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한국영화 추천 - gojeon hangug-yeonghwa chucheon

이 영화는 유튜브에서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아래에 링크 포함)

제목 : 오발탄

개봉 : 1961

감독 : 유현목

출연 : 김진규, 최무룡, 서애자

간략 줄거리

전쟁 이후 남쪽으로 내려와 해방촌에서 가난한 삶을 살고 있는 한 가족이 있다.

사무직을 하고 있는 첫째 철호가 이 가족을 먹여 살리고 있다. 철호는 벗어나지 못하는 가난한 삶에 지쳐있다.

어머니는 "가자"라는 말을 외치고만 있고, 상이군인인 둘째 영호는 강도질을 하고,

여동생 명숙은 거리에서 미군들과 놀아나고, 막냇동생 민호는 학교에 가지 않고 신문을 돌린다.

거기다 아내는 아이를 낳다 죽고 철호는 무엇을 해야 할 지,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겠다.

영화 <오발탄>은 이범선의 단편 소설 '오발탄'을 영화화한 작품이다.(고등학교 문학 시간에 봤던 기억이 있는데, 원작 소설 읽은 적은 없는 것 같기도하고 기억이 안나는 것 같기도 하고...) 소설에서는 사랑니를 뽑지 못해 고통받아하는 첫째 철호가 주인공이지만 영화에서는 둘째 영호의 비중이 더 크다. 유현목 감독은 상이군인인 영호를 통해 전쟁 이후 비참한 삶을 살고 있는 실향민들과 서민들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가자, 가자" 철호의 어머니는 계속해서 어디론가 가자는 말을 내뱉는다. 어머니는 전쟁으로 떠나온 고향으로 가고 싶다는 것이겠지만, 정부는 북으로 가자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래서 <오발탄>은 상영 금지 처분을 받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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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데서 나도 좀 내려다 보면서 살까 해서"

영호는 길에서 야전병원에서 만난 간호장교 설희를 만난다. 설희는 전쟁에 희생된 서민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다. 설희는 고통 속에서도 열심히 살아보려 노력한다. 옥상에 살기 위해, 학교를 다니기 위해 하루 네 시간을 담배 연기 자욱한 지하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총을 구비해 스토커로부터 자신을 지키려고 한다. 하지만 자기 멋대로 자신을 찾아오던 스토커 때문에 황망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살아보려고 하는 서민들을 짓밟는 삭막한 현실, 그리고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는 사회에서 어떤 '구실'을 하고 있을까. 학생, 어머니, 아버지, 직장인 등 우리는 태어나 다양한 구실을 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전쟁 이후, 자신이 사회에서 어떤 구실을 해야하는 지 몰라 방황하고, 구실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상이군인인 경식은 자신의 몸이 성하지 않음에 명숙이에게 헤어짐을 고한다. 그리고 자신이 이 사회에서 어떠한 '구실'을 하지 못한다는 것에 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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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발탄>은 영화 속 주요 인물들은 자신들의 '구실'을 찾지 못해 '일탈'을 한다. 명숙이는 소위 말하는 양공주가 되고, 영호는 무장강도가 되고, 막내 민호는 학교를 가지 않고 돈을 벌기 위해 신문을 돌린다. 하지만 영화 속 주인공들의 일탈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가 만들어 낸 일탈로 그려진다.

명숙이가 미군을 상대로 성매매를 해 경찰서에 잡혀 철호가 데리러 오는 장면이 있다. 이때 명숙이가 경찰들에게 조사 받는 모습이 아닌 다른 여학생이 경찰에게 조사 받는 모습을 보여준다. 신문을 돌리는 민호 뒤로는 수많은 아이들이 신문을 뿌리고 있다. 이는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사회에 만연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오발탄>은 당시 사회상을 주인공 가족에게만 대입하지 않고 그 외부에 있는 사람들을 보여주면서 당시 사회를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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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찍는 조감독 민과 미리는 당시 기득권층을 대변한다. 이들은 상이군인인 영호를 영화에 출연시키고 싶어한다.

그들은 영호의 상처를 이용하려고만 하지, 영호와 상이군인이 가진 아픔을 제대로 이해하려하지 않고 있다. 기득권에게 전쟁의 아픔은 현실이 아니었기에 할 수 있는 행동과 말이었다.

<오발탄>은 유현목 감독의 대표적인 리얼리즘 영화다. 리얼리즘 영화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영화 사조다. 현실을 정확하게, 가장 유사하게 재현해낸다는 점에서 관객들에게 객관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 하지만 감독의 주관에 따른 '선택된 현실'만 보여진다. 감독이 던지는 메시지가 더욱 강렬하게 다가온다. 리얼리즘 영화의 가장 큰 기술적 특징은 딥포커스와 롱테이크다. <오발탄>에서도 리얼리즘 영화의 특징을 찾아볼 수 있다.

영호가 은행에서 돈을 훔치고 달아나는 시퀀스가 대표적이다. 일반적인 추격전은 컷이 많고, 빠른 편집으로 긴장감을 부여한다. 하지만 <오발탄> 속 추격전은 느리고 고요하다. 인물의 표정을 보여주는 클로즈업보다 풀샷을 선택했고, 패닝과 줌을 이용한 롱테이크를 이용해 영호 주변에 있는 한국사회의 비극적인 현실을 직접적으로 그려낸다. 영호의 도주 경로에는 전쟁 이후 비참한 삶을 살고 있는 하층민들의 모습이 의도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다 쓰러져가는 허름한 판자촌과 굴다리에서 아이를 업고 자살한 여인, 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하라는 시위 현장까지, 당시 찢어지게 가난했던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운드를 잘 활용했다. 상이군인인 경식이 "인간이 짐짝보다 못한 오늘" 대사 뒤로 아기 우는 소리가 들린다. 인간이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하는 사회 속에서 태어난 아이는 사람 대접을 받으며 자라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영호가 은행을 털 때도 마찬가지다, 영호의 모습이 아닌 은행 외관을 보여준다. 그때 교회 사람들이 찬송가를 부르며 지나가는데, 아이가 든 풍선이 펑하며 터진다. 그리고 총소리와 함께 전구가 깨지고, 강도짓을 도와주던 동료의 차가 시끄럽게 출발하는 소리가 들린다.

철호의 어머니는 정신이 이상해져 계속해서 어디론가 "가자"라고 말한다. "가자"라는 말은 이 사회에서 어떤 구실을 해야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철호를 계속해서 옭아맨다. 영화 막바지, 자신이 지키려고 했던 가족들이 곤경에 처하게 된다. 영호는 강도짓을 하다가 경찰서에 잡혀가고, 아내는 아이를 낳다가 죽었다. 철호는 정처없이 거리를 떠돌다가 아팠던 사랑니를 모두 빼 버린다. 이는 자신에게 짊어진 짐들을 모두 내려놓음을 의미한다. 아들, 남편, 아빠, 형, 오빠, 서기 구실을 하려 바득바득 버텼던 철호는 이를 모두 내려놓고 싶다. 하지만 이제 무엇을 해야 할 지,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겠다.

+ 추가 정보

영화는 1950년대 후반 자유당 정권 말기의 부패된 사회를 그리고 있다. 당시 영화를 만드는 환경이 좋지 못했으나 4.19 혁명 덕분에 사회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김성춘 조명기사가 제작비를 대서 영화를 만들었고, 배우들과 제작진이 무보수로 제작했다고 한다. 1961년 오발탄이 처음 개봉되었는데, 5.16 군사 쿠데타가 일어나면서 영화 상영이 금지됐다. 어머니의 대사 "가자!"가 북한을 의미한다는 이유였다. 유현목 감독은 이후 "가자"가 '인간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이상향'을 뜻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오발탄>은 7회 샌프란시스코 영화제에 출품 되었고, 철호 역을 맡은 김진규는 남우주연상 후보에도 올랐다고 한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발성영화 최고의 수작 「오발탄」 (한국 문예영화 이야기, 2003. 11. 15., 김남석)}

https://youtu.be/LfxIfK8ThFc

★ 이런 사람들에게 추천 ★

소설 오발탄을 재미있게 읽은 사람

한국 리얼리즘 영화의 진수를 보고 싶은 사람

어디가서 나 한국 고전 영화 봤다~라고 말하고 싶은 사람

한국 영화 속 미장센과 몽타주가 궁금한 영화과 학생

☆ 이런 사람들에겐 비추천 ☆

흑백 영화가 낯선 사람

구어체 대사가 어색한 사람

연두's TMI

이.. 오발탄을 얼마나 붙잡고 있었는 지...

드디어 출고!!!!!!

오랜만에 글 쓰니까 주저리주저리..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고

내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와 주제가 있긴 한데 이걸 제대로 표현할 문장과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골머리를 앓았다.

책을 많이 읽어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