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사진과 구글맵 분석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미리 감지 구글맵의 ‘교통 체증’과 러시아 기갑부대의 위성 이미지로 침공 포착 악용 소지있어 우크라이나 도로 실시간 보여주는 구글맵 기능 차단
위성사진은 벨고로드 남쪽에 있는 대규모 러시아군 부대가 우크라이나 국경으로 이동하기 전의 모습을
보여주었다.(사진=MIIS)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을 공식 발표하기 몇 시간 전에 수천km 떨어진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연구팀이 구글맵을 분석해 러시아의 침공을 감지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몬터레이에 있는 미들베리 국제 연구소(MIIS) 교수인 제프리 루이스(Jeffrey Lewis)와 그의 연구팀은 지난주 24일 러시아의 구글맵에서 데이터를 모니터링하다가 새벽시간대엔 이례적인 교통 체증을 발견했다. 교통체증은 우크라이나 현지시간 24일 새벽 3시15분에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북쪽으로 40km 떨어진 러시아 벨고로드에서 발생했으며 연구팀이 하루 전에 레이더를 사용하여 대규모 러시아 기갑부대를 발견한 바로 그 지점이었다. 연구팀은 벨고로드에서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도로 부근이 붐비는 것을 확인, 이 정체가 러시아군이며 이들이 이동 중이란 것을 추정할
수 있었다.
루이스 교수는 “즉각적으로 명확해졌다. 교통 체증은 러시아 기갑부대가 발견된 곳에서 시작됐다. 그래서 그들이 도로에 도착했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은 매우 쉬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교통 체증이 고속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보았다"며 "그들은 우크라이나를 향해 운전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루이스와 그의 연구팀은 구글맵 교통 정보와 군대를 보여주는 위성 레이더 이미지를 결합해 뉴스가 나오기 몇 시간 전에 침공이 진행 중임을 깨달았다. 러시아는 현지시간 24일 오전 6시 직전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다고 발표했다.
구글맵에서 24일 오전 3시 15분 러시아 벨고로드에서 우크라이나 국경으로 가는 도로에서 ‘교통 체증’이 확인된다.(사진=제프리 루이스 교수 트위터 캡처)
구글맵을 이용해 멀리 떨어진 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사전에 감지했다는 것으로 증명된 셈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지 몇 시간 후 우크라이나 북동부의 하리코프 부근에서 도로가 폐쇄된 것이나 수도 키예프 부근에서 교통체증이 일어난 것이
구글맵에서 확인됐다고도 전했다.
루이스 교수는 "우리는 일상적인 생활 패턴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데이터를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그 패턴을 벗어나는 데이터를 보면 지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현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여주기 위해 기자에게 의존했지만 오늘날에는 구글맵을 열면 키예프를 탈출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구글은 27일 구글맵에서 우크라이나 현지 도로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기능을 일시적으로 차단했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구글은 관련 기능이 군이나 민간인의 움직임을 추측할 수 있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어 우크라이나에서 실시간 교통상황과 장소 혼잡도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구글맵 도구를 일시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우크라이나 정부 요청으로 구글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국영매체 RT의 애플리케이션 내려받기를 금지했으며 기존 사용자는
앱에 대한 접근은 가능하지만 업데이트된 소식을 받지 못하게 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구글 측은 우크라이나 당국 등 관계자들과 논의한 이후 현지 안전을 위해 내린 조치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