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전망 2023 - migug gyeongje jeonmang 2023

국내외 잇달아 내년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

미국 경제 전망 2023 - migug gyeongje jeonmang 2023

▲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9월에도 37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 적자가 6개월 연속 이어진 것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무려 25년 만이다. 사진은 지난 3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 수출입 화물을 실은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2022.10.3 연합뉴스

우리나라가 내년 ‘1%대 경제성장률’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산유국의 감산 등 대외 여건의 악화로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이 지속되고 수출과 소비 모두 위축돼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 식을 수 있다는 경보음이 커지고 있다.

피치 ‘1.9%’ 이어 하나금융경영연구소 ‘1.8%’ 전망까지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8일 ‘2023년 경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올해 전망치(2.6%)보다 0.8% 포인트 낮은 1.8%로 낮춰 제시했다. 연구소는 “(코로나19 방역 조치 해제로 소비가 늘어나는) ‘리오프닝 효과’가 소멸되고 고물가·고금리 여파, 경제심리 부진 등으로 성장 둔화가 불가피하다”면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고물가(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 목표치를 상회)와 성장 부진(성장률이 추세 성장률을 하회)이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외 기관들은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달 28일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1.9%로 예측하며 “세계 경제의 급격한 둔화가 수출과 설비 투자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1일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종전 2.1%에서 2.0%로 낮췄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내년 경제성장률을 2.1%로 전망했지만,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3일 “내년 경제성장률이 전망치를 밑돌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각국의 금리 인상 행보는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IT 수요가 둔화되면서 지난달 최초로 연간 무역수지 적자가 지난달 역대 최초로 300억 달러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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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에 이어 연내 추가 인상이 유력해짐에 따라 은행권 대출금리 상승세도 이어질 전망이다. 사진은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의 한 은행에 걸린 담보대출 금리 현수막. 2022.10.12 뉴스1

여기에 미국이 내년 초 기준금리를 5.0%까지 끌어올릴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우리 경제에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꺾이지 않으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11월에 이어 12월에도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 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은 한미 금리차를 벌려 원화가치 하락을 초래하고, 한은의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면 소비 위축과 가계부채 부담 증가, 부동산 가격 하락 등 한국 경제에 ‘도미노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미 고강도 긴축·전쟁·에너지 등 글로벌 악재 산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확전 양상으로 치닫고 산유국이 감산에 나서면서 에너지 위기도 심화되고 있다. 김웅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망치(3.7%)에 부합할 것으로 보이나 환율 상승, 산유국의 감산 등으로 상방 리스크가 커졌다”고 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우리나라 금리 인상 사이클의 최종 기준금리가 3.75% 수준에 달할 것이라면서 “민간소비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가계의 실질 구매력 감소, 부채 부담 증가, 자산 가격 하락 등으로 경제성장이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소라 기자

미국 경제 전망 2023 - migug gyeongje jeonmang 2023

게티이미지뱅크

주요 기관들도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내년도 성장 전망을 속속 하향 조정하고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 여파 등으로 세계 경제가 뒷걸음질하며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특히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공격적 통화긴축의 영향으로 3개월 남은 올해는 물론이고 ‘피할 수 없는 2023년 성장 하강’이 엄습하고 있다는 점을 세계와 한국은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펴낸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경제가 타격을 입으며 올해 2분기에 성장이 멈췄다”며 “많은 경제지표들이 이제 장기간의 성장 둔화를 가리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이시디는 세계경제의 실질 성장률이 지난해 5.8%를 찍고 올해 3%, 내년엔 2.2%로 내려갈 것으로 본다. 코로나19 회복으로 반짝 살아났던 세계 경제가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 긴축(정책금리 인상), 중국의 경기 둔화 등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가라앉으리라는 것이다. 이 기구는 “우크라이나 전쟁 전인 2021년 12월 예측과 비교하면 내년 세계의 국내총생산(GDP)이 최소 2조8천억달러(약 4035조원) 감소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전쟁이 촉발한 경제 환경 변화로 내년 세계의 실질 소득(구매력 기준) 2%가량이 증발하리라는 얘기다.

특히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으로 에너지 위기를 겪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0.3%로 대폭 낮춰잡았다.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은 내년에 0.7% 역성장할 것으로 봤다. 에너지 가격 급등 여파로 유로존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은 10.0%(속보치·전년 대비)를 기록했다. 누리엘 루비니 전 뉴욕대 교수는 지난 30일 트위터를 통해 “유로존이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경착륙을 향해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 1위 경제 대국인 미국경제의 사정도 녹록지 않다. 국제경제 조사기관인 ‘컨센서스 이코노믹스’는 지난해 5.7%를 기록한 미국의 실질 성장률이 올해 1.7%, 내년 0.7%로 대폭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8월 미국 물가는 미국 중앙은행이 정책금리 결정 때 주로 참고하는 물가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가격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제외) 가격지수 오름폭(전년 동월 대비 4.9%, 전월 대비 0.6% 상승)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며 정책금리 인상 및 경기 위축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은 정부의 코로나19 봉쇄 조치와 부동산 시장 침체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세계은행은 최근 발표한 경제 전망보고서에서 중국의 실질 성장률이 2020년 2.2%에서 지난해 8.1%로 올라섰으나, 올해 2.8%, 내년 4.5%로 뒷걸음질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올해 성장률이 1990년 이후 처음으로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아시아 개발도상국 22개국(중국 제외) 평균보다 낮아진다는 얘기다.

특히 이 기구는 “과거의 모든 글로벌 경기 침체(1인당 실질 지디피 감소)는 미국의 경기 침체와 일치했다”면서 “세계 지디피의 약 55%(2015∼2019년 평균)를 차지하는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주요 경제의 내년 성장 전망이 하향 조정됨에 따라 내년 글로벌 경기 침체의 위험이 높아졌다”고 짚었다. 지난 50여 년간 5차례(1975년, 1982년, 1991년, 2009년, 2020년) 겪었던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내년에 다시 찾아올 수 있다는 우려다.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국의 경기 둔화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여파는 절대 작지 않다.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한국의 내년 실질 성장률이 올해(2.6% 전망)보다 둔화한 1.9%에 그칠 것으로 점쳤다. 기획재정부 및 한국은행의 내년 성장 전망치(2.5%, 2.1%)를 밑도는 것으로, 주요 기관 중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1%대로 전망한 건 피치가 최초다. 이 기관은 “세계 경제의 급격한 둔화가 한국의 수출과 설비 투자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지난해 전체 수출액 중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이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이른다.

박종오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년 세계 경제가 올해보다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IMF는 11일 최신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7월보다 0.2%p 낮은 2.7%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피에르 올리비에 고린차스 IMF 수석경제학자는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으며, 많은 이들에게 2023년은 불황과 같이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성장률 하향 조정의 원인은 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인한 생계비 상승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또 보고서는 미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로 유지했습니다.

중국의 전망치는 4.4%로 기존의 수치보다 0.2%p 하향 조정했습니다.

유로존의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올라 경제활동이 둔화될 것이라며 기존 전망치보다 0.7%p 내린 0.5%로 조정했습니다.

VOA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