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에게 쓰는 생일 편지 - bu-in-ege sseuneun saeng-il pyeonji

손편지는 정말 강력한 힘을 갖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가장 강력한 '가성비'를 갖고 있습니다. 집에 오는 길에 돌멩이 하나 주워와도 손편지 하나와 결합하면 웬만한 백화점에서 구입한 립스틱보다 더 큰 선물이 될 수 있습니다. 지인들에게 자주 추천하는 극강의 가성비 선물인 '소국 한 다발 & 손편지'는 실제 구입 비용이 5천 원 남짓이고, 준비하는 시간도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남편들은 '손편지'를 '다이아몬드 반지'보다 준비하기 어려워할까요. 왜냐면 써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손편지의 구성에 대한 이해 그리고 경험만 갖추면 전혀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 글을 읽고 나서 손편지 1장만 써보시면 믿으실 겁니다.

1. 시작

아내를 부르는 첫인사입니다. 크게, 굵게, 예쁘게 씁니다. 간지럽게 시작하면 효과가 커집니다.   

[예시] 사랑하는 당신에게, / 항상 고마운 당신에게,  / 언제나 예쁜 우리 ㅇㅇㅇ(애칭)에게   

2. 계절 & 목적

도입부입니다. 목적이 없다면 간단하게 계절성 인사를 쓰면 좋습니다. 만약 기념일의 경우에는 '벌써'라는 말로 편지의 목적을 말합니다.

[예시] 어느덧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하네.  / 오늘 첫눈이 왔어. 문득 예전에 우리가 데이트하던 시절이 떠올랐어. / 벌써 우리가 결혼한 지 00년이 되었네.

3. 나에 대한 사실

최근에 본인에게 생긴 일 중에서 아내가 모르는 일을 말합니다. 고민이 되거나 어렵거나 퇴근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서 언급하면 좋습니다. 선물을 샀다면 선물을 구입하면서 생긴 에피소드도 좋습니다.

[예시] 요즘엔 ㅇㅇ 때문에 많이 바쁘네. 00월 정도면 마무리될 것 같아. / 0월부터 새롭게 ㅇㅇ 을 맡게 되었는데, 처음 하는 일이라 쉽지가 않네. / 당신이 예전에 좋아한 ㅇㅇ을 사려고 인터넷에서 검색을 했는데,  요즘엔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파는 곳이 별로 없더라. / 오랜만에 꽃을 사려고 꽃집에 들어갔더니 너무 어색하더라. 쑥스럽기도 하고 당신에게 미안하기도 했어.

4. 아내에 대한 감정 

평소에 아내에게 또는 최근 아내에게 생긴 감정을 설명합니다. 아쉬움, 비난 같은 부정적 감정이 아니라 아내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마음을 옮겨봅니다.  

[예시] ㅇㅇ 키우고, 집안일하느라 고생이 많아. / 당신도 일 하느라 바쁠 텐데 남편 챙겨 줘서 고마워. / 늦게 오는 거 걱정하는 거 아는데 매일 늦게 퇴근해서 미안해. / 표현 잘 못하는 남편이랑 사느라 많이 힘들지?

5. 나의 다짐

혹시 아내에게 약속할 일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말해봅니다. 괜히 지키지 못할 약속을 했다가는 혼날 일을 더 만드는 것이니 주의를 요합니다.

[예시] 매일 일찍 오는 건 어렵지만 일주일에 하루는 가족끼리 저녁 식사하도록 노력해볼게. / 주말에 설거지는 내가 할 테니 싱크대에서 떠나 줘. 혹시 내가 잊으면 '여보, 설거지 부탁해요'라고 말을 꼭 해줘. / 앞으로는 당신 생일 잊지 않고 잘 챙길게.

6. 사랑 표현

마무리로 넘어가기 전에 '펀치라인'을 넣는 게 좋습니다. 다만 5번과 겹치거나 충돌하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 합니다. 사랑 표현 문장 뒤에는 '고마워', '사랑해'를 붙입니다.

[예시] 지금까지 한 결정 중 최고는 '당신'이야. / 당신을 사랑하는 게 가장 쉬운 일이었어. / 당신이 나와 함께 살아주는 게 참 감사하고 기적 같아.

7. 마무리

보내는 사람의 이름과 날짜를 기입합니다. 특히 날짜는 꼭 써야 합니다. 많이 쓰다 보면 언제 준 손편지인지 헷갈리기 때문입니다. 추억팔이를 위해서도 꼭 필요합니다.

[예시] 당신을 정말 많이 사랑하는 남편이 - 2019.10.28

손편지가 어려운 이유는 쓴 적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손편지를 자주 써야 작성하는데 부담도 덜 되고, 작성 시간도 덜 듭니다. 어떤가요? 손편지 쓰기 참 쉽지요?

Small things often.

부인에게 쓰는 생일 편지 - bu-in-ege sseuneun saeng-il pyeonji

* 프러포즈 6주년 기념으로 아내에게 쓴 손편지입니다.

싱금씨!

생일 축하해!  

생일만큼은 손편지 써주고 싶었는데, 당신도 알다시피 요즘 이것저것 바쁘다 보니..

아.. 또 이렇게 말도 안되는 핑계를 찾고 있네.ㅎ

그나마 당신 생일이라서 오랜만에 글을 쓰고 있어. 

그동안 늘 하던 얘기지만, 

난 내 생일에 대해서만큼은 무덤덤하잖아.  

어렸을때부터 케잌이나 선물은 바라지도 않았고, 미역국이나 얻어먹는걸로 족하다고.

그때마다 당신은 익살 가득한 표정으로 가족 문화의 차이라며 장난치곤 했는데,

클루 역시 그 점은 인정하기 때문에 당신이 생일을 정말정말 중요시 생각하는 것, 충분히 존중해줄거야.

당신이 가족 생일때마다 케잌은 물론, 촛불 켜고 생일 축하 노래 불러주고, 선물 주고 즐거워하는 모습 보면

실제로 참 많은 감정이 교차돼.  

부럽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고, 유치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ㅎ

그런데 특히 당신 생일이랑 내 생일이 다가오면, 생각나는 장면이 있어. 

우리 연애할때 얘기했던거 같은데. 

대학 시절, 교수님께서 강의시간에 하신 말씀. 

"이놈들아. 너희 생일은 친구들이랑 술이나 퍼마시고 축하받을게 아니라, 

  부모님께 감사해야 하는 날이야. 이제부터라도 생일날 부모님께 전화드리고 낳아주셔서 감사하다고 해." 

부끄럽지만, 그 이후로 한 두해 실천하고는 기억이 잘 안나. 

그러다가 당신 만나고 이듬해 당신 생일때 장모님께 꽃바구니 보냈었지. '싱금이 낳아주셔서 감사하다고.'

잘 보이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지만, 우리 생일때마다 늘 그렇게 교수님 말씀이 생각나.

그래서 생일은 스스로 반성하게 되는 날이기도 해. 

너무 무거운 얘기를 했나.      

그 교수님이 우리 결혼식 주례를 봐주신 분이야.ㅎㅎ 

오늘 저녁, 우리는 한달 전에 미리 예약해둔 분위기 좋은 곳에서 저녁을 먹을거야. 

날씨도 좋고, 전망도 멋진 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겠지만, 

집에 계신 장인어른과 장모님은 어떠실까. 

결혼 전이었다면, 분명 그 자리엔 클루가 아니라 부모님이 계셨을텐데. 그치?

아쉽고 쓸쓸해 하실 수도 있잖아. 

잊지말고 꼭 부모님께 감사의 말씀 드리길 바라. 

이것이 내가 당신에게 주는 조언이자, 올해의 생일선물이야. ㅋㅋ

농담이고, 진짜 선물은 추후 확인하도록 하자.ㅎ 

어쩌면 당신 때문에 생일은 특별해야 한다는 강박이 생긴건지도 몰라.

열정을 쏟아붓고 싶지만 매번 평범하게 보내는거 미안하게 생각해.  

몇해 지나다 보면 언젠가 제대로 된 이벤트 보여줄 왕년의 클루로 돌아오지 않을까. 

싱금씨!

내가 처음 당신을 만났을 때의 내 나이. 

이제 당신꺼네. 

우리 5살 차이, 5년 지난 지금.

20대를 넘어 30대로 왔지만,

생일이 꼭 나이를 먹는다는 것 자체로 슬픈 일은 아닌것 같아. 

아마 올해부터 당신은 조금은 더 5년 전의 클루를 수긍하게 되지 않을까.  

반대로 지금의 당신을 나는 조금씩 잘 이해할 수 있겠지.

서로 이해할 수 있는 폭을 넓힌만큼, 

우리 사랑도 그렇게 여물어질거야.

진심으로 생일 축하하고, 이따 봐!  

-당신의 남편, 클루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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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에게 쓰는 생일 편지 - bu-in-ege sseuneun saeng-il pyeonji

 

한결같은 그 사랑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나는 매일 매일 하늘을 보고, 당신을 만나고, 당신이 내 아내라는 것을 신께 감사합니다.

오직 하나 뿐인 소중한 당신의 00번째 생일 축하하오.

변함없이 사랑하는 당신의 생일을 함께 기뻐합니다. 사랑해요.

사랑하는 당신! 생일 축하해. 살다보면 괴롭고 힘든 일도 있지만 우리 좋은 일만 생각하며 알콩달콩 살아요.

어느날 하늘에서 천사가 이 세상에 내려왔습니다. 그 날이 바로 오늘, 당신이 태어난 날입니다.

모든 것이 지금만 같았으면 좋겠어요. 우리의 밝은 가정, 나에 대한 당신의 사랑과 또 당신에 대한 나의 사랑, 그리고 너무 귀엽고 소중한 우리 딸/아들. 이 이상 욕심을 부린다면 내가 욕심 꾸러기가 되는 거라고 생각해요.