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시 해석 - yundongju si haeseog

십자가(十字架) : 윤동주 시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敎會堂)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尖塔)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 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붉은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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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상의 전개 방법 : 어조의 변화 ( 절망, 회의적 어조 의지적 어조 )

* 구성

1: 삶의 목표(도래하지 않는 이상)

-햇빛, 십자가 : 희망의 상징물, 시적 화자의 종교관, 역사관, 도덕적 목표

2: 삶의 목표와 시적 화자의 거리감(인간의 고뇌, 갈등)

- 한계 의식 : 시어 '저렇게', '어떻게'

3: 신념과 행동의 괴리감(乖離感)에서 오는 고민, 방황

4: 예수와 같은 자기 희생을 위한 십자가를 바람

-역설의 기법 중 모순 형용 : 그래도 인류 구원을 위해 십자가를 질 수 있었던 그리스도가 시적 화자보다는 더 행복하다는 의미 [행복-예수] [불행-시적 자아] (대조)

5: 자기 희생을 통한 구원

-서정주 시 <문둥이>에서

해와 하늘 빛이 / 문둥이는 서러워 // 보리밭에 달 뜨면 / 애기 하나 먹고 // 꽃처럼 붉은 울음을 밤새 울었다.

* 주제 : 자기 희생을 통한 자기 구원의 추구

* 출전 : 1941년 발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948)

[작품 비교 ]

1. --- 참고 신석정 시 <들길에 서서>와 비교 (동경의 세계, 이상적 삶의 세계)

- <들길에 서서> '푸른 별'

- <십자가> '십자가'

2. 5연에 보이는 서정적 자아의 정서와 가까운 시 --- 참고 이육사 시 <광야>

"지금 눈 내리고 /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광야>

# 자기 희생을 통한 구원 (희생 모티프)

서시(序詩) : 윤동주 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1941.11.20 완성)

* 감상 : 자신의 전 생애를 통해 철저하게 양심앞에 정직하고자 했던 지은이의 내부적 번민과 의지가 보인다. 끊임없는 자아에 대한 부끄러움의 인식이 바탕을 이루어, 일제 하에 사는 한 지성인의 고뇌와 섬세하고 예민한 정감을 표출하면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는 소명의식이 핵심을 이룬다. 이 시는 일제 암흑기의 그의 시정신을 대변하는 대표 작품이다.

( : 순수 소망 양심의 세계, 이상적 삶)

* 어조 : 엄숙, 정결한 분위기의 어조

* 시상의 전개 방법 : 시간의 이동

과거(1~4) 미래(5~8) 현재(9, 2)

* 구성

1~2: 부끄럼 없는 삶에 대한 희구

3~4: 현실 상황 속에서의 고뇌

5~8: 사랑의 실천과 진실한 삶의 다짐

9: 시련과 고뇌의 현실 확인

* 주제 : 부끄러움 없는 삶에 대한 간절한 소망

별 헤는 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 ()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란시스 잼',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들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히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北間島)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지은이 윤동주(尹東柱, 1917 ~ 1945) 연희 전문 문과에서 발행한 문우지에 <자화상> 등을 발표했고 졸업 기념으로 시집을 출간하려다 뜻을 이루지 못했다. 1942년 일본으로 건너가 영문학을 전공했으며, 다음 해 독립 운동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후쿠오카 감옥에서 복역하던 중, 29세를 일기로 옥사하였다. 일제 말기 암흑기를 살면서 느낀 역사 의식을 자아 성찰이라는 방법을 통해 내면의 부끄러움으로 보여 주었던 그의 시 세계는 고독감과 정신적 방황, 조국 상실의 의식을 내면적인 세계와 동일시하고자 하는 주제 의식으로 나타났다. 그는 고고한 자기 인식과 망국민으로서의 부끄러움, 그리고 조국에 대한 자책감과 자기 희생적 자세 등을 노래한 대표적인 저항 시인으로서, 특히 우리 문학사의 한 시기가 공백으로 남겨질 위기에 빠졌을 때 예언자적 자세로 의연하게 겨레의 얼을 지키는 시들을 남겼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유고 시집에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있다.

작품감상 이 시는 타향에서 밤 하늘의 별을 쳐다보면서 아름다웠던 유년 시절을 회상하고, 갖가지 상념에 사로잡히는 것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10연으로 이루어진 이 시는 과거의 추억(1~7), 현재의 고뇌(8?9), 미래의 희망(10)으로 구분하여 이해할 수 있다. 이 시에서 ''은 회상의 매체이며, 동경하는 세계를 상징하고 있다.

주제 고향에 대한 동경과 자아 성찰

짜임 제1~3: 끝없는 상념

4~7: 과거에 대한 상념과 미련

8?9: 현재의 삶에 대한 부끄러움

10: 소생과 부활의 희망

또 다른 고향 : 윤동주 시

--- 참고 윤동주 시 <바람이 불어> (두 작품 비교와 설명)

또 다른 고향

고향에 돌아온 날 밤에

白骨(백골)이 따라와 한방에 누었다.

어둔 방은 우주로 통하고

하늘에선가 소리처럼 바람이 불어온다.

어둠 속을 곱게 풍화작용(風化作用)하는

백골을 들여다 보며

눈물 짓는 것이 내가 우는 것이냐

백골이 우는 것이냐

아름다운 ()이 우는 것이냐.

志操(지조) 높은 개는

밤을 새워 어둠을 짖는다.

어둠을 짖는 개가

나를 쫓는 것일게다.

가자 가자

쫓기우는 사람처럼 가자

白骨 몰래

아름다운 또 다른 故鄕에 가자.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948)

시대와 내면적 인간 (, 김우창 교수)

이 시는 자신의 상황을 간략하게 요약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시인은 자기의 고향을 죽은 자신의 시신을 만나는 음산한 곳이고, '어둔 방'으로 집약하여 표상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또 역설적으로 이 좁고 어두운 곳은 넓은 움직임의 공간에로의 부름을 가지고 있다. 시인이 고향의 어두운 상황을 슬퍼하는 것은 어째서인가? 시인은 어떤 면에 비추어 그러한 질문이 발해지는 것인가? 시인의 자기 성찰은 자신 가운데 세 분신을 발견한다.

하나는 삶의 가능성을 죽음의 세계 속에 묻어버린 과거의 자기, 고향에 남아있는 자기요,

다른 하나는 이것을 반성하고 있는 현재의 자기이다.

세 번째의 '아름다운 혼'은 그때 그때의 감각적, 체험적 쾌락과 고통을 넘어서고 또 그것을 밑거름으로 하여 삶을 하나의 조화된 통일체로 완성해 가는 성장의 원리라고 생각할 수 있다.

시인은 이러한 세 개의 분신 중 우는 것이 누구냐고 묻고 있는데, 우는 것은 이 세 분신 모두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중에도 다양하고 조화된 생의 통일성을 관장하는 영혼 -- 좁은 방에 대하여 하늘에서 오는 바람 소리처럼, 현재를 초월하는 원리인 '아름다운 혼'이 희생된 삶의 가능성을 생각하여 운다고 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참회록(懺悔錄) : 윤동주 시.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어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유물(遺物)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가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주리자.

--- 만 이십 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든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웨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든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어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 온다.

-얼굴, 유물 : 욕된 자아의 모습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주리자: 부끄러운 삶을 산 것을 길게 참회할 필요가 없다고 함

-그 어느 즐거운 날에 : 광복의 날

-부끄런 고백을 했든가.: 역사적 난제를 풀지 못했다는 자책감

-: 민족 : 치욕의 역사, 개인 : 소극적 삶

-운석 : 별똥별 (이 별이 지면 죽음을 부른다고 믿는) - 생명력 상실, 절망, 암흑의 의미

* 광복 6개월을 앞두고 그는 감옥에서 쓸쓸히 죽어간다. 이 작품은 자신의 앞날을 미리 내다본 듯한 느낌을 준다.

* 제갈 공명도 진중에서 운석이 지고 난 뒤 병으로 세상을 뜬다.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망국민의 슬픈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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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상 : 식민지하의 백성으로서 욕된 삶에 대한 자책과 참회, 조국 광복에의 희구를 표현한 시이다. 자아성찰적 자세와 미래지향적 의지가 잘 나타나 있다.

* 어조 : 자아성찰적, 고백적

* 시상 전개 : 시간의 흐름

* 구성

1: 역사인식에서 발견된 욕된 자아의 모습

- 망국민의 모습

2: 너무나 부끄러운 과거이기에 길게 참회할 필요조차 없음

- 1연과 인과관계에 놓임

3: 과거의 좌절감에 대한 힐책의 또 다른 참회

- 암담한 상황을 타개하지 못한 것에 대한 참회

- 그 어느 즐거운 날 : 조국의 광복

4: 자아반성을 통한 결의

- 자신의 채찍질을 통한 지향

5: 암담한 상황 속에 살아가는 미래의 모습 형상화

* 주제 : 역사 속에서의 자아 성찰

* 출전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1948)

(창작 시기는 1942124일자로 되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