

서리 내린 낙엽 위에는 아무 발자국도 없고
두 길은 그날 아침 똑같이 놓여 있었습니다.
아, 먼저 길은 다른 날 걸어보리라! 생각했지요.
인생 길이 한번 가면 어떤지 알고 있으니
다시 보기 어려우리라 여기면서도.

오랜 세월이 흐른 다음
나는 한숨 지으며 이야기하겠지요.
"두 갈래 길이 숲 속으로 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사람이 덜 밟은 길을 택했고,
그것이 내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라고

가지 않은 길

이민정, 장원 역

노랗게 물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몸이 하나여서 두 길을 모두 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오래도록 서서 한 길이 덤불 사이로 굽어지는 곳까지
멀리, 저 멀리까지 내다보았습니다.

그리고는 다른 길로 나아갔습니다. 똑같이 아름답지만
더 나은 길처럼 보였습니다.
풀이 무성하고 닳지 않은 길이니까요.
그 길도 걷다 보면
두 길은 똑같이 닳을 것입니다.

까맣게 디딘 자국 하나 없는 낙엽 아래로
두 길은 아침을 맞고 있었습니다.
아, 다른 길은 후일을 위해 남겨두었습니다!
길이란 길과 이어져 있다는 걸 알기에,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면서요.

나는 한숨을 쉬며 말하겠죠.
까마득한 예전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나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로 나아갔고,
그것이 모든 것을 바꾸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