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연애 지쳐 요 - jang-geoli yeon-ae jichyeo yo

장거리연애 지쳐요..

ㅇㅇ 2018.10.23 16:10 조회2,379

왕복 6시간 거리에서 장거리연애를 하고있습니다ㅠ
남자친구가 일을 하고 있고 저는 학생이라서 시간적 여유가
제가 더 커서 매주 내려가고 있어요..
일이 바빠서 하루에 카톡 4통에서 5통 정도
늦은 시간 퇴근 후 전화 한통 정도가 끝이다 보니 조금씩
지치고 외롭더라고요.. 이유가 일 때문이니 뭐라할수도 없고요ㅠ
또 요새 일이 많이 힘든지 만나는 횟수를 줄이자는 식으로
얘기하는데 내려가는 건 저인데 뭐가 그렇게 힘드나 순간
울컥하더라고요..
장거리 연애하시는 분들 어느정도 만나시는지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하는지 많이 고민됩니다ㅠㅠ
조언 좀 부탁드려요ㅠㅠ

모바일에서 작성한 글입니다.

너무 가까이 산다고 좋은것도 아니고 멀다고 나쁜것도 아니에요.
장거리는 아니지만 왕복3시간 거리에서 연애 2년반 하다 결혼했습니다.
저희도 다른분들이랑 비슷하게 열정적인 연애보다는 잔잔하게 평일에는 개인시간 갖고, 주말에는 같이 만나서 즐겁게 다녔어요.

제 업무 특성상 주말 출근, 해외장기 출장이 있는 편인데 그때마다 또 만날 때 어디로 놀러갈지 플랜짜면서 서로 공유하는 재미로 지냈죠.
어떻게 하면 싸게 갈지, 가서 어디 맛집 갈지, 어디순서로 둘러 볼 지 등등.

그리고 서로 취미영역이 잘 맞아서 같이 반차내고 보드타고 3계절에는 캠핑 다니고 했어요 ㅎ
여행갈 때는 서로 기차타고 현장집결도 많이 했었구요 ㅋㅋ

편도 3시간이면 중간지점에서 만나면 서로 부담도 적고 잘 지낼 수 있지 않을가요?
무조건 한사람이 고생해서 가는건 아니라고 봐요.
반반 나누면 서로 부담도 줄고, 체력도 남으니까 즐거움도 두배가 되구요, 또 서로 힘들까봐 배려도 하는 셈이니까요.

저는 제 와이프가 하는 그런 배려를 보고 결혼 결심했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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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30살로, 4살 적은 여자친구와 연애한 지 3년 6개월 정도 흘렀습니다. 연애 시작할 때 여자친구가 졸업하면 유학을 가게 될지도 모른다고 했었지만, 2년 정도 잘 만났습니다. 그러다 여자친구가 유학 이야기를 꺼냈고, 6개월 만에 미국으로 떠났어요. 처음엔 너무 원망스럽고, 날 두고 어떻게 가나 싶었어요. 하지만 그녀를 못 가게 할 수도 없고, 직장을 두고 따라갈 수도 없었죠. 유학 기간은 4년 정도로 잡더군요. 유학을 떠나기 전 일주일에 3번씩 만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뒤 장거리 연애를 시작했어요. 결혼까지 생각하게 한 그녀였지만, 장거리 연애를 1년 반 정도 지속하니 슬슬 다른 게 제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주변 커플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데이트도 하고 싶었습니다. 너무 외로웠어요. 영상통화를 했지만, 시차가 있어 각자 하루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면 대화는 곧 끝이 났어요.

유학 갈 때 헤어지라고 친구들은 말하더군요. 4~5년을 어떻게 기다리느냐는 겁니다. 그런 조언을 하는 사람에게 속으로 ‘개소리하지 마세요’라고 말했죠. 그런데 이제는 좀 힘듭니다. 새로운 게 필요한 걸까요? 이쯤에서 헤어져야 할까요? 힘들어요. 먼 미국에서 가족도 없이 혼자 공부하는 여자친구는 저보다 더 힘들고 외롭고 지칠 텐데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여자친구가 언젠가 저에게 기다리기 힘들면 언제든 말하라고 했어요. 만약 이 친구가 한국에 들어와 직장 잡고 결혼하려면 5~6년 정도는 더 있어야 하는데 그 기간을 제가 잘 참을 수 있을까요? 너무 답답합니다. 어떤 게 맞는 건지 모르겠어요. 도와주세요.

장거리 연애에 지친 남자

A1 먼저 1년 반 동안 외로운 감정 속에서도 그녀와의 관계를 지켜온 당신의 마음과 노력은 분명 귀한 것이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멀리에 두고도 그 마음을 이어간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그러나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 관계는 아무래도 끝내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당신이 쓴 편지는 ‘이만하면 끝낼 이유가 충분하지 않나요?’라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보여요. 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당신이 분명 사랑하는 감정을 가졌던 건 사실일 겁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먼 곳으로 유학을 떠나 당장 일상을 함께할 수 없고, 그 부재의 시간이 길어지니 그 감정과 확신도 갈림길에 선 것입니다. 당신의 상황을 두고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세상의 사랑은 둘 중 하나로 나뉠지도 모른다. 당장 데이트할 수 없더라도 변함없이 유지되는 사랑, 데이트를 할 수 없다면 유지되지 않는 사랑’ 자, 어느 쪽이 당신입니까? 당신의 사랑이 전자였다면, 그래도 내가 정한 내 사람이니까 지금의 이 시간을 잘 보내며 다시 만날 날을 기다렸을 겁니다. 당신의 속마음엔 이미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자리 잡은 것 같네요.

심리학자 로버트 스턴버그의 ‘사랑의 삼각형 이론’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사랑의 구성요소는 친밀감, 열정, 결심·헌신이며 이 세 가지를 균형감 있게 유지할 때 완벽한 사랑이라 말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중 ‘결심·헌신’이라는 것은 ‘관계에 대한 헌신과 그 안에서의 인지적 결정’을 의미합니다. 즉 ‘이 사람을 사랑하기로 결심하고, 이 사랑을 지속시키는 헌신을 하는 것’이죠. 그 사람이 유학을 떠났던 초기까지만 해도 이 결심·헌신은 굳건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함께 있지 못한 시간이 길어지면서, 그 결심과 헌신은 양쪽 모두에게서 서서히 사라져 가는 형국입니다. 결심과 헌신을 지키기에, 서로의 부재는 너무 강력한 것이었네요. 어느 시점까지 상승하던 결심과 헌신이 서서히 하향곡선을 그릴 때 로버트 스턴버그는 그것을 ‘쇠퇴하는 관계’라고 불렀습니다. 네, 이 관계는 쇠퇴하는 중입니다.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끝나는 건 시간 문제죠.

자신의 욕구에 솔직해지세요. 당신에게 절실한 걸 채우는 삶을 사세요. 이렇게 끝나는 게 아쉬울지 몰라도, 지금보다 행복해질 가능성은 열려있지 않습니까? 당신이 자신의 욕구에 솔직해질 때 멀리 있는 그 사람도 흔쾌히 당신의 손을 놓아줄 수 있을 것입니다. 데이트, 결혼…. 당신이 기록한 몇 가지 속에 당신의 욕구는 선명하게 보이지만, 곁에 있어야 하는 사람이 꼭 그 사람이어야 할 이유 같은 건 보이지 않네요. 서로를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정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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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안녕하세요? 저는 아이 셋 키우는 40살 평범한 주부입니다. 곽정은 작가님과 처한 환경은 다르지만 여러 편의 상담 내용을 보고 저의 고민에 도움을 주실 수 있을 듯해서 20여년 만에 이메일이라는 걸 써봅니다.

지금의 남편은 친구로 만나 알고 지내다가 연애 3개월 만에 결혼했지요. 참으로 불타오르는 시기였다고 생각해요. 철없고 뜨거웠던 3개월 연애 후 결혼하고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네요. 10년 동안 육아에 전념했습니다. 제 인생에 제일 힘든 일 육아! 어쨌든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아이들이 잠든 꿀 같은 나만의 시간에 신랑이 치근덕거리면 짜증이 머리끝까지 치솟아요. 셋째 낳고 2년 동안 한 번도 관계를 안 했습니다. 옆에 오는 모습조차 싫어서 피해버렸거든요. 솔직히 다 말했어요. “애들 잘 때 오는 것조차 싫다. 이런 분위기에 뭘 하겠다는 거냐. 내 몸이 힘들다.” 이렇게 말했는데도 신랑은 달려들었어요. 이런 행동 때문에 신랑이 꼴 보기 싫더라고요. 꼴 보기 싫으니 좋은 소리가 안 나가는 겁니다. 싸우고 한동안 사이가 안 좋아져서 밤에 제게 안 오더라고요. 좋았어요. 신랑은 섭섭해 하고, 서운해합니다. 저는 아직도 마음의 준비가 안 됐고, 몸도 힘들어요. 이대로 이어가도 괜찮은 건가요? 남자들이 좀 이해해야 하는 부분 아닌가요? 저의 마음은 언제 열릴지 모르는데 말입니다. 좀 안타깝기도 하지만 이기적인 거 아닌가요? 또 한편으론 저도 이기적인 거 같기도 합니다. 근데 몸도 마음도 힘들고 지쳤고, 정말이지 한때 뜨거웠던 용암은 그냥 현무암이 돼버린 것 같아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달려드는 남편이 싫은 여자

A2 부부관계를 좋아하던 사람도, 회사 일로 너무 피곤하거나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심하면 일시적이라도 성욕을 잃곤 합니다. 아이 셋을 낳아 키우는 10년 동안, 당신의 몸과 마음도 많은 변화를 경험했겠죠. 아무리 사랑하는 남편이라고 한들, 성적인 욕구에 변화가 오는 것은 그렇게 특별한 일은 아닙니다. 제아무리 멋진 남자가 곁에 있다 한들, 성욕이 수면과 휴식에 대한 욕구보다 강렬하지 않은 것은 이상한 일이 결코 아닙니다. 당신은 정상이에요. 그럴 만합니다.

하지만 당신이 비정상이 아니라고 해서, 그냥 이대로 상황을 방치해도 좋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고 싶지 않은 마음’과 ‘하고 싶은 마음’이 부딪힐 때, 단지 피곤하다는 이유로 거부하기만 한다면 그 끝에는 어색함과 소원함, 서로에 대한 원망이 자리 잡게 될 겁니다. 원하지 않는데 강제로 한다면 부부 사이에도 강간이 성립하지만, 그렇다고 정당한 사유 없이 부부관계를 거부한다면 그것이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어려운 문제고, 이때 필요한 것은 오로지 진지한 대화죠. 일단 당신이 육체적으로 한계에 이르렀고, 현재 삶에서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하는지 남편과 진지한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습니다. 가사노동의 강도가 과하다면, 그것을 줄이고 한 인간으로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을 더 확보해야 합니다. 아내로서 부부관계를 못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만성피로에 찌든 상황이 더 근본적이고 큰 문제죠. 그리고 한 가지 더 진지하게 생각해 보세요. 다소 피곤하더라도, 정말로 나를 사랑해주는 게 느껴지는 섹스라면 당신도 이렇게까지는 거부하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휴식 같은 섹스, 에너지가 충전되는 섹스는 상대방이 나를 충분히 배려했을 때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일방적이고, 늘 자기 욕구만 채우기 급급하고, 늘 같은 방식으로 의무방어전처럼 하는 섹스라면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드는 것도 당연한 일 아닐까요? 그다지 즐겁지도 않은데 잠을 줄여서 상대를 만족하게 해야 하는 것은, 섹스가 아니라 ‘또 다른 형태의 육체노동’일 뿐입니다. 당신과 비슷한 상황을 경험하는 많은 여성들이 바로 이 점 때문에 섹스에 흥미를 잃습니다. 피곤하지 않을 때는 어찌어찌 좋은 척을 해 줄 수 있지만, 너무 피곤하면 그리 해 줄 에너지가 없는 것이죠. 원인이 무엇이든, 지금의 이 상태를 유지하진 마세요. 진심으로 자신의 몸 상태를 돌아보고, 당신이 바라고 원하는 것을 말하고 협상하세요. 그것이 당신을 구하고, 이 관계도 구하는 길일 것입니다.

곽정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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